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6일 수요일

737일 일상

날씨가 좀 풀려서 어린이집 하원하는 길에 운동장에 들린 모양이다. 축구를 하던 동네 아이들이 영우가 공을 찰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 영우는 형아들 덕분에 공을 제법 툭툭 차며 놀았다. 착한 형아들, 고마운지.
친구가 물려준 장화가 있는데 영우가 신발 신는거 좋아해서 엄마가 숨겨놓으신 것을 어떻게 발견했는지 장화를 신고 논다. '비가 오면 첨벙첨벙 장화' 하면서 신고 다니는데 핑크퐁 동화 중에 내 장화라는 타이틀에 비가 오면 첨벙첨벙이라는 말이 나온다. 기억한걸까?
동생이 해운대 갔을 때 영우랑 신랑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영우에게 보여줬나보다. 영우야 여기가 어디야? 하니까 해운대 한다. 요즘은 어디든 물어보면 해운대라고 대답하는 것으로 보아 예전에 제주도도 정말로 추억이 있는 것은 아닌모양이다. 어땠어? 하니까 '벌갰어' 하더란다. 그래, 해운대에서는 내내 얼굴이 벌갰었지. 금세 나아져서 다행이야 ㅜㅜ
오늘도 칠판 앞에서 즐거운 영우는 이응 모양 자석으로 버스 바퀴를 만들어 놀고 있다. 칠판에 마커와 지우개도 있는데 지우개가 칠판에 붙어 있는 것을 보고는 지우개가 붙는지 몰랐네 했더니 '붙는지 몰랐어? 영우도 몰랐어' 하더란다.
이 날은 어린이날의 새학기가 시작되는 날이다. 처음 등원하는 아이들은 적응기간동안 엄마와 함께 와서 한시간 정도 있다가 간다. 간식으로 알파벳 비스킷이 나왔나본데 영우가 K를 꺼내 먹으면서 케이라고 외치니 아줌마들이 천재라며 난리가 나서 어린이집 선생님이 으쓱했다고 한다.
어린이집의 다른 여자아이들보다 영우가 말이 더 빠른 편인데, 명준이도 요즘 말을 시작하려고 하는지 뭐라고 뭐라고 말을 하더란다. 명준이가 더더더 뭐라고 말을 하자 영우가 옆에서 뭐라고? 뭐라고? 그러고 있더란다. 그 얘기를 선생님께 전해 들은 엄마가 영우에게 명준이 뭐라고 말하던데? 라고 물으니 더더더 하더란다. 아이들만의 언어가 있어서 뭐라고 말하던지간에 다 통하는건 아니었구나.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