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24일 화요일

356일 돌잔치

영우 생일은 25일이지만 설도 있고 해서 열흘 당겨서 돌잔치를 하기로 했다. 돌잔치라고 해봐야 직계 가족들만 모시고 식사하는 조촐한 행사이지만 돌상도 주문하고 스냅사진도 불렀다. 신랑은 소풍가는 날 마냥 설레서 아침에 눈이 일찍 뜨이더란다. 감성 돋는 우리 신랑.
센터원빌딩 36층 파로그랜드에서 진행하였는데 소규모 돌잔치 하기에 괜찮은 것 같다. 주말에는 한산한 편이고, 서울 중심이라 어디서든 모이기 괜찮고, 서비스도 좋고, 무엇보다 전망이 훌륭하다. 서울 시내에서 이런 높이에서 이 정도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없는데, 그나마 비교할만한 탑클라우드보다 음식은 훨씬 괜찮은 것 같다. 룸보다는 홀 쪽이 전망이 더 좋은데 손님이 많지 않아 홀에서 진행해도 좋다. 아쉬운 점은 그 좋은 전망이 사진을 찍어놓고 보니 다 날아가서 실망. 전문가가 찍어도 별 수 없나보다.
오전 낮잠을 잘 자고 와서인지 영우는 컨디션이 아주 좋았다. 마침 날씨도 많이 춥지 않아서 센터원 광장에서도 몇 컷 찍을 수 있었다. 한복으로 갈아입고도 많이 불편해하지 않고 촬영을 무사히 마쳤다. 돌잔치의 하이라이트인 돌잡이 순서, 전통 돌상이었는데 영우는 유일하게 현대적 물건인 청진기를 집어들었다. 정신 없는 와중에 아빠가 동영상을 찍어주셔서 순식간에 끝난 돌잡이 순간도 남겨놓을 수 있었다. 신랑이 한 마디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부모님 얘기를 꺼내니 감정이 북받쳐서 감사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뭐 별 거 있겠나, 가족들 모두에게 감사하고 영우 잘 키우겠다는 거지.
돌잡이까지 공식적인 행사가 끝나고 영우 밥을 먹이는데 영우 밥 먹는걸 처음 보시는 시댁 식구들은 밥 많이 먹는다고 다들 한말씀씩 거드신다. 잘 먹는걸 보면 이쁘지 않을 리가. 후식으로 바나나까지 먹고난 후 놀기 시작하는 영우. 기분이 엄청 좋았나보다. 유모차에 앉아서 두 팔을 올리고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흔들 하는데 그런 모습은 처음 볼 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들이 빵 터지는 동작이었다. 내내 기분 좋게 잘 놀다가 유모차에서 스르륵 잠들어 순한아이 코스프레까지 마쳤다. 영우 최고!
오전에는 많이 칭얼대서 좀 걱정했었는데 이렇게 잘 마치고 나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오랜만에 만난 시댁 식구들도 모두 영우 이뻐해주시고, 영우도 이쁜 모습만 보이고. 친구들이나 회사 동료들에게 영우를 소개하고 싶어 마음 한편으론 아쉬웠는데 가족들끼리 조촐하게 돌잔치를 하니 영우도 스트레스 덜 받고 잘 노는거 같아 지나고 보니 잘했다 싶다. 이렇게 돌잔치 미션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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