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운다. 밥먹기도 싫고 잠자기도 싫고 안 자고 앉아있는 것도 싫단다. 밥 먹고 있으면 잠 자기 전에 엄마가 데리러 간다고 했지만 밥도 먹기 싫고 어린이집에 가기 싫고 집에서 놀고 싶다고 해서 등원시키지 않기로 했다. 전날 3시간을 울었으니 가기 싫기도 하겠지, 트라우마 생길까 걱정되서 등원시키지 않았는데 보냈어야 하는걸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어린이집에 안 가는 대신에 친구들이라도 불러서 놀까 싶어 다움 엄마에게 연락해 보았으나 다움이가 감기기운이 있어 병원에 가야한단다. 그래서 린이 엄마에게 연락해 보았더니 올 수 있단다! 영우가 낮잠 자는 사이에 집을 정리하고 있는데 린이가 낮잠을 자지 않아 컨디션이 안 좋을 것 같아서 못 놀거 같단다. 그런데 고맙게도 린이가 영우집에서 놀다 가겠다고 해서 다시 잠깐 놀다 가기로 했다. 그런데 낮잠에서 깬 영우가 울고불고, 린이는 뻘쭘하게 서 있고 영우는 계속 울고 난리다. 역시 무리인가 싶었는데 린이 엄마가 영우 탱크를 보고 멋지다 해주니 갑자기 뚝 그치고 탱크 자랑을 시작한다. 그렇게 전이를 잘 시켜줘야 하는데 참 쉽지가 않다. 영우는 뭔가 자랑을 하고 싶으면 친구가 아니라 어른에게 와서 자랑을 한다. 그래서 같이 노는 모양새는 아니었지만 이 정도면 잘 놀고, 간식도 많이 먹고, 집은 난장판이 되었지만 친구가 와서 함께 놀아 뿌듯하다.
린이가 돌아가고 나서 영우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기존의 그림들과 달리 뭔가 느낌이 있어서 한 장 찍어둔다. 콩깍지 엄마 눈에는 추상 느낌이 아주 멋지다.
신랑이 와서 린이가 왔다 갔다고, 린이 엄마 이야기를 하니 신랑이 린이 엄마가 누구지 한다. 그것을 듣고 있던 영우가 '린이 엄마가 그 예쁜 엄마인데' 하는 것이 아닌가. 으아;; 이렇게 아이들이 다 듣고 있는거구나. 예상치 못한데서 저런 소리를 하니 매사에 말조심해야겠다.
또 하나 웃긴 거, 어린이집의 동생들 이야기를 하다가 초록숲 어린이집의 설이 이야기가 나왔는데 영우가 '설이가 오빠오빠 했어'라고 하면서 배시시 웃는다. 오빠를 말하면서 쑥스러우면서도 좋아하는 말투와 표정이 나오는데 어찌나 웃기던지. 영우 너도 남자라고 어린 여동생이 오빠라고 하면 좋은가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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