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31일 화요일

1320일 성민이와 재회

성민이네 이사하기 전에 짐정리할 것이 많다고 해서 성민이네 집으로 출동. 성민이와 만나서는 끌어안고 함께 놀면서 너무나 좋아한다. 점심도 둘이 앉아서 경쟁하듯 많이 먹고, 간식도 많이 먹는다. 포스틱을 주었더니 이런 과자는 처음 먹어보니 또 신세계가 열렸는지 '내 입맛에 딱이야' 란다. 어이쿠야.
선배언니 집에 가기로 한 약속이 있어서 영우를 데리고 가려고 했는데, 잠이 들어서 깨워도 일어나지를 않는다. 언니네 집에 혼자 갔는데, 그 집에도 돌쟁이 아기가 있어서 다음 번에 오면 영우가 잘 놀아줄 수 있겠지 하는 기대를 해본다. 영우는 엄마가 없는 사이 아빠와 엄마아빠 놀이를 했다고 하는데 영우가 아빠가 되어서 엄마가 된 아빠의 발을 주물러준다. 영우가 보는 나의 이미지는 이렇구나;

1319일 대구로 가는 길

예상했던대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레고를 찾는다. 그리하여 영우가 만든 첫번째 레고가 완성되었다. 사진을 찍어주는데 완전 뿌듯한 표정.

대구로 언제 출발할까 고민하다가 영우 낮잠 시간에 맞추어 가기로 했는데 완전히 판단미스였다. 차가 너무 막혀서 자고 일어났는데도 3시간이 남아있다. 영우는 '고속도론데 왜 차가 엄청 늦게 가?'라고 한다. 그러게 말이다. 그래서 통행료를 안받나보다.
어느 휴게소인가에서는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았는데, 형아 하나를 사귀어서 또 재미있게 논다. 영우는 정말 친화력이 대단한 것 같다. 그렇게 그렇게 6시간 걸려 겨우 도착.

1318일 추석

추석이다. 영우가 서울에서 친척들과 맞이하는 첫번째 추석이다. 6촌 누나, 형, 동생을 만나자마자 오랫동안 만나왔던 것처럼 위화감 없이 놀기 시작한다. 말도 잘 하고 떼를 쓰지도 않으니 어른들이 귀여워해주신다. 차례를 지내고 나서는 다같이 동네 놀이터에 나가놀았다. 놀이터에 수돗가가 함께 있어서 아빠한테 물을 떠달라고 하고는 모래에다 붓더니 페파피그 진흙탕처럼 첨벙첨벙을 했다고 한다. 무창포에서도 장화 신고 갯벌에서 첨벙첨벙을 하긴 했지만, 물놀이 하는 곳도 아닌데 신발을 다 버릴 줄이야ㅜㅜ
집에 갔다가 다시 오기 애매할 것 같아서 여벌옷은 준비했는데 여벌신발을 준비하지 못한 탓에 다시 집에 가기로 했다. 오랜만에 막내삼촌이 오셨는데 장난기 많은 막내삼촌이 영우한테 형이라고 부르라고 했더니, 헤어질 때 정말로 형님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표정은 정말 형님인가 싶은 혼돈의 도가니.
저녁에는 어머님 댁에서 모였다. 작은 형님이 영우 선물로 레고를 사다주셨는데, 레고를 만들면서 집중력이 엄청나다. 막내이모가 레고를 한 번 선보여주기를 했었지만 설명서를 보고 만드는건 또 다른 일이라 잘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는 설명서를 보면서 부품을 찾아서 맞추려는 시도를 제법 해낸다. 밥 먹는 시간 빼고 서너시간을 꼼짝도 않고 레고만 한 것 같다. 자동차 하나 조립을 남겨두고 집에 돌아오는데 얼마나 아쉬워하는지, 이렇게 레고의 시대가 열리는가보다.

2017년 10월 30일 월요일

1317일 무창포 나들이 둘째 날

진섭이가 일어나서 활동을 시작하자 영우가 '진섭이형~' 하면서 방에서 뚜벅뚜벅 걸어나온다. 막 잠에서 깨어나 눈도 못 뜬 상태로 씨익 웃으면서 나와서 진섭이형을 찾는 모습이 어찌나 웃긴지.
진섭이는 전 날 수영장 이야기가 나온터라 수영장에 가자고 난리다. 수영장 슬라이드 보수중이라 마침 비용도 저렴하고 해서 아빠들과 아이들만 수영장에 들여보내고 엄마들은 꿀휴식. 아 좋다. 이런 시간을 자주 갖고 싶다!
보수중인 슬라이드는 큰 슬라이드이고, 작은 슬라이드는 운영을 해서 영우와 진섭이는 재미있게 놀았다고 한다. 수영장에 워터마사지를 할 수 있게끔 되어 있는 곳이 있었는데, 수압으로 발마사지가 되었나보다. 영우가 발마사지를 받으면서 엄마가 왔으면 좋았을텐데라고 했단다. 한참 지난 지금도, 진섭이형이란 간 수영장에서 물이 발을 주물러줬다며 좋았던 기억을 되새기곤 한다. 사우나에 가서는 39도 정도의 탕 속에 들어갔다고 한다. 진섭이는 뜨거워서 못 들어갔는데 영우는 '아~ 따뜻해서 좋아~'라고 하면서 한참동안 머물렀다고 한다. 어르신 취향인지.
비체펠리스에서 아침, 점심까지 다 해결한 후 집으로 돌아오는데 교통정체도 없어서 더욱 좋다. 1박2일 보람차게 놀다온데다 영우가 지금까지도 그 날의 이야기를 하니 더더욱 뿌듯하다. 그러고 보니, 전 날이었나, 집에 가자면서 영우는 여행이 싫다고 집에서 자고 싶다고 해서 정말 여행이 싫으냐고 했더니 '응, 제주도만 한 번 더 가보고 이제 여행은 그만하자'고 했구나. 조만간 비행기도 한 번 태워줘야 할텐데.

1316일 무창포 나들이 첫째 날

지난 여름부터 끊임없이 회사 콘도에 도전했는데 매번 탈락하다가 추석 연휴에 드디어 당첨! 방이 두 개니까 누구라도 한 가족 더 데리고 가면 좋겠다 싶어 여러 명에게 물어봤지만 명절 전이라 시간을 맞출 수 있는 사람들이 없다. 우리끼리만 가야되나보다 했는데 은기네에서 불꽃을 보고 헤어지는 순간에 물어봤는데 다들 오케이를 해서 세 가족이 함께 무창포에 갈 수 있었다. 많이 막힐까 걱정했는데 9시 30분에 출발한 우리는 2시간, 10시에 출발한 진섭이네는 4시간, 10시 반에 출발한 은기네는 3시간 걸려 도착했다.
은기가 도착할 때까지 한 시간 반 넘게 갯벌에서 노는데 날씨가 최고로 좋다. 바람이 좀 불기는 했지만 별로 춥지도 않고 하늘도 그림 같다. 갯벌에 박혀 있는 아무 바위나 들어올리면 게와 소라게, 각종 벌레들이 넘쳐난다. 영우는 아직 갑각류들이 좀 무서운지 게를 양동이에 담아주었더니 바로 버려버린다. 그리고 시작된 무한 모래놀이. 아직은 갯벌체험보다는 모래놀이가 더 좋은 나이인가보다. 원없이 모래놀이를 한 후 은기네와 합류하여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은기와 영우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뛰어가는 모습만 봐도 흐뭇한 것이 함께 와서 더욱 좋다.

점심 식사 중에 진섭이네도 도착하여 식사를 마친 후 아빠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바닷가로 나가고 엄마들은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진다. 바닷가에서는 본격 물놀이가 시작되어 신발도 젖고 옷도 젖고, 결국은 바지 걷어부치고 맨발로 뛰어들어가서 놀았나보다. 여름에 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서해 쪽은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는데 머드축제도 가까이에서 하고, 바닷길이 열리는 곳이 바로 이 곳이라고 한다.
바람이 심해져서 수영장을 데리고 가는 것이 좋을까 어쩔까 하다가 그냥 객실에 올라가서 씻기고 아이들끼리 놀게 하니 그것도 나쁘지 않다. 각자 가지고 온 장난감으로 함께 놀면서 싸우다가 울다가 다시 놀다가 한다. 와중에 진섭이는 자기가 형아라고 동생들이 잘못하면 막 혼내기도 한다.
마침 대하 전어 축제가 한창인 때라 근처 수산시장에 가서 요리를 해달라고 한 후 포장해와서 먹으니 편하고 좋다. 이렇게 콘도의 장점을 활용해서 놀아본 적은 처음인데,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여행의 묘미가 있구나.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겠지. 갓난쟁이가 있는 은기네는 다시 서울로 돌아가고 진섭이네와 우리는 하루를 마무리한다.

2017년 10월 24일 화요일

1315일 울음 터진 날

교회 가는 길, 엘리베이터 버튼을 내가 눌렀다고 운다. 이 울음이 시작이 되어 가는 내내 징징징하더니 내 양손을 잡고 기차처럼 뒤에서 따라오란다. 발걸음 속도 때문에 뒤에서 따라가기 힘들어 옆으로 함께 걸었더니 기찬데, 영우가 먼저 가야하는데 엄마가 옆에서 따라온다며 다다다다 달려가면서 또 운다. 그 와중에 기차는 하겠다고 손을 놓치도 않고 달리니 나는 속도 맞추느라 계속 옆에서 달릴 수밖에. 그렇게 우는 바람에 늘 교회 입구에서 하이파이브하며 맞아주시는 분도 깜짝 놀라 안아주신다. 살짝 달래지는가 싶었는데 신발을 벗으면서 내가 도와주다가 툭 쳐버렸다. 울고 싶은데 뺨 맞은거지, 아파아파 하면서 울기 시작한다. 정말 툭 닿은 정도라 아플 리가 없는데 그렇게 울기 시작하자 교사 선생님이 나오셔서 아빠 찾느냐며 달래주신다. 그랬더니 아파가 아빠로 바뀌어서 또 한참 울다가 선생님께 안겨서 들어간다. 위로해주면 더 운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한 날.
수내에서 저녁 약속이 있어서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고 이동을 했다. 낮잠을 안 자서 어떠려나 했는데 자리에 착석하자마자 잠이 들어버렸다. 덕분에 어른들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삼겹살과 목살을 구워먹고 술도 한 잔 하고 아주아주아주 좋았다. 디저트 먹으러 이동하는 중에 깬 영우는 기분이 안 좋아서 또 징징대는 바람에 동영상을 틀어주는걸로 해결했다. 자꾸 이러면 안되는데 밖에서 편하려면 어쩔 수가 없는 현실. 울음으로 시작해서 울음으로 끝난 하루다.
교회에서는 어떻게 지냈는지 확인이 되지 않지만, 쿠킹클래스 다녀와서 아이들이 영우가 밥을 동그랗게 뭉치는걸 잘 못해서 도와줬다는 이야기를 하는걸로 보아 썩 재미있게 놀지는 못한 것 같다. 그래도 결과물은 처음으로 사진찍을 생각이 들만큼 이쁘게 나왔네.

2017년 10월 22일 일요일

근황

10월부터 육아일기가 중단되었습니다. 별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아침에 못 일어나서;; 영우 잘 때 잠들어서 영우 일어날 때 거의 같이 일어나는 일상이다보니 개인 시간이 하나도 없어서 육아일기를 쓸 시간이 없습니다. 이렇게 많이 자는데도 피곤하군요.
그림도 못 그리고, 일본어도 못 들여다본지 오래고, 육아일기는 3주 넘게 밀려 있으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도 잘 안납니다.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다 휘발되어 마음이 아파요. 오늘은 마음 잡고 써보려고 6시 30분에 알람까지 맞추었으나, 잠깐 거실 정리하는 사이, 7시 10분에 영우가 기침하여 또 실패하였습니다.
영우네 가족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회사 내 상황은 썩 좋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주말마다 두 세건의 일정을 잡으며 바쁘게, 피곤하게, 일상을 부여잡으며 살고 있습니다. 좋은 가을 날, 더 많이 나가 놀고 더 많은 일정을 잡아서 원없이 놀고 싶네요. 그럼 다시 육아일기로 만나보아요. 앞으로 알람을 맞추고 잘 예정이니까요~

2017년 10월 13일 금요일

1314일 아쿠아리움과 불꽃축제

은기네 집이 용산으로 이사를 해서 은기네 집에 모여서 불꽃을 보기로 하였다. 서울에 간다고 하면 일정 하나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지! 그리하여 오후에는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갔다.
아쿠아리움은 어린이 무료티켓이 있어서 어른 비용만 내면 되는거였는데, 둘 다 들어갈 필요 있겠나 싶어서 나랑 영우만 들어갔는데 그것이 패착이었다. 들어가면서 인어공주쇼 광고판을 보고는 인어공주는 언제 나오냐고 묻는다. 스팟마다 스탬프 찍는 것이 있어서 우리는 지금 여기 있고 여기까지 가면 인어공주가 나온다고 했더니 그냥 바로 직진한다. 그래도 중간중간 수달도 보여주고, 니모도 보여주고 했더니 예전에 비해 유심히 들여다보기는 한다. 드디어 만난 인어공주쇼. 세상에, 사람들이 다 여기 모여있었구나. 앉을 자리는 아예 없고 서 있는 사람들도 너무 많아서 영우가 볼 수가 없다. 그래서 목마를 태우고 십여 분 공연을 관람하였는데, 영우는 신이 나서 박수를 치는데 그때마다 나는 머리가 울리고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그래도 영우가 좋아한다면 그걸로 됐지, 암..ㅜㅜ
영우가 오는 길에 낮잠을 안 자서 혹시나 싶어 갖고 들어온 유모차도 나를 힘들게 한다. 엄마가 힘들 때 기회를 잘 포착한 영우는 솜사탕을 획득하는데 성공, 생애 첫 솜사탕을 맛보았다. 보기 쉽지 않은 매너티 앞에서 사진도 찍고, 펭귄, 상어와 사진도 찍었으면 싶었으나 영우가 너무나 빠르게 이동하여서 아직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상한 구도의 못난 사진들만 남기고 녹초가 되어 나왔다. 먹이체험 등은 못해봤지만, 닥터피쉬도 만져보고, 영우가 좋아하는 실제 현미경으로 플랑크톤도 보고, 인어공주도 보았으니 이만하면 성공적이었다고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자위해본다.
이어서 용산으로 이동. 영우는 차에 타자마자 꿈나라로 간다. 길이 많이 막혔는데 잠이 들어 다행이다. 용산에 도착해보니 1년에 한 번 있는 대목인지라 동네 골목마다 포장마차들이 엄청 많다. 한강대교에는 사람들이 빽뺵하게 모여있다. 이런 상황에서 집 안에서 편히 불꽃축제를 즐길 수 있다니 행운이로군.
첫 번째 국가의 불꽃이 터질 때는 각도가 안 맞아서 베란다 밖으로 고개를 빼고 봐야해서 힘들었는데, 그 다음 국가부터는 동쪽으로 한 칸씩 이동이 되어서 한결 볼만했다. 진섭이는 불꽃 터지는 소리가 무서워서 잘 못 보고 들어가서 놀았는데 영우는 무서워하지 않고 불꽃 이쁘다며 꽤나 집중해서 오랜시간 봐주어서 뿌듯한 시간이었다. 이 날 날씨도 꽤 좋아서 베란다에서 문을 열고 보는데 무리도 없었고, 화약 냄새와 연기가 집 쪽으로 오지 않아서 더욱 좋았다. 내년에도 불꽃축제는 은기네 집에서 보는 걸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이 들까봐 은기네 집에서 다 씻기고 옷까지 갈아입히고 왔는데 영우는 잠이 들지 않았다. 심지어 집에 와서 더 놀고 싶다고 징징댄다. 집에 가서 무슨 놀이를 하자고 하길래 그러자고 했는데 막상 집에 오니까 유튜브를 본다고 한다. 우리가 씻고 잘 준비할 동안만 유튜브를 보여줬는데, 다 보고 나니 그 놀이 하자고 했는데 왜 안하냐며 놀이 하고 자겠다고 징징대서 엄청 혼났다. 혼내고 난 후 자러 들어왔는데 아직도 흐느끼는 영우를 보니 미안하긴 하다. 아직 4살밖에 안된 아기인데 너무 높은 기대치를 갖고 엄격하게 대하는건가 싶기도 하다.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엄마아빠가 영우 미워서 혼내는게 아니라고 사랑하는거 알지 했더니 안다고는 하는데,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었다.

1313일 예슬이

연휴를 앞둔 금요일. 예슬이 엄마 일이 밀려서 늦게 퇴근하는 바람에 예슬이 할머니와 예슬이가 놀러왔다. 엄마가 안 와서 기분이 안 좋은지 예슬이 기분이 좋지 않다. 준비한 간식도 잘 안 먹고, 날이 추운데 자꾸 나가서 놀겠다고 한다. 겨우 달랠 수 있었던 건 넷플릭스 영화를 틀어주고 나서이다. 언젠가는 서로의 아이들을 맡기고 두세시간 자유의 시간을 만끽하는 날을 희망하는데 아직은 남의 아이 보고 있는 것이 쉽지가 않다.

- 어린이 집에서는
물감을 묻혀 엄마아빠 옷을 꾸며주었다고 한다. 영우는 물감을 묻혀보고 문질러보며 꾸며보았단다. 별모양을 찍어본 뒤에는 '이거 꼭 불가사리 모양 같아요' 하며 모양이 비슷한 불가사리 이야기를 하였다고 한다.
소방대피훈련도 하였다고 한다. 현관 앞으로 대피하곤 했는데 오늘은 계단을 통해 지하 1층으로 이동해보았단다. '불이야!' 외치며 옷으로 코와 입을 막고 대피훈련에 참여하였단다.  대피훈련을 마친 뒤 놀이실로 돌아와 지하실에서 불이나서 연기가 많이 올라왔기 대문에 아래까지 내려갔다 왔다고 이야기하며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지하실 불이야!'를 외쳐보았다고 한다.

1312일 정글북 춤추기

기온이 좀 떨어져서 목욕 후에 긴 옷을 꺼내주었다. 브라운 옷 한 벌을 입혔더니 신발도 갖다 달라고 한다. 팡요 수면안대까지 갖고와서는 곰이 되었다며 즐거워한다. 그러더니 음악도 없이 혼자 춤을 추기 시작한다. 정글북이란다. 엄마는 객석에서 보고 있으라고 하고, 아빠는 함께 정글북을 하자고(춤을 추자고) 한다. 가끔 모글리 형이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 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곰이 되었다며 정글북 춤을 추는 것을 보니 더 많은 것을 경험시켜줘야겠단 생각이 든다.

- 어린이 집에서는
엄마아빠 옷 꾸미기를 하였다고 한다. 다양한 모양 도장에 어떤 모양이 있는지 살펴보고 어떻게 꾸미고 싶은지 이야기해보았단다. 영우는 모양별로 도장을 모아 나열하고 모양을 비교해보았다고 한다. 스탬프에 찍어 옷을 꾸며주면서 어떤 모양이 찍히는지 이야기해보았단다.
벽돌블럭으로 길을 구성하여 건너보는 실체활동을 하는데 영우는 기다란 길을 연속으로 왕복하며 건너기를 즐겼다고 한다. 친구와 함께 줄지어 건너기도 하고 나란히 서서 누가 빨리 건너는지 시합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2017년 10월 7일 토요일

1311일 책읽기

성민이에게 주려고 영우가 어렸을 적에 보던 책들을 정리해두었었다. 아빠 방에 들어간 영우가 쌓여있는 책들을 발견하고는 꺼내와서 읽어달라고 한다. 그 중에 가물어서 사람 또는 동물들이 양동이를 들고 뛰어가 연못에 물을 붓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발사가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 사자가, 사자가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 자전거 탄 거인이, 거인이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 인어공주가 이런 식으로 끝단어를 이어가는 구성이다. 지금까지 그냥 읽어만 주었지, 끝단어가 첫단어로 연결된다는 것은 처음 알려주었는데 이해를 했는지 어쨌는지 '아~ 몰랐다' 한다. 이제 끝말잇기 놀이를 해보아야겠다.

- 어린이 집에서는
로봇과 역할놀이하는 사진을 찍어서 알림장에 올렸더니 영우가 역할놀이를 워낙 좋아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해서 즐겁게 놀이했을 것 같다고 하신다.
오늘은 엄마, 아빠 손인형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손인형에 관심을 보이며 '엄마랑 아빠네'하고 이야기 했단다. 영우는 엄마 손인형을 끼워보고 친구는 아빠 손인형을 끼워서, 아빠 역할을 하는 친구에게 'OO아빠 일 열심히 했어요?' 라며 일과를 물으며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작은 종이벽돌블럭을 뛰어넘는 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그동안 해보았던 활동에서 변화를 주어 종이벽돌블럭을 하나 더 쌓아서 넘어보았단다. 영우는 두 발을 모아 깡총 뛰며 연달아 넘어보았는데 끝까지 걸리지 않고 넘어가서 뿌듯해했다고 한다. 

1310일 신랑의 GG

미술수업을 마치고 돌아왔더니 신랑이 넉다운이 되어있다. 평소에는 큰 초록 놀이터에서 놀다가 집에 와서 간식 조금 챙겨먹이고, 유튜브 보여주고 하면 금세 나의 수업이 끝날 시간이 되어 있어서 힘든 줄 몰랐다고 하는데 오늘은 큰 초록에서도 일찍 나오고 유튜브 보겠다는 이야기도 하지 않아서 놀아주느라 힘들었나보다. 로봇들을 꺼내놓고 역할놀이를 하는데 아빠도 옆에서 역할을 담당해야하니 신랑이 온전히 놀아주다가 GG를 쳤다. 혼자 크는 아이들은 초등학교 저학년때까지 엄마아빠가 놀아줘야 한다고 하던데 앞으로도 고난이 예상된다. 그리하여, 미술수업은 이번 학기까지만 하기로 했다. 그동안 고생 많았구려.

- 어린이 집에서는
밥을 스스로 잘 먹는 영우는 오늘도 부지런히 식사를 하면서 친구에게 '우리가 일등으로 먹자!' 하면서 밥을 먹었단다. 국에 있는 유부를 먹어보고 샐러드에 있는 양배추와 파프리카도 포크로 찍어먹어 보았다고 한다.
오늘은 엄마, 아빠가 일하는 모습 사진을 보고 이야기 나누는 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엄마, 아빠 사진을 찾아보고 유심히 살펴보았단다. 영우 부모님은 뭐하고 계신지 물으니 '영우는 아빠가 요리하고 있어요. 고기를 굽는 거예요' 하고 사진 속 모습에 대해 설명해주었다고 한다. 이후 친구들과 함께 종이벽돌블럭으로 구성한 회사에 출근하여 일하는 놀이도 즐겼다고 한다.

1309일 주희 초대

주희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주희 엄마와 핸드폰 번호도 교환하게 되고 집에 놀러오라고 초대도 하게 되었다. 연휴도 있고, 10월에는 주말마다 일정이 있어서 공수표가 되겠다 싶어서 주중에 놀러오라고 하고 나는 5시 퇴근 찬스를 썼다. 주희만 초대하는데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주희랑 영우가 아이들에게 자랑을 하는 바람에 몇몇 아이들이 가고싶다고 울었다고 한다. 좀 미안하네 그려.
주희는 책을 혼자서 읽는다.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보고 상상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듣고 있으면 제법 재미있다. 여자아이지만 활동성은 남자아이 못지 않아서 영우랑 똑같이 소파에서 뛰어내리고 뛰어다니고 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면서 논다. 이어폰 하나로 낚시도 하고 어른들 포박도 해서 경찰서에 잡아가고 하면서 노는데 그렇게 신날 수가 없다. 같은 장난감, 같은 물건으로 평소와 다르게 놀 수 있으니 친구가 오면 좋기는 하구나.
주희 엄마가 도깨비아저씨와 전화하는 앱도 알려주고, 아이와 여행하는 팁도 알려주었다. 우리도 영우랑 여행가고싶네 그려.
다른 이야기지만, 아침에 영우가 한글공부를 하였다. 잘 모를 때에는 힌트를 줘가면서 신랑이 열심히 알려줬더니 '파,하'만 빼고는 다 영우가 쓴 글이다. 제목과는 상관없는 자랑컷 하나.

- 어린이 집에서는
영우가 주희와 놀기를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고 한다. 영우와 주희가 오전에도 즐겁게 어울리며 놀이하고 하원 후 함께 놀이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즐거워했단다. 다른 친구들도 둘의 이야기를 들으며 부러워했다고 한다.
엄마, 아빠, 아이가 사용하는 가방을 살펴보고 알맞은 물건을 가방에 붙여보는 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남자 사원증, 차 키 등 아빠가 사용할거라고 생각되는 물건을 검정색 가방에 붙여주었다고 한다.

1308일 서울대공원

오랜만에 영훈이 형을 만나러 간다. 서울대공원에서 만나 같이 코끼리 열차를 타고 동물원으로 향했다. 너무 오랜만에 와봐서 감을 잃었는데 서울대공원은 정말정말 넓다. 그리고 스팟마다 새로 만들어놓은 조형물들이 많은데 동물들의 특징도 잘 잡아놓아 사진 찍기도 좋고, 아이들이 올라가서 놀 수도 있어서 아주 좋아한다. 단점은 아이들 관심이 집중되어서 동물을 보러가기까지 한참 걸린다는 것.
얼룩말, 하마, 기린을 보고는 놀이터로 갔다. 영우도 영훈이도 놀이터만 있으면 좋은 아이들이라서 코끼리 미끄럼틀과 하마 미끄럼틀을 무한반복해서 탄다. 봄에 만났을 때에는 같이 노는 듯 따로 노는듯이 보였는데 이제는 둘이 같이 노는게 보인다. 어른들도 자리를 잡고 앉아서 아이들 노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면 되니 편하기는 한데, 일반 놀이터 미끄럼틀이 아니고, 위치차이를 이용해 만들어진 미끄럼틀이라 아이들이 미끄럼틀을 타러 올라갔다가 다른 곳으로 가버릴 수도 있어서 주의해야한다.
놀이터에서만 한 시간 넘게 놀다가, 겨우겨우 사자, 홍학 정도만 더 볼 수 있었다. 동물원에 왔으나, 이 넓은 동물원을 다 둘러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열심히 놀다가 간다. 다음부턴 유모차를 꼭 준비해야지, 영우가 놀이터에서 힘을 다 빼고는 걷기 힘들어해서 안고 다니느라 우리는 더 힘들었다. 제 때에 주차장에 도착해서 유모차에 태웠길래 망정이지 안고 다니는데 잠이 들어버려서 정말 힘들뻔 했다. 영훈이네랑 만나면 항상 10시 전에 만나서 놀다가 점심 먹고 헤어지는데 참 좋은 일정이다. 우리끼리 다닐때도 아침 일찍 다녀야할텐데 그게 쉽지가 않다.
집에 도착하니 영우도 일어나서 다시 교회에 갈 준비를 한다. 교회에서 만난 누나들과 형은 영우 주위에 둘러앉아 엄청 반가워해준다. 아이들은 전날 타투한 것들을 지우지도 않고 와서 전날의 추억을 이야기한다. 뿌듯하게스리. 전부터 그랬지만 아이들이 다 영우를 잘 챙겨주고, 쿠킹클래스에서도 많이 도와주고 해서 고맙다. 모임 마치고 놀이터에서 한시간 더 논 후에야 다들 집으로 간다. 종일 놀아도 지치지 않는 아이들.

에피소드 하나.
1에서 10까지 영어로 말하는 것은 대구에서부터 했는데 유튜브로 배운건지 19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three, four의 발음도 제법 괜찮다. 전날부터 계속 19까지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이길래 20을 가르쳐주었다. 그랬더니 29까지를 한다. 또 30을 가르쳐주었더니 66까지를 쭈욱 이어서 말하였다. 물론 fifty를 fivety라고 이야기하여 수정해주기는 하였으나, 이만하면 외워서가 아니라 원리를 파악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나를 가르쳐주면 두 개 이상을 알고 응용할 수 있으니 놀랍다. 이런 일이 생길때마다 영우를 어떻게 키워야할지 고민이 늘어난다.

1307일 Open Saturday

매주 4째 토요일은 네이버 사옥을 오픈한다. 본인을 포함해서 10명까지 초대할 수 있고, 사옥 오픈 뿐만 아니라 점심 및 음료 제공, 가족사진 촬영,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있다. 이번에는 교회 친구들을 초대해서 함께 갔는데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 지난번에 친척들과 갔을 때에는 프로그램에는 참여하지 않고 그냥 아이들 뛰어놀게만 했었는데 이번엔 프로그램들도 알차게 참여했다.
영우와 예슬이는 쥬니버 동요교실에 참여해서 춤추고 노래하며 시간을 보내고 쥬니버 한글나라 글자판을 받아왔는데, 지금까지도 글자판을 보면서 노래를 한다. 로보틱스 랩에서 개발자가 와서 치타로봇과 지렁이로봇을 만들었던 과정을 소개하고 왕눈이로봇을 데리고 와서 시연도 해볼 수 있게 해주었는데, 아직까지도 치타로봇과 지렁이로봇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초등학생 아이들은 소프트웨어(스크래치) 체험을 해볼 수 있었는데, 7세부터 데리고 갔더니 역시 2학년 이상은 되어야 개념이 좀 있는 것 같다. 영우와 예슬이는 도서관의 빈백에 앉아서 책을 읽었는데 손가락으로 글자를 하나하나 짚어가는 모습이 이제 글자에 관심이 많이 생기기는 했나보다 싶다.
시간을 정해놓고 참여하는 체험 프로그램 외에도 레고블럭 만들기, 색칠하기, 타투 등등을 4층 카페에서 할 수 있었는데 아이들은 뛰어노는 것만으로도 마냥 좋다.  꽉꽉 채워서 6시 마감할 때까지 놀고 6시 1분에 단체 사진을 찍는데, 라인프렌즈들과 단체사진을 남기고 싶었는데 8명의 아이가 다 잘 나올 수는 없는 현실.
12시부터 만나서 놀았지만 8명의 에너자이저들은 이렇게 끝내기는 아쉬운 일, 2차로 예진이 집에 생일파티를 하러 갔다. 이 많은 아이들을 밥 먹이고 놀리는 것은 참으로 힘든데 다들 내공이 대단하다. 순식간에 밥 준비를 해서 밥 먹이고 후다닥 치운다.
7세 이상 아이들은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인솔해서 다니기 정말 힘들었지만 뿌듯했던 것은, 유일한 형아였던 현우가 영우 손을 잡고 다니기 시작했다는 것. 남자애들은 보통 동생들과 놀아주는 것을 귀찮아하고 형이랑 노는 것을 좋아한다. 영우도 그래서 형아들을 볼 때마다 형아형아 하면서 쫓아다니지만 대부분 외면을 받는데 현우도 그랬었다. 그런데! 영우 손을 잡아주고, 차에서도 영우 옆에 앉겠다며 누나랑 싸운다. 다들 현우의 저런 모습 처음 본다고 놀라워하는데 참으로 뿌듯하구나. 역시 아이의 친구는 엄마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