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책을 옮기는 놀이가 재미있었나보다. 책장에서 책을 몇 권씩 뽑아오더니 쌓기 시작한다. 읏차읏차하면서, 뭐하고 있냐고 물으니 일하고 있다고 하면서, 허리 높이까지 쌓는다. 잠시 후 책 쌓기가 지겨워지자, 내팽겨치고 놀려가려고 하는데 동생이 제자리에 꽂으라고 독촉을 한다. 책 안 갖다 놓을거냐니까 안 갖다 놓을거라고 대답까지 했는데 책을 정리해야 착한 어린이고 착한 어린이한테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주는데 영우 산타할아버지한테 뭐 받고 싶다고 했지? 하니까 빨간색 선물이라고 외치더니 책을 책꽂이에 꽂아두기 시작한다.
한참을 왔다갔다 하다가는 책 한권을 들고 주저앉아서 이거 볼래 하며 책을 펼쳐보기 시작했는데 동생이 정리해야 빨간색 선물 받지 하니까 다시 정리를 시작한다. 정리 잘한다고 칭찬해주자 '빨간색 선물 받겠다 요렇게 하면' 한다. 받고 싶은 빨간색 선물이 뭐길래 영우를 말 잘 듣는 착한 어린이로 만든건지!
책 정리를 거의 다 마무리하고 영우 이제 선물 받겠다, 누가 선물주지? 했더니 '산타할아버지' 한다. 다 정리하고 돌아나오면서는 '근데(이제?) 선물 받겠다' 하는데 왜그리 웃긴지. 괜스리 지난 크리스마스에 뭘 알겠나 싶어 선물 주지 않은 것이 미안하고, 이번에는 꼭 빨간색 선물을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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