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8일 월요일

나란 사람은

가끔씩 나도 내가 이상하게 느껴지고 좀 부끄러울 때가 있다.
영우가 설사할 때 설사를 하면 분유를 좀 묽게 타주라는 얘기가 있어서 의식적으로 좀 묽게 탔다. 얼마를 탔느냐고? 160 분유 분량에 물을 좀 더해서 170. 나는 좀 묽게 타주라고 하면 얼마나 묽게 타야할지 전혀 모르겠다. 한스푼을 덜 넣어야 할지, 반스푼을 덜 넣어야 할지, 두스푼을 덜 넣어야 할지. 병원에서도 좀 묽게 타주라고 하길래 얼마나 묽게 넣으라는건지 결국 물어보았다. 160 먹는다면 세 스푼, 한 스푼 덜 넣는거다. 신랑은 그 정도일거 같지 않더냐며 커먼센스가 없다고 난리난리.
유산균을 처방 받아왔는데 물에 타서 먹이라고 한다. 물 얼만큼에 타서 먹여야 할지 역시 전혀 모르겠다. 그래서 약국에 전화해봤더니 200cc에 타서 먹이라고. 아니 얘가 분유도 200을 못 먹는데 유산균을 탄 맹물을 200cc나? 패닉에 빠져 병원에 전화해봤더니 간호사는 먹을만큼 타 먹이란다. 이건 또 무슨 소리, 몇 cc를 말하느거냐고 하니까 한스푼이랬다가, 녹을 만큼이랬다가, 20cc랬다가 나를 더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래서 다시 약국에 전화했더니 아까는 자기가 약을 착각했다며 10cc정도에 녹이랜다. 신랑은 그 정도일거 같지 않더냐며 커먼센스가 없다고 난리난리.
할리스에서 이벤트를 하여 아이스커피를 만들 수 있는 잔을 받아왔다. 뭐 특별한 건 아니고 잔에 눈금이 있어서 얼음을 얼만큼 채워야 할지, 드립커피를 어느 정도까지 내려야 할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렇잖아도 드립커피 마실때면 어느 정도 내려야할지 몰라서 대충대충 했는데 가이드가 있으니 참 좋다. 신랑에게 커피를 내려주며 너무 좋아라 했더니, 보통은 잔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좋아해야 하는거 아니냐며 잔에 매뉴얼이 있어서 좋아한다니 정상은 아닌거 같다고 한다.
음, 나란 사람은 정말 왜 이래?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