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6일 일요일

731일 두 돌

영우 생일이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영우는 새벽에 깨서 한바탕 난리를 쳤다고 한다. 갑자기 다른 바지를 달라고 하여 온 집안의 바지를 다 꺼내주었는데도 계속 다른거 타령을 해서 삼십분 가량 바지를 안 입고 있었다는데, 몸도 안 좋은데 바지도 벗고 이게 무슨 난린가 모르겠다. 결국 바지의 난은 지나가는 경찰차 소리가 무섭다며 엄마한테 매달리는 것으로 마무리. 아침에 이 소식을 들으며, 여자들은 출산했던 달이 되면 몸이 아프다던데 영우도 2년 전 태어날 때의 고통이 생각나서 그런건 아닐테지라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 물론 나는 안 아팠다;
어린이집에서 생일파티를 해준다고 하지만 몸이 안 좋으니 파티를 미룰까 하다가 그냥 등원을 했다고 한다. 하루 종일 생일파티는 잘했을까, 몸은 괜찮을까, 어린이집에서 왜 사진은 안 올려줄까 정신이 팔려있다. 모자 쓰고 케이크 앞에서 손뼉치는 사진, 촛불 끄는 사진을 보니 제법 파티를 즐기는 것 같아 뿌듯하다. 엄마가 챙겨주신 생일상도 보기 좋다. 나는 그저 죄송할뿐.
어린이집에서 선물로 미역과 뽀로로 모형 케이크를 주었다고 한다. 뽀로로 케이크를 꺼내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촛불 끄는 시늉을 하는데, 이 모든 행사가 마음에 드는지 한 다섯 번 반복했다고 한다. 이제 제법 생일축하 노래를 노래처럼 부르긴 하는데 노래가 좀 슬프다. 이건 직접 들어봐야 재밌지만 또 생략.
작년 생일과 비교해보면 정말 많이 컸다 싶다. 두 돌이라니. 빨리 컸으면 싶기도 하지만 흘러가는 시간이 아쉽기도 하다. 영우야 건강하게 별 탈 없이 잘 커줘서 고맙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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