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22일 금요일

1306일 행복한 가족

선생님께서 엄마아빠 영상편지를 보여주고 나서 엄마 아빠 중에 누가 더 좋아라고 물어보면 다들 한 사람만 콕 집어 이야기하는데 영우만 둘 다 좋다고 이야기했다고 말씀해주셨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모두가 좋아라고 이야기한 영우였는데, 선생님도 영우가 남다르다고 생각하신듯하다. 사회생활 잘 하겠어, 나영우.
신랑이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해서 냉동실에 한 덩이 남아있던 소고기를 굽고 오랜만에 와인도 마셨다. 영우도 와서 엄마아빠 뭐 먹나 기웃기웃하다가 요거트와 치즈를 먹었다. 영우에게 엄마아빠 사이 좋은 거 같냐고 물었더니 그렇단다. 영우가 없었어도 잘 지냈을 것 같지 하고 물었더니 그랬을 것 같단다. 그래도 영우가 있어서 너무너무 좋다고 하니까 '내가 이렇게 이쁘고 멋지니까 좋지?' 한다. 영우가 없었어도 우리는 행복하게 잘 지냈을 것 같지만 영우가 있으니까 또 다른 행복이 있구나. 아름다운 밤이예요~

- 어린이 집에서는
띠블럭으로 물체를 구성해보았다고 한다. 띠블럭 두 개를 연결하여 동그랗게 만들어보고 그 위에 띠블럭을 겹쳐보며 모자를 만들어보았단다. 영우가 직접 만든 모자를 쓰고 다니며 친구들에게 보여주기도 하였고 친구들이 영우의 모자에 관심을 보이지 활짝 웃어보이기도 하였다고 한다.
맑은 날씨로 모래놀이터에서 놀이하였단다. 구름 한 점 없던 날과 달리 오늘은 구름이 많아 가을 하늘을 살펴보았다고 한다. 길게 뻗은 구름을 보며 '구름이 길어요'라고 이야기해보고 오랜만에 나온 잠자리와 함께 잔디 위를 달려보기도 하였단다.

1305일 세수

가끔 세면대에서 혼자 세수를 해보지만 얼굴에 물을 묻히는 것일 뿐이고, 옷이 젖기 일쑤여서 내가 대충 씻기거나 수건에 물을 묻혀 닦아주는 정도로 세수를 마친다. 목욕을 하다가 신랑이 어푸어푸하면서 세수하는 법을 알려줬는데 제법 잘한다. 이렇게 사람이 되어가는구나.

- 어린이 집에서는
띠블럭을 끼워 길게 연결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띠블럭 끝부분을 연결해보며 길게 놓아보기도 하고 'ㄷ'자 모양을 만들어보기도 하였단다. 'ㄷ'자 모양에 이어 네모, 세모 모양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이건 세모고, 이건 네모예요~'라며 보여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교통안전교육이 있었다고 한다. 횡단보도, 길을 건널 때 지켜야할 약속에 대해 알아보았다고 한다. 차가 오는 도로로 무단횡단을 하지 않고 횡단보도로 건너보기, 차도에서 멀리 떨어져 안쪽으로 걸어보기, 골목길을 다닐 때는 오른족으로 다녀보기, 차가 오는지 안오는지 주위를 살펴보며 건너기 등 다양한 약속을 알아보았단다. 차가 있는 도로를 건널 때는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니 '차에 치여요!'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다고 한다. 안전교육 동영상을 끝까지 보고 안전하게 길을 다녀보기로 약속도 했단다.

1304일 할머니 가시는 날

할머니가 일주일 지내고 가신다. 8월에 만났을 때보다 또 많이 자랐다고, 이제 일상 적응을 아주 잘해서 걱정도 안되고 할머니가 자주 오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하신다. 할머니가 계속 대구 갈래, 할머니 이제 오지말까 이런걸 물어보셨는데 그때마다 쿨하게 대답하던 영우는 할머니가 가시는 날 아침에는 할머니 좋다며 애교를 부린다. 곧 대구에서 만나요~

- 어린이 집에서는
엄마아빠가 보내준 영상편지를 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영상편지 속 엄마아빠의 모습을 보고 활짝 웃어보이며 좋아하였다고 한다. 엄마아빠의 질문에도 대답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보았단다. 영우도 '사랑해~'라고 이야기해주었다고 한다.
미세먼지 보통으로 모래놀이터에서 놀이하였단다. 바람부는 바깥에서 봉지연을 흔들어보며 점점 커지는 봉지연을 살펴보기도 하고 봉지연 끈을 잡고 잔디 위를 달려보며 신체활동을 즐겼다고 한다.

1303일 가시

점심을 먹다가 목에 가시가 걸렸다고 한다. 신랑이 연락을 받고 같이 병원에 가서 가시를 빼고 왔다는데 3시가 넘어서야 알게 되었다. 목 안을 들여다보니 가시가 보여서, 켁켁거리지 말고 아빠 오셔서 병원에 가면 의사 선생님이 금방 빼주실거야 하니까 의젓하게 잘 참았다고 한다. 뺄 때에도 울지 않고 잘 참았는데 어린이집에 다시 들어갈 때 집에 가자고, 할머니 없냐고 울었다고 한다. 아이고 짠해라. 나중에 가시 끝에 피가 맺혀 있던 사진을 보니 더 마음이 짠하다. 큰 사건사고 없이 잘 자라고 있어서 다시금 감사한 마음이다.

- 어린이 집에서는
큰 상자 집 꾸미기를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색연필, 사인펜, 크레파스 등 다양한 그리기 도구를 사용하여 집 여러 곳에 구름, 잠자리를 그려보았다고 한다. 큰 상자 집 외부를 다 꾸며본 뒤 집 안에 들어가서 알록달록 벽지를 그려보기도 하였단다.
미세먼지 나쁨으로 인해 큰 초록놀이터에서 놀이하였다고 한다. 큰 초록놀이터에 친구들과 함께 앉아 봉지연을 꾸며보았단다. 봉지연을 흔들며 봉지에 바람이 들어가는 모습을 살펴보고 모양스티커를 사용하여 알록달록 꾸며보았단다. 모양스티커를 스스로 떼어내 볼 수 있도록 반복적으로 이야기해주며 격려해준 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일 때 도움을 주어 함께 떼어내 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영우가 꾸민 봉지연을 들고 큰 초록놀이터를 열심히 달려보았단다.

1302일 토끼네 집에 놀러오세요 시청 금지

넷플릭스의 페파피그를 열심히 보았었는데 시즌이 몇 개 없어서 한 세 번을 반복해서 봤나보다. 그래서 다른 추천 프로그램을 살펴보다 '토끼네 집에 놀러오세요'라는 프로그램을 보기 시작했는데 주인공 토끼인 앵두의 동생 버찌가 여간 말썽쟁이가 아니다. 우리나라 어린이 프로그램에도 말썽 담당이 있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고는 하지만 아이들이 말썽쟁이가 하는 짓을 배운다고 하던데 외국 프로그램도 마찬가지군.
영우는 말투로 버찌 흉내를 낸다. 어른 성우가 말썽쟁이의 말투를 표현하는 것을 4살 아이가 흉내를 내려고 하니 목소리와 말투가 쉰소리가 난다. 말로만 따라할 때는 괜찮았는데 목욕하고 나와서는 온 몸에 물을 묻힌 채로 매트 위를 기어다닌다. 이런 말썽은 잘 안 피우는데 버찌 흉내 내는거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해서 이제 토끼네 집에 놀러오세요는 시청 금지다.

- 어린이 집에서는
목걸이에 빨대를 길게 끼워보았다고 한다. 영우 사진이 담긴 목걸이를 찾아보고 큰 빨대를 끼워보았는데 빨대 끼우는 것이 잘 되지 않았지만 끝까지 눈과 손의 협응력을 이용하여 끼워보며 완성을 했단다. 완성된 목걸이를 보며 성취감을 느꼈다고 한다. 나중에 사진을 보며 이 빨대 목걸이가 사원증을 만든거였다. 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으니 어쩐지 아재필이다.
맑은 날씨에 모래 놀이터에서 놀이하였다고 한다. 가을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을 보며 구름 모양, 색을 살펴보았단다. 높이 날아가는 헬기, 비행기 소리도 들어보고 모래 놀이터 위를 지나갈 때 손을 높이 들어 흔들며 인사도 해주었단다.

1301일 온종일 교회놀이터

예배 마치고 예슬이랑 한 시간 넘게 놀이터에서 놀다 집에 들어갔다. 이번엔 꼭 쿠킹클래스를 들어갈 수 있게 하리라 마음 먹고 2시부터 재웠으나, 중간에 요리갈 수 있게 엄마가 깨울테니까 울지 말고 잘 일어나라고 다짐도 받았으나, 3시 반이 되어도 안 일어난다. 안 일어나겠다고, 교회 안가겠다고 하길래 나는 포기했는데 신랑은 울리지도 않고 깨우는데 성공했다. 역시 우리집 육아담당!
쿠킹클래스 데려다주고 나도 소모임에 참석했다. 첫 시간이라서 아직 뭐라 평가하긴 어렵지만, 담임목사님 설교보다 소모임 담당목사님 이야기가 훨씬 와닿는다. 쿠킹클래스에서 감자샐러드를 만들어온 아이들은 결과물을 엄마들에게 던져놓고는 또 놀이터에 간다.
미끄럼틀밖에 없는 작은 놀이터에서 놀고 놀고 또 놀아도 지겹지가 않나보다. 좀 긴 터널 미끄럼틀이 있는데, 경사가 좀 있어서 무서워했다. 영우가 무서워하자 세은이가 먼저 타고 내려가다가 중간중간 멈춰서 영우를 받쳐주면서 타주었다. 그렇게 몇 번을 탔더니 이제 탈만한지 타고타고 또 타고 논다. 그렇게 또 한 시간을 놀다가 교회 친구들이 다 집으로 돌아간 후 윗집 지우형아를 만나서 또 논다. 지우형아가 터널 미끄럼틀 무서워서 못타겠다고 하니까 영우가 받쳐주면 탈 수 있다며 세은이 누나 흉내를 내려고 한다. 놀이터에서 온종일 놀더니 경험치가 꽤 늘었다.

1300일 놀이터 나들이

날씨가 너무 좋은데다 엄마도 와계시니 어디 나들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엄마가 나가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일정을 잡는게 어중간해져버렸다. 마트에 잠깐 들렀다 와서 오랜만에 자전거도 타고왔다. 계속 놀이터에 가고싶어했는데 밥 먹을 시간이랑 낮잠 시간이 걸려서 미뤘더니 정말로 어중간한 하루가 되어버렸다. 낮잠도 많이 자서 5시가 넘어서야 일어났다. 이대로는 너무 아쉬워서 늦은 시간이지만 놀이터에 가기로 하고 전에 갔던 3단지 놀이터로 출발했는데 맙소사, 토요일 저녁에 판교 가는 길은 엄청 막히는거였구나. 게다가 영우가 고대했던 '타고 내려오는 그거'는 부품 교체로 10월 중순까지 사용금지이다. 메인 놀잇감이 없어져버려서 당황했지만 미끄럼틀과 그네만 타도 한 시간은 후딱 간다. 이렇게라도 놀고 들어가니 다행이다. 밤에 자러 들어간 영우는 한참동안 잠을 못 이뤘는데, '벌써 11시 반인거 같은데 왜이렇게 잠이 안들지, 낮잠을 너무 많이 잤나?'라고 했단다. 말하는 것만 들으면 정말 어린이 같다.

1299일 이른 하원

워크샵에서 일찍 돌아와서 7시 전에 하원시키러 갔다. 돌고래반에 안갔다며 얼마나 신나하는지, 그러면서도 큰초록 놀이터에서 또 한참을 놀다왔다. 날씨가 좋아서 해가 지기 전에 영우랑 빨리 같이 집에 가고싶다고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한 후에야 겨우 집으로 갈 수 있었다.
다음 주 어린이집 학습 주제가 '가족-엄마 아빠'라서 자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상편지로 보내달라고 한다. 신랑이랑 소파에 앉아서 동영상을 찍는데 영우야, 잘 먹고 잘 자고 어린이집에서 잘 지내줘서 고마워 하니까 옆에서 듣고 있다가 '응' 대답을 한다. 귀여운 녀석.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에 치커리가 나왔는데 사과와 함께 있는 치커리를 보고 '이게 뭐예요?' 하였단다. 치커리라고 이야기해주니 포크로 찍어 먹어보았다고 한다.
종이벽돌블럭으로 식당 문을 만들어보았다고 한다. 영우 키보다 훨씬 높게 구성하여 뿌듯해했단다. 종이벽돌블럭 사이에 하드보드지를 올려 문을 완성하고, 문을 통해 들어오는 손님에게 '어서오세요'하고 인사를 해주었다고 한다.

1298일 아빠랑 자고싶어

할머니가 오셔서 영우를 할머니가 데리고 주무시는데 영우가 아빠랑 자고싶어 하더란다. 아빠랑 자겠다며, 할머니 손을 잡고 안방으로 가서는 '여기서 자, 요즘 이 방에 아무도 안 자'라고 했다는데 어찌나 웃긴지. 내가 워크샵으로 외박을 하게 되었는데 마침 할머니가 와주셔서 안심이 됐더랬다. 영우의 아빠사랑을 보면, 둘만 있어도 전혀 문제 없을듯하다.

- 어린이 집에서는
에디슨 젓가락을 사용하여 음식점 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에디슨 젓가락에 손가락을 끼워 잡아보고, 손가락을 움직여 솜공, 털실을 잡아보았다고 한다. 소근육을 조절하면서 스파게티를 먹는 놀이를 하였다는데, 영우가 젓가락으로 콩을 집어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선생님이 놀라실테지.
형님들이 가꾼 텃밭을 살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텃밭에 있는 배추, 깻잎, 목화 등 다양한 식물에 관심을 보이며 텃밭을 둘러보았단다. 깻잎의 향을 맡아보기도 하고 배추와 깻잎의 잎 모양, 색을 관찰해보았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목화에 관심을 보이고 목화가 변화하는 모습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2017년 9월 19일 화요일

1297일 할머니 오신 날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할머니 언제 오냐고 물어본다. 눈 뜨자마자 오늘이 무슨 요일이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생각하나? 눈 뜨자마자 물어보는건 좀 신기하다.
할머니가 영우를 하원시키러 가셨는데 할머니를 보자마자 방방 뛰면서 할머니 손을 잡고 쓰다듬으며 좋아하더란다. 그렇게 좋아했으면서 엄마아빠랑 사는게 좋다고, 서울에서 사는게 좋겠다고, 대구에는 안 가겠다는 발언을 해서 할머니는 좀 속상하셨을듯. 영우야, 엄마는 할머니 오시니까 참으로 좋구나~

- 어린이 집에서는
이제 손 힘이 생겨서 로봇을 거의 혼자 변신시키더라고 알림장에 썼더니 어린이 집에서도 듀플로 블럭으로 자동차, 배, 기차 등 다양한 물체를 구성하는 것을 즐긴다고 써주셨다. 이전에는 높이 쌓기만 했는데 최근에는 창문, 문을 만들기도 하고 사람이 탈 수 있는 의자를 구성하는 등 사물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여 구성해보고 있다고 한다.
견학을 다녀온 마트에서 구매했던 요거트로 과일샐러드를 만들어보았다고 한다. 마트에서 본 과일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본 뒤 청포도를 떼어보고 사과, 배를 요리용 칼로 작게 잘라보았다고 한다. 손질한 과일을 개인 컵에 담아 요거트를 섞어서 맛보며 어떤 맛인지 이야기해보았단다. 영우는 '선생님 너무 맛있어요'라고 하며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1296일 마트 견학

이번 주 어린이집 보육주제가 음식이라 좋아하는 음식 동영상도 찍어보내고 했었는데, 관련하여 연계 현장학습을 한다며 근처 마트에 견학을 갔다. 스무 명 넘는 아이들이 마트를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만지려 드는 것을 잘 통제한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힘들고 괴롭다. 선생님이 영우 시키면 잘 할 것 같아서 친구들이 마트 물건 만지려고 하면 손대는 거 아니라고 이야기하라고 하셨단다. 그래서 영우 이야기 듣고 친구들이 안 만졌냐고 하니까 '아니, 다 만지더라고. 나도 한 두 번 만졌어' 한다. 아 귀여운 꼬맹이들.

- 어린이 집에서는
유기농 마트 <자연드림>으로 견학을 다녀왔다. 시장놀이를 했던 기억을 떠올려보고 엄마, 아빠와 마트에 가 본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다고 한다. 마트를 가기 전 선생님과 지켜야 할 약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마트에 도착해서는 짝궁 친구의 손을 꼬옥 잡고 이동했다고 한다. 마트에 들어서서 수산물 코너, 육류 코너를 살펴보고 베이커리에 있는 빵을 살펴보면서 빵가게 놀이했던 기억을 떠올려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야채, 채소를 판매하는 매대를 살펴보며 가지, 당근 등 다양한 야채를 살펴보고 단호박을 직접 만져보면서 딱딱한 느낌을 느껴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친구들이 채소를 꾹 누르려는 모습을 보일 때 '눈으로만 보는거야. 만지면 안돼요~' 하고 이야기해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과일 샐러드를 만들 때 필요한 요거트와 돌고래반 친구들과 함께 먹을 사과주스를 사서 어린이집으로 돌아와 잔디정원에서 과자와 주스를 함께 나누어먹었다고 한다.

1295일 서비스의 날

아빠가 약속이 있어서 오랜만에 내가 데리러 가고 걸어서 하원했다. 기온이 더 떨어지기 전에 데리고 오려고 큰 초록놀이터에서도 못 놀게 하고 데리고 나왔더니 또 한바탕 눈물바다다. 놀이터에서 놀면 땀이 너무 많이 나서 놀릴 수가 없다. 돌아오는 길이 춥기는 추웠는지 안아달라고 해서 안고 걸어오느라 나는 땀뻘뻘이다.
저녁으로 스콘을 먹고 있는데, 영우가 옆에 앉아서 직접 잼을 발라준다. 큐브치즈를 먹으라고 여섯 개 내주었더니 영우는 두 개만 먹고 엄마 두 개, 아빠 두 개 먹으란다. 그리고 엄마 먹을 치즈는 직접 껍질을 까준다. 영우 간식으로 비요뜨를 주었는데 초코볼이 들어 있는 비요뜨가 너무 맛있는지 '이건 완벽해~'라고 한다. 완벽한 비요뜨를 엄마도 먹어보라며 초코볼을 듬뿍 담아 한 입 나눠준다. 오늘 영우 서비스가 아주 훌륭한데?

- 어린이 집에서는
듀플로 레고 블럭으러 건물, 탈 것을 구성해보는 것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오늘은 바퀴 블럭을 기다랗게 이어 기차를 구성해보고, 기차에 빵, 고추, 브로콜리 등 다양한 음식을 실어 배달을 하는 놀이를 해보았다고 한다.
비가 와서 작은 초록놀이터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둥글게 둥글게> 노래를 부르며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아보았다고 한다. 빙빙 돌면서 신체를 활발히 움직여보고 균형을 잡아보았다고 한다.

1294일 율동공원 나들이와 쿠킹 클래스

교회 멤버들과 수목원에 나들이 가기로 약속이 되어 있는 날이었는데, 교회 소모임과 쿠킹 클래스 첫 수업이 있는 날이라 그냥 율동공원에 가서 좀 놀다가 돌아오기로 했다. 이 분들, 놀러다니던 이력이 있어서인지 유부초밥, 김밥, 과일을 엄청 많이 싸왔다. 앞으로는 우리 사서 먹자고, 시켜 먹자고 계속 어필했으나 잘될지는 모르겠다.
아이 8명을 잔디밭에 풀어놓으니 배드민턴도 치고, 공도 차고, 줄넘기도 하고, 술래잡기도 하면서 잘 논다. 배드민턴 라켓과 줄넘기를 처음 만져보는 영우는 해보고싶어서 폴짝폴짝거리다 결국 놀이터로 향한다. 봄에 왔을 때보다 힘이 좋아져서 줄을 잡고 올라가는 것도 할 수 있게 되었고, 모래놀이도 많이 하고, 도랑에도 들어가서 놀았다.
돌아오는 길에 조금이라도 자기를 바랬으나, 흥분이 가시지 않아 잠들지 못한 영우는 쿠킹 클래스가 시작되기 직전 잠이 들어버렸다. 수업시간이 영우 낮잠 시간과 애매하게 걸려서 앞으로도 클래스 참여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쿠킹클래스가 끝나기 10분 전에 일어난 영우는 요리 못했다고 대성통곡을 한다. 혹시나 싶어 수업장소로 데리고 갔더니 시간이 지났지만 해 볼 수 있도록 재료를 주셔서 바나나와 포도로 고슴도치를 만들어왔다. 영우는 선생님이 주신 사과를 먹느라 정신 없고 내가 다 만들긴 했지만; 그리하여 사진도 찍어두지 않았지만 어쨌든 요리수업 좋아하는 것 같다.

2017년 9월 17일 일요일

1293일 불토

오랜만에 스케쥴 3개 꽉꽉 채운 불타는 토요일.
첫번째 일정은 뮤지컬 정글북. 불이 꺼지면 무서워하지 않을까, 한 시간 넘는 공연을 잘 볼 수 있을까, 소리지르거나 울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으나 결론부터 말하면 성공적. 지겨워하거나 나가고 싶어하지 않고 끝까지 잘 보았다. 코끼리에는 왜 사람이 두 명 들어가있냐는 질문을 큰 소리로 하는 바람에 동심파괴한 것만 빼면 큰 민폐도 없었던 것 같다. 아직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데리고 다닐만하다. 어서 48개월이 지나서 호두까기 인형 같이 보러가면 좋겠다. 끝난 후에 자리 정리까지 스스로 하는 영우.

뮤지컬이 끝난 후 주희를 만나서 같이 기념 촬영 한 번 하고, 점심 먹고 서울로 이동했다. 잠실에 사는 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작년에 롯데 아쿠아리움에 왔을 때에는 차로만 이동해서 몰랐는데 롯데월드 주변이 아주 쾌적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잔디밭도 있고, 석촌호수로 이어지는 길에서는 공연이나 행사도 많고, 이곳 저곳에서 플리마켓도 열리고 있고, 잠실역 인근의 지하 쇼핑몰도 싹 정비가 되어서 맛집도 많고 볼거리가 많았다.
키즈카페에 갔는데 영우가 이제 혼자서도 잘 놀아서 친구와 이야기할 시간이 충분히 확보되었다. 키즈카페에도 엄청 오랜만에 왔는데 따라다니지 않게만 되어도 이렇게 여유롭구나. 친구 딸은 8살인데 영우만할 때 보고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자주 보고 얼굴이 익으면 영우랑도 잘 놀아줄 것 같은데 키즈카페에서도 그렇고 아직은 4살 차이 꼬맹이와 노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각자 잘 놀아주니 그저 고마울따름.
그리고 마지막 일정은 할머니댁. 깜빡하고 있었는데 서울의 토요일 저녁은 교통체증이 엄청났지. 그걸 잊고 있었다니. 한 시간 걸려 도착했더니 배가 많이 고팠는지 어머님이 해주신 카레를 엄청 잘 먹어 어머님이 뿌듯해하셨다. 영우가 있으니 얼굴 비추는 것만으로도 효도가 되는구나.

1292일 예슬이랑 불금

교회에서 7세 이상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다시 시작되어 4살 쪼꼬미 예슬이는 두 시간동안 언니를 기다려야 한다. 이 날은 우리도 집에 일찍 도착해서 예슬이를 초대했다. 예슬이가 갖고 온 간식 덕분에 영우는 초코를 듬뿍 찍은 과자를 먹으며, 예슬이가 추천해준 영화 펭귄을 보았다. 4살 꼬맹이 둘이 앉아서 영화를 보는데, 그 표정이 세상 진지한지, 예슬이 초상권 때문에 사진을 올리진 않겠지만 정말정말 귀엽다. 참 좋을 때로구나~

- 어린이 집에서는
듀플로 레고 블럭으로 기차를 구성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커다란 기차의 모습을 떠올리며 여러개의 바퀴를 이어보았다고 한다. 기차를 위로 높게 쌓은 뒤 '이건 사람이 많이 탈 수 이썽요'하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재이의 생일파티가 있었단다. 영우는 뽀뽀, 포옹 중 뽀뽀 선물을 해주고 싶다고 하며 재이에게 볼뽀뽀를 해주었다고 한다. 이후에는 포옹도 해주고 싶다고 이야기하여 안아주며 생일을 축하해주었다고 한다.

1291일 재미있는 이야기

잠자리에 누웠는데 오랜만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 재미있는 이야기 뭐가 있지, 순발력이 없는 나는 더듬더듬 블로그에 썼던 이야기를 떠올려서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전 날 클라이밍했던 장면을 이야기해주니까 소리를 지르면서 좋아한다. 또 다른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는데 그래, 그림자와 화가 이야기가 재미있었지, 화가 이야기를 하니까 정색을 하고 재미없다고 한다. 어둠 속에서 나를 똑바로 쳐다보던 그 눈빛을 뭐라고 설명할 길이 없네. 정말 재미 없었나보다ㅜㅜ

- 어린이 집에서는
밀가루 반죽으로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빨간색 밀가루반죽을 선택하여 음식을 만들기로 했는데 고기가 떠올랐는지, 밀가루 반죽을 납작하게 눌러 접시에 올린 뒤 '이건 고기야' 하며 친구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지진에 대한 안전교육을 했다고 한다. 쿠션, 담요 등 푹신한 물건으로 머리를 보호하고 건물이 흔들릴 땐 책상 등 단단한 가구의 밑으로 들어가 몸을 피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보았다고 한다. 어렸을 때 해보았던 지진 대피훈련은 먼나라 이야기였는데 이제 영우가 있으니 걱정이다.

2017년 9월 6일 수요일

1290일 클라이밍

하원하며 오늘도 큰 초록 놀이터에 간다. 볼풀 안에 있는 사다리를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 뛰어내리는 놀이를 즐겨하는데 오늘은 벽에 붙여놓은 홀드를 잡고 클라이밍을 한다. 와, 그건 정말 쉽지 않아보이는데 몇 번은 실패하기도 하면서 결국 해내던지. 그리고 다시 뛰어내린다. 힘 빠져서 더 노는건 안된다고 하니까 영우도 힘들기는 한지 조금만 놀고 집으로 돌아왔다.

신랑이 미토콘드리아는 모계유전이니 영우의 활동성은 나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라며, 영우는 몸을 잘 쓸 것 같다며 안도(?)를 했다. 그런 영우를 쫓아다니느라 고생 많어.

- 어린이 집에서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어린이집 꿈 꿨다고 옷정리를 했다고 하길래, 그 이야기와 요즘 빨래 갤 때 영우가 옆에서 옷은 이렇게, 수건은 이렇게 개는거라고 알려준다는 이야기를 알림장에 썼다. 어린이집에서도 낮잠시간에 옷 정리에 열심이라며, 차곡차곡 정리하고 '선생님 내가 이거 했어요'하며 뿌듯해한다고 한다.
밀가루반죽으로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보았다고 한다. 색이 들어간 밀가루 반죽을 주물러보며 촉감을 느껴보고 쭉쭉 잡아당기며 밀가루가 늘어나는 모습을 관찰하기도 하였단다. 그래프를 보며 좋아하는 음식을 떠올려보고 밀가루반죽으로 음식을 만들었다고 한다. 영우는 밥과 계란찜을 만들어 맛있게 먹는 놀이를 하였단다.
비가 와서 작은 초록 놀이터에서 놀이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선생님과 친구들이 징검다리를 건너는 모습을 보며 관심을 보이고 어제 놀이했던 일을 떠올리며 영우도 징검다리를 건넜단다. 두 발을 모아 뛰기도 하고 한 걸음씩 건너보기도 하면서 신체를 활발히 움직였다고 한다.

1289일 우리집 육아담당

영우랑 자려고 누웠는데 이제 날이 좀 쌀쌀해져서 잘 때 엄마는 따뜻하니까 엄마가 필요하단다. 잘 때만 필요하냐고 했더니 뭔가 할 때도(하나도 중요하지 않은거라 까먹었다) 필요하단다. 두 개 할 때 빼고는 필요 없냐고 했더니 자신있게 응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아빠는 언제 필요하냐고 하니 뭐 할 때 뭐 할 때 한 다섯 개 정도를 읊으며 아빡가 필요하다고 한다. 마지막은 어린이집 갈 준비할 때 옷 입혀줄 때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쯤되면 우리집 육아담당은 아빠인거지. 교회 바베큐 파티할 때도 그 시끄러운 곳에서 영우가 아빠를 찾는데 신랑만 영우의 아빠 찾는 소리를 알아듣고 달려가서 모두가 깜짝 놀랐던 일도 있다.

- 어린이 집에서는
음식그래프 속 여러가지 음식을 살펴보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찾아 얼굴을 붙여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샌드위치에 한 개, 미역국에 얼굴사진 두 개를 붙였다고 한다. 완성된 그래프를 보며 친구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이야기나누어보고 각 음식에 붙어있는 다람쥐반 친구들 얼굴 사진 수세기를 해보았단다. 친구들이 많이 좋아하는 음식도 알아보며 탐색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날씨가 좋지 않아 큰 초록 놀이터에서 놀이를 했단다. 영우는 큰 초록 놀이터 바닥에 붙어있던 음식 징검다리에 관심을 가져보고 음식 이름을 이야기해보았다고 한다. 두 발을 모아 뛰어 음식 징검다리를 건너며 대근육을 조절해보았다고 한다.

1288일 좋은 날

아침부터 날씨가 너무 좋다. 영우가 날씨가 좋으니 어린이집에 걸어서 가자고 한다. 월요일이라 짐이 많아서 신랑은 차로 짐을 싣고 가고 영우랑 둘이 걸어서 간다. 날씨가 좋아 참 기분이 좋다는 이야기, 적혈구와 백혈구 이야기, 영우가 가장 좋아한다는 살코기와 짭조름한 그 살코기 참 맛있는데 먹고싶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간다. 아빠가 주차를 한 후 마중을 나오니 아빠를 외치며 달려가 안기는데 그 모습 참 훈훈하네. 날씨도 시원하고 걸어오기 딱 좋다라고 이야기하니 영우는 '난 좀 덥기는 하지만...'이라고 말줄이기를 하는데 어찌나 웃긴지. 이런 팩트폭격기 같으니.
어린이집 선생님이 지난 주 휴가를 다녀오셔서 인사를 나누다가 아이들 음식소개 동영상이 너무 웃겼다고 말씀하신다. 영우가 글자에도 관심이 많고 친구 이름이 눈에 익었는지 아는 글자가 나오면 누구 이름의 뭐다 이야기를 한단다. 동영상을 보니 다른 아이들에 비해 문장도 완전하게 잘 만든다며 칭찬해주셨다. 저녁에는 이시우 이름도 쓰고 오리도 쓰고 놀았는데 이런거 할 줄 안다고 자랑하면 팔불출이겠지? 선생님 보여드린다며 직접 사진도 찍었는데 제법 잘 찍었다.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에 나온 고기볶음과 단호박 반찬을 골고루 먹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나는 파프리카 잘 먹어~'라고 이야기하며 고기볶음 속의 파프리카를 포크로 찍어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백김치도 먹으며 기본 제공 양의 점심을 다 먹었다고 한다.
음식 수수께끼를 해보았단다. 선생님의 설명을 귀 기울여 들어보고 숨겨진 음식 부분을 보며 예측해보고 이야기해보았다고 한다. 숨겨진 음식인 김밥의 이름을 맞추고, 음식 속에 들어간 재료도 함께 이야기 나누며 탐색활동을 하였단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 사진을 소근육 조절하며 가위로 잘라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좋아하는 음식 사진이 담긴 띠종이를 잘라보고 풀을 묻혀 식판 그림에 붙여보았단다. 다 붙인 뒤 좋아하는 음식 사진을 보여주며 친구들에게 이야기해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1287일 교회 소모임

친구랑 예슬이 엄마가 계속 나오라고 하던 교회 소모임의 개강파티가 있었다. 교회 규모가 크기도 하고, 목사님이 열정적이기도 하고, 교회를 위해 재능기부를 하고싶어하는 교인들이 있기도 해서 엄마아빠들이 모임을 하는동안 아이들을 돌봐줄 목적으로 여러가지 클래스가 생겼다. 요리, 리듬, 미술, 체육, 발레, 풋살이 있는데 풋살을 시키고 싶었으나 7세부터 가능하다고 해서 쿠킹클래스에 등록을 했다.
그리고 이어진 바베큐파티. 아이들은 먹는둥마는둥 노느라 정신이 없다. 영우는 낮잠을 자고 일어나 4시쯤 등장해서 고기 대신 강냉이를 한 접시 흡입한 후 놀이터로 갔다. 놀이터에서 놀다가, 모래놀이도 하다가, 어른들이 만들어준 풍선칼을 갖고 칼싸움을 하고 노는데 너무 꼬맹이라 아무도 상대를 해주지 않는다. 궁여지책으로 터져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풍선이랑 칼싸움을 하는데 그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친구 큰 딸이 일부러 와서 칼을 맞아준다. 여기저기 쫓아다니며 형아들한테 칼로 집적대보지만, 다들 외면하는 중에 균형을 못잡고 넘어지는 바람에 풍선이 터졌다. 음, 이게 무슨 일이지? 내 칼은 어디 간거지? 어리둥절 풍선을 찾다가 울음이 터지는 모습이 마침 동영상으로 남아서 큰 웃음을 줬다.
다음 주부터 클래스가 시작이라 기대가 되면서도 영우 낮잠시간이 딱 걸려서 어찌해야할지 애매하다. 교회에서 일요일 온종일 보내는 삶을 살게 될 줄이야.
에피소드 하나 더.
신랑이 영우에게 과학을 잘해서 과학자가 될 수도 있고 그림을 잘 그려서 그림자가 될 수도 있어. 라고 했더니 '그림 잘 그리면 화가인데?' 라고 한다. 어이쿠야. 놀려먹기도 쉽지가 않네.

2017년 9월 3일 일요일

1286일 오크밸리 나들이 둘째 날

8시 15분 전부터 영우를 깨우기 시작했다. 수영하러 가야한다고 하니 그래도 잘 일어난다. 얼마나 수영장이 가고 싶은지 조식을 먹으러 가서도 밥 안먹겠다고 수영장 가자고 난리다. 밥을 먹어야 힘내서 수영장 갈 수 있다고 하니 그래도 좀 더 먹는다. 수영장에 1등으로 가고싶다고 해서 8시 50분에 나가자고 했더니 15분 전부터 지금 몇 분 남았냐고 성화다. 어쨌든, 정말로 1등으로 수영장에 입장했다!
튜브에 타고 물장구도 쳐보고, 유아풀에서 킥보드를 잡고 걸어다녀보기도 하고, 아빠 도움으로 배영도 해보고, 알차게 놀았다. 튜브에서 혼자 내려오려고 하다가 물을 두어번 먹었는데, 울지도 않고, 나가려고 하지도 않고 잘 논다. 10시가 되니 실외 수영장도 오픈을 한다. 기온이 차가워져서 나가볼 수 있으려나 했는데 햇살이 매우 따가워서 그리 춥지는 않았다. 워터 슬라이드의 신남을 알게된 영우는 다리에 힘이 풀릴 때까지 타고 타고 또 탔다. 오크밸리의 워터 슬라이드가 영우에게 딱 맞는 사이즈인거 같다. 워터파크의 슬라이드들은 과할테지만 어느 휴양지의 수영장에서는 잘 놀 수 있는 때가 된 것 같아 해외여행의 로망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오크밸리는 체크아웃 시간도 12시로 넉넉한 편이라 수영장에서 두 시간을 꽉 채워 놀고난 후 샤워를 하러 갔다. 전 날에 이어 영우와 아빠가 함께 샤워를 하였는데, 샤워기의 물줄기 속으로 겁내지 않고 들어가서 어른들 샤워하듯이 잘 씻더란다. 함께 여행을 와보니 영우가 많이 성장한 것을 더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할머니 할아버지 없이 우리끼리 여행와서 1박한게 이제 겨우 3번쯤 되는데 더 많이많이 여행다니자.
체크아웃 하고 난 후에도 오크밸리 놀이터 주변의 탈 것들에 미련이 많은 영우. 회전목마 한 번 얻어타고, 미니기차를 타고, 로봇과 마차를 탔지만 여전히 더 놀고싶다. 다른 리조트에 많이 가본 건 아니지만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한 시간 거리라 부담이 없으니 숙박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놀 것 같다. 나는 뮤지엄 산에 가보고 싶었지만, 모래 놀이터에서 노는게 제일 좋은 영우와 미술관은 의미없을 것 같아 패스했다. 여러모로 보람차고 즐거웠던 오크밸리 나들이.

1285일 오크밸리 나들이 첫 날

강원도 놀러 갈거라고, 낮잠 자고 일어나면 엄마가 갈거라고 하니 전날부터 신이 나있다. 그럼 린이 갈 때 같이 가는거냐며(린이는 4시에 하원한다) 즐거워하는데 어쩐지 짠하다. 하원시키러 갔더니 강원도를 외치며 뛰어나온다. 이런 이벤트를 종종 만들어줘야겠다 싶다. 이 날 날씨도 너무 좋아서 이동하는 동안 차창밖의 하늘이 참 좋았다.
오크밸리는 한 시간 정도 거리라 딱 좋다. 간식을 못 먹고 나와서 배가 고픈지 밥을 먹겠다고 밥밥 거린다. 휴게소에서 닭꼬치랑 떡볶이랑 먹고 좀 쉬다 가고 했더니 5시 가까이 되어서야 체크인할 수 있었다. 수영장은 6시까지라고 해서 오늘은 패스하고 놀이터에서 놀기 시작했다.
대박 아이템은 미니 포크레인. 비록 10분에 8천원이라는 높은 비용이지만 이런 체험을 해 볼 수 있다니! 모래와 자갈을 잔뜩 쌓아놓고 그것들을 포크레인으로 파서 이동시킬 수 있게끔 되어있다. 영우는 아직 조작이 미숙해서 막 재미있게 하지는 않았는데 6세 정도부터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놀이터에는 모래가 많아서 아이들이 엄청 모여서 모래놀이중이다. 모래놀이 장난감을 가져다 주었더니 영우가 아이들에게 같이 놀자 하면서 장난감을 다 나누어준다. 이것도 처음 보는 모습일세. 내거야, 내거야 하는 모습만 보다가 같이 놀자고 장난감 나누어 주는 모습을 보니 언제 이렇게 컸나 싶다.
내일은 체크아웃 전에 물놀이를 해야하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물놀이가자고, 일찍 재우려 애썼지만 그래도 10시 반은 넘어서 잠든 것 같다. 오크밸리 객실을 리뉴얼 한 모양인데 온돌방은 동굴처럼 하울링이 있어서 영우가 큰 소리를 내며 장난치느라 잠드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 어린이 집에서는
어제 집에서 물감놀이를 하였는데 오늘 어린이집에서도 물감놀이를 해서 즐겁게 참여했다고 한다. 낮잠 자기 전에 '엄마가 일찍 온다고 하셨어요~'라며 기분 좋게 잠들었다고 한다. 기대하고 있어요 라고 선생님이 써주셨는데 그 문장이 왜그리 짠한지
점심에 제공된 멸치와 미트소스두부조림을 좋아하며 밥 한그릇과 배불리 먹었다고 한다. '선생님 영우는 멸치 좋아해요~'라며 맛있게 먹었단다.
당근을 탐색했던 경험을 떠올려 이야기를 나눠보았다고 한다. 당근에 물감을 찍어 종이에 도장처럼 찍는 활동을 하기에 앞서 다양한 모양의 당근(길쭉한 모양, 동그란 모양)의 모양을 탐색해보았단다. 이어서 당근에 다양한 물감을 찍어보고, 알록달록 색이 찍힌 당근의 모양을 살펴보고 종이 위에 찍어보며 미술 표현활동을 즐겼다고 한다.

1284일 좋아하는 음식 소개

다음 주 어린이집 학습 주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친구들에게 소개해보는 것이라고 해서 동영상이 필요하다. 그래서 전 날 급히 치킨을 시켜서 좋아하는 음식을 치킨이라고 소개하는 영상을 찍었다. 신랑이 영우가 김밥도 좋아하지 않냐며 아침은 김밥으로 준비해서 또 영상을 찍어보자고 한다. 영우가 맛있게 먹으면서 다람쥐반 친구들아 이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야, 치킨, 김밥, 하는 것이 참 귀엽다. 아침에 일어난 직후 닭벼슬 머리로 큰 웃음 주는건 덤.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에 제공된 반찬과 국, 밥 모두 한그릇 뚝딱 먹었단다.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이라는 주제로 안전교육(약물오남용교육)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서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 볼 수 있는 손 소독제, 로션, 거품 비누를 손에 묻혀 냄새를 맡아보고, 이와같은 물건은 먹을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 손인형 동화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단다. 손인형이 먹을 수 없는 것을 먹고 배가 아파져서 병원에 가는 내용이었다는데, 동화를 들은 후에는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해보고 먹지 않기로 약속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