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17일 일요일

762일 영우 in 분당, 둘째 날

둘째 날은 시댁 방문, 형님들도 시댁으로 오시기로 했다.
한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라 잘 갈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스쳐지나는 차를 보며 반응하고, 하늘을 보면서는 영우의 하늘색 나팔바지 색깔이라며 재미있어하고, 터널이 나타날 때마다 재미있어한다. 신호등에 걸려 멈춰 있을 때면 또 안가네, 아빠 운전해 하며 아빠의 할 일을 정확히 지적해준다.
시댁에 도착했는데 바로 집에 들어가기 싫은 영우는 놀이터에서 자동차를 타며 논다. 지금까지 시댁에 다니면서도 놀이터에 자동차가 있는지 몰랐다. 한참을 놀다가 고모가 도착해서야 (그러고도 한참을 더 놀다가) 올라간다. 1년 만에 말도 할 줄 알고 걸어다니게 된 영우를 만나니 신기방기하기도 했겠지만 크는 모습을 보지 못해 많이 아쉽지 않으셨을까 싶다. 영우는 지난 번 부산에서도 그렇더니 사촌형을 정말 좋아했다. 사촌형아 다리를 꼬옥 껴안는데 왠지 찡하다.
저녁에는 신랑 친구와 아이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다들 사정이 생겨서 한 가족만 보게 되었다. 청담동에 있는 릴리펏이라는 키즈카페에 갔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그렇게 정신없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장난감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영우는 또 정신이 팔렸다. 불도저와 포크레인이 몇 대씩 있는 것은 기본이고, 주차타워 장난감이 있어서 자동차가 정말 많았다. 새로운 장난감을 갖고 노는건 좋은데 영우가 자꾸 다른 아이들이 갖고 노는 자동차를 뺏으려고 한다. 또래도 아니고 형아들 것을 뺏으려고 하는데 대구에서는 영우가 그러면 아이들이 대체로 양보를 하는 편이었는데 여기서는 안 뺏기려하고 화를 내는 아이들이 많았다. 영우야 그렇다가 형아들한테 맞겠구나. 방방이는 지난번보다는 조금 더 탈 수 있게 된 것 같은데 아직 공던지기는 어렵다. 제대로 공을 던지지도 못하면서 계속 던져 보겠다며 안아달라고 해서 힘들어 죽는줄. 영우 쫓아다니느라 신랑 친구 가족이랑은 잘 지내고 있는지 안부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언젠가는 둘이 같이 뛰어놀며 우리를 쉬게 해주는 날이 오겠지.
이렇게 둘째 날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온다. 오랜만에 영우가 오니 만날 사람들은 많은데 시간은 참 아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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