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4일 토요일

1420일 빙어축제

교회에서 예배가 끝난 후 7세 이상의 아이들은 주산을 배운다. 아이들이 주산을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어른들과 예슬이, 영우는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 날은 용화 신랑이 빙어축제를 가자고 제안했다. 용화부부는 토요일에도 일을 하기 때문에 일요일 예배를 마친 후에 후다닥 나들이를 다녀오는게 익숙하다. 그리하여 모두가 함께 가게 된 안성빙어축제. 감기 걸린 것 같다고 전날은 방콕해놓고서 빙어축제를 가다니 이상한 의사결정인것 같지만 이럴 때 함께 가보지 않으면 우리끼리 가는건 더 힘들 것 같아서 영우 옷을 세 겹씩 입혀서 출발했다.
빙어축제는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시골이라 주차장은 그나마 넓은 편이었으나 얼음판에 낚시 자리는 간격이 2m 정도 되려나, 이런 상황에서 빙어가 잡힐 리가 없다. 낚시꾼인 용화 신랑마저도 한 마리도 못 잡아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생겼다. 영우는 낚싯대를 물 속으로 쿡쿡 쑤셔 넣으며 왜 빙어가 안 낚이냐고 하다가 낚싯대를 물 속에 빠뜨려 또 한바탕 울었다.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으니, 아이들에 한해서 수조에 풀어놓은 빙어를 뜰채로 떠 가게 해주는 이벤트가 있다. 초등학생 정도만 되어도 열광하며 엄청 잡아오는데 영우는 빙어가 움직이는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다. 그리하여 죽어서 물에 둥둥 떠있는 빙어 세 마리와 보다 못한 내가 도와줘서 살아 있는 빙어 세 마리를 잡아왔다. 이마저도 영우가 통을 바닥에 퉁퉁치고 계속 들고 다니는 바람에 집에 오니 한 마리는 더 죽어있고 이튿날 다 죽었다. 아 이런건 정말 싫으다ㅜㅜ
용화신랑 덕분에 우리 식구끼리라면 해보지 못할 체험을 해보았다. 아이들을 위해 썰매를 탈 수 있는 공간도 있어서 영우는 아빠와 썰매도 탔다. 그러나 빙어축제에 또 가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 날씨가 많이 풀린 날이었지만, 얼음이 꽝꽝 어는 그 곳은 너무 추웠고 영우는 안 추웠다고 하는데 정작 나는 집에 돌아와서 저녁까지도 체온이 정상화되지 않아 고생스러웠다. 다른 집들은 잡아온 빙어를 튀겨먹고 구워먹었다는데 우리는 사망한 빙어 6마리를 다음 날 고이 보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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