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8일 토요일

817일 일상

지난 번 잔디밭에서 아빠 손을 잡고 뛰면서 즐거워하던 모습이 계속 맴돌아서 어디든 잔디밭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은 날이다. 저녁에 선배 언니 집에 가기로 했던터라 두류공원에 가야겠다고 마음 먹고 출발. 차를 타니 영우가 '어디가는거야?'라고 물어본다. 공원에 간다고 했더니 (집 앞에 공원이 있기 때문에) 공원에 가는데 왜 차를 타는지 궁금해하는 표정이라 엄청 큰 공원에 가서 놀거라고 이야기해주었다.
늦은 오후에 가서인지 주차할 곳을 겨우겨우 찾고, 야외음악당 쪽으로 갔다. 두류공원은 우방랜드도 포함하여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데 의도했던대로 영우는 내내 잔디밭을 달리며 즐거워했다. 잠깐 캐치볼을 해보려는 욕심을 냈으나 팔 힘도 없고 놀 줄도 몰라서 실패. 길어진 영우 그림자를 보면서 반가워하기도 하고, 커다란 개를 보고 인사도 하고, 높은 곳에서 풍경을 내려다보며 멋지다를 외치기도 하였다.
선배 언니 집에 가는 길에 놀이터를 보고는 또 지나치질 수가 없어서 한참 미끄럼틀을 타고 놀았는데 이제 암벽처럼 만들어놓은 나무벽을 기어올라간다거나 그물을 잡고 이동해보고싶어한다. 터널로 되어 있는 미끄럽틀이 꽤나 긴데도 무서워하지 않고 '형아 미끄럼틀 재미있어' 하며 계속 타고 싶어한다. 그물에 발이 빠져서 신발이 벗겨진 틈을 타서 겨우겨우 안고 들어왔는데 안그랬음 얼마나 더 놀았을지.
언니 집에서는 초등학생 누나의 핑크핑크한 장남감과 레고 덕분에 잘 놀았다. 저녁밥을 먹는데 누나가 먹는 양만큼 먹는 것을 보고 언니가 깜짝 놀랐다. 반찬도 잘 먹어주면 좋겠지만 역시나 먹이는데 실패. 27개월인데 문장을 말하는 모습에 놀라주시고, 알파벳 과자를 먹으며 알파벳송을 부르는 모습에 또 한 번 놀라주신다. 별로 사고도 안 치고 잘 놀아준 영우 덕분에 간만에 아들 자랑 잔뜩 하고 온 날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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