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잔디밭에서 아빠 손을 잡고 뛰면서 즐거워하던 모습이 계속 맴돌아서 어디든 잔디밭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은 날이다. 저녁에 선배 언니 집에 가기로 했던터라 두류공원에 가야겠다고 마음 먹고 출발. 차를 타니 영우가 '어디가는거야?'라고 물어본다. 공원에 간다고 했더니 (집 앞에 공원이 있기 때문에) 공원에 가는데 왜 차를 타는지 궁금해하는 표정이라 엄청 큰 공원에 가서 놀거라고 이야기해주었다.
늦은 오후에 가서인지 주차할 곳을 겨우겨우 찾고, 야외음악당 쪽으로 갔다. 두류공원은 우방랜드도 포함하여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데 의도했던대로 영우는 내내 잔디밭을 달리며 즐거워했다. 잠깐 캐치볼을 해보려는 욕심을 냈으나 팔 힘도 없고 놀 줄도 몰라서 실패. 길어진 영우 그림자를 보면서 반가워하기도 하고, 커다란 개를 보고 인사도 하고, 높은 곳에서 풍경을 내려다보며 멋지다를 외치기도 하였다.
선배 언니 집에 가는 길에 놀이터를 보고는 또 지나치질 수가 없어서 한참 미끄럼틀을 타고 놀았는데 이제 암벽처럼 만들어놓은 나무벽을 기어올라간다거나 그물을 잡고 이동해보고싶어한다. 터널로 되어 있는 미끄럽틀이 꽤나 긴데도 무서워하지 않고 '형아 미끄럼틀 재미있어' 하며 계속 타고 싶어한다. 그물에 발이 빠져서 신발이 벗겨진 틈을 타서 겨우겨우 안고 들어왔는데 안그랬음 얼마나 더 놀았을지.
언니 집에서는 초등학생 누나의 핑크핑크한 장남감과 레고 덕분에 잘 놀았다. 저녁밥을 먹는데 누나가 먹는 양만큼 먹는 것을 보고 언니가 깜짝 놀랐다. 반찬도 잘 먹어주면 좋겠지만 역시나 먹이는데 실패. 27개월인데 문장을 말하는 모습에 놀라주시고, 알파벳 과자를 먹으며 알파벳송을 부르는 모습에 또 한 번 놀라주신다. 별로 사고도 안 치고 잘 놀아준 영우 덕분에 간만에 아들 자랑 잔뜩 하고 온 날 되시겠다.
2016년 5월 28일 토요일
816일 영우와 통화
춘천으로 체육대회를 다녀왔다. 그래서 전날 영상통화를 하지 못했는데(그렇지 않더라도 화상통화는 이제 힘들지ㅜㅜ) 영우에게서 전화가 왔다. 동생이 영우에게 엄마 잘 다녀왔는지 물어보라고 하니 '엄마 잘 다녀오셨어요? 엄마도 영우 보고싶었어?' 한다. 누가 옆에서 시켜서 한 말인가 물었더니 아니란다. 영우가 만들어낸 문장이란다. '엄마도 영우 보고싶었어?'라니. 아 참 이거 감동일세.
옆에서 듣고 있던 엄마가 어제 눈에 안약을 넣어서 흐르는 것을 본 영우가 '할머니 슬펐어?'라고 물어보더라고 이야기해주신다. 이렇게 문장을 만들어내다니, 그것도 감정에 대해서 표현할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엄마가 어제 눈에 안약을 넣어서 흐르는 것을 본 영우가 '할머니 슬펐어?'라고 물어보더라고 이야기해주신다. 이렇게 문장을 만들어내다니, 그것도 감정에 대해서 표현할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하다.
2016년 5월 27일 금요일
812일 일상
영우에게 아이패드란?
엄마아빠도 필요 없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밖에 나가시고 영우 혼자 있게 되더라도 갖고 싶은 것. 누가 기다릴줄 아는 아이라고, 약속을 지키는 아이라고 했던가. 이제 화상통화 못하겠다ㅜㅜ
자석칠판에 영우가 '나영우'를 만들어 붙였다. 물론 이모의 끊임없는 지도가 있었겠지만 이모가 말하는대로 잘 찾아 붙였나보다. '영'은 받침 때문인지 힘들어한다고 한다. 나비나 우유같은 받침 없는 글자는 싫어하지 않는데 나영우 만들자고 하면 싫어한다고 하네. 스파르타 이모 덕분에 나는 걱정이 없네.
엄마아빠도 필요 없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밖에 나가시고 영우 혼자 있게 되더라도 갖고 싶은 것. 누가 기다릴줄 아는 아이라고, 약속을 지키는 아이라고 했던가. 이제 화상통화 못하겠다ㅜㅜ
자석칠판에 영우가 '나영우'를 만들어 붙였다. 물론 이모의 끊임없는 지도가 있었겠지만 이모가 말하는대로 잘 찾아 붙였나보다. '영'은 받침 때문인지 힘들어한다고 한다. 나비나 우유같은 받침 없는 글자는 싫어하지 않는데 나영우 만들자고 하면 싫어한다고 하네. 스파르타 이모 덕분에 나는 걱정이 없네.
810일 영우의 첫 우산
수지형이 백화점에서 유아용 우산을 사은품으로 받았는데 영우를 위해 챙겨주었다. 화상통화를 하면서 영우야 수지 이모가 선물로 줬는데 이게 뭐게? 했더니 바로 우산 한다. 아이참, 한 번에 맞추면 어떡하냐. 우산을 펼칠때까지는 모를 줄 알고, 개봉부터 우산을 펼칠때까지 기대를 심어줘야지하고 준비했는데 그냥 막대모양을 보고 우산인줄 맞추다니.
비록 영우의 흥분은 끌어내지 못했으나 우산은 필요한 아이템이었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 올려주는 사진을 보면 4세반 아이들은 비오는 날에 장화 신고, 우산 들고 외출을 하던데 3세 반도 이제 비오는 날에 외출을 시킬거라고 한다. 빗소리도 듣고, 웅덩이를 철벅철벅하기도 하고, 비를 만져보기도 할거란다. 엄마가 장화는 사두었는데 우산은 마땅한게 없어서 어떡할까 하던 바로 그 타이밍에 우산 선물을 받았다. 수지형 감사합니다~
이 날은 신랑이랑 발레보러 갔는데 공연이 끝나고 기다린 후에 내 사랑 김기완, 이은원과 사진을 찍었다. 영우를 임신했을 때, 로비에서 어슬렁거리는 김기완을 만나 사진 찍었던 일, 김기완의 사진을 보며 태교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김기완과 찍은 사진을 밴드에 올렸더니 영우가 보고는 '이 사람 누구지? 아빠도 아닌데' 했단다. 엄마 옆에는 항상 아빠가 있어야 옳다.
비록 영우의 흥분은 끌어내지 못했으나 우산은 필요한 아이템이었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 올려주는 사진을 보면 4세반 아이들은 비오는 날에 장화 신고, 우산 들고 외출을 하던데 3세 반도 이제 비오는 날에 외출을 시킬거라고 한다. 빗소리도 듣고, 웅덩이를 철벅철벅하기도 하고, 비를 만져보기도 할거란다. 엄마가 장화는 사두었는데 우산은 마땅한게 없어서 어떡할까 하던 바로 그 타이밍에 우산 선물을 받았다. 수지형 감사합니다~
이 날은 신랑이랑 발레보러 갔는데 공연이 끝나고 기다린 후에 내 사랑 김기완, 이은원과 사진을 찍었다. 영우를 임신했을 때, 로비에서 어슬렁거리는 김기완을 만나 사진 찍었던 일, 김기완의 사진을 보며 태교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김기완과 찍은 사진을 밴드에 올렸더니 영우가 보고는 '이 사람 누구지? 아빠도 아닌데' 했단다. 엄마 옆에는 항상 아빠가 있어야 옳다.
808일 편지
편지함에는 항상 고지서만 들어있는데 웬 흰 편지봉투가 들어있다. 뭔가 하고 보니 어버이날을 기념하여 어린이집에서 준비해준 이벤트. 엄마아빠 사랑해요라고 프린트된 종이에 영우가 스티커를 붙여놓았다.
화상통화를 하면서 영우가 보낸 편지가 왔다고 보여주니까 할머니 할아버지 사랑해요 라고 외친다. 감사하게도 어린이집에서 할머니 할아버지한테도 편지를 부쳐주었나보다. 항상 많이 배려해주시는 편인데 이런 이벤트까지 챙겨주시다니 감동.
영우에게서 받은 첫 편지
화상통화를 하면서 영우가 보낸 편지가 왔다고 보여주니까 할머니 할아버지 사랑해요 라고 외친다. 감사하게도 어린이집에서 할머니 할아버지한테도 편지를 부쳐주었나보다. 항상 많이 배려해주시는 편인데 이런 이벤트까지 챙겨주시다니 감동.
영우에게서 받은 첫 편지
803일 일상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영우의 한마디. 딸꾹질 멈췄다. 영우의 머릿 속에서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걸까요?
아침을 먹이는데 영우 반찬을 밥 위에 놓아주다보니 얘 반찬 참 3세같지 않다 싶다. 콩자반, 콩나물, 연근, 우엉, 멸치. 이게 3세 아이가 좋아할만한 반찬인가? 나도 잘 안 먹는 것들을 영우는 얼마나 좋아하며 잘 먹는지 모른다. 영우가 나랑 같이 살면 저런 반찬은 정말 먹기 힘들텐데 괜스리 미안하네.
엉뚱한데 호기심이 많은지라 뭐 하나에 꽂히면 엄청 열심인데, 이 날은 약통에 들어 있는 비타민에 꽂혔다. 예전에는 약통이 궁금해서 뚜껑을 하나하나 열었다가 닫기를 반복했는데 지금은 약에 관심이 많다. 엄마 아빠 먹는 약이야, 먹으면 안돼, 하니까 꾹꾹 눌러보고 주물럭거리더니 안 보는 틈을 타서 오메가를 쪽 빨아본다. 맛이 이상한지 바로 흥미 급감.
미세먼지가 심해서 오전에는 물감놀이하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에는 미세먼지가 좀 좋아졌길래 자전거를 타고 공원에 나갔다. 얼마만에 타 보는 자전거인지, 이제 조금만 더 크면 영우가 바퀴를 굴릴수도 있을 것 같다. 기대기대 +_+
저녁에는 동생네 부부까지 와서 다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다. 작년 이맘때에도 갔었던 곳인데 그 사이 영우는 많이 컸고 말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강황밥을 먹는데 엄청 잘 먹는다. 어린이집에서 카레밥을 먹어봤다더니 그래서일까~ 고기도 먹여보고 싶었으나 역시 실패, 언젠가는 고기만 먹겠다고 하는 날도 올테지.
아침을 먹이는데 영우 반찬을 밥 위에 놓아주다보니 얘 반찬 참 3세같지 않다 싶다. 콩자반, 콩나물, 연근, 우엉, 멸치. 이게 3세 아이가 좋아할만한 반찬인가? 나도 잘 안 먹는 것들을 영우는 얼마나 좋아하며 잘 먹는지 모른다. 영우가 나랑 같이 살면 저런 반찬은 정말 먹기 힘들텐데 괜스리 미안하네.
엉뚱한데 호기심이 많은지라 뭐 하나에 꽂히면 엄청 열심인데, 이 날은 약통에 들어 있는 비타민에 꽂혔다. 예전에는 약통이 궁금해서 뚜껑을 하나하나 열었다가 닫기를 반복했는데 지금은 약에 관심이 많다. 엄마 아빠 먹는 약이야, 먹으면 안돼, 하니까 꾹꾹 눌러보고 주물럭거리더니 안 보는 틈을 타서 오메가를 쪽 빨아본다. 맛이 이상한지 바로 흥미 급감.
미세먼지가 심해서 오전에는 물감놀이하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에는 미세먼지가 좀 좋아졌길래 자전거를 타고 공원에 나갔다. 얼마만에 타 보는 자전거인지, 이제 조금만 더 크면 영우가 바퀴를 굴릴수도 있을 것 같다. 기대기대 +_+
저녁에는 동생네 부부까지 와서 다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다. 작년 이맘때에도 갔었던 곳인데 그 사이 영우는 많이 컸고 말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강황밥을 먹는데 엄청 잘 먹는다. 어린이집에서 카레밥을 먹어봤다더니 그래서일까~ 고기도 먹여보고 싶었으나 역시 실패, 언젠가는 고기만 먹겠다고 하는 날도 올테지.
2016년 5월 16일 월요일
802일 일상
5월. 7년이 지나 또 5월이 되었다. 언젠가 영우와도 가보고 싶었던 곳, 봉하에 가기로 했다.
자원봉사하시는 분이 만들어주신 바람개비를 들고, 봉하마을 초입에서 파는 하얀 국화 한송이를 들고, 묘역으로 향했다. 마음으로는 영우와 묘역 앞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영우가 협조할 리가, 그래도 이렇게 국화 한 송이 놓아두고 온 것에 의의를 둔다.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영우가 놓은 국화.
사저를 일반인에 오픈한다고 하였지만 대통령의 흔적을 아직은 마주할 자신이 없다. 생가 앞에 전시되어 있는 사진 중에 문재인 전대표와 안희정 도지사의 사진을 보니 또 울컥한다. 영우가 사는 세상은 그토록 바랬던 사람 사는 세상일까. 영우는 천진하게 묘역 앞을 뛰어다니고 흙장난을 하며 논다. 수지형과 허아인님의 박석 앞에서 사진도 찍고 봉하마을을 마음에 담아두고 돌아선다. 언젠가 다음 번에 방문할 때에는 좀 더 마음이 편할까,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있을까, 좀 더 사람 사는 세상이 되어 있을까.
돌아오는 길에 차가 막혀 지루한건지, 멀미를 하는건지, 영우가 좀 칭얼대길래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작은 휴게소에 들렀다. 휴게소에서 만난 강아지는 영우가 반갑다고 멍멍 달려들고 영우는 강아지가 무섭다. 오지 말라고 '가 가' 하니까 정말로 저쪽 구석으로 가는 강아지. 휴게소 뒷쪽에 사유지인 것 같은 풀밭이 있었는데 보기 드물게 긴 잔디가 심겨져 있었다. 폭신폭신한 잔디밭의 느낌이 좋았는지 영우는 신랑 손을 잡고 다다다다 즐겁게 뛰어다닌다. 언제나 이렇게 활짝 웃게 해줄 수 있으면 좋겠네.
집으로 돌아와서는 구슬타워를 만들면서 놀았다. 타워도 역동감 있게 만든데다, 신랑이 큰 손으로 구슬을 한아름 쥐었다가 떨어뜨리니까 자기도 따라하면서 구슬의 움직임을 보던 영우가 한마디 한다. '이야아아아~ 아빠 대단한데?' 정말 아빠한테 감동 받았는지 온 몸과 표정을 이용해 아빠 대단해를 외친다.
이 날의 또 다른 성과는 영우가 잠들 때 할머니를 찾으며 울지 않았다는 것. 신나게 웃다가 딸꾹질을 하게 되는 바람에 짜증나서 울기는 했지만, 우는 바람에 코가 막혀서 답답하다고 또 울기는 했지만 할머니를 찾지는 않았다. 우리랑 자는 것이 마냥 싫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신랑은 영우가 우리를 찾지 않을까봐, 우리랑 살기 싫어할까봐, 언제나 긴장하는데 이제 조금 자신이 붙기도 하는 것 같다.
자원봉사하시는 분이 만들어주신 바람개비를 들고, 봉하마을 초입에서 파는 하얀 국화 한송이를 들고, 묘역으로 향했다. 마음으로는 영우와 묘역 앞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영우가 협조할 리가, 그래도 이렇게 국화 한 송이 놓아두고 온 것에 의의를 둔다.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영우가 놓은 국화.
사저를 일반인에 오픈한다고 하였지만 대통령의 흔적을 아직은 마주할 자신이 없다. 생가 앞에 전시되어 있는 사진 중에 문재인 전대표와 안희정 도지사의 사진을 보니 또 울컥한다. 영우가 사는 세상은 그토록 바랬던 사람 사는 세상일까. 영우는 천진하게 묘역 앞을 뛰어다니고 흙장난을 하며 논다. 수지형과 허아인님의 박석 앞에서 사진도 찍고 봉하마을을 마음에 담아두고 돌아선다. 언젠가 다음 번에 방문할 때에는 좀 더 마음이 편할까,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있을까, 좀 더 사람 사는 세상이 되어 있을까.
돌아오는 길에 차가 막혀 지루한건지, 멀미를 하는건지, 영우가 좀 칭얼대길래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작은 휴게소에 들렀다. 휴게소에서 만난 강아지는 영우가 반갑다고 멍멍 달려들고 영우는 강아지가 무섭다. 오지 말라고 '가 가' 하니까 정말로 저쪽 구석으로 가는 강아지. 휴게소 뒷쪽에 사유지인 것 같은 풀밭이 있었는데 보기 드물게 긴 잔디가 심겨져 있었다. 폭신폭신한 잔디밭의 느낌이 좋았는지 영우는 신랑 손을 잡고 다다다다 즐겁게 뛰어다닌다. 언제나 이렇게 활짝 웃게 해줄 수 있으면 좋겠네.
집으로 돌아와서는 구슬타워를 만들면서 놀았다. 타워도 역동감 있게 만든데다, 신랑이 큰 손으로 구슬을 한아름 쥐었다가 떨어뜨리니까 자기도 따라하면서 구슬의 움직임을 보던 영우가 한마디 한다. '이야아아아~ 아빠 대단한데?' 정말 아빠한테 감동 받았는지 온 몸과 표정을 이용해 아빠 대단해를 외친다.
이 날의 또 다른 성과는 영우가 잠들 때 할머니를 찾으며 울지 않았다는 것. 신나게 웃다가 딸꾹질을 하게 되는 바람에 짜증나서 울기는 했지만, 우는 바람에 코가 막혀서 답답하다고 또 울기는 했지만 할머니를 찾지는 않았다. 우리랑 자는 것이 마냥 싫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신랑은 영우가 우리를 찾지 않을까봐, 우리랑 살기 싫어할까봐, 언제나 긴장하는데 이제 조금 자신이 붙기도 하는 것 같다.
2016년 5월 15일 일요일
801일 어린이날 일상
눈 뜨자마자 자석칠판으로 달려가서 노는 영우. 배를 붙이길래 영우야 이건 배야, pear, 우리 이거 한 번 찾아볼까? 하면서 p,e,a,r을 갖고 오라고 했는데 진짜 갖고 오는거다. 알파벳 대문자를 다 읽은지는 한참 됐지만 소문자를 따로 가르쳐 준 적은 없었는데 어떻게 알았지? 자석칠판은 어제 오후에 배송되었다는데 동생이랑 잠깐 보기는 했다는데 그래도 놀랍다. p, e 같은건 어찌어찌 알 수도 있다고 하자. r 은 R 과 너무 다르잖아. 참 신기하네.
신랑이 일어나서 준비한 빨간 선물을 주기로 한다. 빨간색 쇼핑백 안에 빨간색으로 포장된 선물을 보여주니 영우는 빨간 선물 빨간 선물 하면서 졸졸졸 쫓아나와 풀어보기 시작하는데 리본을 풀고 박스를 풀어서 바지가 나오자 툭 던져버린다. 아, 포장지만 빨간색이면 안되는거였구나. 동생 말로는 빨간 선물은 로이 같은 빨간색 물건이어야 한단다. 난 정말 영우를 알려면 아직도 한참 멀었구나. 엄마가 영우한테 용돈을 주셨는데 빨간 선물에는 시큰둥했던 영우가 돈을 받더니 호주머니에 찔러 넣고 씨익 웃는다. 영우야 그게 뭔데?했더니 '돈'이라며, 벌써 돈 좋은건 아는구나.
블럭 놀이를 하는데 영우가 만들어 놓은 것을 만지니까 '안돼, 내가 했잖아 엄마'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벌써부터 자기 영역에 대한 표시를 하다니 엄마 서운하다 영우야. 암튼 나는 탱크의 대포를 만들어 놓은 것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소방차(로이)였다. 로이 친구 헬리도 만들어주고 폴리도 만들어주는데 나름대로는 특색이 보이는지 이름을 불러주며 좋아한다.
이제 놀이를 마치고는 장난감을 통에 넣는 등의 정리를 하기도 한다. '영우가 정리해요'라고 하며 정리하는데 그렇게 이쁠 수가 없다. 끌어안고 뽀뽀세례를 퍼부으니 '왜 이래' 한다. 이 시크한 녀석, 왜 이러긴 좋아서 그러지.
아빠가 약령시에 볼일이 있다고 하시길래 오후에 다같이 시내 나들이를 갔다. 교통이 혼잡할 것 같아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는데 지루해서 보채면 어쩌나 싶었는데 생각보다는 잘 이동한다. 재미있었던 것은 시내 나갈 때 버스 옆자리에 타셨던 아주머니를 돌아오는 길에 또 만났던 것이다. 영우가 먼저 아주머니를 알아보고는 손으로 가리키며 '이거 봐봐'(이거라니, 아주머니 죄송합니다ㅜㅜ) 라고 해서 아주머니도 엄청 반가워해주셨다. 애가 똑똑하고 호기심이 많아서 버스도 잘 탄다고 칭찬도 해주시고, 빨간 불이라서 안간다고 이야기했는데 버스가 우회전하니까 '가네'라고 하는 영우를 보시고 빵 터지기도 하셨다.
약령시에서는 축제 비스무리한 행사가 열리고 있었는데 덕분에 영우는 꽃도 보고 토끼도 보고 이곳 저곳 구경하다가 잠이 들었다. 영우가 잠 든 사이 아빠와 우리는 꿀같은 티타임을 갖고 영우가 깨어나자 백화점으로 갔다. 하늘 공원 잔디밭에 들어갈 수 있나 싶어서 가 본 것이었는데 기차가 운행을 하고 있었다. 작년에는 신랑이 영우를 안고 탔었는데 지금은 어른이 함께 탈 수 없다고 한다. 영우 혼자 탈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탈 수 있다고 해서 태우긴 했는데 걱정걱정, 꼭 잡아야 한다고 신신당부 했더니 꼭 잡고 한 바퀴 잘 돌고 온다. 내리자마자 또 타겠다고 달려드는 영우, 이걸 어떻게 말리겠나 싶어서 한 번 더 태웠더니 흐뭇하게 앉아서 회장님 포스로 한 바퀴 또 돌고 온다. 당연히 또 타겠다고 난동을 피웠으나 억지로 퇴장, 그러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RC카. 그것도 해보고 싶어서 다른 아이들이 리모콘으로 조종하고 있는 자동차를 손으로 잡고 난동을 피워 겨우 끌어냈는데 어찌나 우는지, 앞으로 장난감들을 접할 때마다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 두렵다.
이렇게 2016년의 어린이날은 기차와 빨간 선물로 마무리.
신랑이 일어나서 준비한 빨간 선물을 주기로 한다. 빨간색 쇼핑백 안에 빨간색으로 포장된 선물을 보여주니 영우는 빨간 선물 빨간 선물 하면서 졸졸졸 쫓아나와 풀어보기 시작하는데 리본을 풀고 박스를 풀어서 바지가 나오자 툭 던져버린다. 아, 포장지만 빨간색이면 안되는거였구나. 동생 말로는 빨간 선물은 로이 같은 빨간색 물건이어야 한단다. 난 정말 영우를 알려면 아직도 한참 멀었구나. 엄마가 영우한테 용돈을 주셨는데 빨간 선물에는 시큰둥했던 영우가 돈을 받더니 호주머니에 찔러 넣고 씨익 웃는다. 영우야 그게 뭔데?했더니 '돈'이라며, 벌써 돈 좋은건 아는구나.
블럭 놀이를 하는데 영우가 만들어 놓은 것을 만지니까 '안돼, 내가 했잖아 엄마'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벌써부터 자기 영역에 대한 표시를 하다니 엄마 서운하다 영우야. 암튼 나는 탱크의 대포를 만들어 놓은 것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소방차(로이)였다. 로이 친구 헬리도 만들어주고 폴리도 만들어주는데 나름대로는 특색이 보이는지 이름을 불러주며 좋아한다.
이제 놀이를 마치고는 장난감을 통에 넣는 등의 정리를 하기도 한다. '영우가 정리해요'라고 하며 정리하는데 그렇게 이쁠 수가 없다. 끌어안고 뽀뽀세례를 퍼부으니 '왜 이래' 한다. 이 시크한 녀석, 왜 이러긴 좋아서 그러지.
아빠가 약령시에 볼일이 있다고 하시길래 오후에 다같이 시내 나들이를 갔다. 교통이 혼잡할 것 같아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는데 지루해서 보채면 어쩌나 싶었는데 생각보다는 잘 이동한다. 재미있었던 것은 시내 나갈 때 버스 옆자리에 타셨던 아주머니를 돌아오는 길에 또 만났던 것이다. 영우가 먼저 아주머니를 알아보고는 손으로 가리키며 '이거 봐봐'(이거라니, 아주머니 죄송합니다ㅜㅜ) 라고 해서 아주머니도 엄청 반가워해주셨다. 애가 똑똑하고 호기심이 많아서 버스도 잘 탄다고 칭찬도 해주시고, 빨간 불이라서 안간다고 이야기했는데 버스가 우회전하니까 '가네'라고 하는 영우를 보시고 빵 터지기도 하셨다.
약령시에서는 축제 비스무리한 행사가 열리고 있었는데 덕분에 영우는 꽃도 보고 토끼도 보고 이곳 저곳 구경하다가 잠이 들었다. 영우가 잠 든 사이 아빠와 우리는 꿀같은 티타임을 갖고 영우가 깨어나자 백화점으로 갔다. 하늘 공원 잔디밭에 들어갈 수 있나 싶어서 가 본 것이었는데 기차가 운행을 하고 있었다. 작년에는 신랑이 영우를 안고 탔었는데 지금은 어른이 함께 탈 수 없다고 한다. 영우 혼자 탈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탈 수 있다고 해서 태우긴 했는데 걱정걱정, 꼭 잡아야 한다고 신신당부 했더니 꼭 잡고 한 바퀴 잘 돌고 온다. 내리자마자 또 타겠다고 달려드는 영우, 이걸 어떻게 말리겠나 싶어서 한 번 더 태웠더니 흐뭇하게 앉아서 회장님 포스로 한 바퀴 또 돌고 온다. 당연히 또 타겠다고 난동을 피웠으나 억지로 퇴장, 그러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RC카. 그것도 해보고 싶어서 다른 아이들이 리모콘으로 조종하고 있는 자동차를 손으로 잡고 난동을 피워 겨우 끌어냈는데 어찌나 우는지, 앞으로 장난감들을 접할 때마다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 두렵다.
이렇게 2016년의 어린이날은 기차와 빨간 선물로 마무리.
800일 이모들의 어린이날 선물
동생들이 영우 어린이날 선물로 자석칠판놀이를 사주었다. 두 돌 때 자석칠판은 이미 사주었었고, 칠판에 그림판을 붙여놓고 자석으로 된 동물, 곤충, 과일, 자동차 등등을 붙이는 것이다. 퍼즐처럼 맞추는 재미가 있고, 나중에는 한글이나 영어 단어도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그림판이 여러 개 있는데 다 갖고 놀고 싶은 영우는 한 번에 들고 오려고 낑낑댄다. 그림판을 한아름 안고는 '힘들어'라고 하는데 하나씩 갖고 오라고 해도 계속 한 번에 갖고 오려고 애쓰다가 결국 포기. 그림 자석을 하나하나 집어들고 앵무새 소리도 내고, 돼지 색깔도 이야기하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복습한다.
이런 선물은 주로 막내동생이 하는데, 거의 매일 영우를 관찰하는 터라 영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안다. 동생이 사 준 것들은 아주 잘 갖고 노는데 앰버부터 시작된 변신로봇 폴리 친구들과 중장비 자동차 세트, 퍼즐과 자석 칠판은 여전히 자주 갖고 놀고 좋아한다. 이모가 엄마보다 낫구나~
그림판이 여러 개 있는데 다 갖고 놀고 싶은 영우는 한 번에 들고 오려고 낑낑댄다. 그림판을 한아름 안고는 '힘들어'라고 하는데 하나씩 갖고 오라고 해도 계속 한 번에 갖고 오려고 애쓰다가 결국 포기. 그림 자석을 하나하나 집어들고 앵무새 소리도 내고, 돼지 색깔도 이야기하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복습한다.
이런 선물은 주로 막내동생이 하는데, 거의 매일 영우를 관찰하는 터라 영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안다. 동생이 사 준 것들은 아주 잘 갖고 노는데 앰버부터 시작된 변신로봇 폴리 친구들과 중장비 자동차 세트, 퍼즐과 자석 칠판은 여전히 자주 갖고 놀고 좋아한다. 이모가 엄마보다 낫구나~
2016년 5월 1일 일요일
796일 청소하는 영우
나를 닮진 않았는지 청소하는 것을 좋아하는 영우. 기어다닐 때에도 물티슈로 쓱싹 닦는 흉내를 내더니 여전히 물티슈가 손에 닿으면 여기저기 쓱싹쓱싹 닦아준다. 가끔은 빗자루랑 대걸레를 들고 청소한답시고 돌아다니기도 하는데 오늘은 진공청소기를 사용하여 청소를 한다.
아빠가 진공청소기로 거실을 청소하시자 영우는 아빠를 졸졸 쫓아다니며 뽀로로 청소기로 청소하는 흉내를 낸다. 똑같이 흉내내는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뽀로로 청소기에 건전지를 넣어주면 가벼운 물건들은 빨아들일 수 있는데, 그 모습을 보면 정말 신기해 할텐데 게으른 엄마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네.
아빠가 진공청소기로 거실을 청소하시자 영우는 아빠를 졸졸 쫓아다니며 뽀로로 청소기로 청소하는 흉내를 낸다. 똑같이 흉내내는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뽀로로 청소기에 건전지를 넣어주면 가벼운 물건들은 빨아들일 수 있는데, 그 모습을 보면 정말 신기해 할텐데 게으른 엄마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네.
795일 RC카 입문
작년에 작은 형님이 영우에게 사주셨던 미니언즈 RC카가 있는데 차가 혼자 달리니까 영우가 무서워서 우는 바람에 제대로 갖고 놀지를 못했다. 이 날도 아빠가 미니언즈 카를 꺼내서 리모콘으로 조정하기 시작하니까 영우가 기겁을 하면서 아빠 품으로 달려오더란다. 아빠도 처음 작동시켜 보시는거라 바퀴 도는 것을 관찰하고 천천히 이동하도록 조작해 봤더니 영우가 '나도 해 볼래' '하면서 리모콘을 받아들더란다. 아빠가 한 것처럼 바퀴부터 움직여보면서 즐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제 안 겁나? 했더니 '안 겁나. 재밌어요.' 한다. 전에는 빠르게 달리는 것이 무서웠던 것일까? 이제 서서히 두려움이 극복되는 것 같으니 신랑의 로망인 RC 장난감이 시작되겠구나.
794일 기다릴 줄 아는 아이
영우가 아이패드를 하고 싶어하길래 동생이 그러면 5분만 하자, 1분이 다섯 번인 것이 5분이고 저 시계 바늘이 2에서 3으로 가면 그만하는거야 라고 이야기해주었다고 한다. 그런다고 뭐 알아듣겠나 싶었는데 진짜로 시계 바늘이 3으로 가자 아이패드 다했다 하며 그만하더란다. 아 깜짝이야. 육아책들을 보면 아이에게 무조건 못하게 하지 말고 이유를 설명해주라는 이야기들이 써있는데 그것이 요만한 아이에게도 실제로 가능할 줄이야. 정말 깜짝 놀랐다.
오후에 영우랑 통화를 했다. 엄마가 없어, 아빠가 없어를 외치길래 아빠 보고싶어?했더니 '보고싶어' 한다. 아빠도 영우 보고 싶을거야, 엄마도 영우 보고 싶은데 어떡하면 좋지? 했더니 '엄마 오면 좋겠어' 한다. 들을 때마다 슬프다. 그래도 다음 주는 연휴가 있으니 3일동안 놀자고, 뭐 보고싶냐고 했더니 눈이 보고 싶단다. 구름이 보고 싶고, 나비가 보고 싶단다. 영우 보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 다 해주면서 살 수 있으면 좋겠다.
오후에 영우랑 통화를 했다. 엄마가 없어, 아빠가 없어를 외치길래 아빠 보고싶어?했더니 '보고싶어' 한다. 아빠도 영우 보고 싶을거야, 엄마도 영우 보고 싶은데 어떡하면 좋지? 했더니 '엄마 오면 좋겠어' 한다. 들을 때마다 슬프다. 그래도 다음 주는 연휴가 있으니 3일동안 놀자고, 뭐 보고싶냐고 했더니 눈이 보고 싶단다. 구름이 보고 싶고, 나비가 보고 싶단다. 영우 보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 다 해주면서 살 수 있으면 좋겠다.
나의 근황
일상이 너무 심플해서 근황이랄 것도 없다. 매일 야근. 지난 2주간은 거의 매일 11시 넘어 퇴근했다. 이런 와중에 워크샵까지 갔다왔다. 피곤피곤, 좀 쉬고 싶다.
지난 달엔 모임이 있었는데 야근하느라 못나가고, 친구들도 거의 못만났다. 문화생활도 거의 못했고, 시간이 없다는 것도 다 핑계긴 하지만 마음의 여유없이 보내고 있다. 블로그에도 육아일기 말고는 글을 쓸 여유도 없다.
어디부터 손을 대야 생활이 개선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저녁이 있는 삶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라 아침 시간이라도 좀 활용해볼까 싶지만 아침에 정말 못 일어나겠다. 지금껏 내가 아침형 인간인 줄 알았는데 몸이 피곤하면 그냥 못 일어나는거구나. 8시 출근할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8시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다.
운동도 하고 싶고, 영어 공부도 좀 하고 싶고, 책도 읽고 싶고, 블로그에 밀리지 않고 일상도 적고 싶고, 무엇보다 시간 운영을 잘 하고 싶다. 휴, 나만 잘하면 되는건가. 답 없는 고민만 하고 있다.
지난 달엔 모임이 있었는데 야근하느라 못나가고, 친구들도 거의 못만났다. 문화생활도 거의 못했고, 시간이 없다는 것도 다 핑계긴 하지만 마음의 여유없이 보내고 있다. 블로그에도 육아일기 말고는 글을 쓸 여유도 없다.
어디부터 손을 대야 생활이 개선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저녁이 있는 삶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라 아침 시간이라도 좀 활용해볼까 싶지만 아침에 정말 못 일어나겠다. 지금껏 내가 아침형 인간인 줄 알았는데 몸이 피곤하면 그냥 못 일어나는거구나. 8시 출근할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8시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다.
운동도 하고 싶고, 영어 공부도 좀 하고 싶고, 책도 읽고 싶고, 블로그에 밀리지 않고 일상도 적고 싶고, 무엇보다 시간 운영을 잘 하고 싶다. 휴, 나만 잘하면 되는건가. 답 없는 고민만 하고 있다.
790일 일상
오늘도 즐거운 영우는 전국 노래자랑을 보며 신나게 춤추다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넘어지면서 혀를 깨물었다. ㅜㅜ 피도 금세 멈추긴 했지만 나중에 토마토 먹다가 또 아프다고 우는걸 보니 다 나을때까지 조금 시간은 걸릴 모양이다.
이 날도 아빠가 없었어 하면서 우는데 여러모로 심란하다. 우리가 데리고 살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없는 것에는 적응할 수 있을까. 이렇게 행복한 아이를 데려다가 내가 퇴근할 때까지 온종일 어린이집에 두는 것이 과연 영우에게 좋은 일일까. 지금 어린이집에서는 혼자서 신발을 신을 수 있는 아이가 영우밖에 없다고 한다. 2시 반이 끝나는 시간인데 엄마는 거의 2~3분 일찍 도착하신다고 한다. 하루는 엄마가 정각에 도착하고 시우 엄마가 시우를 먼저 데리고 갔다고 한다. 시우 엄마가 오는 것을 보고 영우가 신발을 신고 할머니를 기다렸는데 시우가 먼저 가버리니 속상해서 막 삐죽거리더란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더 마음이 안 좋다.
그러거나 말거나 오늘도 즐거운 영우는 아빠 힘내세요 영우가 있잖아요를 노래하며 신나있다. 케잌 모형을 또 꺼내와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른다. 생일축하 노래가 한국어로만 있는줄 알았는데 영어 버전도 있더라. 영우가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는데 해피버스데이 투유가 들리니 생일축하합니다 생일축하 투유 한다. 영우 투유는 들렸어? 들려서 따라했어? 하니까 들렸어 한다. 들리는건 다 따라하는 신통방통이.
이 날도 아빠가 없었어 하면서 우는데 여러모로 심란하다. 우리가 데리고 살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없는 것에는 적응할 수 있을까. 이렇게 행복한 아이를 데려다가 내가 퇴근할 때까지 온종일 어린이집에 두는 것이 과연 영우에게 좋은 일일까. 지금 어린이집에서는 혼자서 신발을 신을 수 있는 아이가 영우밖에 없다고 한다. 2시 반이 끝나는 시간인데 엄마는 거의 2~3분 일찍 도착하신다고 한다. 하루는 엄마가 정각에 도착하고 시우 엄마가 시우를 먼저 데리고 갔다고 한다. 시우 엄마가 오는 것을 보고 영우가 신발을 신고 할머니를 기다렸는데 시우가 먼저 가버리니 속상해서 막 삐죽거리더란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더 마음이 안 좋다.
그러거나 말거나 오늘도 즐거운 영우는 아빠 힘내세요 영우가 있잖아요를 노래하며 신나있다. 케잌 모형을 또 꺼내와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른다. 생일축하 노래가 한국어로만 있는줄 알았는데 영어 버전도 있더라. 영우가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는데 해피버스데이 투유가 들리니 생일축하합니다 생일축하 투유 한다. 영우 투유는 들렸어? 들려서 따라했어? 하니까 들렸어 한다. 들리는건 다 따라하는 신통방통이.
789일 일상
요즘은 자동차 출동시키는 것을 좋아한다. 이 날은 불이났는데 로이가 아니라 앰버를 출동시킨다. 영우가 놀고 있는 것을 옆에 누워서 보고 있었더니만 엄마 일어나라며 앰버를 출동시켜서 나를 쿡쿡찌른다. 허허 이녀석.
오랜만에 나무 블럭으로 기찻길을 만들고 숲 속 마을을 만들어서 논다. 엄마 아빠 영우가 함께 사는 집에 친구들이 놀러왔단다. 신랑이 집에 친구들 놀러오라고 해서 바베큐 파티도 하려면 아빠가 돈 많이 벌어야겠다~ 했더니 '아빠 성공해야겠다' 하는지. 어머나. 신랑이랑 팝업북을 보다가 찢어져서 제대로 팝업되지 않는 장면이 나오자 '아빠가 고쳐야겠네' 한다. 아빠의 역할을 잘 알고 있구나. 아빠 영우가 바라고 있으니 성공해서 돈 많이 벌어주세요. :)
사촌에게서 받은 색칠놀이 세트가 있는데 크레파스, 색연필, 물감, 보드마커, 싸인펜이 들어있다. 크레파스는 아직 손에 쥐어주면 안될 것 같아서 종이를 붙여서 안보이게 가려놓았다. 색칠놀이 세트의 케이스에 내용물을 찍어놓은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스티커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여긴 많은데 왜 이렇게 안많지' 한다. 아 정말 이 녀석 눈썰미가 보통이 아니다. 어린이집에서 보내주는 생활일지를 내가 보고 있었더니 영우가 받아서 넘겨보면서 '영우가 블럭을 했습니다' 하는게 아닌가. 어디까지 알고 있는건지 참 신기하다.
자석칠판에는 보드마커로 그려야 지우개로 지워지는데 싸인펜으로 그려놓았다. 지우개로는 지워지지 않아서 물티슈로 지우느라 붙어있는 숫자, 글자 등을 떼서 다른데로 옮겼는데 영우가 울먹울먹하더니 갑자기 버스버스를 외치며 운다. 의미없이 붙여놓은게 아니라 버스를 만들어놓은거라지 뭔가. ㅜㅜ 달래고 다시 만들어보자고 했더니 길게 붙여나간다. 포크레인이란다. 영우 상상 속에서는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점심 때는 동생네랑 외식을 했다. 또띠아 피자를 먹여보았는데 맛있다고 하길래 드디어 먹을 수 있는 것이 늘었나 싶었는데 잘 먹지는 않는다. 이것저것 많이 시켰지만 다 안먹겠다고 의지를 보여서 그냥 맨밥만 먹었다. 언제쯤이면 골고루 잘 먹게 될런지. 먹은게 부실한거 같아서 빵을 세 종류 사왔는데 귀신같이 달고 맛있는 빵만 골라먹는다. 그런데 달달한 빵보다 떡을 더 좋아하니 할머니 할아버지가 키운 효과인가.
엄마아빠가 외갓댁 갔다가 늦게 오셔서 저녁에는 우리가 재우는데 아빠가 없었어, 보고싶었어 하면서 운다. 아빠 지금 여기 있잖아 해도 계속 아빠가 없었어 하면서 운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찌나 짠한지. 그래도 엄마아빠를 찾기는 하나보다.
오랜만에 나무 블럭으로 기찻길을 만들고 숲 속 마을을 만들어서 논다. 엄마 아빠 영우가 함께 사는 집에 친구들이 놀러왔단다. 신랑이 집에 친구들 놀러오라고 해서 바베큐 파티도 하려면 아빠가 돈 많이 벌어야겠다~ 했더니 '아빠 성공해야겠다' 하는지. 어머나. 신랑이랑 팝업북을 보다가 찢어져서 제대로 팝업되지 않는 장면이 나오자 '아빠가 고쳐야겠네' 한다. 아빠의 역할을 잘 알고 있구나. 아빠 영우가 바라고 있으니 성공해서 돈 많이 벌어주세요. :)
사촌에게서 받은 색칠놀이 세트가 있는데 크레파스, 색연필, 물감, 보드마커, 싸인펜이 들어있다. 크레파스는 아직 손에 쥐어주면 안될 것 같아서 종이를 붙여서 안보이게 가려놓았다. 색칠놀이 세트의 케이스에 내용물을 찍어놓은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스티커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여긴 많은데 왜 이렇게 안많지' 한다. 아 정말 이 녀석 눈썰미가 보통이 아니다. 어린이집에서 보내주는 생활일지를 내가 보고 있었더니 영우가 받아서 넘겨보면서 '영우가 블럭을 했습니다' 하는게 아닌가. 어디까지 알고 있는건지 참 신기하다.
자석칠판에는 보드마커로 그려야 지우개로 지워지는데 싸인펜으로 그려놓았다. 지우개로는 지워지지 않아서 물티슈로 지우느라 붙어있는 숫자, 글자 등을 떼서 다른데로 옮겼는데 영우가 울먹울먹하더니 갑자기 버스버스를 외치며 운다. 의미없이 붙여놓은게 아니라 버스를 만들어놓은거라지 뭔가. ㅜㅜ 달래고 다시 만들어보자고 했더니 길게 붙여나간다. 포크레인이란다. 영우 상상 속에서는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점심 때는 동생네랑 외식을 했다. 또띠아 피자를 먹여보았는데 맛있다고 하길래 드디어 먹을 수 있는 것이 늘었나 싶었는데 잘 먹지는 않는다. 이것저것 많이 시켰지만 다 안먹겠다고 의지를 보여서 그냥 맨밥만 먹었다. 언제쯤이면 골고루 잘 먹게 될런지. 먹은게 부실한거 같아서 빵을 세 종류 사왔는데 귀신같이 달고 맛있는 빵만 골라먹는다. 그런데 달달한 빵보다 떡을 더 좋아하니 할머니 할아버지가 키운 효과인가.
엄마아빠가 외갓댁 갔다가 늦게 오셔서 저녁에는 우리가 재우는데 아빠가 없었어, 보고싶었어 하면서 운다. 아빠 지금 여기 있잖아 해도 계속 아빠가 없었어 하면서 운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찌나 짠한지. 그래도 엄마아빠를 찾기는 하나보다.
788일 대구 가는 길
대구 가는 길에 영우랑 통화를 했다.
계단을 잘 올라가고 조심해서 오라고 한다. 내일 뭐하고 놀까 했더니 물감놀이를 하자고 한다.
엄마랑만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놀이가 생겼나 싶어 뿌듯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날 어린이집에서 롤러로 물감놀이를 했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 올려준 사진을 보니 팔을 걷어부치고 도화지에 물감을 찍는데 얼마나 집중해서 빠르게 터치하는지 손이 보이질 않는다. 재미있나보다.
영우가 하고 싶은걸 해줄 수 있는게 어디야. 대구 가는 길이 기대된다. 주말에 재미있게 놀자꾸나.
계단을 잘 올라가고 조심해서 오라고 한다. 내일 뭐하고 놀까 했더니 물감놀이를 하자고 한다.
엄마랑만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놀이가 생겼나 싶어 뿌듯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날 어린이집에서 롤러로 물감놀이를 했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 올려준 사진을 보니 팔을 걷어부치고 도화지에 물감을 찍는데 얼마나 집중해서 빠르게 터치하는지 손이 보이질 않는다. 재미있나보다.
영우가 하고 싶은걸 해줄 수 있는게 어디야. 대구 가는 길이 기대된다. 주말에 재미있게 놀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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