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1일 일요일

95일 밤마실

영우의 첫 밤나들이. 원래는 나혼자만 친구들 보러 나갈 예정이었지만 어차피 신랑도 다 아는 사이이고, 영우도 보고싶어할 것 같아서, 그리고 신랑이 기사겸 보모 역할을 자청하여 함께 외출하였다. 지금까지 외출 장소 중 최장거리인 광화문까지 고고.
서울역사박물관 옆에 위치한 베니니는 음식 맛도 괜찮은 편이고 분위기도 좋은데 정말 사람이 없다. 사람이 없는 덕분에 영우를 데려가도 되겠다 싶었던 거긴 하다. 조용히 분위기를 즐기고 싶을때 종종 애용하는 장소. 신랑은 처음 가보았는데 자그마하게 꾸며진 정원과 베니니 분위기에 매우 만족했다. 우리 이렇게 된장삘 충만한 저녁이 얼마만인지 원.
영우는 평소 저녁 8시가 지나면 밤잠을 자기 시작하는데 이때 밤투정이 꽤나 심하다. 밖에서 처음 맞이하는 8시 타임을 어찌 보낼까 궁금했는데 낯선 장소에서는 얌전한 영우는 별 투정 없이 그냥 잠들었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쭉 잤는데 나는 그 시간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 수유텀이 2시간 반이라 8시 반이 지나면서부터는 언제 깰까, 여기 수유할 장소는 있겠지, 뭐 이런 생각으로 노심초사. 결국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엄청난 잠투정으로 혼을 빼놓았다. 차를 멈출수도 없고, 길은 막히고, 밤 나들이는 쉽지 않은듯.
집에서만 지내다보니 모임에서 대화에 끼기가 쉽지 않다. 잘 모르는 내용도 많고 이제 관심사가 달라진 것이 확실히 느껴진다. 나의 최근 가장 나누고픈 큰 이슈는 영우의 누워자기와 4시간 연속 수면인데 친구들은 4시간 텀이 의미하는 것을 알 수도 없으니 말을 꺼내는 것도 민망하다. 심지어 이 날 나는 조리원에서 만난, 집에서 애 낳은 사람 이야기를 꺼냈다. 이게 뭐야ㅜㅜ 그래도 이 모임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전환이 되는 모임이라 대화에 끼지 못해도 즐거운데 다른 모임에서는 뭔가 소외감이 느껴질 수 있을듯. 모임은 즐거웠는데 나의 생활리듬이 깨어져서인지 주말내내 컨디션이 안좋다. 밤마실은 힘들구나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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