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기가 도착할 때까지 한 시간 반 넘게 갯벌에서 노는데 날씨가 최고로 좋다. 바람이 좀 불기는 했지만 별로 춥지도 않고 하늘도 그림 같다. 갯벌에 박혀 있는 아무 바위나 들어올리면 게와 소라게, 각종 벌레들이 넘쳐난다. 영우는 아직 갑각류들이 좀 무서운지 게를 양동이에 담아주었더니 바로 버려버린다. 그리고 시작된 무한 모래놀이. 아직은 갯벌체험보다는 모래놀이가 더 좋은 나이인가보다. 원없이 모래놀이를 한 후 은기네와 합류하여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은기와 영우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뛰어가는 모습만 봐도 흐뭇한 것이 함께 와서 더욱 좋다.
바람이 심해져서 수영장을 데리고 가는 것이 좋을까 어쩔까 하다가 그냥 객실에 올라가서 씻기고 아이들끼리 놀게 하니 그것도 나쁘지 않다. 각자 가지고 온 장난감으로 함께 놀면서 싸우다가 울다가 다시 놀다가 한다. 와중에 진섭이는 자기가 형아라고 동생들이 잘못하면 막 혼내기도 한다.
마침 대하 전어 축제가 한창인 때라 근처 수산시장에 가서 요리를 해달라고 한 후 포장해와서 먹으니 편하고 좋다. 이렇게 콘도의 장점을 활용해서 놀아본 적은 처음인데,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여행의 묘미가 있구나.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겠지. 갓난쟁이가 있는 은기네는 다시 서울로 돌아가고 진섭이네와 우리는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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