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영훈이 형을 만나러 간다. 서울대공원에서 만나 같이 코끼리 열차를 타고 동물원으로 향했다. 너무 오랜만에 와봐서 감을 잃었는데 서울대공원은 정말정말 넓다. 그리고 스팟마다 새로 만들어놓은 조형물들이 많은데 동물들의 특징도 잘 잡아놓아 사진 찍기도 좋고, 아이들이 올라가서 놀 수도 있어서 아주 좋아한다. 단점은 아이들 관심이 집중되어서 동물을 보러가기까지 한참 걸린다는 것.
얼룩말, 하마, 기린을 보고는 놀이터로 갔다. 영우도 영훈이도 놀이터만 있으면 좋은 아이들이라서 코끼리 미끄럼틀과 하마 미끄럼틀을 무한반복해서 탄다. 봄에 만났을 때에는 같이 노는 듯 따로 노는듯이 보였는데 이제는 둘이 같이 노는게 보인다. 어른들도 자리를 잡고 앉아서 아이들 노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면 되니 편하기는 한데, 일반 놀이터 미끄럼틀이 아니고, 위치차이를 이용해 만들어진 미끄럼틀이라 아이들이 미끄럼틀을 타러 올라갔다가 다른 곳으로 가버릴 수도 있어서 주의해야한다.
놀이터에서만 한 시간 넘게 놀다가, 겨우겨우 사자, 홍학 정도만 더 볼 수 있었다. 동물원에 왔으나, 이 넓은 동물원을 다 둘러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열심히 놀다가 간다. 다음부턴 유모차를 꼭 준비해야지, 영우가 놀이터에서 힘을 다 빼고는 걷기 힘들어해서 안고 다니느라 우리는 더 힘들었다. 제 때에 주차장에 도착해서 유모차에 태웠길래 망정이지 안고 다니는데 잠이 들어버려서 정말 힘들뻔 했다. 영훈이네랑 만나면 항상 10시 전에 만나서 놀다가 점심 먹고 헤어지는데 참 좋은 일정이다. 우리끼리 다닐때도 아침 일찍 다녀야할텐데 그게 쉽지가 않다.
집에 도착하니 영우도 일어나서 다시 교회에 갈 준비를 한다. 교회에서 만난 누나들과 형은 영우 주위에 둘러앉아 엄청 반가워해준다. 아이들은 전날 타투한 것들을 지우지도 않고 와서 전날의 추억을 이야기한다. 뿌듯하게스리. 전부터 그랬지만 아이들이 다 영우를 잘 챙겨주고, 쿠킹클래스에서도 많이 도와주고 해서 고맙다. 모임 마치고 놀이터에서 한시간 더 논 후에야 다들 집으로 간다. 종일 놀아도 지치지 않는 아이들.
에피소드 하나.
1에서 10까지 영어로 말하는 것은 대구에서부터 했는데 유튜브로 배운건지 19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three, four의 발음도 제법 괜찮다. 전날부터 계속 19까지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이길래 20을 가르쳐주었다. 그랬더니 29까지를 한다. 또 30을 가르쳐주었더니 66까지를 쭈욱 이어서 말하였다. 물론 fifty를 fivety라고 이야기하여 수정해주기는 하였으나, 이만하면 외워서가 아니라 원리를 파악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나를 가르쳐주면 두 개 이상을 알고 응용할 수 있으니 놀랍다. 이런 일이 생길때마다 영우를 어떻게 키워야할지 고민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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