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1일 일요일

789일 일상

요즘은 자동차 출동시키는 것을 좋아한다. 이 날은 불이났는데 로이가 아니라 앰버를 출동시킨다. 영우가 놀고 있는 것을 옆에 누워서 보고 있었더니만 엄마 일어나라며 앰버를 출동시켜서 나를 쿡쿡찌른다. 허허 이녀석.
오랜만에 나무 블럭으로 기찻길을 만들고 숲 속 마을을 만들어서 논다. 엄마 아빠 영우가 함께 사는 집에 친구들이 놀러왔단다. 신랑이 집에 친구들 놀러오라고 해서 바베큐 파티도 하려면 아빠가 돈 많이 벌어야겠다~ 했더니 '아빠 성공해야겠다' 하는지. 어머나. 신랑이랑 팝업북을 보다가 찢어져서 제대로 팝업되지 않는 장면이 나오자 '아빠가 고쳐야겠네' 한다. 아빠의 역할을 잘 알고 있구나. 아빠 영우가 바라고 있으니 성공해서 돈 많이 벌어주세요. :)
사촌에게서 받은 색칠놀이 세트가 있는데 크레파스, 색연필, 물감, 보드마커, 싸인펜이 들어있다. 크레파스는 아직 손에 쥐어주면 안될 것 같아서 종이를 붙여서 안보이게 가려놓았다. 색칠놀이 세트의 케이스에 내용물을 찍어놓은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스티커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여긴 많은데 왜 이렇게 안많지' 한다. 아 정말 이 녀석 눈썰미가 보통이 아니다. 어린이집에서 보내주는 생활일지를 내가 보고 있었더니 영우가 받아서 넘겨보면서 '영우가 블럭을 했습니다' 하는게 아닌가. 어디까지 알고 있는건지 참 신기하다.
자석칠판에는 보드마커로 그려야 지우개로 지워지는데 싸인펜으로 그려놓았다. 지우개로는 지워지지 않아서 물티슈로 지우느라 붙어있는 숫자, 글자 등을 떼서 다른데로 옮겼는데 영우가 울먹울먹하더니 갑자기 버스버스를 외치며 운다. 의미없이 붙여놓은게 아니라 버스를 만들어놓은거라지 뭔가. ㅜㅜ 달래고 다시 만들어보자고 했더니 길게 붙여나간다. 포크레인이란다. 영우 상상 속에서는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점심 때는 동생네랑 외식을 했다. 또띠아 피자를 먹여보았는데 맛있다고 하길래 드디어 먹을 수 있는 것이 늘었나 싶었는데 잘 먹지는 않는다. 이것저것 많이 시켰지만 다 안먹겠다고 의지를 보여서 그냥 맨밥만 먹었다. 언제쯤이면 골고루 잘 먹게 될런지. 먹은게 부실한거 같아서 빵을 세 종류 사왔는데 귀신같이 달고 맛있는 빵만 골라먹는다. 그런데 달달한 빵보다 떡을 더 좋아하니 할머니 할아버지가 키운 효과인가.
엄마아빠가 외갓댁 갔다가 늦게 오셔서 저녁에는 우리가 재우는데 아빠가 없었어, 보고싶었어 하면서 운다. 아빠 지금 여기 있잖아 해도 계속 아빠가 없었어 하면서 운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찌나 짠한지. 그래도 엄마아빠를 찾기는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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