2017년 9월 17일 일요일

1293일 불토

오랜만에 스케쥴 3개 꽉꽉 채운 불타는 토요일.
첫번째 일정은 뮤지컬 정글북. 불이 꺼지면 무서워하지 않을까, 한 시간 넘는 공연을 잘 볼 수 있을까, 소리지르거나 울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으나 결론부터 말하면 성공적. 지겨워하거나 나가고 싶어하지 않고 끝까지 잘 보았다. 코끼리에는 왜 사람이 두 명 들어가있냐는 질문을 큰 소리로 하는 바람에 동심파괴한 것만 빼면 큰 민폐도 없었던 것 같다. 아직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데리고 다닐만하다. 어서 48개월이 지나서 호두까기 인형 같이 보러가면 좋겠다. 끝난 후에 자리 정리까지 스스로 하는 영우.

뮤지컬이 끝난 후 주희를 만나서 같이 기념 촬영 한 번 하고, 점심 먹고 서울로 이동했다. 잠실에 사는 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작년에 롯데 아쿠아리움에 왔을 때에는 차로만 이동해서 몰랐는데 롯데월드 주변이 아주 쾌적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잔디밭도 있고, 석촌호수로 이어지는 길에서는 공연이나 행사도 많고, 이곳 저곳에서 플리마켓도 열리고 있고, 잠실역 인근의 지하 쇼핑몰도 싹 정비가 되어서 맛집도 많고 볼거리가 많았다.
키즈카페에 갔는데 영우가 이제 혼자서도 잘 놀아서 친구와 이야기할 시간이 충분히 확보되었다. 키즈카페에도 엄청 오랜만에 왔는데 따라다니지 않게만 되어도 이렇게 여유롭구나. 친구 딸은 8살인데 영우만할 때 보고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자주 보고 얼굴이 익으면 영우랑도 잘 놀아줄 것 같은데 키즈카페에서도 그렇고 아직은 4살 차이 꼬맹이와 노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각자 잘 놀아주니 그저 고마울따름.
그리고 마지막 일정은 할머니댁. 깜빡하고 있었는데 서울의 토요일 저녁은 교통체증이 엄청났지. 그걸 잊고 있었다니. 한 시간 걸려 도착했더니 배가 많이 고팠는지 어머님이 해주신 카레를 엄청 잘 먹어 어머님이 뿌듯해하셨다. 영우가 있으니 얼굴 비추는 것만으로도 효도가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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