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간의 병가. 수술 후에는 회복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짧게라도 잘 놀아보고자 신랑이 휴가를 내주었다. 원래는 여행이라도 가볼까 싶어 제주도, 거제/통영/남해, 영덕/주산지/안동 코스를 좀 살펴봤으나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아 그냥 일상을 즐기기로 했다.
신랑이 가로수길에 점심 먹으러 갈 때마다 언젠가 나랑 먹어야지 하며 찜해뒀던 음식점 몇 곳 중 첫번째로 선택된 곳, 팬아시아. 사진 찍는 걸 또 까먹는 바람에 지저분한 모습이 찍혔지만 비주얼이 나쁘진 않다. 양동이에 가득 담겨 나오는 모히토가 인상적이었고 팟타이는 단맛이 강해서 좀 아쉽다.
식사를 마치고 신랑이 몇 달전부터 노래하던 인피니티 시승을 하러 갔는데 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뭐 잘 모르겠다. 신랑 말로는 기대에 비해 별로였고 인피니티를 타보니 우리 차에 대한 애정이 더 솟아났다고. 그러고 보니 우리 어벙이 만난지 이제 1년이 됐구나~ 인피니티 시승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박찬호를 만났다는 것. 알고 보니 그 건물 주인이 박찬호라고 한다. 웬 커다랗고 시커먼 사람이 들어오길래 누군가 싶었는데 박찬호란걸 알고는 당황스러워서 인사를 해버렸다. 지나고 보니 사진이라도 찍어두는건데 온국민이 아는 사람을 약간은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만났는데 아쉽다.
이제 양재동으로 간다. 우리가 사랑하는 아울렛 하이브랜드. 평일 낮인데도 고속도로는 어찌나 막히는지, 그렇지만 가을비와 함께 고속도로 소음 차단벽의 담쟁이가 빨갛게 물든 것을 보니 그리 짜증스럽지만은 않다. 신랑 생일을 맞이하여 가방과 등산화를 사려고 한 것이었는데 신랑의 페이버릿 아웃도어 브랜드는 점심 먹으러 간다고 문을 닫아놓고는 돌아오질 않고 남자 가방은 많지가 않아서 쇼핑 실패. 백화점이나 여주 아울렛 가서 다시 한 번 쇼핑하기로 하고 유니클로에서 스트라이프 커플티를 사는걸로 쇼핑은 마무리했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평일 낮이라는 시간 덕분에 평범하지 않은 일상으로 느껴져 더 신난다. 올 가을은 신나게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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