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25일 일요일

육아 참견

부모님이 왔다가셨다. 와계시니 좋긴 한데 너무나 참견이 심하다. 문제는 내가 그것을 나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인다는 것. 머리로는 걱정하시는 거란 것을 알겠는데 심정적으로는 화가 난다.
아빠가 EBS 전통육아를 본 이후로 포대기 예찬론을 펼치고 계신다. 방송 후에 이메일로 방송 영상을 보내시더니 최근에 다음라이프에 포대기 사용기를 올린 기자의 기사링크를 보내셨는데 나랑 대면하고는 1박2일동안 잊을만하면 포대기 얘기다. 내가 안쓰겠다는 것도 아니고, 영우가 아직 목을 못가누어 지금은 쓸 수 없는 상황이나 여름용 망사 포대기를 봐두었다고 검색까지 해서 보여드렸는데도 틈만 나면 지금 당장 포대기를 쓰라는 얘기 반복이다.
영우가 잘 토하다보니 속이 불편할까봐 수유텀을 더 늘려주고싶다. 너무 자주 먹으면 힘들까봐. 그리고 밥 먹은 후에 바로 눕히기가 겁이 나서 최근엔 activity 시간에 누워 있어야 하는 모빌이나 아기체육관 사용이 뜸했다. 이런 상황을 다 말씀드렸는데도 왜 배고플때 바로 젖을 주지 않는지, 왜 자꾸 안고 있는지, 왜 모빌을 사용하지 않는지, 하루에도 몇 번씩 얘기하신다. 그리고 바운서에 눕혀 놀리고 모빌 보여주면 한결 편할거라며 해법을 제시하신다. 나도 안다고.
이뿐만 아니라 영우와 관련된 모든 이벤트에 대해 한말씀씩 거드신다. 그래도 엄마는 오랜 시간 영우의 변화를 같이 봐 와서 내가 힘들어하는 부분에 대해 공감을 해주는 편인데 아빠는 하루 보고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하니 내가 공격받는다고 느끼게 된다. 그것이 기본적으로 내장되어 있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감정이 상하게 된다. 요즘 아빠가 초등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애착과 자존감에 대한 강의를 나가고 있는데 나도 그런 시선으로 보고 계신가보다. 웃긴 건 나도 육아책 읽고 참고하는게 많은데 아빠가 하는 얘기에다 대고는 그건 책에서나 나오는 얘기지라고 해버린거다. 그래도 그러면 안되는거였는데 감정 컨트롤이 잘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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