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가는 길, 엘리베이터 버튼을 내가 눌렀다고 운다. 이 울음이 시작이 되어 가는 내내 징징징하더니 내 양손을 잡고 기차처럼 뒤에서 따라오란다. 발걸음 속도 때문에 뒤에서 따라가기 힘들어 옆으로 함께 걸었더니 기찬데, 영우가 먼저 가야하는데 엄마가 옆에서 따라온다며 다다다다 달려가면서 또 운다. 그 와중에 기차는 하겠다고 손을 놓치도 않고 달리니 나는 속도 맞추느라 계속 옆에서 달릴 수밖에. 그렇게 우는 바람에 늘 교회 입구에서 하이파이브하며 맞아주시는 분도 깜짝 놀라 안아주신다. 살짝 달래지는가 싶었는데 신발을 벗으면서 내가 도와주다가 툭 쳐버렸다. 울고 싶은데 뺨 맞은거지, 아파아파 하면서 울기 시작한다. 정말 툭 닿은 정도라 아플 리가 없는데 그렇게 울기 시작하자 교사 선생님이 나오셔서 아빠 찾느냐며 달래주신다. 그랬더니 아파가 아빠로 바뀌어서 또 한참 울다가 선생님께 안겨서 들어간다. 위로해주면 더 운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한 날.
수내에서 저녁 약속이 있어서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고 이동을 했다. 낮잠을 안 자서 어떠려나 했는데 자리에 착석하자마자 잠이 들어버렸다. 덕분에 어른들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삼겹살과 목살을 구워먹고 술도 한 잔 하고 아주아주아주 좋았다. 디저트 먹으러 이동하는 중에 깬 영우는 기분이 안 좋아서 또 징징대는 바람에 동영상을 틀어주는걸로 해결했다. 자꾸 이러면 안되는데 밖에서 편하려면 어쩔 수가 없는 현실. 울음으로 시작해서 울음으로 끝난 하루다.
교회에서는 어떻게 지냈는지 확인이 되지 않지만, 쿠킹클래스 다녀와서 아이들이 영우가 밥을 동그랗게 뭉치는걸 잘 못해서 도와줬다는 이야기를 하는걸로 보아 썩 재미있게 놀지는 못한 것 같다. 그래도 결과물은 처음으로 사진찍을 생각이 들만큼 이쁘게 나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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