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월이 된 영우는 요즘 목청이 틔어서 초음파 발산에 여념이 없다. 그네를 탈때면 정말 신나서 소리를 지르고 집안에서도 뛰어다니며, 또는 이유없이 소리를 지른다.
소리를 지르는만큼 몸동작도 과격해져서 동동 쿵쿵 뛰어다니는 것은 물론 격하게 돌진한다. 나도 영우 머리에 들이받혀서 입술 안쪽이 찢어져 피를 보는 부상을 입었다.
이는 이제 아래 송곳니 두 개 빼고 다 났다. 왼쪽 윗 송곳니가 언제 났는지를 기록하지 못하긴 했지만 이제는 웃으면 뾰족한 송곳니 두 개가 보여서 더 귀엽다.
제법 노래도 따라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고요한밤 거룩한밤이나 곰세마리를 따라하는 것을 보면 짧은 소절이지만 정말 그럴듯하다.
노래에 맞추어 율동도 잘 하는데 그대로 멈춰라 노래에 맞춰서 춤을 추다가 양팔을 벌리며 멈추는 동작을 한다던가, TV유치원 하나둘셋의 깡총총 노래에 맞춰 제법 율동을 한다.
장난도 많이 늘었는데 음식을 먹을 때 나도 달라고 입을 벌리면 주는 척 하다가 자기 입으로 쏙 가져간다. 나에게 안줬다고 서운해하는 반응을 보이면 뭘 아는지 재미있어하고 꺄르르한다. 요즘은 아빠가 이놈 놀이에 빠져 있는데 음성 지원이 안되서 아쉽다.
눈썰미가 좀 있는지 함께 있는 순간 따라하는 것 외에 기억했다가 따라하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신랑이랑 똑같이 발지압판에 뒷짐을 지며 올라가서는 아야아야 하는 것. 완전 빵 터진다.
이제 단어 표현에서 조금 더 발전하여 아빠하고 엄마하고, 아빠가 엄마가, 조사를 붙일 수 있게되었다. 숫자도 몇 개 아는데 며칠 전엔 달력을 보면서 일일한다. 그래 지금은 11월이지.
성격이 급한 것 같지만 기다릴줄도 안다. 이거 하고 저거 하자 하면 이거 하는 동안 기다릴 수 있고, 어린이집에서도 차례차례 기다려서 양치를 하거나 놀 줄 안다고 한다.
많이 컸구나 나영우.
2015년 11월 25일 수요일
2015년 11월 22일 일요일
636일 우는 영우
시댁에 가서 영우랑 화상통화를 했다. 영우는 오랜만에 보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아는 척을 해주며 눈웃음을 날려주며 즐거움을 선사하였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이쁜 모습 많이 보이드리려 작정을 했는지 오늘은 오랫동안 전화기 앞에 집중해서 앉아 있고 꺄르르 많이 웃는다.
지난 며칠 사이 영우랑 화상통화를 한 시간씩 했었는데 그래서일까, 잠깐 통화한 후 끊자 했더니 싫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몇 번이나 고개를 세차게 흔들더니 갑자기 운다. 손으로 눈물을 닦아내는데 어찌나 짠한지 지켜보던 어른들도 다 눈물바람이다.
전날 아빠가 올려주신 동영상에서 영우가 엄마아빠를 부르며 우리가 자는 방문을 열고 들여다보는데, 짠하던지. 이제 시간 개념이 생긴걸까?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 날에는 엄마아빠가 있다는걸 아는걸까? 일주일이 지났는데 우리가 오지 않아서 보고싶어진걸까? 영우가 보고싶어지는 밤이다.
지난 며칠 사이 영우랑 화상통화를 한 시간씩 했었는데 그래서일까, 잠깐 통화한 후 끊자 했더니 싫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몇 번이나 고개를 세차게 흔들더니 갑자기 운다. 손으로 눈물을 닦아내는데 어찌나 짠한지 지켜보던 어른들도 다 눈물바람이다.
전날 아빠가 올려주신 동영상에서 영우가 엄마아빠를 부르며 우리가 자는 방문을 열고 들여다보는데, 짠하던지. 이제 시간 개념이 생긴걸까?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 날에는 엄마아빠가 있다는걸 아는걸까? 일주일이 지났는데 우리가 오지 않아서 보고싶어진걸까? 영우가 보고싶어지는 밤이다.
633일 무심한 엄마아빠
영우는 오늘 점토 놀이를 한다. 점토를 납작하게 만들어서 나비도 만들고, 전화기도 만들고, 하트도 만든다. 조물조물 제법 집중력있게 작업을 하는데 지켜보는 신랑은 졸고 있다. 나는 열심히 봐줘야지 했는데 세상에, 나도 졸고 말았다.
엄마가 뭐라고 하는 소리에 화들짝 깼는데 영우가 나를 바라보며 울상을 하고 있다. 상황 파악을 해보니, 열심히 하트 두 개를 만들어서 완성품을 나랑 신랑한테 자랑하려고 했는데 우리가 졸고 있어서 무반응을 보인 것. 응 영우가 하트 만들었어? 했더니 엄마가~ 아빠가~ 하며 울먹울먹한다. 표현할 수 있었다면 우리 때문에 서운했다고 말했을까? 영우야 미안하다 엄마아빠가 무심했네.
엄마가 뭐라고 하는 소리에 화들짝 깼는데 영우가 나를 바라보며 울상을 하고 있다. 상황 파악을 해보니, 열심히 하트 두 개를 만들어서 완성품을 나랑 신랑한테 자랑하려고 했는데 우리가 졸고 있어서 무반응을 보인 것. 응 영우가 하트 만들었어? 했더니 엄마가~ 아빠가~ 하며 울먹울먹한다. 표현할 수 있었다면 우리 때문에 서운했다고 말했을까? 영우야 미안하다 엄마아빠가 무심했네.
632일 어린이집 일상
점심 메뉴는 카레였다고 한다. 카레라니, 그걸 어떻게 먹었을까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처음에는 그냥 뱉어냈다고 한다. 낮잠 재워야 하는데 배고프면 푹 자기 힘드니 선생님께서 어찌어찌 먹이셨나보다. 한 번 먹어보고는 맛있었는지 많이 먹었다고. 어린이집 다니니 다양한 음식 먹어보고 좋은 점도 많은 듯.
요즘 영우는 목청이 트였다. 그네 타면서 꺄르르 할 때도 그렇고 집 안에서도 엄청난 초음파를 발산한다. 아마 어린이집에서도 목청 자랑을 할테지? 그래서 선생님께서 영우에게 조용하라고 하셨을까? 영우가 조용~을 배워왔다. 동생이 동영상을 찍어올렸는데 조용~ 하면서 손가락을 입술에 대는 것이 아니라 콧망울을 찌른다. 똑똑한 조용 발음과 엉뚱한 손짓이 귀엽다.
요즘 영우는 목청이 트였다. 그네 타면서 꺄르르 할 때도 그렇고 집 안에서도 엄청난 초음파를 발산한다. 아마 어린이집에서도 목청 자랑을 할테지? 그래서 선생님께서 영우에게 조용하라고 하셨을까? 영우가 조용~을 배워왔다. 동생이 동영상을 찍어올렸는데 조용~ 하면서 손가락을 입술에 대는 것이 아니라 콧망울을 찌른다. 똑똑한 조용 발음과 엉뚱한 손짓이 귀엽다.
628일 할머니 할아버지 없는 1박 2일
영우가 지난 겨울 고구마를 잘 먹는 것을 보고, 엄마가 영우 먹이겠다며 올해 고구마를 심어두셨는데 더 추워지기 전에 고구마를 캐야해서 엄마아빠는 1박2일 시골로 출동하셨다. 오랜만에 영우랑 같이 자는 날이다. 잘 할 수 있을까.
졸리는게 분명한데 억지로 억지로 안자려고 해서 낮잠을 토닥거리며 재우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 오랜만에 힙시트에 앉혀서 재웠다. 5분만에 꿈나라로 가서는 두 시간 이상 잘 잤다. 노는 중에는 문득 문득 할머니가 생각나는지 할무니를 찾아서 방을 이리저리 다니기도 하고 현관문을 두드리기도 한다. 저녁때 동생이 잠시 들렀는데 영우는 저녁을 먹은 직후였음에도 김밥을 잘 받아먹었다. 이것저것 잘 먹어서 어찌나 다행인지 모른다.
밤잠을 잘 때가 되어서는 할머니가 안계시다는 사실은 받아들인듯 했으나 계속 할머니를 찾으며 운다. 울다가도 다른 이야기를 해주면 잠시동안은 정신이 팔리는데, 영우 김밥 먹었지, 김도 먹고 우엉도 먹고 참치도 먹고 당근도 먹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참치, 우엉, 따라하며 잠시 울음을 멈춘다. 이리저리 구슬려서 재우기는 했는데 밤새 깰때마다 할머니를 찾으며 한참 울어서 안쓰럽기도 하고 재우느라 힘들기도 하고. 아침에도 깨서 한참을 울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그럭저럭 잘 보내기는 했지만 출장 후유증에 잠을 제대로 못잔 바람에 엄마아빠가 오신 후엔 영우 맡겨놓고 낮잠을 잤는데 생각보다 너무 오래 자버렸다. 1박 2일 보내면서 영우 데리고 밖에 나가지 못한게 뒤늦게 아쉽다. 짧은 가을이 끝나기 전에 단풍도 보고 사진도 찍어주고 싶었는데 힘들다고 집 밖을 나가지도 않았으니ㅜㅜ 정작 영우는 집안에서도 신나게 놀지만 나는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이 아직도 가득하다.
졸리는게 분명한데 억지로 억지로 안자려고 해서 낮잠을 토닥거리며 재우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 오랜만에 힙시트에 앉혀서 재웠다. 5분만에 꿈나라로 가서는 두 시간 이상 잘 잤다. 노는 중에는 문득 문득 할머니가 생각나는지 할무니를 찾아서 방을 이리저리 다니기도 하고 현관문을 두드리기도 한다. 저녁때 동생이 잠시 들렀는데 영우는 저녁을 먹은 직후였음에도 김밥을 잘 받아먹었다. 이것저것 잘 먹어서 어찌나 다행인지 모른다.
밤잠을 잘 때가 되어서는 할머니가 안계시다는 사실은 받아들인듯 했으나 계속 할머니를 찾으며 운다. 울다가도 다른 이야기를 해주면 잠시동안은 정신이 팔리는데, 영우 김밥 먹었지, 김도 먹고 우엉도 먹고 참치도 먹고 당근도 먹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참치, 우엉, 따라하며 잠시 울음을 멈춘다. 이리저리 구슬려서 재우기는 했는데 밤새 깰때마다 할머니를 찾으며 한참 울어서 안쓰럽기도 하고 재우느라 힘들기도 하고. 아침에도 깨서 한참을 울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그럭저럭 잘 보내기는 했지만 출장 후유증에 잠을 제대로 못잔 바람에 엄마아빠가 오신 후엔 영우 맡겨놓고 낮잠을 잤는데 생각보다 너무 오래 자버렸다. 1박 2일 보내면서 영우 데리고 밖에 나가지 못한게 뒤늦게 아쉽다. 짧은 가을이 끝나기 전에 단풍도 보고 사진도 찍어주고 싶었는데 힘들다고 집 밖을 나가지도 않았으니ㅜㅜ 정작 영우는 집안에서도 신나게 놀지만 나는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이 아직도 가득하다.
627일 두 시간 낮잠
어린이집에서의 낮잠도 이제 잘 적응해나가고 있다. 이 날은 두 시간이나 잤다고 한다.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으니 이제 두 시 반에 데리러 오라고 했다고 한다. 이제 엄마 생활에도 좀 여유가 생기려나.
낮잠을 자는 도중 깨게 되면 다른 아이들이 자는 것을 방해하지 않도록 놀이공간으로 데려가서 다른 반 형아들이랑도 놀게한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도 잘 자고 잘 먹고 잘 논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놓인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써주신 가정통신문(?)도 보았는데 잘 적응하고 있구나 싶다.
낮잠을 자는 도중 깨게 되면 다른 아이들이 자는 것을 방해하지 않도록 놀이공간으로 데려가서 다른 반 형아들이랑도 놀게한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도 잘 자고 잘 먹고 잘 논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놓인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써주신 가정통신문(?)도 보았는데 잘 적응하고 있구나 싶다.
2015년 11월 20일 금요일
624일 밀감 먹어
제철 과일 맛있는줄 아는건지 요즘은 밀감(귤)에 꽂혔다. 아빠가 귤을 까서 한 조각을 주었더니 귤 껍질에 붙어있던 흰색 섬유질을 하나하나 떼내고 먹는다. 허허 그거 떼내는건 어떻게 알았을까? 누가 떼내는 모습 보고 따라하는걸까?
하나 먹고 나더니 아빠한테 더 달라며 밀감 먹어 밀감 먹어를 외친다. 그 모습을 보고 어찌 안 줄 수 있으리. 그렇게 하루에 귤 하나는 앉은 자리에서 뚝딱, 몇 개씩 먹는다고 한다.
하나 먹고 나더니 아빠한테 더 달라며 밀감 먹어 밀감 먹어를 외친다. 그 모습을 보고 어찌 안 줄 수 있으리. 그렇게 하루에 귤 하나는 앉은 자리에서 뚝딱, 몇 개씩 먹는다고 한다.
621일 333 이모들과의 하루
6개월에 영우를 대구에 내려보내고 사진과 동영상으로만 영우를 만나온 333. 영우 돌 때 봄봄과 림림은 잠깐 만났으나 수지형은 1년여 시간동안 영우를 못 보았다. 어렵게 어렵게 주말 시간을 맞추어 대구 나들이 일정을 잡았으나 온종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어쩜 이래!!
영우는 전날 우리를 만나서 늦게늦게 잠들었으나 나들이나간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7시도 되기 전에 기상했다. 그리하여 333 마중나가는 차 안에서 잠들어버림. 동대구역이 엄청난 공사가 진행중이라 내가 알던 동대구역을 찾을 수가 없어서 좀 헤맸는데 영우가 자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덕분에 333과 대구에서의 첫 대면은 자는 모습이었으나 목적지에 다다르자 벌떡 일어나서 333이 온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배시시 웃어준다.
비가 와서 산책은 할 수 없겠지만 수성못 근처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수성못 주변을 한바퀴 돌면서 보니 예전에 식구들과 갔던 숲과 오리라는 식당이 수성못을 바라보며 식사하기에 참 좋은 위치였구나 싶어 브런치로 오리고기 구워먹기로 결정. 영우는 놀이방에도 갔다가, 1층도 돌아다니다가, 2층도 오르락내리락하다가, 한참동안 돌아다니며 밥 먹기를 거부하여 살짝 걱정이 되었으나 배가 고픈 시점이 되니 밥도 다행히 잘 받아먹었다. 이모들 손잡고 돌아다니고 각종 개인기 시범도 보이고 단번에 수지이모도 외쳐주며 귀염받는 영우.
다음 행선지는 커피명가. 대구에 왔으니 커피는 커피명가에서 마셔야지. 커피명가에서도 끊임없이 돌아다니는 영우. 비가 오지 않았으면 나가서 돌아다니면 되니 좀 더 수월했을텐데 실내에만 있어야 하니 영우도 지겨웠을 것이고 따라다니는 사람들도 힘들었을 것이다. 재우려는 시도를 했으나 실패하고 계속 돌아다니며 틈틈이 과자도 먹고 귤도 얻어먹고 우유도 마시고 물도 엄청 마시더니 기저귀가 터지기 직전이다. 커피숍에서 기저귀 갈아주기가 마땅치 않아서 백화점으로 이동.
기저귀를 갈아주려고 보니 더이상 흡수할 수도 없을만큼 많이 젖어서 옷이 다 젖었다. 바지만 젖은 것이 아니라 상의도 젖었다. 감기 기운도 있는데 기저귀를 갈더라도 젖은 옷을 입고 다닐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옷을 사입히기로 했는데 축축한 옷을 입은채로 영우는 울지도 않고 잘도 돌아다닌다. 옷을 사와서 기저귀를 갈아주려 했더니 그새 응가도 했다. 우왕 영우 333 이모들에게 온갖 원초적인 모습을 다 보여주는구나~ 내가 응가 치울 준비를 하는동안 같이 놀아주던 이모들은 영우의 응가 스멜도 고스란히 느껴주심.
주차비 때문에 지하에서 뭐라도 사갈까 싶어 내려갔더니 영우에겐 또 식품매장이라는 신세계가 열려서 돌아다니느라 여념이 없다. 겨우겨우 잡아서 엘리베이터를 태울 때에는 집에 가려는 낌새가 느껴지는지 소리 지르고 진상을 부린다. 차에 타고 나서도 어찌나 짜증을 부리는지, 아마도 잠을 제대로 못자서겠지. 발버둥치는 것을 잡아놓느라 차 문에 한 번 쿵했더니 별로 아프지도 않으면서 으엥 울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이렇게 333은 첫 만남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영우의 자는 모습을 보며 대구 나들이 마무리.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정신 없던 하루이긴 했지만 영우가 낯도 안 가리고 많이 웃어주고 나름 이쁜 짓도 많이 해서 잘 보내긴 한 것 같다. 비도 오는데 멀리까지 영우보러 와준 333 이모들께 감사~ 담에 만나면 말도 할 수 있는 영우가 되어 있겠지?
영우는 전날 우리를 만나서 늦게늦게 잠들었으나 나들이나간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7시도 되기 전에 기상했다. 그리하여 333 마중나가는 차 안에서 잠들어버림. 동대구역이 엄청난 공사가 진행중이라 내가 알던 동대구역을 찾을 수가 없어서 좀 헤맸는데 영우가 자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덕분에 333과 대구에서의 첫 대면은 자는 모습이었으나 목적지에 다다르자 벌떡 일어나서 333이 온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배시시 웃어준다.
비가 와서 산책은 할 수 없겠지만 수성못 근처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수성못 주변을 한바퀴 돌면서 보니 예전에 식구들과 갔던 숲과 오리라는 식당이 수성못을 바라보며 식사하기에 참 좋은 위치였구나 싶어 브런치로 오리고기 구워먹기로 결정. 영우는 놀이방에도 갔다가, 1층도 돌아다니다가, 2층도 오르락내리락하다가, 한참동안 돌아다니며 밥 먹기를 거부하여 살짝 걱정이 되었으나 배가 고픈 시점이 되니 밥도 다행히 잘 받아먹었다. 이모들 손잡고 돌아다니고 각종 개인기 시범도 보이고 단번에 수지이모도 외쳐주며 귀염받는 영우.
다음 행선지는 커피명가. 대구에 왔으니 커피는 커피명가에서 마셔야지. 커피명가에서도 끊임없이 돌아다니는 영우. 비가 오지 않았으면 나가서 돌아다니면 되니 좀 더 수월했을텐데 실내에만 있어야 하니 영우도 지겨웠을 것이고 따라다니는 사람들도 힘들었을 것이다. 재우려는 시도를 했으나 실패하고 계속 돌아다니며 틈틈이 과자도 먹고 귤도 얻어먹고 우유도 마시고 물도 엄청 마시더니 기저귀가 터지기 직전이다. 커피숍에서 기저귀 갈아주기가 마땅치 않아서 백화점으로 이동.
기저귀를 갈아주려고 보니 더이상 흡수할 수도 없을만큼 많이 젖어서 옷이 다 젖었다. 바지만 젖은 것이 아니라 상의도 젖었다. 감기 기운도 있는데 기저귀를 갈더라도 젖은 옷을 입고 다닐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옷을 사입히기로 했는데 축축한 옷을 입은채로 영우는 울지도 않고 잘도 돌아다닌다. 옷을 사와서 기저귀를 갈아주려 했더니 그새 응가도 했다. 우왕 영우 333 이모들에게 온갖 원초적인 모습을 다 보여주는구나~ 내가 응가 치울 준비를 하는동안 같이 놀아주던 이모들은 영우의 응가 스멜도 고스란히 느껴주심.
주차비 때문에 지하에서 뭐라도 사갈까 싶어 내려갔더니 영우에겐 또 식품매장이라는 신세계가 열려서 돌아다니느라 여념이 없다. 겨우겨우 잡아서 엘리베이터를 태울 때에는 집에 가려는 낌새가 느껴지는지 소리 지르고 진상을 부린다. 차에 타고 나서도 어찌나 짜증을 부리는지, 아마도 잠을 제대로 못자서겠지. 발버둥치는 것을 잡아놓느라 차 문에 한 번 쿵했더니 별로 아프지도 않으면서 으엥 울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이렇게 333은 첫 만남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영우의 자는 모습을 보며 대구 나들이 마무리.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정신 없던 하루이긴 했지만 영우가 낯도 안 가리고 많이 웃어주고 나름 이쁜 짓도 많이 해서 잘 보내긴 한 것 같다. 비도 오는데 멀리까지 영우보러 와준 333 이모들께 감사~ 담에 만나면 말도 할 수 있는 영우가 되어 있겠지?
10월의 문화생활
- 김동률 콘서트
클래식이 아닌 공연은 정말 오랜만이다. 그것도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하는 대형 콘서트라니.
김동률의 목소리는 악기 그 자체이다. 평소에 김동률을 엄청 좋아했다거나, 그의 음악과 관련한 추억이 있다거나 한 건 아니지만 그 목소리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 거기다 이적과 함께 부르는 거위의 꿈을 듣게 될 줄이야!
김동률이야 워낙에 오래된 팬들이 많으니 콘서트도 자주 찾았을 것이고, 그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많은 곡들이 편곡되어 있었다. 첫 방문인 내 입장에선 탱고나 재즈 풍의 편곡보다는 오리지널 곡이 더 좋았지만 그 정도는 뭐 이해할 수 있다.
특별한 이벤트나 예상치 못한 게스트나 엄청난 퍼포먼스는 없었지만 목소리만으로도 감동이 있는 콘서트였다. 가을 날 리미림과 함께한 좋은 공연. 앞으로 공연 리뷰는 바로바로 남겨야겠다. 당시의 감동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리뷰가 아쉽다.
임헌정과 코리안심포니의 부르크너 시리즈가 메인이고, 김태형이 모짜르트 협연을 하는 것이었는데 김태형 연주만 보고 나왔다. 임헌정이 말러에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어서 왠지 부르크너도 잘 할 것 같은 나만의 선입견(?)이 있어 연주가 궁금하긴 했지만 더 중요한 일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
지인 찬스를 통해 김태형 피아니스트의 연주자 대기실에 들러 사진을 찍는 기회가 생겼다. 연주자 대기실엔 처음 가보는데 그랜드 피아노까지 준비되어 있어서 연주자가 연습도 하고 휴식도 취할 수 있게 꾸며져 있었다. 나중에 사진을 보니 나는 뭐가 그리도 좋았는지 광대가 승천하는 바람에 어찌나 보기가 흉한지 ㅜㅜ 어쨌거나 특별한 경험!
나는 너무 강한 연주보다는 섬세한 연주가 좋다. 그래서 유모, 김모 피아니스트보다는 김정원, 김선욱, 김태형의 연주가 좋다. 예외가 있긴 하지. 손열음처럼 유니크한 스타일이라면 그 또한 좋다. 이번 연주는 김태형만의 연주는 좋긴 했지만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좀 거슬렸다. 플룻 소리가 매우 거슬린 것이 첫번째 이유이지만 전반적으로 피아노가 좀 약했던 것 같다. 좀 더 고급스런 표현으로 전문적인 리뷰를 하고 싶지만 이게 나의 한계.
2015년 11월 10일 화요일
620일 Dance with 영우
결혼 10주년. 특별한 이벤트는 없지만 일찍 퇴근해서 영우가 깨어 있을 때 대구에 도착했다. 매번 잘 때 도착하고 다음 날 아침에 방에서 나오는 모습만 보다가 초인종 누르고 문 열고 들어간 것은 오랜만이다. 영우가 우리를 보더니 정말 반가워하며 달려와서 안아준다. 신랑은 항상 영우가 우리를 별로 원치 않을까봐 걱정인데 이렇게 좋아해주면 마음이 조금 놓인다. 1등으로 나한테 달려오고 2등으로 신랑이 들고 있는 장난감에 달려가서 신랑은 조금 서운했을 수도 있을테지만~
작은 형님이 영우 장난감을 사서 보내주셨는데 음악소리와 함께 춤추는 미니언즈이다. 조금은 라틴풍이 느껴지는 흥겨운 음악과 함께 여기저기 불빛이 번쩍거리고 경쾌한 발놀림과 함께 디스코를 추는 미니언즈이다. 영우는 완전히 꽂혀서 예전에 뽀로로 비행기와 함께 흥을 내던 시절처럼 미니언즈와 함께 춤을 춘다.
처음에는 혼자 신나게 추더니 시간이 좀 지나자 아빠를 불러서 자리까지 지정해주며 같이 춤추자고 하고 엄마,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다 동참하자고 한다. 춤추고 싶을때는 '바바밤'이라고 말하며 미니언즈 갖다 달라고 낑낑대는데 영우 덕분에 한 밤에 온 식구가 춤을 추는 기묘한 경험을 하였다. 여전히 흥만이로구나.
작은 형님이 영우 장난감을 사서 보내주셨는데 음악소리와 함께 춤추는 미니언즈이다. 조금은 라틴풍이 느껴지는 흥겨운 음악과 함께 여기저기 불빛이 번쩍거리고 경쾌한 발놀림과 함께 디스코를 추는 미니언즈이다. 영우는 완전히 꽂혀서 예전에 뽀로로 비행기와 함께 흥을 내던 시절처럼 미니언즈와 함께 춤을 춘다.
처음에는 혼자 신나게 추더니 시간이 좀 지나자 아빠를 불러서 자리까지 지정해주며 같이 춤추자고 하고 엄마,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다 동참하자고 한다. 춤추고 싶을때는 '바바밤'이라고 말하며 미니언즈 갖다 달라고 낑낑대는데 영우 덕분에 한 밤에 온 식구가 춤을 추는 기묘한 경험을 하였다. 여전히 흥만이로구나.
618일 부우웅 쏙
영우는 어린이집에서 밥과 국은 잘 먹고 있다고 한다. 반찬은 여전히 잘 안 먹는다는 이야기이지. 점심 먹기 전에 간식이 나오는데 과일은 잘 먹지만 죽은 잘 안먹는다고 한다. 이 날 간식은 죽이었는데 선생님이 죽을 먹여보려고, 영우가 비행기를 좋아하니 숟가락으로 비행기 흉내를 내면서 먹이셨나보다.
엄마랑 통화하는데 먹일 때 비행기 흉내를 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영우가 자기 손으로 부우웅 비행기 흉내를 내다가 손을 입으로 쏙 넣는다. 그 일을 기억하고 이야기가 나오니까 설명하는 것이 너무 신통방통해서 누가 그랬어? 누가 부우웅 쏙 했어? 했더니 선생님 한다. 어디 가서 맞고 와도 대충 설명은 할 수 있겠구나.
엄마랑 통화하는데 먹일 때 비행기 흉내를 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영우가 자기 손으로 부우웅 비행기 흉내를 내다가 손을 입으로 쏙 넣는다. 그 일을 기억하고 이야기가 나오니까 설명하는 것이 너무 신통방통해서 누가 그랬어? 누가 부우웅 쏙 했어? 했더니 선생님 한다. 어디 가서 맞고 와도 대충 설명은 할 수 있겠구나.
617일 어린이집에서 첫 낮잠
어린이집이 나름대로 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하더니, 두 달이 지나자 낮잠을 재워보겠다고 한다. 어떻게 재울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한 일일까 싶은데 영우가 드디어 어린이집에서 처음으로 낮잠을 잤다. 한시간만에 깨서 우는 바람에 다른 아이들이 깰까봐 엄마가 호출되긴 했다고 하는데 그게 어딘가. 어린이집에서 점심도 먹고, 낮잠도 자고, 엄마에게 자유시간이 세 시간여로 늘어났다. 그 시간에 쉬지 않고 일하는 것이 문제긴 하지만;
어린이집에서 낮잠자기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한 시간보다 길게 자지는 못하고 있다. 집에서는 뒤척거릴 시간 즈음이 되면 엄마가 옆에 가서 토닥여주고 다시 재워서 두 시간여 재우는데 어린이집은 그게 어렵겠지. 집에서는 두시 반이 넘어야 낮잠을 자는데 어린이집에서는 한 시 전에도 잠든다고 한다. 신기해라. 영우야 선생님이랑 어떻게 자? 하고 물어보면 손바닥으로 가슴을 두들긴다. 영우야, 선생님이 그렇게 세게 때리는건 아니지? 힘 조절 좀 잘하렴~ 누가 보면 오해하겠다.
어린이집에서 낮잠자기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한 시간보다 길게 자지는 못하고 있다. 집에서는 뒤척거릴 시간 즈음이 되면 엄마가 옆에 가서 토닥여주고 다시 재워서 두 시간여 재우는데 어린이집은 그게 어렵겠지. 집에서는 두시 반이 넘어야 낮잠을 자는데 어린이집에서는 한 시 전에도 잠든다고 한다. 신기해라. 영우야 선생님이랑 어떻게 자? 하고 물어보면 손바닥으로 가슴을 두들긴다. 영우야, 선생님이 그렇게 세게 때리는건 아니지? 힘 조절 좀 잘하렴~ 누가 보면 오해하겠다.
610일 왼쪽 아래 어금니
왼쪽 아래 어금니가 났다. 이로써 어금니는 다 났고 송곳니만 남았다. 이제는 어금니가 제법 넓적해서 잘 씹어먹게 생겼다. 사실 장난치다가 함박웃음 짓는 것을 보고 발견했기 때문에 이 날 뚫고 나온 것은 아닐테지만 기록해둔다.
19개월 리뷰때 80센티 정도 된다고 했는데 병원에 가서 재봤더니 85센티에 12킬로라고 한다. 이제 정말 진심으로 1미터만 더 크자, 영우야. :)
19개월 리뷰때 80센티 정도 된다고 했는데 병원에 가서 재봤더니 85센티에 12킬로라고 한다. 이제 정말 진심으로 1미터만 더 크자, 영우야. :)
609일 친구야~
문화센터 다닐 때에는 영우가 친구들 머리를 잡아당기거나 얼굴을 할퀴려고 해서 엄마가 떼놓으려고 쫓아다니느라 힘이 많이 들었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도 그러면 어떡하나 걱정이 많으셨는데 어린이집에서는 제법 친구들과 어울려 논다.
이 날도 어린이집에 가기 전 놀이터에 들러 미끄럼틀을 타며 놀고 있었는데 저 멀리 어린이집 친구를 발견하게 된다. 발견하는 순간 반가워하는 눈빛이 되더니 잽싸게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온다. 내려오자마자 손가락으로 친구를 가리키며, 뭐라고 외치며(아마도 시우야?) 다다다다 달려간다. 이렇게 아는 사람 만났다고 반가움을 표출할줄도 알게 되다니 정말 신기하다.
이 날도 어린이집에 가기 전 놀이터에 들러 미끄럼틀을 타며 놀고 있었는데 저 멀리 어린이집 친구를 발견하게 된다. 발견하는 순간 반가워하는 눈빛이 되더니 잽싸게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온다. 내려오자마자 손가락으로 친구를 가리키며, 뭐라고 외치며(아마도 시우야?) 다다다다 달려간다. 이렇게 아는 사람 만났다고 반가움을 표출할줄도 알게 되다니 정말 신기하다.
607일 아빠 생일
팀원 결혼식이 있어서 토요일 오후에 무리해서 출발했다. 신랑 생일인데 생일날 운전을 너무 오래 하게 해서 미안하긴 하지만 영우가 보고싶은 것을 어째. 이렇게 남편보다 아들이 먼저가 되나요.
가는 동안에도 영우가 재롱떨어주면 그게 선물이지 하는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생일이란 단어가 계속 들리니 뭔가 느낌이 왔는지 사운드북에서 생일축하 노래를 틀어줬다. 그것도 세 번이나! 아빠 생일 축하해요~
사운드북의 곰 세마리를 틀기도 했는데 아빠곰 엄마곰 애기곰 부분이 되니 신랑과 나, 영우를 정확히 가리킨다. 나 아빠, 엄마, 애기가 무엇인지 다 파악했다는 자신만만한 표정과 정확한 손가락 방향이 어찌나 웃기던지. 그래, 영우 최고다.
가는 동안에도 영우가 재롱떨어주면 그게 선물이지 하는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생일이란 단어가 계속 들리니 뭔가 느낌이 왔는지 사운드북에서 생일축하 노래를 틀어줬다. 그것도 세 번이나! 아빠 생일 축하해요~
사운드북의 곰 세마리를 틀기도 했는데 아빠곰 엄마곰 애기곰 부분이 되니 신랑과 나, 영우를 정확히 가리킨다. 나 아빠, 엄마, 애기가 무엇인지 다 파악했다는 자신만만한 표정과 정확한 손가락 방향이 어찌나 웃기던지. 그래, 영우 최고다.
606일 세 음절
이제 세 음절 발음도 제법 그럴듯해져가고 있다. 할미라도 하다가 가끔식 할머니라고 하기 시작했다고 하더니만 제주도와 야자수도 그럴듯해졌다.
오후에 택배 아저씨가 벨을 눌러서 영우가 현관문을 바라보며 이모? 할비? 하길래 엄마가 아니다 영우야 아저씨다 했더니 아저씨 발음이 쉬운지 계속 아저씨 아저씨 한다.
333과 만나면서 화상연결을 했는데 이모라고 불러주길 바랬지만 계속 아저씨 아저씨 했다는 슬픈 이야기.
오후에 택배 아저씨가 벨을 눌러서 영우가 현관문을 바라보며 이모? 할비? 하길래 엄마가 아니다 영우야 아저씨다 했더니 아저씨 발음이 쉬운지 계속 아저씨 아저씨 한다.
333과 만나면서 화상연결을 했는데 이모라고 불러주길 바랬지만 계속 아저씨 아저씨 했다는 슬픈 이야기.
2015년 11월 8일 일요일
601일 일상
전날 소꿉놀이에 이어 블럭으로 놀아주기. 시소와 미끄럼틀을 만들어 놀이터를 만들어주었더니 놀이터인줄 인지했는지 영우가 시소와 미끄럼틀 위에 직접 타본다. 갖고 있는 블럭은 옥스포드인데 아직은 힘이 없어서 스스로 블럭을 맞추거나 떼어내지 못하는 편이다.
블럭놀이에 동물도 몇 마리 포함되어 있어서 얘기했더니 동물 인형을 갖고온다. 이때다 싶어서 자연관찰책과 세밀화책을 펼쳐보이며 인형과 함께 높고 책을 읽어주었다. 제법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니 뿌듯하다.
오후에는 커피를 마시러 유모차를 타고 조금 멀리까지 다녀왔는데 큰 길가이다 보니 이것저것 구경하느라 바쁘다.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버스가 지나가자 '우와~ 크다' 하는데 발음이 너무나 정확해서 빵 터졌다. 그래, 버스가 참 크지?
블럭놀이에 동물도 몇 마리 포함되어 있어서 얘기했더니 동물 인형을 갖고온다. 이때다 싶어서 자연관찰책과 세밀화책을 펼쳐보이며 인형과 함께 높고 책을 읽어주었다. 제법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니 뿌듯하다.
오후에는 커피를 마시러 유모차를 타고 조금 멀리까지 다녀왔는데 큰 길가이다 보니 이것저것 구경하느라 바쁘다.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버스가 지나가자 '우와~ 크다' 하는데 발음이 너무나 정확해서 빵 터졌다. 그래, 버스가 참 크지?
600일 일상
어느새 600일. 200일 되기 전에 대구에 내려와서 인생의 2/3을 대구에서 보낸 영우. 많이 컸구나.
질리도록 듣고 또 들은 곰세마리 노래, 제법 알아듣게 불러서 깜짝 놀랐다. 아빠곰은 뚱뚱해, 엄마곰은 날씬해 부분을 부르는데 음의 높낮이가 별로 없고 발음도 부정확하지만 곰세마리를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아빠곰은 뚱뚱해 하길래 내가 따라 불렀더니 이어서 엄마곰은 날씬해를 한다. 아아 감동적이다.
오전에 함께 소꿉놀이를 해줬더니 온종일 소꿉놀이에 꽂혔다. 영우 소파를 뒤집으면 테이블로도 쓸 수 있어서 테이블에 앉혀놓고 파스타도 내주고, 햄버거도 만들어주고, 과일과 빵도 세팅해주었더니 제법 그럴듯하게 포크로 집어서 냠냠 먹는 흉내를 낸다. 신랑과 나를 옆에 앉혀놓고 먹여주는 시늉도 한다.
저녁에는 제부와 신랑 합동생일파티와 영우 600일 기념으로 중국집에서 식사를 했는데, 디저트로 나온 찹쌀빵에 홀릭. 반찬은 잘 안 먹는데 밥은 잘 먹고, 떡이나 빵은 잘 먹는다. 언제쯤 제대로 된 식사를 같이 해볼 수 있을까.
집으로 돌아와서는 이모와 이모부 앞에서 퍼즐맞추기 대자랑시간. 퍼즐을 맞추면서 깔라깔라를 외치는데 도대체 무슨 뜻일까? 처음에는 잘 맞추었다는 세러모니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뜻대로 잘 안될때 외치는 소리인 것 같다. 신랑이 유추하기로는 성격은 급한데 원하는대로 잘 안 맞추어지니 빨랑빨랑 도와달라? 해달라? 뭐 이런 의미 아니인가 싶다고. 어쨌든 다 맞추고는 얼마나 뿌듯해하는지, 스스로 손뼉을 치면서 주변을 둘러본다. 그리고 누군가가 손뼉쳐 주지 않으면 어서 손뼉 치라고 지적한다. 약은 녀석.
질리도록 듣고 또 들은 곰세마리 노래, 제법 알아듣게 불러서 깜짝 놀랐다. 아빠곰은 뚱뚱해, 엄마곰은 날씬해 부분을 부르는데 음의 높낮이가 별로 없고 발음도 부정확하지만 곰세마리를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아빠곰은 뚱뚱해 하길래 내가 따라 불렀더니 이어서 엄마곰은 날씬해를 한다. 아아 감동적이다.
오전에 함께 소꿉놀이를 해줬더니 온종일 소꿉놀이에 꽂혔다. 영우 소파를 뒤집으면 테이블로도 쓸 수 있어서 테이블에 앉혀놓고 파스타도 내주고, 햄버거도 만들어주고, 과일과 빵도 세팅해주었더니 제법 그럴듯하게 포크로 집어서 냠냠 먹는 흉내를 낸다. 신랑과 나를 옆에 앉혀놓고 먹여주는 시늉도 한다.
저녁에는 제부와 신랑 합동생일파티와 영우 600일 기념으로 중국집에서 식사를 했는데, 디저트로 나온 찹쌀빵에 홀릭. 반찬은 잘 안 먹는데 밥은 잘 먹고, 떡이나 빵은 잘 먹는다. 언제쯤 제대로 된 식사를 같이 해볼 수 있을까.
집으로 돌아와서는 이모와 이모부 앞에서 퍼즐맞추기 대자랑시간. 퍼즐을 맞추면서 깔라깔라를 외치는데 도대체 무슨 뜻일까? 처음에는 잘 맞추었다는 세러모니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뜻대로 잘 안될때 외치는 소리인 것 같다. 신랑이 유추하기로는 성격은 급한데 원하는대로 잘 안 맞추어지니 빨랑빨랑 도와달라? 해달라? 뭐 이런 의미 아니인가 싶다고. 어쨌든 다 맞추고는 얼마나 뿌듯해하는지, 스스로 손뼉을 치면서 주변을 둘러본다. 그리고 누군가가 손뼉쳐 주지 않으면 어서 손뼉 치라고 지적한다. 약은 녀석.
결혼 10주년
10월에 대한 기록을 하나도 남기지 못하고 맞이한 11월.
그리고 아무 준비 없이 맞이한 결혼 10주년.
결국 당일엔 아무것도 기록하지 못했다.
영우 재우고 난 후 맥주 한 잔 하며 조촐한 10주년 기념 파티.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잘 지내보자.
늘 고마워~
그리고 아무 준비 없이 맞이한 결혼 10주년.
결국 당일엔 아무것도 기록하지 못했다.
영우 재우고 난 후 맥주 한 잔 하며 조촐한 10주년 기념 파티.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잘 지내보자.
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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