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22일 화요일

53일.

우리 부부와 영우 셋이서 하는 첫목욕.
이건 뭐 때는 벗겨진건지, 제대로 씻은건지, 왜 이렇게 힘든지. 접힌 살 사이사이의 이물질들, 특히 손가락 사이사이의 섬유찌꺼기들을 완전하게 제거하기가 힘들다. 가장 무서운 옷갈아입히기 미션은 생각보다 훌륭히 수행하였다. 영우가 추워할 것을 대비하여 신랑이 드라이기로 뜨거운 바람을 불어대는 엽기(?)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시작하기 전엔 뭐라고 했는데 덕분에 울리지 않고 옷까지 갈아입혔다. 영우가 목욕을 좋아해서 천만다행이다. 엄마아빠도 좀 더 능숙해지겠지.
바운서를 다시 꺼내보았다. 지난 주쯤이었나, 처음 태워보았을땐 뭐 이런게 다있나 싶은 표정을 지으며 영 시큰둥했었다. 그런데! 이런 훌륭한 물건이 다있나! 아직 목부분이 걱정되어 엘러펀트 이어라고 불리는 목베개를 끼우고 안전벨트까지 채워서 앉혔더니 엄청 칭얼대다가도 바운스할때마다 잠잠해진다. 덕분에 우리는 함께 밥을 먹을 시도도 해볼 수 있었다. 칭얼대는거 달래려면 안고 집 안을 몇바퀴나 돌아야하는데, 손가락 하나로 달랠 수 있다니. 목을 잘 가누게 되면 적극 사용해야지.
내가 직접 목격한 것은 아니지만 요즘 영우 움직임을 보면 충분히 상상이 된다. 트림 시킬때 세워서 안는데 의외로 그 자세가 편하다. 세워서 안고 있으면 목에 힘이 들어가면서 엄청 두리번댄다. 요즘엔 다리까지 힘이 들어가서 버둥대는데 이러다가 뒤집기도 전에 서는거 아냐 싶을 정도로 힘이 좋다. 신랑이 영우를 세워서 안고 소파에 기대있는데 영우가 신랑 가슴에 두 팔을 짚고 번쩍 들더라는 것이다. 마치 팔굽혀펴기 준비자세처럼. 못봐서 아쉽지만 곧 시시때때 볼 수 있는 모습일테지.
사람들은 못 움직일때가 좋다고들 하지만 빨리 영우가 움직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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