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튀밥을 바닥에 두지 않고 부스터 식탁에 뿌려두었나보다. 역시나 입이 먼저 가는데 부스터에 앉아 있다 보니 입이 튀밥에 닿질 않는다. 처음엔 제대로 집을 수가 없어서 아빠가 집어주면 영우가 받아서 먹다가 드디어 영우 손으로 튀밥을 집어서 입으로 가져간다. 이렇게 소근육도 점점 발달해가고 있다. 손가락을 오물조물 움직이는걸 보니 귀여워 죽겠다.
2014년 10월 31일 금요일
249일 손가락으로 집어먹기
쌀을 튀겨 만든 튀밥을 손가락으로 집어 먹으려면 소근육이 어느정도 잘 발달해야 한다. 그간 영우는 튀밥을 손으로 집어먹기 위해 많은 노력을..한 건 아니고 바로 포기하고 입을 갖다대서 먹어왔다. 손에는 항상 침이나 땀이 묻어 있어 손으로 튀밥을 잡아본들 잡는 것이 아니고 붙어 있을 뿐이다. 그러니 손에 붙어 있는 튀밥을 입에 정확히 넣기가 힘들 수 밖에.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MD
집에서 너무 퍼져 있는 것 같아 스타벅스에서 브런치도 먹고 책도 읽으려고 나섰다. 엔터식스 지하에 스타벅스가 있는데 엔터식스가 11시에 오픈이라 남은 십여분간 영업준비중인 매장들을 둘러보았다. 오픈 시간에서 5분쯤 더 지났을까? 스타벅스로 내려갔는데 이게 웬 줄인가? 처음엔 이마트에 뭐 사러 왔다가 배고파서 온 외국인들인가 했다. 상황을 파악해보니 이 날이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상품들이 나오는 날인 것. 모두 머그컵, 머들러 등을 몇 개씩 사서 쇼핑백 하나씩 들고 가는데 뭔가를 먹으러 온 사람은 나 뿐이었다.
작년에 팀원이 머들러 사겠다고 여의도 스타벅스를 몇 군데나 돌아다니다 딱 하나 남아있던 것을 결국 구하는걸 보고 이런 문화가 있구나 싶었는데 그 현장을 목격하다니. 블로그를 검색해보니 평소보다 2시간 일찍 일어나 줄 섰다는 사람, 회사원인것 같은데 이미 블로그에 포스팅한 사람, 매년 머들러나 코스터를 수집한다는 사람(머들러와 코스터가 무엇인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한때 마케터;;), 자정이 넘어서는 실시간 검색에도 올랐다는둥 난리도 아니었다. 친한 후배도 탐내는 것을 보니 아침 일찍 줄섰는데 몰라서 못산 것이 어쩐지 아쉽기까지 하다. 이번 다이어리는 몰스킨과 콜라보까지 했다고 하니 이 열풍은 정말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질건가보다. 커피 판매를 넘어서 커피 마시는 문화를 만들어내더니 이제는 크리스마스에 스타벅스라는 브랜드를 녹여내나보다.
작년에 팀원이 머들러 사겠다고 여의도 스타벅스를 몇 군데나 돌아다니다 딱 하나 남아있던 것을 결국 구하는걸 보고 이런 문화가 있구나 싶었는데 그 현장을 목격하다니. 블로그를 검색해보니 평소보다 2시간 일찍 일어나 줄 섰다는 사람, 회사원인것 같은데 이미 블로그에 포스팅한 사람, 매년 머들러나 코스터를 수집한다는 사람(머들러와 코스터가 무엇인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한때 마케터;;), 자정이 넘어서는 실시간 검색에도 올랐다는둥 난리도 아니었다. 친한 후배도 탐내는 것을 보니 아침 일찍 줄섰는데 몰라서 못산 것이 어쩐지 아쉽기까지 하다. 이번 다이어리는 몰스킨과 콜라보까지 했다고 하니 이 열풍은 정말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질건가보다. 커피 판매를 넘어서 커피 마시는 문화를 만들어내더니 이제는 크리스마스에 스타벅스라는 브랜드를 녹여내나보다.
국립발레단 발레이야기
몸 컨디션이 어떨지 몰라 예매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는데 괜찮을 것 같아서 오랜만에 발레 나들이. 가까운 건대입구에 위치한 나루아트센터에, 문화가 있는 날 덕분에 저렴하게, 여러 무용수들의 연기를 집중적으로 볼 수 있는 갈라 공연.
이 날도 로비에서 발레리노를 보았다. 갈라 공연의 해설을 맡은 김경식인데 이 친구도 국립발레단의 형제 발레리노이다. 신랑이 사진을 찍어주었는데 어찌나 엉망으로 찍었는지, 나는 그렇다치고 김경식도 도저히 발레리노의 비율이라고는 볼 수가 없어 차마 어느 곳에도 공유할 수가 없었다.
백조의 호수 아다지오는 아무래도 정적이다보니 호응이 큰 편은 아니었다. 아우스 홀베르그 자이트란 작품을 이은원과 이재우가 연기했는데 왜 이은원을 이런 작품에 넣었는지, 강수진 단장 취임기념으로 선물받은 작품이라고 하는데 이은원이 아니었으면 이만큼도 못하긴 했겠지. 파리의 불꽃, 할리퀸아드, 돈키호테 그랑파드되는 무용수들 역량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웬만해선 감흥이 없다. 미안한 얘기지만 연속해서 비슷한 동작을 보니 역량 차이를 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김기완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김기완이 점프할 때는 여기저기서 탄성이 나온다. 확실히 우월한 점프력과 회전력의 소유자. 발레리나가 32회전을 할 때에도 횟수를 채우는게 다가 아니라 회전축이 고정되어야 있어야 한다는 것을 직접 보며 느낄 수 있었다.
꼬맹이들이 많았지만 적절한 해설과 함께 적절한 리액션들이 많이 나와 주어서 생각보다 더 재밌게 보았다. 무용수들도 호응이 마음에 들었는지 커튼콜 때 즉흥적으로 연기를 짜서 감동을 배가시켰다. 오랜만에 즐거운 발레 공연! 12월엔 호두까기 인형 보고싶다.
247일 이가 났어요
언제 이가 나나 했는데 드.디.어. 이가 난 모양이다. 아직 잘 보이지는 않는 모양이고, 보려고 애써도 영우가 잘 안보여주는 모양이고, 아빠가 손가락을 물리는 바람에 이가 난 것을 느끼셨다고 한다.
이가 나는건 아이들마다 차이가 있는데 동네 친구만 보아도 한 명은 6개월, 한 명은 8개월에 이가 났다. 이는 아무래도 관리하기가 힘드니 늦게 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영우도 8개월에 이가 나는구나. 유후~ 이제 더 잘 먹을 수 있으려나~
이가 나기 시작하면 간지럽기도 하고 아파서 짜증이 늘기도 한다고 하고, 저녁에도 자주 깬다고 하는데 별 탈 없이 잘 지나가면 좋겠다.
이가 나는건 아이들마다 차이가 있는데 동네 친구만 보아도 한 명은 6개월, 한 명은 8개월에 이가 났다. 이는 아무래도 관리하기가 힘드니 늦게 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영우도 8개월에 이가 나는구나. 유후~ 이제 더 잘 먹을 수 있으려나~
이가 나기 시작하면 간지럽기도 하고 아파서 짜증이 늘기도 한다고 하고, 저녁에도 자주 깬다고 하는데 별 탈 없이 잘 지나가면 좋겠다.
2014년 10월 28일 화요일
청계천문화관
집에서 10분 정도만 걸어가면 청계천이다. 이렇게 가까운지 모르고 있다가 동네 엄마가 매일 청계천 산책간다는 말에 영우 데리고 한 두번 정도 다녀왔었나보다. 이제 나도 슬슬 움직여야 할 것 같아 청계천으로 산책. 이쪽은 거의 종점이라 정비가 잘 되어 있는 편은 아닌 거 같고, 지금은 날벌레가 많아서 산책하기 썩 좋지는 않다.
더 하류 쪽으로(실제로는 상류인데 물 흐름을 거꾸로 해놨으니 하류가 맞는...거겠지, 이 망할 XX) 가다보니 청계천문화관이란게 나온다. 뭐 전시하고 있나싶어 가봤더니 상설전시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이하여 내년 오픈을 목표로 리모델링중이고, 다른 전시관에서 '청계천 버드나무'란 이름의 전시를 한다. 버드나무로 만든 바구니, 버드나무가 그려진 도자기, 버드나무가 그려진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관람객보다 많은 직원들과 계속 돌아가는 영상기를 보고 있자니 왠지 세금낭비의 현장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청계천문화관을 나오면 맞은편에는 판자촌체험관이 있다. 옛날 교복 입고 사진도 찍어볼 수 있게 되어 있고 교실, 다방 등의 모습이 재현되어 있다. 여기에도 아르바이트생이려니 싶은 사람이 홀로 심심하게 지키고 있다. 그래도 오히려 여기는 나중에 영우 데리고 오면 신기해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더 하류 쪽으로(실제로는 상류인데 물 흐름을 거꾸로 해놨으니 하류가 맞는...거겠지, 이 망할 XX) 가다보니 청계천문화관이란게 나온다. 뭐 전시하고 있나싶어 가봤더니 상설전시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이하여 내년 오픈을 목표로 리모델링중이고, 다른 전시관에서 '청계천 버드나무'란 이름의 전시를 한다. 버드나무로 만든 바구니, 버드나무가 그려진 도자기, 버드나무가 그려진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관람객보다 많은 직원들과 계속 돌아가는 영상기를 보고 있자니 왠지 세금낭비의 현장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청계천문화관을 나오면 맞은편에는 판자촌체험관이 있다. 옛날 교복 입고 사진도 찍어볼 수 있게 되어 있고 교실, 다방 등의 모습이 재현되어 있다. 여기에도 아르바이트생이려니 싶은 사람이 홀로 심심하게 지키고 있다. 그래도 오히려 여기는 나중에 영우 데리고 오면 신기해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246일 식탐 폭발
지난주부터 이유식을 2회씩으로 늘렸다. 아직 이가 나지 않아서 조금 천천히 진행하고 있는데 매 끼 150ml 이상씩 잘 먹고 있고 먹는 속도도 많이 빨라졌다. 이 날은 이유식을 막 먹고난 직후에 아빠가 거봉을 까서 티스푼으로 조금씩 떼서 먹이고 계셨던 모양이다. 한두알 먹이고 나서 그만 먹였더니 얼마나 짜증을 내며 우는지 마침 동생들이 사진과 동영상으로 남겨놓았다. 뭐 맛있는줄은 아나보다.
동생의 증언에 의하면 이제 부스터에 앉으면 먹을 시간이라는 것을 아는지 배고파서 짜증부리다가도 잠잠해진다고 한다. 그런데 엄마가 이유식을 늦게 주면 또 막 짜증을 낸다고 한다. 아직 이가 없어서 주면 주는대로 꿀떡 삼키는줄 알았더니 미처 발라내지 못한 포도씨를 영우가 오물오물하다 뱉어내기도 했단다. 별 맛도 없을텐데 감자도 잘 받아먹고, 사과, 바나나, 귤, 포도 다 잘 먹는다. 더 먹겠다고, 더 안준다고 짜증을 내는 날이 오다니 감개무량하다. 요즘 체중 정체기인데 많이 먹고 쑥쑥 크길~
동생의 증언에 의하면 이제 부스터에 앉으면 먹을 시간이라는 것을 아는지 배고파서 짜증부리다가도 잠잠해진다고 한다. 그런데 엄마가 이유식을 늦게 주면 또 막 짜증을 낸다고 한다. 아직 이가 없어서 주면 주는대로 꿀떡 삼키는줄 알았더니 미처 발라내지 못한 포도씨를 영우가 오물오물하다 뱉어내기도 했단다. 별 맛도 없을텐데 감자도 잘 받아먹고, 사과, 바나나, 귤, 포도 다 잘 먹는다. 더 먹겠다고, 더 안준다고 짜증을 내는 날이 오다니 감개무량하다. 요즘 체중 정체기인데 많이 먹고 쑥쑥 크길~
2014년 10월 27일 월요일
245일 단풍놀이
영우의 생애 첫 단풍놀이. 단풍놀이 시켜주고 싶은 내 마음을 알았는지 엄마, 아빠, 동생이 영우 데리고 팔공산에 단풍구경 시켜주러 다녀왔다. 아직 단풍이 절정은 아닌듯하지만 알록달록 단풍 속에서 영우는 완전 신났다. 엄마도 오랜만에 바람 쐬어 그런지, 영우가 신나해서 그런지 표정이 좋다. 다들 즐거운 시간 보내고 온 듯 해서 덩달아 기분이 좋다. 하루 종일 집에서 퍼져 있었는데 그 사진을 보니 빨리 회복해서 대구 내려가고 싶어서 산책도 하고 왔다.
단풍놀이 한 그 장소는 신랑이 처음 우리 집에 인사갔을 때 단풍구경하러 간 곳이다. 딱 10년전 이맘때. 그때는 10년 후에 한 살짜리 아기가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었지. 요 한 살짜리 꼬맹이 구경 많이 시켜주고 잘 키워야지.
단풍놀이 한 그 장소는 신랑이 처음 우리 집에 인사갔을 때 단풍구경하러 간 곳이다. 딱 10년전 이맘때. 그때는 10년 후에 한 살짜리 아기가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었지. 요 한 살짜리 꼬맹이 구경 많이 시켜주고 잘 키워야지.
RIP, 마왕
사실 나는 그를 좋아했던 적이 없어서 생전에는 마왕이라고 불러본 적도 없다. 너도나도 경쟁하듯이 타임라인에 공유해대는 좋아했던 음악도, 나 역시 같은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 노래방에서 열심히 부르긴 했던 음악들이나 특별히 나만의 추억으로 기억되는건 없다. 솔직히는 사망 속보를 보면서 세월호의 300여명보다 이 한 사람이 더 이슈가 되겠구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46살이라니, 그리고 7살 9살 아이들이라니, 인간 대 인간으로 충분히 슬프고 안타깝다. 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길. 남은 아이들도 잘 자랄 수 있기를.
그가 병상에 있는동안 이상하다 생각하고 궁금해했던 부분이 있었다. 왜 가락동 S 병원에 갔을까? 거기가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가락동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빅5 병원이 없는데, 특별한 병이 있었던 건가 싶었는데 이유는 단순했다. 처음 갔던 유명한 병원은 대기가 너무 길었다고. 또 하나, 무슨 수술이었길래 이틀만에 퇴원을 했을까? 전신마취이긴 했지만 겨드랑이 아래 살짝 찢어서 겨우 두 시간 수술하고도 퇴원까지 사흘이 걸렸는데 이틀만에 퇴원하는 수술은 뭘까? 장협착수술이었다고 하는데 그냥 듣기만 해도 큰 수술인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일찍 퇴원시켰을까?
심정지가 있었을 때, 그 곳이 병원이었음에도 CPR이 늦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른 퇴원도 왠지 마음에 걸린다. 천하의 마왕도 병원에 가면 대기를 기다려야 하는 환자일 뿐이니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는 의사인 것인가. 이러니 돈 있는 사람들은 영리병원을 바라지 않을 수 있겠나. 아는 의사가 없더라도 돈만 내면 바글거리는 환자들 제쳐두고 우선 VIP 대접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원치 않을 수 있겠나 싶다. 의료계 현실을 잘 모르니 더 이상 쓸 수는 없지만 어쩐지 이번 일 심상치 않을 것 같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창경궁까지
성수동을 갈까, 이태원을 갈까 고민하다 동대문에 갔다가 광장시장에 가보기로 한다.
간송전을 하고 있을 때였더라면 정말 좋았을텐데 흔한 기회가 아닐 거라는걸 알면서도 못갔었고 지금은 서울의 도시 건축에 대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어린이집, 도서관, 임대주택 등의 공공시설을 설계한 작품들이 많이 보이던데 승효상 씨가 서울시 총괄 건축가가 된 것과 연관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디자인플라자가 그 분(?)의 업적이라 썩 호감이 가는 건축물은 아니다. 자하 하디드의 건축 스타일도 마음에 드는건 아니지만 사진으로 보니 나쁘지는 않고 내외부에 이래저래 볼 건 많았다. 디자인 올레길은 일정한 경사와 흰색 공간 때문에 쏠리는 느낌, 제대로 표현은 못하겠지만 이리저리 연결되어 있고 꼬여있어서 내가 있는 곳이 정확히 어딘지를 파악하지 못해 동선의 어지러움, 살림관이니 배움관이니 어울리지 않는 네이밍은 별로였다. 밖으로 나가면 유물로 추정되는 돌멩이들과 성벽 같은 흔적, 동대문야구장 시절의 조명들을 보존해 두었다. 디자인플라자 옥상에는 아래 사진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간송전을 하고 있을 때였더라면 정말 좋았을텐데 흔한 기회가 아닐 거라는걸 알면서도 못갔었고 지금은 서울의 도시 건축에 대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어린이집, 도서관, 임대주택 등의 공공시설을 설계한 작품들이 많이 보이던데 승효상 씨가 서울시 총괄 건축가가 된 것과 연관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디자인플라자가 그 분(?)의 업적이라 썩 호감이 가는 건축물은 아니다. 자하 하디드의 건축 스타일도 마음에 드는건 아니지만 사진으로 보니 나쁘지는 않고 내외부에 이래저래 볼 건 많았다. 디자인 올레길은 일정한 경사와 흰색 공간 때문에 쏠리는 느낌, 제대로 표현은 못하겠지만 이리저리 연결되어 있고 꼬여있어서 내가 있는 곳이 정확히 어딘지를 파악하지 못해 동선의 어지러움, 살림관이니 배움관이니 어울리지 않는 네이밍은 별로였다. 밖으로 나가면 유물로 추정되는 돌멩이들과 성벽 같은 흔적, 동대문야구장 시절의 조명들을 보존해 두었다. 디자인플라자 옥상에는 아래 사진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이제 광장시장으로 간다. 동대문의 의류 상가들부터 청계천의 상가들, 서점들, 종로 6가부터의 상가들을 천천히 걸으며 구경하고 드디어 광장시장에 도착. 시장 구경을 많이 해본건 아니지만 광장시장은 엄청 크고 사람도 많고 복잡하다. 점심 시간이 훌쩍 지나 있어서 육회비빔밥을 먼저 먹어보기로 한다. 육천원짜리 육회비빔밥, 만이천원짜리 육회는 그냥 먹을만은 했지만 싸게 먹는다는 것 외에는 큰 의미를 두기 어려운 것 같다. 양이 많은 것도 아니어서 다음 메뉴인 빈대떡과 고기완자, 막걸리를 먹는데 부담이 덜했다. 우리 옆자리에는 일본인 나홀로 관광객이 비르와 빈대떡으로 한껏 여행기분을 내고 있었다. 그가 남길 여행기에도 현지인도 즐겨찾는 빈대떡집이라며 우리 이야기가 한 줄 들어가 있으려나. 배가 부르지만 광장시장까지 왔는데 마약김밥을 먹어보지 않을 순 없다. 집에 가서 먹기로 하고 마약김밥 한 줄 포장.
이렇게 광장시장 대표음식을 다 먹어보고 시장을 나왔더니 표지판에 창경궁이 보인다. 나 창경궁에 한 번도 안가봤는데! 그리하여 다음 행선지는 창경궁으로 정해졌다. 마침 창경궁에 도착하자 가이드 투어가 시작된다. 곧 기억에서 잊혀지겠지만 유적지 가이드는 언제나 좋다. 창경궁은 창덕궁에 식구들이 점점 늘어나자 공간이 부족해 지어진 궁이라고 한다. 그래서 외전보다 내전의 규모가 더 컸다고 하는데 지금은 건물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창경궁에는 해시계가 있고, 창경원 시절에 지어졌던 일본식 정원이 하나 남겨져 있고, 중국산(?)이긴 하나 보물로 지정된 석탑이 있다. 단풍이 막 들기 시작하여 꽤나 운치있었는데 사진으로는 잘 표현되지 않았네. 가을을 맞이하여 궁들이 야간개장을 시작하였고 창경궁도 그 중 하나인데 요즘같은 계절에는 낮에 와보는 것도 꽤나 좋은 휴식이 될 것 같다.
신사동에서 양재동까지
6주간의 병가. 수술 후에는 회복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짧게라도 잘 놀아보고자 신랑이 휴가를 내주었다. 원래는 여행이라도 가볼까 싶어 제주도, 거제/통영/남해, 영덕/주산지/안동 코스를 좀 살펴봤으나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아 그냥 일상을 즐기기로 했다.
신랑이 가로수길에 점심 먹으러 갈 때마다 언젠가 나랑 먹어야지 하며 찜해뒀던 음식점 몇 곳 중 첫번째로 선택된 곳, 팬아시아. 사진 찍는 걸 또 까먹는 바람에 지저분한 모습이 찍혔지만 비주얼이 나쁘진 않다. 양동이에 가득 담겨 나오는 모히토가 인상적이었고 팟타이는 단맛이 강해서 좀 아쉽다.
식사를 마치고 신랑이 몇 달전부터 노래하던 인피니티 시승을 하러 갔는데 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뭐 잘 모르겠다. 신랑 말로는 기대에 비해 별로였고 인피니티를 타보니 우리 차에 대한 애정이 더 솟아났다고. 그러고 보니 우리 어벙이 만난지 이제 1년이 됐구나~ 인피니티 시승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박찬호를 만났다는 것. 알고 보니 그 건물 주인이 박찬호라고 한다. 웬 커다랗고 시커먼 사람이 들어오길래 누군가 싶었는데 박찬호란걸 알고는 당황스러워서 인사를 해버렸다. 지나고 보니 사진이라도 찍어두는건데 온국민이 아는 사람을 약간은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만났는데 아쉽다.
이제 양재동으로 간다. 우리가 사랑하는 아울렛 하이브랜드. 평일 낮인데도 고속도로는 어찌나 막히는지, 그렇지만 가을비와 함께 고속도로 소음 차단벽의 담쟁이가 빨갛게 물든 것을 보니 그리 짜증스럽지만은 않다. 신랑 생일을 맞이하여 가방과 등산화를 사려고 한 것이었는데 신랑의 페이버릿 아웃도어 브랜드는 점심 먹으러 간다고 문을 닫아놓고는 돌아오질 않고 남자 가방은 많지가 않아서 쇼핑 실패. 백화점이나 여주 아울렛 가서 다시 한 번 쇼핑하기로 하고 유니클로에서 스트라이프 커플티를 사는걸로 쇼핑은 마무리했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평일 낮이라는 시간 덕분에 평범하지 않은 일상으로 느껴져 더 신난다. 올 가을은 신나게 보내고 싶다.
2014년 10월 26일 일요일
237일 일상
이제 밤에 좀 잘잤으면 좋겠는데 전 날 밤도 얼마나 자주 깨는지 매일 고생할 엄마도, 영우도 안쓰럽다. 밤에 잘 못자서인지 오전 낮잠을 두 시간 넘게 자고 기분좋게 일어난다. 영우가 자는 동안은 온 집안이 평온하기 그지없다.
이제 뭐든 잡고 일어서기를 좋아하고 한두걸음 떼기도 하는데 이걸 크루징이라고 부르나보다. 아기들이 벽을 잡고 한걸음씩 움직이는걸 상상해보면 적절한 표현이다. 영우가 매트 밖으로 나가는걸 막기 위해 장난감과 쿠션으로 벽을 만들어놓았는데 영우 크루징의 시작은 보통 러닝홈에서부터다. 러닝홈을 잡고 일어서서 숫자들을 좀 돌려보다가 옆에 있는 아기체육관으로 이동, 건반을 좀 쳐보다가 장난감 수납박스 위로 기어올라가서 옆에 있는 쏘서의 장난감들을 만지며 논다. 움직인 거리를 생각해보면 언제 이렇게 서서도 잘 움직이게 된건지 신기할 따름이다.
오후에는 길 건너 공원에 놀러갔다. 혹시나 단풍이 물들어 있으면 사진이라도 찍어주고 싶었는데 아직은 아쉬운 정도. 공원에 아저씨들이 족구를 하고 계셨는데 공이 움직이는 방향대로 고개가 휙휙 움직이는데 아직 공의 속도를 제대로 못 따라가면서도 열심히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웃겨죽겠다.
영우가 신랑을 엄청 좋아한다. 아빠 목소리만 들려도 좋은가보다. 별 거 하지 않아도 꺄르르꺄르르 넘어간다. 결국은 웃다가 딸꾹질까지 하게 됐는데 이런 맛에 애 키운다의 '이런 맛'이 어떤건지 좀 알 거 같다.
영우 못 본지 일주일이 됐다. 밴드에 사진이 올라오기만 기다리고 있는데 어쩐지 눈물이 핑 돈다. 빨리 회복해서 영우 보러 가야지.
이제 뭐든 잡고 일어서기를 좋아하고 한두걸음 떼기도 하는데 이걸 크루징이라고 부르나보다. 아기들이 벽을 잡고 한걸음씩 움직이는걸 상상해보면 적절한 표현이다. 영우가 매트 밖으로 나가는걸 막기 위해 장난감과 쿠션으로 벽을 만들어놓았는데 영우 크루징의 시작은 보통 러닝홈에서부터다. 러닝홈을 잡고 일어서서 숫자들을 좀 돌려보다가 옆에 있는 아기체육관으로 이동, 건반을 좀 쳐보다가 장난감 수납박스 위로 기어올라가서 옆에 있는 쏘서의 장난감들을 만지며 논다. 움직인 거리를 생각해보면 언제 이렇게 서서도 잘 움직이게 된건지 신기할 따름이다.
오후에는 길 건너 공원에 놀러갔다. 혹시나 단풍이 물들어 있으면 사진이라도 찍어주고 싶었는데 아직은 아쉬운 정도. 공원에 아저씨들이 족구를 하고 계셨는데 공이 움직이는 방향대로 고개가 휙휙 움직이는데 아직 공의 속도를 제대로 못 따라가면서도 열심히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웃겨죽겠다.
영우가 신랑을 엄청 좋아한다. 아빠 목소리만 들려도 좋은가보다. 별 거 하지 않아도 꺄르르꺄르르 넘어간다. 결국은 웃다가 딸꾹질까지 하게 됐는데 이런 맛에 애 키운다의 '이런 맛'이 어떤건지 좀 알 거 같다.
영우 못 본지 일주일이 됐다. 밴드에 사진이 올라오기만 기다리고 있는데 어쩐지 눈물이 핑 돈다. 빨리 회복해서 영우 보러 가야지.
2014년 10월 21일 화요일
236일 김광석길 나들이
어린 시절 김광석을 좋아해서 학전 소극장에서 몇 번이나 공연을 보았더랬다. 앨범도 사고, 1000회 기념 공연에도 가고. 중학생 꼬꼬마가 김광석이라니, 뭘 알고 좋아한건지 지금 생각해도 좀 신기하다. 그의 자살 소식에 독서실에서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김광석이 대구 출신인지는 몰랐었는지.
대구에 김광석길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대구 출신임을 기념하기 위해 생긴 것인지는 몰랐다. 방천시장 근처에서 태어났다고 하는데 바로 그 방천시장에 김광석길이 조성되어 있다. 꽤 긴 골목길에 벽화들이 그러져 있고, 길 입구와 골목 중심부에 김광석 동상도 세워져있다. 무엇보다 골목을 걷는 내내 김광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영우한테 엄마가 좋아했던 아저씨라며 노래 좋지? 목소리 좋지? 하는데 기분이 참 희한하다. 아들과 김광석 노래를 부르는 날이 오면 더 이상한 기분이겠지. 나중에 찍힌 사진들을 보니 영우도 나랑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벽화를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했나보다. 아직 단풍이 화려하지 않아 조금 아쉬웠지만 햇살 좋은 가을날 가족과 함께한 즐거운 김광석길 나들이였다.
대구에 김광석길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대구 출신임을 기념하기 위해 생긴 것인지는 몰랐다. 방천시장 근처에서 태어났다고 하는데 바로 그 방천시장에 김광석길이 조성되어 있다. 꽤 긴 골목길에 벽화들이 그러져 있고, 길 입구와 골목 중심부에 김광석 동상도 세워져있다. 무엇보다 골목을 걷는 내내 김광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영우한테 엄마가 좋아했던 아저씨라며 노래 좋지? 목소리 좋지? 하는데 기분이 참 희한하다. 아들과 김광석 노래를 부르는 날이 오면 더 이상한 기분이겠지. 나중에 찍힌 사진들을 보니 영우도 나랑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벽화를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했나보다. 아직 단풍이 화려하지 않아 조금 아쉬웠지만 햇살 좋은 가을날 가족과 함께한 즐거운 김광석길 나들이였다.
232일 외계어
영우 방언이 터졌다. 자음 옹알이를 본격적으로 하게 된걸까? 아빠랑 산책을 나갔는데 평소 영우는 밖에만 나가면 한마디도 안하고 구경하느라 바쁜 아이이다. 이 날은 어쩐 일로 계속 혼자 종알종알댔다고 한다.
다음 날 영우가 종알대는 모습을 아빠가 동영상으로 찍어 올리셨는데 아따따따따, 다다, 냐냐의 반복. 발음할 수 있는게 많아진 모양인데 자기도 신기한지 깨어 있을때 뿐만 아니라 졸릴 때에도 계속 말한다. 계속계속 종알대느라 재우는데도 평소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한다.
항상 해왔던 옹알이지만 아이가 자람에 따라 그 유형이 바뀌는 것이 참 신기하다. 폭풍 옹알이 중이라고 블로그에 쓴 것도 몇 번 되는것 같은데 또다른 의미의 폭풍 옹알이중. 말을 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이 필요하구나. 더 많이 연습하고 빨리 말하자 영우야.
다음 날 영우가 종알대는 모습을 아빠가 동영상으로 찍어 올리셨는데 아따따따따, 다다, 냐냐의 반복. 발음할 수 있는게 많아진 모양인데 자기도 신기한지 깨어 있을때 뿐만 아니라 졸릴 때에도 계속 말한다. 계속계속 종알대느라 재우는데도 평소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한다.
항상 해왔던 옹알이지만 아이가 자람에 따라 그 유형이 바뀌는 것이 참 신기하다. 폭풍 옹알이 중이라고 블로그에 쓴 것도 몇 번 되는것 같은데 또다른 의미의 폭풍 옹알이중. 말을 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이 필요하구나. 더 많이 연습하고 빨리 말하자 영우야.
2014년 10월 13일 월요일
임산부를 위한 팁
1.육아서적
아이가 태어나면 책을 읽을 시간이 없기 때문에 육아서적은 미리 읽어두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책을 읽어도 그다지 와닿지 않아서 기억에 잘 남지 않는다. 한 번 정독하고 필요할 때마다 발췌해서 읽으면 좋겠지만 그럴 시간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베이비위스퍼골드라는 책이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따라 하려다 완전히
망한 케이스. 서양 육아서적이다보니 분유 먹는 아이들에게는 적합할 수 있겠으나 모유 먹는 아이들에게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무리하게 수유텀을 맞추려고 하다보면 서로 스트레스만 쌓이니 꼭 아이에게 맞추어주자. 책에 시간표가 아니라 일과표라는 언급이 있었음에도 시간대별로 일정이 나와 있으니 시간표로 받아들이는 실수를
저질렀는데 이건 정말 마음이 아프다. 영우는 직전 수유텀과 관계 없이 잠이 오면 먹고싶어하는 아이였는데
배고파 하는지 모르고 잠투정이 심하다고 생각했다. 또 책에는 아이가 자고싶은 욕구와 먹고싶은 욕구를
구분하지 못하므로 먹이면서 재우면 나중에 수면 습관이 나빠진다고 분리해 주라고 하였다. 그래서 EASY, 먹고 놀고 자는 순서이다. 돌이켜보면 그럴 필요 없었는데, 아이가 원하는대로 그냥 해주면 되는거였는데 그게 뭐 중요하다고 분리하려고 애썼나 모르겠다. 물론 책대로 잘 하는 엄마들도 많다. 영우에게 적절하지 않았는데,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부분이 많은데 책에서 언급하는 주 수, 개월
수에 너무 조급했었다. 그냥 육아 서적은 참고만 하고 아이에게 맞추어주는 것이 정답.
2.빈혈
임신 초중기 내내 빈혈이어서 걱정이 많았다. 철분 약을 먹어도, 철분 주사를 맞아도 수치가 올라가지 않았다. 나중에는 철분 섭취량이
적은게 아니라 철분을 흡수하는데 문제가 있는 거 아닐까 싶어 약을 바꾸었다. 내 경우는 중외제약에서
나온 철분+엽산+비타민D 약이었는데
이 약을 먹고나니 바로 정상수치로 돌아왔다. 그래서 출산 후에도 따로 철분 주사 안 맞고 이 약으로
해결했다. 빈혈 때문에 걱정인 분들은 약을 바꿔보시길 추천.
3.튼살
튼살크림은 별 도움이 안된다. 틀 사람은 뭘 발라도 트고 안 틀 사람은
아무것도 안 발라도 안 튼다. 친정 엄마가 어땠는지 여쭤보고 마음의 준비를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배가 그렇게 커지는데도 안 트는건 정말 복받은 일인듯하다. 튼 살을
보면 엄청 심란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기는 한다.
4.조리원 동기
나는 회복도 더디고 너무 힘들어서 조리원에서 재미있게 보내진 못했다. 친구들을
사귈 의지도 없었는데 돌아보니 친구를 사귀어둘걸 좀 아쉽다. 아이들 발달과정이 비슷하기 때문에 궁금한
거 물어보기도 편하고 특히 둘째 엄마들의 노하우를 참고할 수 있어 맘스홀릭 같은데서 검색하는 것보다 낫다. 사는
지역이 비슷한 경우가 많아 이리저리 같이 다니며 외로움도 덜 수 있다. 어찌어찌 조리원동기라고 집에
놀러가기도 하고, 집에 놀러오기도 하고 했지만, 어차피 복직하면
자주 못만날거였지만, 친한 조리원동기가 없는 것이 좀 아쉽다. 힘들어도
조리원에서 얘기 많이 나누어보고 마음 잘 맞는 친구 사귀어 두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내 친구처럼 조리원에서
노느라 몸조리 못하는 것은 금물.
5.바운서
신생아에게 가장 필요한 아이템이 바운서이다. 반드시 미리 사두어야
한다. 우리는 아무 정보도 없이 괌에서 싸길래 하나 집어온 바운서가 있는데 물론 초기에 신세계가 열리긴
했지만 좋은 바운서라면 신세계가 좀 더 오래갈 수 있다. 보통 피셔프라이스에서 나온 인펀트 투 토들러
락커 바운서를 많이 쓰는데 피셔프라이스 모델도 엄청 많다. 조리원동기가 쓴 바운서가 참 좋아보였는데, 아이들이 그 바운서에 눕기만 하면 얌전해졌더랬다. 보통 많이 쓰는
바운서보다는 좀 더 비싼데 브라이트스타트의 핑키 바운서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모델명을 모르겠고 검색도 잘 못하겠다.
nuna leaf 바운서도 추천할만하지만 바운서 치고는 비싼 편이다. 사용해보고 살 수가
없으니 아쉬운 부분이 있다.
6.졸리는 신호
아이를 빨리 재워야 내 몸이 편하기 때문에 졸리는 신호를 잘 캐치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품을 하면 당연히 졸린거지만 그 외에 또 졸리는 신호는 바로 손발의 온도.
졸리기 시작하면 손발이 따뜻해진다. 나는 손발이 따뜻해지는게 느껴지면 빨리 재우고 쉬고
싶어서 잽싸게 안아올려서 재우려고 애를 썼는데 그보다는 애가 피곤할 때까지 놀아주고 많이 졸릴 때 재우는게 좋다.
2014년 10월 12일 일요일
229일 2초간 서있기
계속 잡고 일어서고 싶어하는 영우. 신랑이 누워있는데 잡고 일어나는가
싶더니 손을 놓고 서 있는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2초가량
혼자서 균형을 잡으며 서있었다. 이렇게 시간이 점점 길어지다가 걷기 시작하는거겠지. 일찍 서고 걷기 시작하면 더 피곤하다고 일부러 세워주지 말라고들 하는데 빨리 서고 걸었으면 좋겠다. 이쁜 사진도 많이 찍어주고 싶다.
전 날 점퍼루에서 스르륵 잠이 들었다고 하는데 이 날도 점퍼루에서 스르륵, 범보
의자에서 스르륵 잠이 들었다. 이렇게 수월하게 잠이 드는 날이 오다니!
낮에 활동량이 많으니 피곤하긴 한가보다. 그렇지만 밤에는 여전히 자주 깬다. 걷기 시작하면 좀 나아지려나.
이제 분유도 240씩 단숨에 먹는다.
80 먹어서 속상했던 날도 있었는데 잘 먹어줘서 고맙다. 이유식도 그럭저럭 잘 먹고 있다. 중기이유식에 완전 적응하게 되면 하루 두 번으로 늘려줘야겠다. 바나나, 사과, 포도 다 잘 먹고 있다. 엄마가
감자나 밤 같은것도 먹이시나본데 잘 먹고 빨리 어른 밥 같이 먹을 수 있는 때가 오면 좋겠다.
쑥쑥 커서 뛰어다니고 잘 자고 잘 먹게 되어 같이 즐겁게 여행가는 날을 꿈꾼다.
밀회
지난 달에 영우를 대구에 두고 올라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이 밀회 보기. 초반에는
몰입감이 상당해서 재미있게 봤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그냥 그랬다. 그렇지만 재벌가의 비자금, 사학재단의 비리, 상류층으로의 욕망 등을 잘 그려낸 것 같기는 하다. 피아노에 대한 비중도 마지막까지 균형을 유지한 것 같고.
베토벤의 황제가 거의 처음 나온 곡인 것 같은데 매 회 들려주는 피아노 소리 덕분에 귀가 항상 즐거웠고 유아인의
연주 연기는 진짜 피아니스트같았다. 연기자가 아닌 세 피아니스트의 연기는 오글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인기가
많았는지 박종훈은 송영훈을 이어 예술의 전당 11시콘서트의 진행을 맡았다. 손열음을 좋아하는 설정의 유아인은 어찌나 귀여운지. 손열음이 트윗도
하고 그랬던데 드라마가 방송되던 때에 함께 봤으면 더 재미있었을 것을.
오늘부터 노다메 칸타빌레 한국버전이 방송된다고 하는데 기대가 가득하다. 같은
곡들이 나오는건지, 새로운 곡들이 연주되는건지, 배우들은
어떻게 연기를 할지 궁금하다. 제발 나의 환상을 깨지 말아주길. 본방사수해야지!
비긴 어게인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설국열차였을까? 그사이 영화티켓은 만원이 되어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영화인지라 원스 제작진 중 누군가가 참여했다는 정도의 사전 정보만 가지고, 8월에 개봉했는데 9월 말까지 예매 순위 2위라는 정보를 가지고 선택한 영화. 결과적으로는 꽤나 좋았다.
아쉬운 점은 음악 영화인데 여주인공의 노래 실력이 좀 부족하다는 것, 그래도
녹음된 버전은 들어줄만하다. 남주인공의 노래를 들으며 뭔가 유명한 사람일거 같다 싶었는데 마룬5의 멤버일 줄이야. 무명작곡가와 이제는 한물 간 음반제작자가 만나
뉴욕의 거리에서 앨범을 녹음하는 스토리여서 뉴욕 거리가 나올 때마다 즐겁고 (개인 취향이지만) OST도 원스보다 좋다. 영화 본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OST가 계속 맴돈다.
2014년 10월 9일 목요일
리움 개관 10주년 기념전
10주년을 맞이하여 꽤나 많은 소장품들을 전시중이라고 하길래 지난
달부터 가려고 벼르다 평일 휴일을 맞이하여 방문. 개관 시간보다 10분
늦게 도착하였는데 1층은 만차, 12시 10분쯤엔 전 주차장 만차였다. 차를 갖고 가려면 최대한 빨리 가야한다.
1전시실부터 보기 시작하는데 눈이 휘둥그레해진다. 어쩜 하나 걸러 하나씩 보물이고 국보인지. 1전시실은 청자, 백자, 고서화, 불교미술품이, 2전시실은 현대미술작품이, 3전시실은 설치미술 작품과 영상물이 있다. 교감이라는 주제에 맞춘 큐레이팅은 특히 1전시실에서 빛을 발한다. 리움이 갖고 있는 작품들을 자랑하는 전시회라 데미안 허스트, 아니쉬
카푸어, 앤디 워홀, 마크 로스코, 알베르토 자코메티, 루이스 부르주아 등 생각나는대로만 써도 이 정도
레벨이다. 한국 작가도 천경자,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 내로라 하는 대표작가와 현대 화가 작품이 많고 많았다.
작품도 많고 오디오 가이드도 잘되있다. 오후 일정 때문에 정말 서둘러서 휙휙 봤는데 겨우겨우 1시간 20분만에 다봤다. 도슨트와 함께 하는 시간만도 1시간 30분이니 한 세 시간 여유갖고 보면 참 좋을 것 같다. 현대미술쪽은 딱 예상한만큼이었는데 1전시실의 우리나라 자기들과 보물들은 정말 감동스러웠다. 나이가 들어서 청자, 백자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일지도. 그런데 왜 한편으론 화가 나는건지.
리움 개관 10주년 기념전 : 교감
2014.8.19~12.21
228일 중기 이유식
7개월 반만에 처음 중기 이유식을 먹었다. 초기 이유식과 중기 이유식 입자 차이가 많이 나서 엄마는 영우가 잘 못 먹지 않을까 생각하셨다고 하는데 전날
저녁 8시 30분 수유를 마지막으로 오전 7시 30분까지 먹은게 없어서인지 다 먹었다고 한다. 물론 중간 중간 꽥 하는 바람에 물도 같이 먹이고 시간은 좀 걸린 모양이지만 드디어 중기로 들어섰다니 기특하다. 중기 이유식 시작이 좀 늦은 편이라, 밤중 수유도 아직 하고 있는
터라 살짝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건 다 쓸데없는 걱정이다. 엄마가 알아서 계획대로 잘 해주고 계신다. 영우에게도 엄마에게도 고마운지.
227일 동자승
밴드에 사진이 올라왔는데 뜨아~ 영우가 빡빡머리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한창 배냇머리 빠져서 대머리처럼 보기 싫었던 시기를 지나 요즈음에야 겨우 머리가 새로 자라서 이쁘다 하고 있었는데 빡빡이가 되다니 ㅜㅜ
머리를 민다고 숱이 더 많아지거나 머리카락이 굵어지는건 아니라고 한다. 아직도 덜 빠진 배냇머리가 있고 머리카락 길이가 제각각이라 고르게 나게 하려고 잘랐다고 하는데 어쩐지 아쉽다. 나름대로 귀여운 맛이 있기도 하지만 애나 어른이나 머릿발이 중요한데 어쩐지 아쉽다. 사진은 꼭 모자 씌우고 찍어야겠구먼~
그나저나 우리 엄마는 참으로 용감하다. 유아 전용 미용실을 가야하나 어째야 하나, 난 엄두도 안나던데 그냥 동네 미용실에서 해결.
한창 배냇머리 빠져서 대머리처럼 보기 싫었던 시기를 지나 요즈음에야 겨우 머리가 새로 자라서 이쁘다 하고 있었는데 빡빡이가 되다니 ㅜㅜ
머리를 민다고 숱이 더 많아지거나 머리카락이 굵어지는건 아니라고 한다. 아직도 덜 빠진 배냇머리가 있고 머리카락 길이가 제각각이라 고르게 나게 하려고 잘랐다고 하는데 어쩐지 아쉽다. 나름대로 귀여운 맛이 있기도 하지만 애나 어른이나 머릿발이 중요한데 어쩐지 아쉽다. 사진은 꼭 모자 씌우고 찍어야겠구먼~
그나저나 우리 엄마는 참으로 용감하다. 유아 전용 미용실을 가야하나 어째야 하나, 난 엄두도 안나던데 그냥 동네 미용실에서 해결.
2014년 10월 8일 수요일
222일 주말 일상
연휴를 맞이하여 이모들은 여행가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시골에 가시고, 우리 세 식구는 시내 나들이. 주로 핸드폰으로, 실내 위주로 사진을 찍게 되는데 이번 주는 뜻한바 있어 DSLR을
갖고 왔다. 전 날 강변 산책하면서, 이 날 시내 나들이하면서
좀 찍었는데 몇 장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얻었다. 역시 좋은 카메라로 찍으니 모델이 사는구나. 그렇지만 누군가에게 안겨 있거나 유모차에 앉아 있으면 사진이 이쁘게 나오는데 한계가 있다. 걸어다니게 되면 좀 더 다양한 사진을 얻을 수 있겠지. 단풍이 들면
이쁜 장소 찾아가서 사진 많이 찍어주고 싶다.
약령시 골목을 구경하고, 현대백화점에서 밥을 먹고, 커피명가에서 커피 마시고, 동성로를 누볐다. 버스 타고 이동했는데 이제 버스도 잘 탄다. 뭐 그리 볼게 많은지
고개를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소리도 꽥꽥 지른다. 더 많이 구경시켜주고 싶은데 엄마아빠 체력이 달려서 원. 그래도
힙시트에 매달려 있을때는 편한데 집에서는 이리저리 돌아다녀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지난 주에는 소파 위로 올라가고 싶은데 잘 안되니까 울어버리더니 이번 주에는 소파를 잡고 아주 수월하게 일어선다. 뭐든 잡고 일어나고 싶어 난리다. 아기체육관도 3단계로 바꿔주었더니 잡고 일어선다. 내가 누워 있었더니 나를 잡고
넘어가려다가 내 얼굴에 토해버린 나영우. 지도 내 얼굴을 보면서 무슨 일인지 상황파악이 안되서 멍 때리고
있는데 어찌나 웃긴지. 이렇게 이번 주도 쑥 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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