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이 좋아져서 영우는 어린이집에 바로 들어가기 싫어하는 모드가 되었다. 한 두 바퀴 돌아도 직성이 풀리지 않고 결국 울면서 들어간다고 하는데, 선생님께서 오전 시간은 할머니랑 노는게 아니고 선생님이랑 친구들이랑 노는거야 라고 이야기해도 영우는 대답을 안한다고 한다. 그렇게나 밖에서 놀고 싶은 것인가. 동생의 증언에 따르면 영우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거나 타이를때 납득할 수 없으면 대답을 안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할머니한테 배운듯?
어린이집에 울면서 들어가긴 했는데 간식으로 준비된 떡과 딸기를 보고는 바로 울음을 그치고 맛있게 먹었나보다. 영우는 뭔가 더 달라고 할 때는 꼭 다섯개 더 달라고 하는데 딸기 다섯개 더 달라고 하면서 기분전환한듯.
오후에는 영우랑 전화통화하는 시간이 있었다. 최근에는 영우랑 영상통화하기가 매우 힘든데, 전날에도 아빠 가라고 해서 신랑이 좀 상처받았더랬다. 동생이 그러면 안된다고 교육을 시킨 모양인지 엄마 미안해요 한다. 오늘 저녁에 영상통화 할때는 전화 잘하기로 다짐받았는데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영우는 통화내내 신이 나있는 상태였고, '아굴타가 아굴타가' 하면서 전화기에 뭔가 주는 흉내를 내더라는데 뭘 한걸까.
드디어 저녁이 되어 영상통화의 시간. 오오, 책을 보고 있다! 아이패드로 전화가 온 것을 보았지만 계속해서 책을 본다. 한 권을 보고 나더니 읏차읏차하면서 책을 몇 권이나 더 들고 온다. 할머니가 책에 써있는대로 예쁘게 앉아요 라고 말했더니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짚으면서 예쁘게 앉아요라고 따라한다. 물론 뭔가를 알고 따라하는건 아니고, 손가락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책을 내게 보여주면서 엄마 책읽어줘 한다. 이럴 때는 함께 있어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한지. 책을 보면서 모래놀이 하는 내용이 나오니 모래놀이인줄 아는지 모래놀이라고 말한다. 해운대에서 모래놀이 한거 기억나냐고 하니 기억난다고 한다. 이러니 더 많은 것을 경험시켜주고싶지 않을수가 있나. 그나저나 이제 영우랑 영영 영상통화는 못할 줄 알았는데, 영우의 움직이는 모습은 동영상으로만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다행이다.
2016년 3월 23일 수요일
2016년 3월 22일 화요일
757일 영유아 건강검진
하마터면 24개월 검진을 빼먹을뻔 했다. 마감 이틀을 남기고 건강검진을 받고 왔다.
키 88cm(53%), 몸무게 13kg(58%), 머리둘레 49cm(56%)
다 양호하고 평균이다. 이렇게만 크면 참 좋겠네.
다음 미션은 치과 검진과 대소변 가리기.
할머니의 미션이겠지 ㅜㅜ
키 88cm(53%), 몸무게 13kg(58%), 머리둘레 49cm(56%)
다 양호하고 평균이다. 이렇게만 크면 참 좋겠네.
다음 미션은 치과 검진과 대소변 가리기.
할머니의 미션이겠지 ㅜㅜ
756일 영우의 놀이
블럭으로 비행기를 만들면서 혼잣말을 한다.
비행기, 출(출동이라고 말하려다 만 듯?)
멈춰
비행기가 갈게
비행기
비행기가 간다
슈우웅 날아갈래
라고 말하면서 비행기를 날리는 시늉을 하는데,
날개가 있어야 되는데 한쪽만 있다고 할아버지가 지적하자 바로 통에 던져 넣는다.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데 할아버지 때문에 현실로 돌아와서 삐친듯한 느낌이 드는건 그냥 기분 탓이겠지.
슈우웅 날아갈래 전까지 나름대로는 절도있게 말하는데 엄청 웃기다.
비행기, 출(출동이라고 말하려다 만 듯?)
멈춰
비행기가 갈게
비행기
비행기가 간다
슈우웅 날아갈래
라고 말하면서 비행기를 날리는 시늉을 하는데,
날개가 있어야 되는데 한쪽만 있다고 할아버지가 지적하자 바로 통에 던져 넣는다.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데 할아버지 때문에 현실로 돌아와서 삐친듯한 느낌이 드는건 그냥 기분 탓이겠지.
슈우웅 날아갈래 전까지 나름대로는 절도있게 말하는데 엄청 웃기다.
2016년 3월 20일 일요일
755일 아이패드 홀릭
전날 영우랑 통화를 못해서 오늘은 영상통화 길게 해야지~ 생각하고 전화를 걸었다. 영우가 전화벨소리를 듣고는 '기다리고 있었어요 엄마' 라고 했다지 뭔가. 그 얘기를 들으니 어찌나 좋던지.
그러나...아이패드가 영우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오니 말그대로 난리가 나서 통화 불능 상태가 되었다. 지난 주에도 영우가 아이패드로 색칠공부를 하고 있는데 신랑이 전화를 했더니 첫 마디가 '버스 색칠하고 있었는데'였다고 하는데, 색칠해야된다고 난리를 부리는 통에 거의 바로 전화를 끊은 모양이다. 다음 날에도 영우 어제 버스 색칠한다고 전화 빨리 끊었지? 했더니 또 버스 색칠하고 싶어서 난리가 나서 통화를 제대로 못했다. 너무 아이패드에 홀릭하는 것 같아서 엄마아빠가 아이패드를 안보이는 곳에 뒀었는데 전화가 오니 또 갖고놀고 싶어졌는지 난리난리.
그 와중에도 사랑해요라고 멘트를 날려주어서 우리가 잠시 설레어하는 사이에 빨리 끄라고 요구한다. 이건 뭐 알고 하는건 아니겠지만 상황이 어찌나 기막힌지, 암튼 그래서 얼굴보고 통화는 1분도 못했다. 이제 아이패드에 뭐 누르면 뭐가 나오는지 대충 알아서 몇십분씩 갖고 논다고 한다. 날때부터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다룰 수 있는 세대의 아이가 맞구나.
그러나...아이패드가 영우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오니 말그대로 난리가 나서 통화 불능 상태가 되었다. 지난 주에도 영우가 아이패드로 색칠공부를 하고 있는데 신랑이 전화를 했더니 첫 마디가 '버스 색칠하고 있었는데'였다고 하는데, 색칠해야된다고 난리를 부리는 통에 거의 바로 전화를 끊은 모양이다. 다음 날에도 영우 어제 버스 색칠한다고 전화 빨리 끊었지? 했더니 또 버스 색칠하고 싶어서 난리가 나서 통화를 제대로 못했다. 너무 아이패드에 홀릭하는 것 같아서 엄마아빠가 아이패드를 안보이는 곳에 뒀었는데 전화가 오니 또 갖고놀고 싶어졌는지 난리난리.
그 와중에도 사랑해요라고 멘트를 날려주어서 우리가 잠시 설레어하는 사이에 빨리 끄라고 요구한다. 이건 뭐 알고 하는건 아니겠지만 상황이 어찌나 기막힌지, 암튼 그래서 얼굴보고 통화는 1분도 못했다. 이제 아이패드에 뭐 누르면 뭐가 나오는지 대충 알아서 몇십분씩 갖고 논다고 한다. 날때부터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다룰 수 있는 세대의 아이가 맞구나.
754일 아빠곰은 뭐먹고 사니?
아침에 아빠가 올려주신 영우 동영상.
밥을 먹는 중에 갑자기(앞서 할아버지와 나누던 이야기의 연장일수도 있지만) 아빠곰은 뭐먹고 사니? 한다. 그 발음고 사투리 섞인 억양과 표정이 너무 귀여워서 주말내내 보고 또 봤다. 아, 귀여운 녀석.
아빠가 아빠곰은 물고기를 잡아먹는데, 아빠곰만 먹는게 아니고 아기곰도 먹어야겠지?했더니 영우가 엄마곰도, 엄마곰도 물고기 주고. 한다. 아, 이 기특한 녀석. 괜히 엄마곰에 나를 이입해서 엄마곰 먹는 것 챙겨준 영우한테 감동 먹는다.
밥을 먹는 중에 갑자기(앞서 할아버지와 나누던 이야기의 연장일수도 있지만) 아빠곰은 뭐먹고 사니? 한다. 그 발음고 사투리 섞인 억양과 표정이 너무 귀여워서 주말내내 보고 또 봤다. 아, 귀여운 녀석.
아빠가 아빠곰은 물고기를 잡아먹는데, 아빠곰만 먹는게 아니고 아기곰도 먹어야겠지?했더니 영우가 엄마곰도, 엄마곰도 물고기 주고. 한다. 아, 이 기특한 녀석. 괜히 엄마곰에 나를 이입해서 엄마곰 먹는 것 챙겨준 영우한테 감동 먹는다.
751일 무슨 놀이?
영우랑 통화를 하던 중에 뭐라뭐라 하다가 '엄마 잡아먹는다'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엄마 잡아먹는다고? 늑대가 잡아먹는다고? 했더니 아니아니라고 하는데 영우는 지금 무슨 놀이를 하고 있는걸까? 엄마 말로는 오늘 어린이집에서 무슨 놀이를 한건지 비슷하게 뭐라뭐라 하다가 늑대 얘기도 했다가 '할머니 잡아먹는다' 하길래 아이고 무서워라 살려주세요 했더니 영우가 깔깔깔 넘어갔다고 한다.
여기서 엄마와 나의 리액션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그저 영우가 뭐라고 하는지, 정확한 워딩이 알고 싶어서 되물을 뿐이고, 엄마는 영우가 뭐라고 하든지 앞뒤 맥락을 잘 모르더라도 영우 수준에 맞추어 리액션을 해주신다. 아이와 놀아주려면 엄마처럼 반응해줘야 아이도 신날텐데 아휴, 난 왜 이럴까.
여기서 엄마와 나의 리액션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그저 영우가 뭐라고 하는지, 정확한 워딩이 알고 싶어서 되물을 뿐이고, 엄마는 영우가 뭐라고 하든지 앞뒤 맥락을 잘 모르더라도 영우 수준에 맞추어 리액션을 해주신다. 아이와 놀아주려면 엄마처럼 반응해줘야 아이도 신날텐데 아휴, 난 왜 이럴까.
749일 우유
영우가 자석 칠판을 갖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데, 동생은 이 틈을 타 한글을 가르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기역, 니은부터 체계적으로 가르치려는 것은 아니고 이름이나 단어 만들어놓고 가르쳐주는 정도?
동생이 '우유'를 붙여주고 말을 해주었던 모양인데 영우가 우유를 맞춰서 붙였나보지? 동생이 할머니한테 보여주자며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우유를 만들어보라고 하니 동그라미 두 개 밑에 ㅜ와 ㅠ를 갖고 오기는 한다. 처음엔 유우를 만들었으나 옆에서 이모가 계속 영우야 우가 뭐지? 하니 결국에는 우유를 맞춘다. 이모가 우와~ 하는 반응을 보이자 영우도 신나서 깡총깡총 뛰면서 소리를 질러댄다. 옆에서 지켜보시던 할머니 할아버지도 잘했다고 박수 쳐주니 영우는 더 신난다. 모두 이렇게 대견해하고 신나하는데 이건 너무 억지스럽다고 생각하는 나, 비정상인가요?
동생이 '우유'를 붙여주고 말을 해주었던 모양인데 영우가 우유를 맞춰서 붙였나보지? 동생이 할머니한테 보여주자며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우유를 만들어보라고 하니 동그라미 두 개 밑에 ㅜ와 ㅠ를 갖고 오기는 한다. 처음엔 유우를 만들었으나 옆에서 이모가 계속 영우야 우가 뭐지? 하니 결국에는 우유를 맞춘다. 이모가 우와~ 하는 반응을 보이자 영우도 신나서 깡총깡총 뛰면서 소리를 질러댄다. 옆에서 지켜보시던 할머니 할아버지도 잘했다고 박수 쳐주니 영우는 더 신난다. 모두 이렇게 대견해하고 신나하는데 이건 너무 억지스럽다고 생각하는 나, 비정상인가요?
748일 성민이 백일잔치
첫 조카 성민이의 백일잔치. 애기 보느라 정신 없을텐데 제법 이쁘게 백일상도 차려놨다. 성민이는 통통한 허벅지를 범보 의자에 밀어넣고는 의젓하게 앉아서 사진을 찍는다. 영우 백일 때 생각나네 그려. 성민이 안고 다같이 사진을 찍는데 나중에 영우 사진을 보니 얘는 뭘 안다고, 씨익 웃고 있는 표정이 어쩜 그리 웃긴지 모른다.
성민이도 영우도 타이밍 잘 맞춰서 이동중에 잠이 든 덕분에 어른들은 편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성민이 건강하게 잘 크자~ 세상에 나와서 백일동안 애썼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 영우도 성민이 때리지 말자~ 제발~
성민이도 영우도 타이밍 잘 맞춰서 이동중에 잠이 든 덕분에 어른들은 편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성민이 건강하게 잘 크자~ 세상에 나와서 백일동안 애썼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 영우도 성민이 때리지 말자~ 제발~
747일 놀이방
좋아하는 곰세마리 노래가 나오면 영우는 어른들을 일으켜세운다. 그리고 손을 잡고 점프를 시작한다. 요즘들어 소파나 침대에서도 왕왕 점프를 하길래 이제 방방이 좀 탈 수 있으려나 싶어 놀이방에 데려갔다.
토요일의 놀이방은 생각보다 큰 아이들이 너무 많았다. 영우가 제일 어린데다 방방이 특성상 잘 보고 있지 않으면 조금 위험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영우도 좀 무서운건지, 생각처럼 점프가 잘 안되는지 방방이에서는 제대로 못 놀았다.
그러나 자동차들이 한가득, 재미있는 미끄럼틀과 흔들목마, 편백나무 놀이터에서 좋아하는 불도저로 퍼나르기를 할 수 있으니 영우는 신난다. 한 시간만 있을까 하다가 두 시간 했는데, 두 시간이 지나도 나오기 싫어하는지 원. 놀 땐 좋았는데 갑자기 콧물이 심해지고 코가 꽉 막혀서 엄마한테 완전 죄송 ㅜㅜ
그나저나 요즘 영우는 어린이집에서 텃세부린단다. 새로온 친구들이 아직 적응이 잘 안되어서인지 많이들 우는데, 영우가 달래주며 울지마 하다가 계속 울면 그냥 때린단다. 끄응 그러면 안된다고 이야기하긴 하는데 이걸 어쩌나. 한 성격 하는 나영우.
토요일의 놀이방은 생각보다 큰 아이들이 너무 많았다. 영우가 제일 어린데다 방방이 특성상 잘 보고 있지 않으면 조금 위험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영우도 좀 무서운건지, 생각처럼 점프가 잘 안되는지 방방이에서는 제대로 못 놀았다.
그러나 자동차들이 한가득, 재미있는 미끄럼틀과 흔들목마, 편백나무 놀이터에서 좋아하는 불도저로 퍼나르기를 할 수 있으니 영우는 신난다. 한 시간만 있을까 하다가 두 시간 했는데, 두 시간이 지나도 나오기 싫어하는지 원. 놀 땐 좋았는데 갑자기 콧물이 심해지고 코가 꽉 막혀서 엄마한테 완전 죄송 ㅜㅜ
그나저나 요즘 영우는 어린이집에서 텃세부린단다. 새로온 친구들이 아직 적응이 잘 안되어서인지 많이들 우는데, 영우가 달래주며 울지마 하다가 계속 울면 그냥 때린단다. 끄응 그러면 안된다고 이야기하긴 하는데 이걸 어쩌나. 한 성격 하는 나영우.
744일 첫 자장면
거의 매일 집에 들러서 영우랑 놀아주는 고마운 내 동생. 이 날은 제부가 야근인지, 저녁도 먹고 갔다. 자장면과 짬뽕을 시켜서 먹는데, 영우가 조금 관심을 보이길래 먹어볼래? 했더니 처음에는 거부하다가 먹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맛있다 맛있다 하면서 정말 맛있게 먹는다. 이제 자장면 다 먹어서 없다고 하니 엄마의 짬뽕까지 넘봤지만 맵다는 이야기에 바로 포기. 이어서 남은 자장 소스와 양파를 더해 밥을 비벼서는 또 다 먹었다. 그래, 처음 자장을 맛보면 얼마나 맛있을까, 충분히 이해가 된다.
다음 날 동생이 자장가루를 사와서 엄마가 야채 다져넣고 또 자장밥을 만들어주셨는데 영우는 입가에 소스를 묻혀가며, 후후 불어가며 정말 맛있게 먹는다. 우리한테 전화해서는 아빠 자장면 사주세요, 엄마 자장면 사주세요 하는데 어찌나 웃기던지. 그래 얼마든지 사주지, 잘 먹으니 좋구나~
그리고 이 날은 알파고와 이세돌의 첫 대국이 있었던 날이다. 영우와 통화를 하면서 영우야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야, 인공지능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던 날이야. 했더니 역사적이라고? 한다. 오늘을 기억하렴.
다음 날 동생이 자장가루를 사와서 엄마가 야채 다져넣고 또 자장밥을 만들어주셨는데 영우는 입가에 소스를 묻혀가며, 후후 불어가며 정말 맛있게 먹는다. 우리한테 전화해서는 아빠 자장면 사주세요, 엄마 자장면 사주세요 하는데 어찌나 웃기던지. 그래 얼마든지 사주지, 잘 먹으니 좋구나~
그리고 이 날은 알파고와 이세돌의 첫 대국이 있었던 날이다. 영우와 통화를 하면서 영우야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야, 인공지능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던 날이야. 했더니 역사적이라고? 한다. 오늘을 기억하렴.
743일 영어 수업
한 살 더 먹었다고 어린이집에서 특별활동이 많아졌다. 야외활동도 할 예정이라고 하고, 체육 선생님, 미술 선생님도 초청하고, 영어 선생님도 초청해서 특별 수업을 한다고 한다.
이 날은 처음으로 영어 수업을 하였는데 선생님이 몸으로 알파벳 만드는걸 가르쳐주었나보다. 그러나, 도대체 누가 알파벳에 관심이 있겠느냔 말이지. 세 살 반이지만 만 2세도 안된 애들이 대부분인데 왜 이런 수업을 하는걸까. 그런 와중에 알파벳을 아는 영우는 선생님의 수업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는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열심히 따라했다고 한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 영어 선생님이 영우보고 네 살이냐고 물어봤다고 하여 모두가 영우를 자랑스러워한다.
며칠 지나고 대구에 내려가서 영우한테 몸으로 알파벳 만드는거 배웠다며? 엄마 보여줘봐 했더니 H를 만든다며 일어서서는 다리를 직각으로 들어올려 벽에 갖다댄다. 엄마 표현으로는 눈이 반들반들하게 쳐다봤다고 하더니만 뭔가 기억나긴 하나보다.
그로부터 또 며칠 지나서야 어린이집에서 영어 수업시간의 사진을 카페에 올려줬는데 정말 영우만 뭔가 따라하고 있다. 그리고 초반에 함께 수업을 듣던 다른 아이들은 다들 어디로 간 것인지 사진 속에서 사라졌다.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데 호기심을 갖고 시키는대로 따라하는 것이 참 신기하다. 팔불출 같아 보이겠지만, 내가 선생님이라도 영우가 기특하긴 할 것 같다.
이 날은 처음으로 영어 수업을 하였는데 선생님이 몸으로 알파벳 만드는걸 가르쳐주었나보다. 그러나, 도대체 누가 알파벳에 관심이 있겠느냔 말이지. 세 살 반이지만 만 2세도 안된 애들이 대부분인데 왜 이런 수업을 하는걸까. 그런 와중에 알파벳을 아는 영우는 선생님의 수업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는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열심히 따라했다고 한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 영어 선생님이 영우보고 네 살이냐고 물어봤다고 하여 모두가 영우를 자랑스러워한다.
며칠 지나고 대구에 내려가서 영우한테 몸으로 알파벳 만드는거 배웠다며? 엄마 보여줘봐 했더니 H를 만든다며 일어서서는 다리를 직각으로 들어올려 벽에 갖다댄다. 엄마 표현으로는 눈이 반들반들하게 쳐다봤다고 하더니만 뭔가 기억나긴 하나보다.
그로부터 또 며칠 지나서야 어린이집에서 영어 수업시간의 사진을 카페에 올려줬는데 정말 영우만 뭔가 따라하고 있다. 그리고 초반에 함께 수업을 듣던 다른 아이들은 다들 어디로 간 것인지 사진 속에서 사라졌다.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데 호기심을 갖고 시키는대로 따라하는 것이 참 신기하다. 팔불출 같아 보이겠지만, 내가 선생님이라도 영우가 기특하긴 할 것 같다.
742일 입가리고 에헤헤
어디서 보고 그렇게 웃는건지 손으로 입을 가리고 몸을 앞으로 숙이면서 에헤헤 웃는다. 누가 그렇게 웃냐고 하니 '지민이가' 했다는데 웬만한건 다 지민이라고 답하기 때문에 사실 관계는 알 수 없다.
몸이 앞으로 쏟아지듯 웃고 나서는 스스로도 재미있는지 헤벌쭉 웃는다. 지금은 그렇게 웃지 않는데 이틀간은 신이나서 입가리고 웃기를 반복한다.
몸이 앞으로 쏟아지듯 웃고 나서는 스스로도 재미있는지 헤벌쭉 웃는다. 지금은 그렇게 웃지 않는데 이틀간은 신이나서 입가리고 웃기를 반복한다.
2016년 3월 16일 수요일
741일 노래하기
영상통화를 하는데 동요를 틀어놓고 놀던 중이었나보다. 솜사탕 노래를 부르고 있길래 신랑이랑 같이 불러줬는데 커다란 솜사탕 하니까 엄청 좋아한다. 그게 시작이었다. 이후로 계속 이어지는 동요 메들리, 음정은 없다시피 하지만 언제 이렇게 많은 노래의 가사를 익혔나 모르겠다. (블로그에 쓴 적이 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중복일지도 모르지만) 신랑이 생각하기에 영우의 음정이 좋지 않은 이유는 말을 빨리 하게 되는 바람에 가사를 듣느라 음정을 제대로 익힐 수가 없었기 때문이란다. 그냥 유전 아니고?
평소 레퍼토리인 곰세마리도 부르고 거미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를 부르는데 거미 노래는 꽤나 정확한 가사로 부른다. 빵 터진 것은 펠리스 나비다를 부르는 모습이었는데, 나비를 아니까 '나비다'란 말이 웃긴지 '나비다~~~'하면서 한참동안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것이 이런건가보다.
평소 레퍼토리인 곰세마리도 부르고 거미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를 부르는데 거미 노래는 꽤나 정확한 가사로 부른다. 빵 터진 것은 펠리스 나비다를 부르는 모습이었는데, 나비를 아니까 '나비다'란 말이 웃긴지 '나비다~~~'하면서 한참동안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것이 이런건가보다.
739일 일상
영우는 이제 알파벳을 꽤 많이 안다. 시작은 폴리, 헬리, 앰버, 로이를 뜻하는 P, H, A, R였고, W를 거꾸로하면 M이 되는 것을 재미있어 했고, 이제는 몸으로 만들어볼 수 있는 X, Y를 재미있어한다. 엄마아빠가 신나서 S 찾아봐라, F 찾아봐라 하면 제법 잘 찾는다. 모든 알파벳을 다 아는건 아니지만 한글보다 알파벳에 먼저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그런 영우를 보면서 동생도 매우 뿌듯해하고 있는 중.
알파벳 놀이를 하느라 칠판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니 마커로 그림도 많이 그린다. 그림이라고 하기는 뭐하고 그저 낙서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작은 동그라미에서 시작해서 점점 크게 그리더니 동그라미가 커지네 한다. 그냥 낙서가 아니고 나름대로는 동그라미를 그리던거였나보다.
알파벳 놀이를 하느라 칠판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니 마커로 그림도 많이 그린다. 그림이라고 하기는 뭐하고 그저 낙서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작은 동그라미에서 시작해서 점점 크게 그리더니 동그라미가 커지네 한다. 그냥 낙서가 아니고 나름대로는 동그라미를 그리던거였나보다.
737일 일상
날씨가 좀 풀려서 어린이집 하원하는 길에 운동장에 들린 모양이다. 축구를 하던 동네 아이들이 영우가 공을 찰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 영우는 형아들 덕분에 공을 제법 툭툭 차며 놀았다. 착한 형아들, 고마운지.
친구가 물려준 장화가 있는데 영우가 신발 신는거 좋아해서 엄마가 숨겨놓으신 것을 어떻게 발견했는지 장화를 신고 논다. '비가 오면 첨벙첨벙 장화' 하면서 신고 다니는데 핑크퐁 동화 중에 내 장화라는 타이틀에 비가 오면 첨벙첨벙이라는 말이 나온다. 기억한걸까?
동생이 해운대 갔을 때 영우랑 신랑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영우에게 보여줬나보다. 영우야 여기가 어디야? 하니까 해운대 한다. 요즘은 어디든 물어보면 해운대라고 대답하는 것으로 보아 예전에 제주도도 정말로 추억이 있는 것은 아닌모양이다. 어땠어? 하니까 '벌갰어' 하더란다. 그래, 해운대에서는 내내 얼굴이 벌갰었지. 금세 나아져서 다행이야 ㅜㅜ
오늘도 칠판 앞에서 즐거운 영우는 이응 모양 자석으로 버스 바퀴를 만들어 놀고 있다. 칠판에 마커와 지우개도 있는데 지우개가 칠판에 붙어 있는 것을 보고는 지우개가 붙는지 몰랐네 했더니 '붙는지 몰랐어? 영우도 몰랐어' 하더란다.
이 날은 어린이날의 새학기가 시작되는 날이다. 처음 등원하는 아이들은 적응기간동안 엄마와 함께 와서 한시간 정도 있다가 간다. 간식으로 알파벳 비스킷이 나왔나본데 영우가 K를 꺼내 먹으면서 케이라고 외치니 아줌마들이 천재라며 난리가 나서 어린이집 선생님이 으쓱했다고 한다.
어린이집의 다른 여자아이들보다 영우가 말이 더 빠른 편인데, 명준이도 요즘 말을 시작하려고 하는지 뭐라고 뭐라고 말을 하더란다. 명준이가 더더더 뭐라고 말을 하자 영우가 옆에서 뭐라고? 뭐라고? 그러고 있더란다. 그 얘기를 선생님께 전해 들은 엄마가 영우에게 명준이 뭐라고 말하던데? 라고 물으니 더더더 하더란다. 아이들만의 언어가 있어서 뭐라고 말하던지간에 다 통하는건 아니었구나.
친구가 물려준 장화가 있는데 영우가 신발 신는거 좋아해서 엄마가 숨겨놓으신 것을 어떻게 발견했는지 장화를 신고 논다. '비가 오면 첨벙첨벙 장화' 하면서 신고 다니는데 핑크퐁 동화 중에 내 장화라는 타이틀에 비가 오면 첨벙첨벙이라는 말이 나온다. 기억한걸까?
동생이 해운대 갔을 때 영우랑 신랑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영우에게 보여줬나보다. 영우야 여기가 어디야? 하니까 해운대 한다. 요즘은 어디든 물어보면 해운대라고 대답하는 것으로 보아 예전에 제주도도 정말로 추억이 있는 것은 아닌모양이다. 어땠어? 하니까 '벌갰어' 하더란다. 그래, 해운대에서는 내내 얼굴이 벌갰었지. 금세 나아져서 다행이야 ㅜㅜ
오늘도 칠판 앞에서 즐거운 영우는 이응 모양 자석으로 버스 바퀴를 만들어 놀고 있다. 칠판에 마커와 지우개도 있는데 지우개가 칠판에 붙어 있는 것을 보고는 지우개가 붙는지 몰랐네 했더니 '붙는지 몰랐어? 영우도 몰랐어' 하더란다.
이 날은 어린이날의 새학기가 시작되는 날이다. 처음 등원하는 아이들은 적응기간동안 엄마와 함께 와서 한시간 정도 있다가 간다. 간식으로 알파벳 비스킷이 나왔나본데 영우가 K를 꺼내 먹으면서 케이라고 외치니 아줌마들이 천재라며 난리가 나서 어린이집 선생님이 으쓱했다고 한다.
어린이집의 다른 여자아이들보다 영우가 말이 더 빠른 편인데, 명준이도 요즘 말을 시작하려고 하는지 뭐라고 뭐라고 말을 하더란다. 명준이가 더더더 뭐라고 말을 하자 영우가 옆에서 뭐라고? 뭐라고? 그러고 있더란다. 그 얘기를 선생님께 전해 들은 엄마가 영우에게 명준이 뭐라고 말하던데? 라고 물으니 더더더 하더란다. 아이들만의 언어가 있어서 뭐라고 말하던지간에 다 통하는건 아니었구나.
2016년 3월 15일 화요일
736일 일상
영우랑 물감놀이를 했다. 지난번에 잠깐 놀다가 밥먹을 때가 되서 치웠더니 엄청 울었던 기억 때문에 이번엔 영우가 그만하고 싶어할때까지 해주려고 마음을 먹었다. 해보자는 색깔 다 풀어주며 열심히 했지만 영우는 색깔보다는 붓을 물에 적시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팔렛트 대용으로 쓰고 있던 플라스틱 뚜껑에 물감을 풀어놓았지만 붓에 묻힌 물감을 물통에 다 씻어내고 스케치북에는 맹물만 칠한다. 그리고는 어서 헌 물감 닦고 새 물감 내놓으라고 재촉한다. 그래도 영우가 그만하자할때까지 했으니 성공적.
작년에 영우가 우리집에 왔을 때 냉장고에 붙은 자석을 재미있어하는 것을 보고 자석칠판을 사고 싶었는데, 둘 곳이 마땅치 않아 포기했었다. 내 마음을 알았는지 이모들이 생일선물로 자석칠판을 사주었다. 덕분에 영우는 칠판 앞을 떠날줄 모르고 동생은 한글을 가르치겠다는 야심찬 의지를 보인다. 세 살 전에 한글 떼면 영재라나;
영우가 칠판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니 동생에게 사진찍어 보내려고 브이 해보라고 시켰더니 어쭈, 제법 브이를 한다. 스스로도 신기했던지 자기 손가락을 물끄러미 쳐다보는데 웃긴지. 어린이집에서 알려줬는지 사진 찍자 하니까 김치도 한다. 점점 사람이 되어가는 영우.
작년에 영우가 우리집에 왔을 때 냉장고에 붙은 자석을 재미있어하는 것을 보고 자석칠판을 사고 싶었는데, 둘 곳이 마땅치 않아 포기했었다. 내 마음을 알았는지 이모들이 생일선물로 자석칠판을 사주었다. 덕분에 영우는 칠판 앞을 떠날줄 모르고 동생은 한글을 가르치겠다는 야심찬 의지를 보인다. 세 살 전에 한글 떼면 영재라나;
영우가 칠판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니 동생에게 사진찍어 보내려고 브이 해보라고 시켰더니 어쭈, 제법 브이를 한다. 스스로도 신기했던지 자기 손가락을 물끄러미 쳐다보는데 웃긴지. 어린이집에서 알려줬는지 사진 찍자 하니까 김치도 한다. 점점 사람이 되어가는 영우.
735일 일상
영우가 제법 젓가락질을 한다. 젓가락은 물론 유아용으로 손가락을 끼울 수 있게 만들어진 것. 손가락 끼우는 공간에 손가락을 넣은 것도 아닌데 어떻게 젓가락을 움직이는 것인지, 제법 젓가락을 움직여 밥을 떠먹는다.
하루 한마디, 사투리 배우기.
엄마가 영우 자러 가야하니 불 끄라고 하니까 영우가 불 끄이소 한다. 웃기군 그려.
하루 한마디, 사투리 배우기.
엄마가 영우 자러 가야하니 불 끄라고 하니까 영우가 불 끄이소 한다. 웃기군 그려.
2016년 3월 10일 목요일
734일 부산여행 둘째 날
간밤에 영우는 또 새벽에 깨서 울고불고 난리였다. 잠자리가 바뀌니 베개 다른거 가져오라고, 이불 다른거 덮겠다고, 물 마시고 싶은데 자기 물컵 없다고 짜증을 부렸나보다. 그리고 계속 나가자고 나가자고... 불쌍한 우리 엄마 ㅜㅜ
그래도 아침에는 늦게 일어나서 컨디션이 조금 회복되었는지 아침밥도 잘 먹고 어제 사놓은 빵도 맛있다며 큰거 먹겠다며 다 먹었다. 숙소 옆은 공사장이었는데 영우가 좋아하는 중장비차들이 내려다보여서 포크레인, 덤프트럭, 지게차를 보면서 한참동안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체크아웃하고 다시 해운대에 들러 준비해온 연을 날려보았다. 동네 놀이터에서는 전력질주를 해도 연나리기가 쉽지 않더니, 바닷가에 오니 바람이 많이 불어 연날리기엔 최적의 장소이다. 영우도 연줄 한 번 잡아보고, 아직 비둘기인지 갈매기인지 구분은 못하지만 열심히 뛰어다녀보고, 들이치는 파도를 보며 물 속에 들어가보고 싶다는 주장도 펼쳤다.
영우가 자 준 덕분에 어른들은 바다가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아 회도 먹고, 잠에서 깬 영우의 타이밍에 맞추어 바로 옆 선착장에서는 유람선도 출발해주고, 더베이 101에 가서 지난번에도 맛있게 먹었던 크레이프 케잌을 맛있게 먹고, 돌아오는 길에도 영우는 차 안에서 잘 자주었다. 이 정도면 충분해! 다음엔 좀 더 나아지겠지~ 물론 엄마는..다음부턴 엄마 빼고 너네끼리만 여행가라고 하셨다 ㅜㅜ
이번 여행의 교훈은 여행을 갈 때에는 하룻밤만 자더라도 베개, 이불, 물컵을 챙겨야 한다는 것.
그래도 아침에는 늦게 일어나서 컨디션이 조금 회복되었는지 아침밥도 잘 먹고 어제 사놓은 빵도 맛있다며 큰거 먹겠다며 다 먹었다. 숙소 옆은 공사장이었는데 영우가 좋아하는 중장비차들이 내려다보여서 포크레인, 덤프트럭, 지게차를 보면서 한참동안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체크아웃하고 다시 해운대에 들러 준비해온 연을 날려보았다. 동네 놀이터에서는 전력질주를 해도 연나리기가 쉽지 않더니, 바닷가에 오니 바람이 많이 불어 연날리기엔 최적의 장소이다. 영우도 연줄 한 번 잡아보고, 아직 비둘기인지 갈매기인지 구분은 못하지만 열심히 뛰어다녀보고, 들이치는 파도를 보며 물 속에 들어가보고 싶다는 주장도 펼쳤다.
영우가 자 준 덕분에 어른들은 바다가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아 회도 먹고, 잠에서 깬 영우의 타이밍에 맞추어 바로 옆 선착장에서는 유람선도 출발해주고, 더베이 101에 가서 지난번에도 맛있게 먹었던 크레이프 케잌을 맛있게 먹고, 돌아오는 길에도 영우는 차 안에서 잘 자주었다. 이 정도면 충분해! 다음엔 좀 더 나아지겠지~ 물론 엄마는..다음부턴 엄마 빼고 너네끼리만 여행가라고 하셨다 ㅜㅜ
이번 여행의 교훈은 여행을 갈 때에는 하룻밤만 자더라도 베개, 이불, 물컵을 챙겨야 한다는 것.
733일 부산여행 첫날
영우 생일 기념으로 엄마아빠 동생부부와 함께 부산에 여행을 가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며칠 전 열감기를 앓았던 영우는 이날 아침부터 얼굴에 벌겋게 열꽃이 피어올랐다. 처음엔 열꽃인지 모르고 뭘 잘못먹은건지, 알러지인지 걱정했는데 병원에 가보았더니 열감기를 앓으면 열이 내린 후에 며칠씩 열꽃이 핀다고, 특별한 처방도 없고 시간이 지나야 가라앉는다고 한다. 원인을 알고 나니 마음은 편하고 영우도 아파하거나 가려워하거나 하진 않는데 보고있자니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여행은 강행하는 우리.
열이 나는건 아니라지만 그래도 컨디션이 썩 좋은 상태는 아니어서 영우는 여행을 맘껏 즐기지는 못하였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에는 자느라 괜찮았는데 부산에 진입하면서 정체가 시작되자 깨어난 영우는 처음 몇 분간은 도로 위의 차들 보며 들떠 있고 레미콘과 덤프트럭을 보며 즐거워했지만 이내 지겨워한다. 목적지인 해운대 숙소까지 거의 다 왔으나 정체 때문에 더디 가자 내려내려를 외쳐서 신세계 센텀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안타깝게도 영우는 밥을 거의 먹지 않고 짜증을 부려서, 식당에서 소리지르고 이런 진상이 따로 없다. 식구들이 돌아가며 영우를 데리고 나가서 달래다가 옥상 정원으로 나가서 공룡 모형으로 꾸며놓은 공원에 가보았다. 아직 영우는 공룡에 크게 반응하지 않고 컨디션도 좋지 않아 사진은 별로 많이 못찍었지만 언제고 다시 한 번 오면 좋을 것 같은 곳이다.
이제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놓고 해변가로 나와서 시간을 보내는데, 영우는 바다를 보고 신났을까? 다른건 몰라도 모래가 신기했음은 틀림없다. 모래에 발을 딛자마자 모래를 손으로 한 번 만져보더니 쥐었다가 펴서 모래를 흘려보낸다. 모래놀이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나는 준비했던 장난감 삽을 쥐어주어서 영우는 해변에서 내내 삽질을 하며 즐거워했다. 바다와 파도와 갈매기에도 좀 반응해주었으면 좋았겠지만 모래에 집중하느라 갈매기에는 무관심.
모래놀이를 마치고 들어가서 쉬다가 동생부부 오는 시간에 맞추어 저녁을 먹으러 나가는데 영우는 나가기 싫어하는 눈치다. 나가기 싫어하는거 억지로 데리고 나갔더니 이제는 식당에 들어가는걸 싫어한다. 엄청 울어대서 우리도 모르게 웃었더니 웃지마 웃지마 한다. 식당 주위를 몇 바퀴나 돌고 이제 들어가도 되는지 허락을 받고서야 겨우 식당에 입장했는데 다행히 저녁을 잘 먹었다. 그러나 식당에서도 문제가 생기는데 바로 수저통을 쏟아보고 싶어한다는 것. 집에서 통 안에 있는 물건들을 맘대로 쏟으면서 놀다보니 식당에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구나. 못하게 했더니 울면서 울지마 울지마 한다. 이것은 눈물을 닦으라는 뜻. 아휴, 생일 기념으로 온 여행인데 영우도 힘들고 할머니 껌딱지가 되어 엄마도 힘든 여행이 되었구나.
열이 나는건 아니라지만 그래도 컨디션이 썩 좋은 상태는 아니어서 영우는 여행을 맘껏 즐기지는 못하였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에는 자느라 괜찮았는데 부산에 진입하면서 정체가 시작되자 깨어난 영우는 처음 몇 분간은 도로 위의 차들 보며 들떠 있고 레미콘과 덤프트럭을 보며 즐거워했지만 이내 지겨워한다. 목적지인 해운대 숙소까지 거의 다 왔으나 정체 때문에 더디 가자 내려내려를 외쳐서 신세계 센텀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안타깝게도 영우는 밥을 거의 먹지 않고 짜증을 부려서, 식당에서 소리지르고 이런 진상이 따로 없다. 식구들이 돌아가며 영우를 데리고 나가서 달래다가 옥상 정원으로 나가서 공룡 모형으로 꾸며놓은 공원에 가보았다. 아직 영우는 공룡에 크게 반응하지 않고 컨디션도 좋지 않아 사진은 별로 많이 못찍었지만 언제고 다시 한 번 오면 좋을 것 같은 곳이다.
이제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놓고 해변가로 나와서 시간을 보내는데, 영우는 바다를 보고 신났을까? 다른건 몰라도 모래가 신기했음은 틀림없다. 모래에 발을 딛자마자 모래를 손으로 한 번 만져보더니 쥐었다가 펴서 모래를 흘려보낸다. 모래놀이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나는 준비했던 장난감 삽을 쥐어주어서 영우는 해변에서 내내 삽질을 하며 즐거워했다. 바다와 파도와 갈매기에도 좀 반응해주었으면 좋았겠지만 모래에 집중하느라 갈매기에는 무관심.
모래놀이를 마치고 들어가서 쉬다가 동생부부 오는 시간에 맞추어 저녁을 먹으러 나가는데 영우는 나가기 싫어하는 눈치다. 나가기 싫어하는거 억지로 데리고 나갔더니 이제는 식당에 들어가는걸 싫어한다. 엄청 울어대서 우리도 모르게 웃었더니 웃지마 웃지마 한다. 식당 주위를 몇 바퀴나 돌고 이제 들어가도 되는지 허락을 받고서야 겨우 식당에 입장했는데 다행히 저녁을 잘 먹었다. 그러나 식당에서도 문제가 생기는데 바로 수저통을 쏟아보고 싶어한다는 것. 집에서 통 안에 있는 물건들을 맘대로 쏟으면서 놀다보니 식당에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구나. 못하게 했더니 울면서 울지마 울지마 한다. 이것은 눈물을 닦으라는 뜻. 아휴, 생일 기념으로 온 여행인데 영우도 힘들고 할머니 껌딱지가 되어 엄마도 힘든 여행이 되었구나.
732일 똥싸개
저녁에 영우가 응가를 하였다. 엄마는 주방에 계시고 잠시 들린 동생이 전화통화를 하는 사이, 영우는 바지를 내리고 스스로 기저귀를 풀어제쳤다. 오마이갓.
그런데 기저귀에 응가한 것만으로는 모자라는지 영우 변기의 뚜껑을 열고 앉아서는 응가를 이어갔다고 한다. 덕분에 여기저기 온통 응가가...엄마도 자세한 설명은 피하셨지만 어땠을지 상상은 간다.
동생이 바로 나가야 하는 바람에 엄마 혼자 수습도 힘들고 씻기기도 힘들어 고생하셨나보다. 이제 곧 배변 훈련 해야할텐데 그럼 더할까? 의외로 잘해낼까? 영우야, 너의 능력을 보여줘~
그런데 기저귀에 응가한 것만으로는 모자라는지 영우 변기의 뚜껑을 열고 앉아서는 응가를 이어갔다고 한다. 덕분에 여기저기 온통 응가가...엄마도 자세한 설명은 피하셨지만 어땠을지 상상은 간다.
동생이 바로 나가야 하는 바람에 엄마 혼자 수습도 힘들고 씻기기도 힘들어 고생하셨나보다. 이제 곧 배변 훈련 해야할텐데 그럼 더할까? 의외로 잘해낼까? 영우야, 너의 능력을 보여줘~
2016년 3월 6일 일요일
731일 두 돌
영우 생일이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영우는 새벽에 깨서 한바탕 난리를 쳤다고 한다. 갑자기 다른 바지를 달라고 하여 온 집안의 바지를 다 꺼내주었는데도 계속 다른거 타령을 해서 삼십분 가량 바지를 안 입고 있었다는데, 몸도 안 좋은데 바지도 벗고 이게 무슨 난린가 모르겠다. 결국 바지의 난은 지나가는 경찰차 소리가 무섭다며 엄마한테 매달리는 것으로 마무리. 아침에 이 소식을 들으며, 여자들은 출산했던 달이 되면 몸이 아프다던데 영우도 2년 전 태어날 때의 고통이 생각나서 그런건 아닐테지라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 물론 나는 안 아팠다;
어린이집에서 생일파티를 해준다고 하지만 몸이 안 좋으니 파티를 미룰까 하다가 그냥 등원을 했다고 한다. 하루 종일 생일파티는 잘했을까, 몸은 괜찮을까, 어린이집에서 왜 사진은 안 올려줄까 정신이 팔려있다. 모자 쓰고 케이크 앞에서 손뼉치는 사진, 촛불 끄는 사진을 보니 제법 파티를 즐기는 것 같아 뿌듯하다. 엄마가 챙겨주신 생일상도 보기 좋다. 나는 그저 죄송할뿐.
어린이집에서 선물로 미역과 뽀로로 모형 케이크를 주었다고 한다. 뽀로로 케이크를 꺼내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촛불 끄는 시늉을 하는데, 이 모든 행사가 마음에 드는지 한 다섯 번 반복했다고 한다. 이제 제법 생일축하 노래를 노래처럼 부르긴 하는데 노래가 좀 슬프다. 이건 직접 들어봐야 재밌지만 또 생략.
작년 생일과 비교해보면 정말 많이 컸다 싶다. 두 돌이라니. 빨리 컸으면 싶기도 하지만 흘러가는 시간이 아쉽기도 하다. 영우야 건강하게 별 탈 없이 잘 커줘서 고맙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 생일 축하해!
그러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영우는 새벽에 깨서 한바탕 난리를 쳤다고 한다. 갑자기 다른 바지를 달라고 하여 온 집안의 바지를 다 꺼내주었는데도 계속 다른거 타령을 해서 삼십분 가량 바지를 안 입고 있었다는데, 몸도 안 좋은데 바지도 벗고 이게 무슨 난린가 모르겠다. 결국 바지의 난은 지나가는 경찰차 소리가 무섭다며 엄마한테 매달리는 것으로 마무리. 아침에 이 소식을 들으며, 여자들은 출산했던 달이 되면 몸이 아프다던데 영우도 2년 전 태어날 때의 고통이 생각나서 그런건 아닐테지라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 물론 나는 안 아팠다;
어린이집에서 생일파티를 해준다고 하지만 몸이 안 좋으니 파티를 미룰까 하다가 그냥 등원을 했다고 한다. 하루 종일 생일파티는 잘했을까, 몸은 괜찮을까, 어린이집에서 왜 사진은 안 올려줄까 정신이 팔려있다. 모자 쓰고 케이크 앞에서 손뼉치는 사진, 촛불 끄는 사진을 보니 제법 파티를 즐기는 것 같아 뿌듯하다. 엄마가 챙겨주신 생일상도 보기 좋다. 나는 그저 죄송할뿐.
어린이집에서 선물로 미역과 뽀로로 모형 케이크를 주었다고 한다. 뽀로로 케이크를 꺼내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촛불 끄는 시늉을 하는데, 이 모든 행사가 마음에 드는지 한 다섯 번 반복했다고 한다. 이제 제법 생일축하 노래를 노래처럼 부르긴 하는데 노래가 좀 슬프다. 이건 직접 들어봐야 재밌지만 또 생략.
작년 생일과 비교해보면 정말 많이 컸다 싶다. 두 돌이라니. 빨리 컸으면 싶기도 하지만 흘러가는 시간이 아쉽기도 하다. 영우야 건강하게 별 탈 없이 잘 커줘서 고맙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 생일 축하해!
730일 열감기
전 날 저녁부터 새벽에 열이 많이 났나보다. 계속 할머니만 찾고 너무 보채서 체온을 재 볼 엄두도 못내고 아침에 병원에 갔더니 38.4도로 좀 내려간 거 같더란다. 열이 금방 내려서 다행이긴 하지만 생일 앞두고 아프다니 이것이 말로만 듣던 생일치레인가. 어린이집도 안가는 바람에 영우는 할머니 껌딱지에 온종일 짜증이었다고 한다. ㅜㅜ
728일 영우와 통화
갑자기 동생한테서 전화가 와서 무슨 일인가 했는데 영우가 통화하고 싶어해서 전화했다고 한다. 진작에 잘 좀 적어둘걸,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ㅜㅜ
나랑 통화를 마치고 신랑한테도 전화를 했다길래 당시에는 나한테 전화해서 뭐라고 이야기했는지 이야기해주고, 신랑한테 전화해서 뭐라고 이야기했는지 물어봤는데 지금은 신랑도 나의 통화는 기억하지 못한다. 동생한테도 혹시 기억나냐고 물어봤으나 역시 기억하지 못한다. ㅜㅜ
신랑이랑은 엄마랑 통화했었다는 이야기하고 영우 지금 뭐하고 있는지 이야기했다고 한다. 나한테도 아빠 어디 있냐고 찾고 뭐하고 있다고 이야기한거 같긴 하다.
열흘 뒤, 영우와의 통화가 기억나지 않아 괴로워하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동생이 또 전화를 걸어왔는데 이번에는 녹음까지 해서 음성파일을 보내주었다! 배려돋는 내 동생.
여보세요~ 여보세요 엄마~ 하는데 그 목소리가 어찌나 귀여운지. 뭐하고 있었어?하니 이거이거하고 있다가 신발 신다가하며 뭐했는지 이야기 해주고 숫자 했다고도 한다. 그리고 끊을 때는 일하세요. 엄마 수고하세요. 한다. 동생과 엄마가 옆에서 계속 어떻게 말하라고 시키긴 했지만 정말 대화하는 것 같다. 신랑이랑 통화하면서도 자기 뭐했는지를 어찌나 설명하는지, 그게 재미있나보다. 그리고 아빠를 얼마나 외쳐대는지 신랑은 영우가 아빠를 좋아하는 것 같다며 엄청 뿌듯해한다. 이 파일은 며칠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무한재생중이고, 신랑은 아침 알람으로 쓰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점점 사람이 되어간다.
나랑 통화를 마치고 신랑한테도 전화를 했다길래 당시에는 나한테 전화해서 뭐라고 이야기했는지 이야기해주고, 신랑한테 전화해서 뭐라고 이야기했는지 물어봤는데 지금은 신랑도 나의 통화는 기억하지 못한다. 동생한테도 혹시 기억나냐고 물어봤으나 역시 기억하지 못한다. ㅜㅜ
신랑이랑은 엄마랑 통화했었다는 이야기하고 영우 지금 뭐하고 있는지 이야기했다고 한다. 나한테도 아빠 어디 있냐고 찾고 뭐하고 있다고 이야기한거 같긴 하다.
열흘 뒤, 영우와의 통화가 기억나지 않아 괴로워하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동생이 또 전화를 걸어왔는데 이번에는 녹음까지 해서 음성파일을 보내주었다! 배려돋는 내 동생.
여보세요~ 여보세요 엄마~ 하는데 그 목소리가 어찌나 귀여운지. 뭐하고 있었어?하니 이거이거하고 있다가 신발 신다가하며 뭐했는지 이야기 해주고 숫자 했다고도 한다. 그리고 끊을 때는 일하세요. 엄마 수고하세요. 한다. 동생과 엄마가 옆에서 계속 어떻게 말하라고 시키긴 했지만 정말 대화하는 것 같다. 신랑이랑 통화하면서도 자기 뭐했는지를 어찌나 설명하는지, 그게 재미있나보다. 그리고 아빠를 얼마나 외쳐대는지 신랑은 영우가 아빠를 좋아하는 것 같다며 엄청 뿌듯해한다. 이 파일은 며칠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무한재생중이고, 신랑은 아침 알람으로 쓰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점점 사람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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