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도 로비에서 발레리노를 보았다. 갈라 공연의 해설을 맡은 김경식인데 이 친구도 국립발레단의 형제 발레리노이다. 신랑이 사진을 찍어주었는데 어찌나 엉망으로 찍었는지, 나는 그렇다치고 김경식도 도저히 발레리노의 비율이라고는 볼 수가 없어 차마 어느 곳에도 공유할 수가 없었다.
백조의 호수 아다지오는 아무래도 정적이다보니 호응이 큰 편은 아니었다. 아우스 홀베르그 자이트란 작품을 이은원과 이재우가 연기했는데 왜 이은원을 이런 작품에 넣었는지, 강수진 단장 취임기념으로 선물받은 작품이라고 하는데 이은원이 아니었으면 이만큼도 못하긴 했겠지. 파리의 불꽃, 할리퀸아드, 돈키호테 그랑파드되는 무용수들 역량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웬만해선 감흥이 없다. 미안한 얘기지만 연속해서 비슷한 동작을 보니 역량 차이를 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김기완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김기완이 점프할 때는 여기저기서 탄성이 나온다. 확실히 우월한 점프력과 회전력의 소유자. 발레리나가 32회전을 할 때에도 횟수를 채우는게 다가 아니라 회전축이 고정되어야 있어야 한다는 것을 직접 보며 느낄 수 있었다.
꼬맹이들이 많았지만 적절한 해설과 함께 적절한 리액션들이 많이 나와 주어서 생각보다 더 재밌게 보았다. 무용수들도 호응이 마음에 들었는지 커튼콜 때 즉흥적으로 연기를 짜서 감동을 배가시켰다. 오랜만에 즐거운 발레 공연! 12월엔 호두까기 인형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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