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신랑과 교대하러 나갔다가 잠시 비몽사몽하고 있는 사이 영우가 뒤집은 것 같다. 사실 나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고 신랑이 영우를 눕혀 놓았는데 잠깐 있다 보니 뒤집어져 있더라고 이야기하는 것만 들었다. 결국 신랑도 뒤집는 모습을 보지는 못한 것. 이렇게 허무하게 첫 뒤집기가 지나간 것인가. 뒤집기에 대한 내 심정은 영우가 뒤집기를 늦게 했으면 하는거다. 지금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힘든데 뒤집고 굴러다니기 시작하면 지켜보고 수습하느라 더 힘들 것 같다.
영우는 컨디션이 안좋은지 온 종일 보채고 심하게 울고 있다. 치발기 물어뜯는 폼이 이가 나려고 하는건지, 그래서 아픈건지, 뭣 땜에 컨디션이 안 좋은건지 걱정이다. 이도 천천히 나고 이유식도 천천히 시작했으면 좋겠다. 나쁜 엄마 ㅜㅜ
2014년 6월 29일 일요일
성인들과의 만남
매일 영우와 지내다보니 성인과의 만남과 대화가 간절하다. 그래서 동네친구라도 만들고 싶었을 것.
목요일은 정은언니가 방문했다. 나 병원 있을 때부터 자주 와줘서 정말 고맙다. 어쩔 수 없이 아이가 대화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긴 하지만 언니 아들내미 진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보니 느낌이 완전 새롭다. 맨날 영우 옹알이만 받아주고 영우의 일상이 어땠는지만 이야기하다가 내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성인들만의 대화를 하게 되다니! 딸내미가 매주 화, 목요일에 청소년 수련원에서 수영을 한다고 해서 특별한 일 없으면 화, 목요일마다 만나기로 했다. 그 약속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금요일은 은하가 방문했다. 이렇게 둘 다 여유(?)가 있어서 평일 낮에 만날 수 있다니. 대학교 2학년때 친하게 지내다 은하가 이민을 가고 지난 10년간 서너번 정도밖에 못 만났지만 어렸을 때 만난 친구들은 역시 부담이 없다. 은하도 은하 어머니도 항상 나를 좋게 봐주시고 영우까지 참 좋아라해주신다. 은하 돌아가기 전에 몇 번 더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토요일은 신랑 친구집을 방문했다. 그 집에는 영우와 1년 차이나는 아이가 있고, 영우와 이틀 차이나는 친구도 오기로 해서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영우는 처음에는 순한 아이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가 본격 잠투정을 보여줘서 모두가 우리 부부를 안쓰럽게 여기게 되었다. 현재 세 아이의 엄마 모두 집에서 아이만 보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이런 자리에서 하소연하는 시간이 필요했나보다. 특히 영우와 이틀 차이나는 친구 엄마는 매 이벤트 발생시마다 자기 아이 이야기를 열심히 하는데 나는 뭐가 힘든지 도통 공감이 가지 않았다. 잠은 5~6시간씩 자, 젖물리기만 하면 잠들어, 분유든 모유든 입에 뭐가 들어오면 엄청 잘먹어, 누워 있기는 싫어하지만 바운서에는 몇 시간씩 앉아있어, 엄마아빠 밥 먹는것도 바운서에서 지켜봐줘, 심지어 몸무게도 6kg밖에 안 나가서 안아보니 종잇장처럼 가벼워, 도대체 뭐가 힘들단걸까.
영우는 최장시간 잔 것이 4시간, 그나마도 일주일 그러더니 지금은 한 시간마다 깨고, 잠투정이 심해서 매번 전쟁을 치러야 하고, 먹을 때도 손 발을 엄청 버둥대서 먹이기 힘들고 안먹으려고 할 때도 많아 잠결에 겨우겨우 먹이고 있고, 엄청 안아달라고 하는데 몸무게는 많이 나가서 어깨, 등은 나간지 오래고, 교대로 먹고 교대로 자야만 하는 우리 부부. 도대체 뭐가 힘들단걸까. 그래도 다들 나름대로 힘들겠지. 비교하지 말아야지. 영우는 영우니까.
그래도 성인들과 만나서 대화를 하니 정보도 얻고 위안도 얻고 좋더라. 이번 모임의 수확은 힙시트. 힙시트의 존재는 알았는데 운반 도구로만 생각해서 아기띠가 두 개나 있는데 뭐 필요할까 싶었는데 그냥 집에서 안아주는데도 유용한 도구란 것을 알았다. 힙시트가 나의 어깨와 등을 구원해주길.
목요일은 정은언니가 방문했다. 나 병원 있을 때부터 자주 와줘서 정말 고맙다. 어쩔 수 없이 아이가 대화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긴 하지만 언니 아들내미 진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보니 느낌이 완전 새롭다. 맨날 영우 옹알이만 받아주고 영우의 일상이 어땠는지만 이야기하다가 내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성인들만의 대화를 하게 되다니! 딸내미가 매주 화, 목요일에 청소년 수련원에서 수영을 한다고 해서 특별한 일 없으면 화, 목요일마다 만나기로 했다. 그 약속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금요일은 은하가 방문했다. 이렇게 둘 다 여유(?)가 있어서 평일 낮에 만날 수 있다니. 대학교 2학년때 친하게 지내다 은하가 이민을 가고 지난 10년간 서너번 정도밖에 못 만났지만 어렸을 때 만난 친구들은 역시 부담이 없다. 은하도 은하 어머니도 항상 나를 좋게 봐주시고 영우까지 참 좋아라해주신다. 은하 돌아가기 전에 몇 번 더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토요일은 신랑 친구집을 방문했다. 그 집에는 영우와 1년 차이나는 아이가 있고, 영우와 이틀 차이나는 친구도 오기로 해서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영우는 처음에는 순한 아이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가 본격 잠투정을 보여줘서 모두가 우리 부부를 안쓰럽게 여기게 되었다. 현재 세 아이의 엄마 모두 집에서 아이만 보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이런 자리에서 하소연하는 시간이 필요했나보다. 특히 영우와 이틀 차이나는 친구 엄마는 매 이벤트 발생시마다 자기 아이 이야기를 열심히 하는데 나는 뭐가 힘든지 도통 공감이 가지 않았다. 잠은 5~6시간씩 자, 젖물리기만 하면 잠들어, 분유든 모유든 입에 뭐가 들어오면 엄청 잘먹어, 누워 있기는 싫어하지만 바운서에는 몇 시간씩 앉아있어, 엄마아빠 밥 먹는것도 바운서에서 지켜봐줘, 심지어 몸무게도 6kg밖에 안 나가서 안아보니 종잇장처럼 가벼워, 도대체 뭐가 힘들단걸까.
영우는 최장시간 잔 것이 4시간, 그나마도 일주일 그러더니 지금은 한 시간마다 깨고, 잠투정이 심해서 매번 전쟁을 치러야 하고, 먹을 때도 손 발을 엄청 버둥대서 먹이기 힘들고 안먹으려고 할 때도 많아 잠결에 겨우겨우 먹이고 있고, 엄청 안아달라고 하는데 몸무게는 많이 나가서 어깨, 등은 나간지 오래고, 교대로 먹고 교대로 자야만 하는 우리 부부. 도대체 뭐가 힘들단걸까. 그래도 다들 나름대로 힘들겠지. 비교하지 말아야지. 영우는 영우니까.
그래도 성인들과 만나서 대화를 하니 정보도 얻고 위안도 얻고 좋더라. 이번 모임의 수확은 힙시트. 힙시트의 존재는 알았는데 운반 도구로만 생각해서 아기띠가 두 개나 있는데 뭐 필요할까 싶었는데 그냥 집에서 안아주는데도 유용한 도구란 것을 알았다. 힙시트가 나의 어깨와 등을 구원해주길.
2014년 6월 27일 금요일
121일 동네친구
아파트 3층에 정원이 있다. 베란다에서 보면 나무에 시선 맞추기가 딱 좋은 높이이고 흔들리는 나뭇잎 보는 것을 영우가 좋아한다. 칭얼대면 안고 베란다로 나가서 잠깐씩 정원을 보게 해준다. 물론 정원에 내려가서 보아도 좋아 하겠지만 그것은 귀찮은 일인지라.......
이 날도 정원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아기 업은 엄마가 서성이는 것이 보였다. 아기는 영우 또래의 작은 아기로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순간 바로 아기띠하고 영우 데리고 후다닥 정원으로 내려갔다. 혹시나 아기 엄마 들어갈까봐 고층까지 올라간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여유가 없어 계단으로 막 내려갔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것처럼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에 집에 놀러오라고 하고, 번호까지 받았다. 내가 낯선 사람에게 말 걸고 그런 스타일의 사람이 아닌데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도 어지간히 사람이 그립고 심심했나보다 한다. 지금이 특수상황이긴 하지. 카스를 보니 리미보다 어린 친구던데 나이차를 극복하고 동네친구가 될 수 있을지, 기대하시라, 두둥.
이 날도 정원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아기 업은 엄마가 서성이는 것이 보였다. 아기는 영우 또래의 작은 아기로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순간 바로 아기띠하고 영우 데리고 후다닥 정원으로 내려갔다. 혹시나 아기 엄마 들어갈까봐 고층까지 올라간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여유가 없어 계단으로 막 내려갔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것처럼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에 집에 놀러오라고 하고, 번호까지 받았다. 내가 낯선 사람에게 말 걸고 그런 스타일의 사람이 아닌데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도 어지간히 사람이 그립고 심심했나보다 한다. 지금이 특수상황이긴 하지. 카스를 보니 리미보다 어린 친구던데 나이차를 극복하고 동네친구가 될 수 있을지, 기대하시라, 두둥.
120일 4개월
어쩐지 4개월이라고 하니 긴장된다. 백일 지나고 4개월이니 뭔가 안정되어 있어야 하는 느낌인데 영우는 대구 방문 이후 퇴행하여 밤에 더 자주 깨고 더 많이 안아달라고 한다. 4개월 기념으로 그동안 기록해두지 못했던 발달사항 기록.
이제는 노는 시간이 제법 길어져 별다른 노력 없이 수유텀이 3시간이 되었다. 낮에는 3시간인데 밤에는 더 짧은게 함정. ㅜㅜ
손발 사용이 제법 능숙해졌다. 자기 두 손을 맞잡고 있기도 하는데 그 모습이 매우 귀엽다. 자기 얼굴을 엄청 긁을 뿐만 아니라 엄마 얼굴을 긁기도, 멱살을 잡기도 한다. 하도 발버둥을 치는 바람에 다리 근육이 단단한데 며칠 전 식당 테이블 옆에 유모차를 세워 두었더니 발로 테이블을 차서 유모차가 뒤로 간다. 웃기던지. 뒤집어 놓으면 버둥거리다가 전진할 때도 있는데 배밀이가 아니라 온전히 다리 힘으로 이동을 한다. 요즘은 다리를 번쩍번쩍 잘 드는데 그러다가 자기 발을 빨게 되는 순간이 오나보다.
까마귀 소리를 낸다. 까악까악. 초음파 소리를 낼 준비를 하나보다. 그렇잖아도 목청이 큰데 목이 더 트이면 어찌 감당할까 걱정이다. 옹알이는 예전보다 좀 줄었다고 해야하나, 그냥 달라진건가. 입술을 오무리며 움~ 하는데 입을 어떻게 떼느냐에 따라 엄마처럼 들릴때도 있고 음매처럼 들릴때도 있다.
이제서야 공갈 빠는 법을 알았다. 4개월 됐는데 공갈을 물릴까 말까 고민된다. 손을 너무 많이 빨아서 공갈을 물리는게 나을지, 그냥 손을 빨게 두는게 나을지 모르겠다. 손 말고도 손에 잡히는 것들은 다 입으로 가져간다. 물고 빠는 시기. 가끔 쯧하는 소리를 낸다. 웃긴지.
뒤집기 연습은 꽤나 오래전부터 했는데 여전히 시도중이고 되뒤집기는 했다. 뒤집기에만 신경쓰다보니 되뒤집기를 했는데도 별 감흥이 없었고 언제였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빨리 컸으면 하는 심정과 모순되게 뒤집기나 이 나는건 천천히 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속싸개 범위 내에서만 버둥거리는데 뒤집고 기게 되면 또 다른 세상이 열릴듯.
이제는 노는 시간이 제법 길어져 별다른 노력 없이 수유텀이 3시간이 되었다. 낮에는 3시간인데 밤에는 더 짧은게 함정. ㅜㅜ
손발 사용이 제법 능숙해졌다. 자기 두 손을 맞잡고 있기도 하는데 그 모습이 매우 귀엽다. 자기 얼굴을 엄청 긁을 뿐만 아니라 엄마 얼굴을 긁기도, 멱살을 잡기도 한다. 하도 발버둥을 치는 바람에 다리 근육이 단단한데 며칠 전 식당 테이블 옆에 유모차를 세워 두었더니 발로 테이블을 차서 유모차가 뒤로 간다. 웃기던지. 뒤집어 놓으면 버둥거리다가 전진할 때도 있는데 배밀이가 아니라 온전히 다리 힘으로 이동을 한다. 요즘은 다리를 번쩍번쩍 잘 드는데 그러다가 자기 발을 빨게 되는 순간이 오나보다.
까마귀 소리를 낸다. 까악까악. 초음파 소리를 낼 준비를 하나보다. 그렇잖아도 목청이 큰데 목이 더 트이면 어찌 감당할까 걱정이다. 옹알이는 예전보다 좀 줄었다고 해야하나, 그냥 달라진건가. 입술을 오무리며 움~ 하는데 입을 어떻게 떼느냐에 따라 엄마처럼 들릴때도 있고 음매처럼 들릴때도 있다.
이제서야 공갈 빠는 법을 알았다. 4개월 됐는데 공갈을 물릴까 말까 고민된다. 손을 너무 많이 빨아서 공갈을 물리는게 나을지, 그냥 손을 빨게 두는게 나을지 모르겠다. 손 말고도 손에 잡히는 것들은 다 입으로 가져간다. 물고 빠는 시기. 가끔 쯧하는 소리를 낸다. 웃긴지.
뒤집기 연습은 꽤나 오래전부터 했는데 여전히 시도중이고 되뒤집기는 했다. 뒤집기에만 신경쓰다보니 되뒤집기를 했는데도 별 감흥이 없었고 언제였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빨리 컸으면 하는 심정과 모순되게 뒤집기나 이 나는건 천천히 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속싸개 범위 내에서만 버둥거리는데 뒤집고 기게 되면 또 다른 세상이 열릴듯.
2014년 6월 24일 화요일
118일 다시 서울로.
서울까지 무사히 도착. 도중에 변을 여러번 보긴 했지만 졸음쉼터와 휴게소에서 잘 처리하였고 영우는 놀기도, 자기도 하면서 수월하게 이동했다. 대구까지 왕복을 했으니 어딘들 못가랴 하며 자신감 업.
그러나 집에 들어와서 잘 놀다가 갑자기 울기 시작하는데, 한시간 반을 울었다. 난 사람들이 카페에 글 남길때 두시간 운다, 세시간 운다 하는게 과장인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울 수 있구나. 대구에서 삼십분 울 때도 혼을 뺐는데 이번엔 정말 멘탈이 너덜너덜해졌다. 중간에 달래지는듯해서 목욕도 시켰는데, 심지어 목욕하면서는 좋아했는데, 목욕이 끝나니까 다시 울기 시작. 겨우 달래져서 잠들었을 때에도 계속 흐느끼면서 자는데 얼마나 짠한지. 환경이 바뀌는게 정말 스트레스인가보다.
또 울음이 터질까봐 밤새 긴장했었는데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다. 금세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와줘서 고맙다. 앞으로는 더 나아지겠지? 그동안은 환경이 바뀌면 호기심 가득한 상태만 보다가 이런 일을 겼으니 걱정이 가득하다. 대구에 어떻게 보내지..
서울로 다시 오면서 사실 좀 우울했다. 대구에서 충분히 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엄마,아빠,동생,제부까지 영우를 이뻐해주고 함께 놀아주고. 이제 그걸 또 나혼자 해야하는데 영우도 나랑만 지내기 심심할 것 같고 나도 그렇고.
이 글을 쓰는 오늘, 웹툰 어쿠스틱 라이프를 보고 눈물이 났다. 이런 생각해서 미안해. 함께하는 동안 최선을 다해 사랑해줄게.
그러나 집에 들어와서 잘 놀다가 갑자기 울기 시작하는데, 한시간 반을 울었다. 난 사람들이 카페에 글 남길때 두시간 운다, 세시간 운다 하는게 과장인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울 수 있구나. 대구에서 삼십분 울 때도 혼을 뺐는데 이번엔 정말 멘탈이 너덜너덜해졌다. 중간에 달래지는듯해서 목욕도 시켰는데, 심지어 목욕하면서는 좋아했는데, 목욕이 끝나니까 다시 울기 시작. 겨우 달래져서 잠들었을 때에도 계속 흐느끼면서 자는데 얼마나 짠한지. 환경이 바뀌는게 정말 스트레스인가보다.
또 울음이 터질까봐 밤새 긴장했었는데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다. 금세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와줘서 고맙다. 앞으로는 더 나아지겠지? 그동안은 환경이 바뀌면 호기심 가득한 상태만 보다가 이런 일을 겼으니 걱정이 가득하다. 대구에 어떻게 보내지..
서울로 다시 오면서 사실 좀 우울했다. 대구에서 충분히 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엄마,아빠,동생,제부까지 영우를 이뻐해주고 함께 놀아주고. 이제 그걸 또 나혼자 해야하는데 영우도 나랑만 지내기 심심할 것 같고 나도 그렇고.
이 글을 쓰는 오늘, 웹툰 어쿠스틱 라이프를 보고 눈물이 났다. 이런 생각해서 미안해. 함께하는 동안 최선을 다해 사랑해줄게.
115일 혀 내밀기
일요일까지는 영우 때문에 대구에 계속 있을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월요일 영우의 완벽 적응 덕분에 화요일엔 영우를 맡겨두고 선배 언니까지 만나고 올 수 있었다. 수요일엔 땀띠 때문에 수딩젤 사러 백화점 갔으나 대구엔 수딩젤이 없다. 수딩크림은 있는데 크림은 뻑뻑할 것 같아 패스. 목요일엔 집에만 있기 지루해서 엄마아빠와 유모차 끌고 강변으로 나갔다.
호기심 영우는 바깥 세상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시원한 바람에 좋아하고, 바람이 불 때마다 흔들리는 나뭇잎들 보며 좋아하고. 그러다 혀를 내밀며 웃기 시작한다. 뭐가 그리 좋은지 혓바닥을 낼름거리며 웃는 모습이 보는 사람도 즐겁게 한다. 이렇게 혀 내밀기 스킬 하나 추가.
밖에 나오니 이렇게 좋아하는데 그동안 나는 나가기 귀찮아서 너무 집에만 있었구나 싶다. 서울 올라가면 산책 좀 자주 해줘야지.
호기심 영우는 바깥 세상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시원한 바람에 좋아하고, 바람이 불 때마다 흔들리는 나뭇잎들 보며 좋아하고. 그러다 혀를 내밀며 웃기 시작한다. 뭐가 그리 좋은지 혓바닥을 낼름거리며 웃는 모습이 보는 사람도 즐겁게 한다. 이렇게 혀 내밀기 스킬 하나 추가.
밖에 나오니 이렇게 좋아하는데 그동안 나는 나가기 귀찮아서 너무 집에만 있었구나 싶다. 서울 올라가면 산책 좀 자주 해줘야지.
111일 막내의 결혼식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막내가 결혼하니 둘째 결혼할 때랑은 느낌이 또 다르다. 둘째 때는 마냥 좋더니 막내 때는 입장하는걸 보고 있자니 울컥하더라. 어린 시절 내가 많이 괴롭혔던터라 언제나 마음 한구석엔 미안함이 남아있다. 좋은 사람 만났으니 행복하게 잘 살아라~
영우는 결혼식장에 한 시간 일찍 도착해서부터 결혼식이 진행되는 내내 잘 잤다. 이러니 사람들이 수월한 아이라고 하지. 속도 모르고. 그래도 이런 큰 행사에 이 정도 협조해주는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싶다. 떼쓰고 울었으면 한복입고 난감했을텐데.
친지 사진 찍을 때 억지로 깨워서 신랑이 안고 사진을 찍었다. 다음 직계가족 촬영 때까지 안 울고 잘 버텨주면 얼마나 좋을까 했는데 가족사진까지 무사히 촬영 완료. 표정이 어땠을지는 모르겠지만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사진 속에 자리했으니 이 또한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식사할 때 영우는 젖병으로 분유를 먹었는데 손으로 젖병을 잡는다! 상상만 하던 그 모습이 눈 앞에서 일어나니까 신기방기. 이제 제법 손을 쓰는구나~
110일 더운 대구
대구 온지 하루만에 영우는 땀띠가 올라왔다. 얼굴 뿐만 아니라 팔다리에도 땀띠가. ㅜㅜ
나는 땀이 나는 곳에만 땀띠가 나는줄 알았는데 몸 전체 어디에서나 땀띠가 올라올 수 있나보다.
친구가 미국에서 보내준 폴로 옷이 있는데 엄마가 매우 마음에 들어하기도 했고 나도 이뻐서 아껴뒀다가 백일 아침 기념촬영할 때 처음 입혔더랬다. 폴로 특유의 섬유 재질이라 옷을 입히기에 빡빡하기도 하고 덥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백일때는 그래도 덥지 않아 괜찮았었다. 이번엔 함들어오는 날이라 손님 많이 오신다고 이쁜 옷 입혔더니 사람도 많고 해서 더 더웠나보다. 이 이쁜 옷을 이렇게 짧게 입히고 못입히게 되다니 아쉽다. 그래도 친척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날인데 이쁘게 봐주셨겠지 ㅜㅜ
덧. 내가 처음으로 영우 손톱, 발톱을 잘라줬다! 역시 무서워 ㅜㅜ
덧. 오전에 아빠가 영우 봐주시다가 허허 웃으니 영우가 따라웃었다. 영우가 소리내서 웃는 것을 신랑이 엄청 기다리는데 이렇게 소리내 웃다니. 언제쯤 정말 좋아서 신나서 웃어줄까.
109일 백일사진 그리고 대구 나들이
백일사진 촬영. 대구에 내려가야해서 이른 10시부터 스튜디오로 갔다. 다행히 영우는 컨디션이 좋았으나 엄마아빠는 영우를 웃길 수 있는 필살기를 개발하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 스튜디오 도우미에게 애가 잘 안 웃는다고 이야기하고 사진 촬영이 시작되는 순간, 어찌나 방긋방긋 잘 웃는지. 백일간 봐왔던 그 아이가 이 아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환하게 이쁘게 많이많이 웃었다. 잘 웃으니 좋긴 한데 살짝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좋아 꺄르르 넘어가니 엄마아빠는 그동안 뭐했나 싶은 생각이 들어 살짝 자괴감이. 어쨌든 무사히 촬영하고 대구로 고고.
사진 촬영 후 피곤해서인지 마장휴게소에 들릴 때까지 영우는 잘 잤다. 휴게소에서 밥먹고 영우도 밥먹고.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거의 수유실이 갖춰져 있다고 알고 있는데 마장휴게소도 건물 2층 화장실 옆에 작은 수유실이 있다. 직원들에게 물어봐도 안내를 잘 해주어 어쩐지 마음에 드는 프리미엄 마장휴게소. 휴게소에서 한시간 정도 보내고 다시 내려오는 내내 잘 자준 영우. 평소에도 차가 이동 중에는 칭얼대지 않고 잘 있거나 잘 자는 편이라 잘 있을거라 기대했으나 생각보다 훨씬 수월하게 왔다. 집 바로 앞 신호등에서 신호대기하는 중에 반짝 눈을 떴으니 어찌나 고마운지.
그러나 이게 웬일. 대구 집에 도착하자마자 30분을 내리 울었다. 지금까지 들어왔던 울음과는 차원이 다른, 엄청나게 악을 쓰며 아무리 달래려 해도 달래지지 않는 울음이었다. 할머니가 반가운 마음에 카시트에 앉아 있는 영우를 번쩍 들어올려 계단을 올라갔는데 그때부터 울기 시작해서 매우 자책하고, 우리는 우리대로 땀 빼고. 이 날부터 3일간 영우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안기려 하지 않고 칭얼대기도 더 심해져서 엄마아빠가 힘든 나날을 보냈다. 환경이 바뀌는 것이 아이에겐 정말 스트레스인가보다.
이렇게 대구까지는 무사 입성.
사진 촬영 후 피곤해서인지 마장휴게소에 들릴 때까지 영우는 잘 잤다. 휴게소에서 밥먹고 영우도 밥먹고.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거의 수유실이 갖춰져 있다고 알고 있는데 마장휴게소도 건물 2층 화장실 옆에 작은 수유실이 있다. 직원들에게 물어봐도 안내를 잘 해주어 어쩐지 마음에 드는 프리미엄 마장휴게소. 휴게소에서 한시간 정도 보내고 다시 내려오는 내내 잘 자준 영우. 평소에도 차가 이동 중에는 칭얼대지 않고 잘 있거나 잘 자는 편이라 잘 있을거라 기대했으나 생각보다 훨씬 수월하게 왔다. 집 바로 앞 신호등에서 신호대기하는 중에 반짝 눈을 떴으니 어찌나 고마운지.
그러나 이게 웬일. 대구 집에 도착하자마자 30분을 내리 울었다. 지금까지 들어왔던 울음과는 차원이 다른, 엄청나게 악을 쓰며 아무리 달래려 해도 달래지지 않는 울음이었다. 할머니가 반가운 마음에 카시트에 앉아 있는 영우를 번쩍 들어올려 계단을 올라갔는데 그때부터 울기 시작해서 매우 자책하고, 우리는 우리대로 땀 빼고. 이 날부터 3일간 영우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안기려 하지 않고 칭얼대기도 더 심해져서 엄마아빠가 힘든 나날을 보냈다. 환경이 바뀌는 것이 아이에겐 정말 스트레스인가보다.
이렇게 대구까지는 무사 입성.
2014년 6월 10일 화요일
104일 다시 급성장기?
요 며칠 영우의 컨디션이 매우 좋지 않다. 연휴기간 중 백화점, 베이비페어, 시댁, 서울숲 여러 곳을 다녔는데 그로 인해 패턴이 흐트러져서인지, 지금이 급성장기인 것인지 매우 힘든 상태이다. 짜증난 상태가 기본 상태이고 특히 잠투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어디 아픈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심하게 울고 변을 안 본지도 일주일이 되어간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일요일 저녁에 몰아 쓰던 블로깅도 못하고 몸도 힘들다.
우리끼리는 급성장기일 것이라 결론내고 저녁에는 목욕 대신 목튜브 끼워서 수영을 시켰다. 물 속에서 놀면 몸도 좀 덜 아프지 않을까, 그리고 애들은 물 속에 있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고 해서. 처음엔 좀 얼떨떨해 하다가 좋아하는듯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물 속에 빠질 위험을 느꼈는지 자지러지게 울어서 대실패. 좀 더 크면 해줘야지 ㅜㅜ
계속 울어대는 영우 보면 안쓰럽다. 이 시기도 곧 지나가겠지. 아이가 크는게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정말 힘든 일이구나.
백일이 지난 후 나는..
출산 후 백일쯤 되면 몸이 거의 회복된다고 하는데 현재 나는 어떤가? 산후조리는 엄마 덕분에 잘 한 것 같은데 육아로 인해 몸이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정상 컨디션이 되는게 가능한 일인가?
체중은 원상태가 되었다. 머슴밥을 먹는데도 체중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조리원 사람들 중에는 10kg이 남았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힘들지도 않나? 왜 살이 안빠지는걸까?
머리카락은 엄청 빠지고 있는 중이다. 임신 전에도 머리가 많이 빠졌는데 임신 기간 중에는 호르몬 영향으로 머리가 거의 빠지지 않았다. 지금은 그때 안빠졌던 머리카락들이 빠지는데다 원래 빠지던만큼 또 빠지니까 매일 어마어마한 양의 머리카락들을 보게 된다. 예전보다 특별히 더 빠지는건 아니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보고 있으면 심란하다.
영우가 좋아하는 자세가 바뀔때마다 아픈 곳이 늘어난다. 손목부터 시작해서 등, 허리, 무릎이 삐걱거리고 이제는 팔뚝에도 알이 배기기 시작했다.
이는 좋아졌다 나빠졌다 한다. 한동안 괜찮더니 며칠 전 다시 시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괜찮은데 괜히 염려스러워 빙수나 찬 음식은 먹지 않으려고 신경쓰고 있는 중이다.
또 백일이 더 지나면 몸은 더 아파질테지. 다른건 몰라도 몸이 아픈건 엄마한테 고스란히 넘어갈텐데 마음이 아프다.
체중은 원상태가 되었다. 머슴밥을 먹는데도 체중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조리원 사람들 중에는 10kg이 남았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힘들지도 않나? 왜 살이 안빠지는걸까?
머리카락은 엄청 빠지고 있는 중이다. 임신 전에도 머리가 많이 빠졌는데 임신 기간 중에는 호르몬 영향으로 머리가 거의 빠지지 않았다. 지금은 그때 안빠졌던 머리카락들이 빠지는데다 원래 빠지던만큼 또 빠지니까 매일 어마어마한 양의 머리카락들을 보게 된다. 예전보다 특별히 더 빠지는건 아니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보고 있으면 심란하다.
영우가 좋아하는 자세가 바뀔때마다 아픈 곳이 늘어난다. 손목부터 시작해서 등, 허리, 무릎이 삐걱거리고 이제는 팔뚝에도 알이 배기기 시작했다.
이는 좋아졌다 나빠졌다 한다. 한동안 괜찮더니 며칠 전 다시 시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괜찮은데 괜히 염려스러워 빙수나 찬 음식은 먹지 않으려고 신경쓰고 있는 중이다.
또 백일이 더 지나면 몸은 더 아파질테지. 다른건 몰라도 몸이 아픈건 엄마한테 고스란히 넘어갈텐데 마음이 아프다.
2014년 6월 9일 월요일
100일
드디어 우리에게도 백일이 왔다! 백일은 여러 의미가 있는데 예전에는 아이들이 백일까지 살기도 힘든 환경이어서 건강하게 버텨낸 것에 대한 축하와 감사의 날, 산모의 몸이 완전하게 회복되는 시점, 잉태된 지 1년째 되는 날이라고들 한다. 우리가 백일을 기다린 것은 모든 부모가 기대하는 백일의 기적 때문인데 아직은 밤잠 누워서 4시간까지 자는 소소한 기적뿐이다. 물론 이것도 매우 감사한 일이다.
요즘은 백일파티를 위한 백일상 대여 업체가 많다. 좀 알아봤는데 데코레이션이 다 된 상태로 백일상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것을 진열하고, 그릇 등을 채우기 위해 떡이니 과일이니 준비해야하는 번거로운 일이. 거기다 거실이 좁아서 상을 놓고 마땅히 사진찍을만한 공간이 안나온다. 그래서 준비한 엄마표 백일상(떡은 어머님이 준비해주셨다)
다시 봐도 마음에 든다. 전날까지만 해도 영우가 범보의자에 앉아 목을 못가눠서 사진을 어떻게 찍나 했는데 백일날 아침 마법처럼 목을 가누어서 범보의자에 제대로 앉아있을 수 있었다. 딱 사진 찍을만큼 목을 가누는거 보니 신기하다. 이것도 백일의 기적인가?
마침 선거일이라 시댁 식구들이랑 몽중헌 페럼타워점에서 식사했는데 오랜만에 먹는 딤섬은 역시나 굿. 식구들도 맛있어 하셨고, 선거일이라 사람이 없어서 한가하고 좋았다. 알고보니 백일상, 돌상도 미리 얘기하면 차려준다고.
영우는 이 날 5시간동안 안 먹고, 4시간동안 잤다. 외출하면 적당한 소음이 있어서 그런지, 몽중헌이 시원해서였는지, 새로 산 쿨시트가 느낌이 좋아서였는지, 이유가 뭐가됐든 밖에서 잘 자니 좋긴 하면서도 늘 불안하다. 언제쯤 되야 영우가 안정화되고, 또 영우를 대하는게 여유있어질런가.
지금까지처럼 건강하게 자라다오. 백일의 기적도 있을거라면 빨리 오면 좋겠구나~
덧. 백일만에 집의 TV를 켜고 본 것이 개표방송. 투표율이 참.. 뭐, 국민이 미개한거 맞구만.
2014년 6월 8일 일요일
98일 장난감 쥐기
영우가 내 손가락을 잘 잡는 것 같아 Oball을 쥐어주었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잘 쥐고 노네. Oball이 손가락 쥐는 근육 발달을 위한 장난감인지 잘 잡을 수 있도록 구멍이 숑숑 뚫려 있긴하다. 그래서 제법 장난감을 갖고 노는 모양새가 난다. 요즘 손빨기가 한창이라 Oball도 빨려고 하는데 너무 커서 잘 안되니 짜증을 낸다. 그래서 소피 등장! 그러나 아직 소피는 잘 쥐지도, 빨지도 못한다. 그래도 맨날 억지로 쥐어주고 만져보게 해줬는데 스스로 쥐니까 용하다. oball은 언제 어떻게 써야하는 장난감인지도 모르고 괌에서 사왔는데 알아서 잘 갖고노니 뿌듯하다. 그러나 며칠 후 친구가 베이비 페어에서 사다준 캡틴볼이 빨기 더 좋아서 지금은 찬밥신세.
2014년 6월 2일 월요일
97일
신랑 친구 가족이 방문. 이 집은 12개월 차이나는 연년생을 키우고 있고 둘째가 영우보다 한 달 먼저 태어났다. 짧은 시간에 둘을 키워내서 요령이 생겨서인지 둘째는 50일부터 밤중수유를 끊었고 덩치도 어찌나 큰지 지금은 우유를 200ml씩 먹고 있다. 순하기는 또 얼마나 순한지 가만히 내버려두어도 소리 한번 내지 않고 누나 엉덩이에 얼굴이 깔리고서야 우는데 우는 소리도 정말 작더라.
이 날도 나랑 영우랑 닮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영우가 너무 뚱해서 그런가. 근데 뭐 그 집 큰 딸도 처음엔 아빠 엄청 닮았더니 갈수록 엄마 닮아가던데 영우도 클수록 아빠 닮겠지. 성격이든 외모든 아빠 닮았으면 좋겠다. 이 얘기를 신랑한테 했더니 더 크면 아빠를 넘어서야 한다고, 그래야 온전하게 독립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남자들은 그런가보다. 여자들은 엄마를 넘어서야 온전하게 독립하고 성장한다는 생각 안하는데.
작년과 올해에 걸쳐 신랑 친한 친구들이 아이를 낳았다. 작년에 둘, 올해 둘, 그리고 올 가을 한 명 더 예정. 원래부터 생일이나 연말 등 각종 이벤트가 있을때 자주 모였던 친구들인데 아이들까지 나이 차이 없게 태어나서 공통화제도 많고 더 자주 모이게 생겼다. 요즘은 아이를 하나, 많아야 둘 정도 낳으니 전통적인 가족관계보다는 이런 또래모임을 통해 부족한 형제자매에 대한 관계를 일부 충족시켜나가지 않을까싶다. 그런데 이런 환경에서 우리 영우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않고 잘 키울 수 있을까. 내가 제일 문제다.
이 날도 나랑 영우랑 닮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영우가 너무 뚱해서 그런가. 근데 뭐 그 집 큰 딸도 처음엔 아빠 엄청 닮았더니 갈수록 엄마 닮아가던데 영우도 클수록 아빠 닮겠지. 성격이든 외모든 아빠 닮았으면 좋겠다. 이 얘기를 신랑한테 했더니 더 크면 아빠를 넘어서야 한다고, 그래야 온전하게 독립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남자들은 그런가보다. 여자들은 엄마를 넘어서야 온전하게 독립하고 성장한다는 생각 안하는데.
작년과 올해에 걸쳐 신랑 친한 친구들이 아이를 낳았다. 작년에 둘, 올해 둘, 그리고 올 가을 한 명 더 예정. 원래부터 생일이나 연말 등 각종 이벤트가 있을때 자주 모였던 친구들인데 아이들까지 나이 차이 없게 태어나서 공통화제도 많고 더 자주 모이게 생겼다. 요즘은 아이를 하나, 많아야 둘 정도 낳으니 전통적인 가족관계보다는 이런 또래모임을 통해 부족한 형제자매에 대한 관계를 일부 충족시켜나가지 않을까싶다. 그런데 이런 환경에서 우리 영우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않고 잘 키울 수 있을까. 내가 제일 문제다.
2014년 6월 1일 일요일
95일 밤마실
영우의 첫 밤나들이. 원래는 나혼자만 친구들 보러 나갈 예정이었지만 어차피 신랑도 다 아는 사이이고, 영우도 보고싶어할 것 같아서, 그리고 신랑이 기사겸 보모 역할을 자청하여 함께 외출하였다. 지금까지 외출 장소 중 최장거리인 광화문까지 고고.
서울역사박물관 옆에 위치한 베니니는 음식 맛도 괜찮은 편이고 분위기도 좋은데 정말 사람이 없다. 사람이 없는 덕분에 영우를 데려가도 되겠다 싶었던 거긴 하다. 조용히 분위기를 즐기고 싶을때 종종 애용하는 장소. 신랑은 처음 가보았는데 자그마하게 꾸며진 정원과 베니니 분위기에 매우 만족했다. 우리 이렇게 된장삘 충만한 저녁이 얼마만인지 원.
영우는 평소 저녁 8시가 지나면 밤잠을 자기 시작하는데 이때 밤투정이 꽤나 심하다. 밖에서 처음 맞이하는 8시 타임을 어찌 보낼까 궁금했는데 낯선 장소에서는 얌전한 영우는 별 투정 없이 그냥 잠들었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쭉 잤는데 나는 그 시간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 수유텀이 2시간 반이라 8시 반이 지나면서부터는 언제 깰까, 여기 수유할 장소는 있겠지, 뭐 이런 생각으로 노심초사. 결국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엄청난 잠투정으로 혼을 빼놓았다. 차를 멈출수도 없고, 길은 막히고, 밤 나들이는 쉽지 않은듯.
집에서만 지내다보니 모임에서 대화에 끼기가 쉽지 않다. 잘 모르는 내용도 많고 이제 관심사가 달라진 것이 확실히 느껴진다. 나의 최근 가장 나누고픈 큰 이슈는 영우의 누워자기와 4시간 연속 수면인데 친구들은 4시간 텀이 의미하는 것을 알 수도 없으니 말을 꺼내는 것도 민망하다. 심지어 이 날 나는 조리원에서 만난, 집에서 애 낳은 사람 이야기를 꺼냈다. 이게 뭐야ㅜㅜ 그래도 이 모임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전환이 되는 모임이라 대화에 끼지 못해도 즐거운데 다른 모임에서는 뭔가 소외감이 느껴질 수 있을듯. 모임은 즐거웠는데 나의 생활리듬이 깨어져서인지 주말내내 컨디션이 안좋다. 밤마실은 힘들구나ㅜㅜ
서울역사박물관 옆에 위치한 베니니는 음식 맛도 괜찮은 편이고 분위기도 좋은데 정말 사람이 없다. 사람이 없는 덕분에 영우를 데려가도 되겠다 싶었던 거긴 하다. 조용히 분위기를 즐기고 싶을때 종종 애용하는 장소. 신랑은 처음 가보았는데 자그마하게 꾸며진 정원과 베니니 분위기에 매우 만족했다. 우리 이렇게 된장삘 충만한 저녁이 얼마만인지 원.
영우는 평소 저녁 8시가 지나면 밤잠을 자기 시작하는데 이때 밤투정이 꽤나 심하다. 밖에서 처음 맞이하는 8시 타임을 어찌 보낼까 궁금했는데 낯선 장소에서는 얌전한 영우는 별 투정 없이 그냥 잠들었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쭉 잤는데 나는 그 시간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 수유텀이 2시간 반이라 8시 반이 지나면서부터는 언제 깰까, 여기 수유할 장소는 있겠지, 뭐 이런 생각으로 노심초사. 결국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엄청난 잠투정으로 혼을 빼놓았다. 차를 멈출수도 없고, 길은 막히고, 밤 나들이는 쉽지 않은듯.
집에서만 지내다보니 모임에서 대화에 끼기가 쉽지 않다. 잘 모르는 내용도 많고 이제 관심사가 달라진 것이 확실히 느껴진다. 나의 최근 가장 나누고픈 큰 이슈는 영우의 누워자기와 4시간 연속 수면인데 친구들은 4시간 텀이 의미하는 것을 알 수도 없으니 말을 꺼내는 것도 민망하다. 심지어 이 날 나는 조리원에서 만난, 집에서 애 낳은 사람 이야기를 꺼냈다. 이게 뭐야ㅜㅜ 그래도 이 모임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전환이 되는 모임이라 대화에 끼지 못해도 즐거운데 다른 모임에서는 뭔가 소외감이 느껴질 수 있을듯. 모임은 즐거웠는데 나의 생활리듬이 깨어져서인지 주말내내 컨디션이 안좋다. 밤마실은 힘들구나ㅜㅜ
94일 누워자기
엄마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것이 바로 등센서. 영우도 등센서가 잘 발달하여 도무지 누워서 잠을 자지 않는다. 눕히면 깨고 눕히면 깨서 낮엔 물론이고 밤을 꼴딱 새기도 한다. 도저히 못 버티겠어서 영우를 안고 차라리 앉아서라도 자는 방식을 택하곤 했다.
그런데 영우가 누워서 잔 것이다! 신랑과 교대를 한 후, 비몽사몽으로 잠깐 누워 있다가 눈을 떴는데 글쎄 한 시간 반이 지나있다. 그동안 영우는 깨지 않고 누워서 잤다. 이후에도 오랫동안 푹 잔건 아니지만 눕혔을 때 바로 깬다거나 하지 않고 조금씩은 자서 어찌나 고맙던지 내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었다.
이튿날 아침 신랑에게 얘기했더니 신랑이 볼 때도 잘 잤다고 한다. 우리끼리는 백일의 기적이 일어난건가 싶어 급 흥분. 다행히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 3일 밤이 지났는데 누워서 잘 자고 있다. 이렇게 점점 살만해지는건가보다.
그런데 영우가 누워서 잔 것이다! 신랑과 교대를 한 후, 비몽사몽으로 잠깐 누워 있다가 눈을 떴는데 글쎄 한 시간 반이 지나있다. 그동안 영우는 깨지 않고 누워서 잤다. 이후에도 오랫동안 푹 잔건 아니지만 눕혔을 때 바로 깬다거나 하지 않고 조금씩은 자서 어찌나 고맙던지 내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었다.
이튿날 아침 신랑에게 얘기했더니 신랑이 볼 때도 잘 잤다고 한다. 우리끼리는 백일의 기적이 일어난건가 싶어 급 흥분. 다행히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 3일 밤이 지났는데 누워서 잘 자고 있다. 이렇게 점점 살만해지는건가보다.
93일 만지기
아침에 신랑이 딸랑이로 놀아주는데 영우가 딸랑이에 손을 갖다댔다. 그런데 요즘 기본 자세가 복싱 준비자세 또는 저요저요 자세라 그 경로에 딸랑이가 있었을 뿐인지, 인지하고 갖다댄 것인지 확실치가 않다.
오후에 나랑 놀면서 또 주먹을 관찰하길래 내 손을 눈 앞에 갖다대주었다. 그랬더니 오른손으로 내 손을 만진다. 아기체육관 등을 하면서 주먹으로 사물을 쳐낸 적은 있지만 손가락을 펴서 만진 건 처음인 것 같다. 오전에 딸랑이에 손을 댄 것도 우연이 아니었던듯. 신기하다 신기하다!
92일 발달사항
존슨즈 베이비 앱에서 보내온 이번 주 발달사항. 글쎄 옹알이로 자음을 말한다고 한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엄마나 아빠같은 단어를 말하기도 한다고 한다. 영우도 요즘 폭풍 옹알이를 하고 있긴 하지만 자음을 말한다니!
존슨즈 베이비 앱 발달사항을 보면서 신랑과 내린 결론은 영우가 일찍 태어나서 존슨즈 베이비에서 보내오는 발달보다 2주 정도 느린 것 같다는 것이었다. 아직도 주먹 관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참고만 하려고 하지만 역시나 신경쓰여서 옹알이 피드백해주며 엄마,아빠 해보라고 계속 시켰다.
노래를 많이 불러주는 것이 좋다고 해서 동요앱을 다운받았는데 대부분 몇 곡 무료이고 나머지는 다 유료로 다운받게 되어있다. 그런데 친숙한 동요보다는 창작동요가 많이 들어있는듯. 해줘야 할 일은 점점 늘어가는데 제대로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온종일 나랑만 있는데 너무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
존슨즈 베이비 앱 발달사항을 보면서 신랑과 내린 결론은 영우가 일찍 태어나서 존슨즈 베이비에서 보내오는 발달보다 2주 정도 느린 것 같다는 것이었다. 아직도 주먹 관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참고만 하려고 하지만 역시나 신경쓰여서 옹알이 피드백해주며 엄마,아빠 해보라고 계속 시켰다.
노래를 많이 불러주는 것이 좋다고 해서 동요앱을 다운받았는데 대부분 몇 곡 무료이고 나머지는 다 유료로 다운받게 되어있다. 그런데 친숙한 동요보다는 창작동요가 많이 들어있는듯. 해줘야 할 일은 점점 늘어가는데 제대로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온종일 나랑만 있는데 너무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
91일 면역력
지난 토요일. 또 아구창이 생긴 것을 발견하였다.
이번이 네 번째인데 별일 아니라해도 정말 속상하다. 게다가 입술에 떡하니 있었던 것. 전에 약 받아와서 먹이고 나아져서 남은 약을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터라 먹일까말까 고민했는데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일요일에는 입 안까지 더 많이 번진 것 같았는데 월요일이 되어 보니 입술에 있던 것들이 사라졌다. 아직 입 안에는 좀 남아있는데 금세 회복된 것을 보니 면역력이 생긴 것 같아 다행이다 싶다.
요즘 손을 엄청 빨고 있는데 매번 닦아줄 수도 없고, 생기는게 어쩔 수 없다 싶긴 하지만 그래도 아구창은 이제 그만 생겼으면 좋겠다. 보고 있으면 엄청 심란하다. ㅜㅜ
이번이 네 번째인데 별일 아니라해도 정말 속상하다. 게다가 입술에 떡하니 있었던 것. 전에 약 받아와서 먹이고 나아져서 남은 약을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터라 먹일까말까 고민했는데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일요일에는 입 안까지 더 많이 번진 것 같았는데 월요일이 되어 보니 입술에 있던 것들이 사라졌다. 아직 입 안에는 좀 남아있는데 금세 회복된 것을 보니 면역력이 생긴 것 같아 다행이다 싶다.
요즘 손을 엄청 빨고 있는데 매번 닦아줄 수도 없고, 생기는게 어쩔 수 없다 싶긴 하지만 그래도 아구창은 이제 그만 생겼으면 좋겠다. 보고 있으면 엄청 심란하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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