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26일 일요일

237일 일상

이제 밤에 좀 잘잤으면 좋겠는데 전 날 밤도 얼마나 자주 깨는지 매일 고생할 엄마도, 영우도 안쓰럽다. 밤에 잘 못자서인지 오전 낮잠을 두 시간 넘게 자고 기분좋게 일어난다. 영우가 자는 동안은 온 집안이 평온하기 그지없다.
이제 뭐든 잡고 일어서기를 좋아하고 한두걸음 떼기도 하는데 이걸 크루징이라고 부르나보다. 아기들이 벽을 잡고 한걸음씩 움직이는걸 상상해보면 적절한 표현이다. 영우가 매트 밖으로 나가는걸 막기 위해 장난감과 쿠션으로 벽을 만들어놓았는데 영우 크루징의 시작은 보통 러닝홈에서부터다. 러닝홈을 잡고 일어서서 숫자들을 좀 돌려보다가 옆에 있는 아기체육관으로 이동, 건반을 좀 쳐보다가 장난감 수납박스 위로 기어올라가서 옆에 있는 쏘서의 장난감들을 만지며 논다. 움직인 거리를 생각해보면 언제 이렇게 서서도 잘 움직이게 된건지 신기할 따름이다.
오후에는 길 건너 공원에 놀러갔다. 혹시나 단풍이 물들어 있으면 사진이라도 찍어주고 싶었는데 아직은 아쉬운 정도. 공원에 아저씨들이 족구를 하고 계셨는데 공이 움직이는 방향대로 고개가 휙휙 움직이는데 아직 공의 속도를 제대로 못 따라가면서도 열심히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웃겨죽겠다.
영우가 신랑을 엄청 좋아한다. 아빠 목소리만 들려도 좋은가보다. 별 거 하지 않아도 꺄르르꺄르르 넘어간다. 결국은 웃다가 딸꾹질까지 하게 됐는데 이런 맛에 애 키운다의 '이런 맛'이 어떤건지 좀 알 거 같다.

영우 못 본지 일주일이 됐다. 밴드에 사진이 올라오기만 기다리고 있는데 어쩐지 눈물이 핑 돈다. 빨리 회복해서 영우 보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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