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6일 일요일

728일 영우와 통화

갑자기 동생한테서 전화가 와서 무슨 일인가 했는데 영우가 통화하고 싶어해서 전화했다고 한다. 진작에 잘 좀 적어둘걸,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ㅜㅜ
나랑 통화를 마치고 신랑한테도 전화를 했다길래 당시에는 나한테 전화해서 뭐라고 이야기했는지 이야기해주고, 신랑한테 전화해서 뭐라고 이야기했는지 물어봤는데 지금은 신랑도 나의 통화는 기억하지 못한다. 동생한테도 혹시 기억나냐고 물어봤으나 역시 기억하지 못한다. ㅜㅜ
신랑이랑은 엄마랑 통화했었다는 이야기하고 영우 지금 뭐하고 있는지 이야기했다고 한다. 나한테도 아빠 어디 있냐고 찾고 뭐하고 있다고 이야기한거 같긴 하다.
열흘 뒤, 영우와의 통화가 기억나지 않아 괴로워하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동생이 또 전화를 걸어왔는데 이번에는 녹음까지 해서 음성파일을 보내주었다! 배려돋는 내 동생.
여보세요~ 여보세요 엄마~ 하는데 그 목소리가 어찌나 귀여운지. 뭐하고 있었어?하니 이거이거하고 있다가 신발 신다가하며 뭐했는지 이야기 해주고 숫자 했다고도 한다. 그리고 끊을 때는 일하세요. 엄마 수고하세요. 한다. 동생과 엄마가 옆에서 계속 어떻게 말하라고 시키긴 했지만 정말 대화하는 것 같다. 신랑이랑 통화하면서도 자기 뭐했는지를 어찌나 설명하는지, 그게 재미있나보다. 그리고 아빠를 얼마나 외쳐대는지 신랑은 영우가 아빠를 좋아하는 것 같다며 엄청 뿌듯해한다. 이 파일은 며칠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무한재생중이고, 신랑은 아침 알람으로 쓰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점점 사람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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