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14일 일요일

12월의 문화생활 - 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


루벤스에 포커스되어 있지만, 리히텐슈타인 박물관의 소장품들이다. 처음엔 리히텐슈타인이라고 하길래 행복한 눈물의 로이 리히텐슈타인인줄 알았는데;; 리히텐슈타인이라는 국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 정작 리히텐슈타인 박물관은 비엔나에 있다고 한다. 이는 합스부르크 왕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므로 생략한다.
보통 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이라는 제목의 전시라면 루벤스 작품은 거의 없게 마련인데 이번 전시는 루벤스 작품이 꽤 많다. 루벤스의 제자들과 친구들의 작품도 많고 대형 작품도 많아서 볼거리가 꽤 많다. 17세기 플랑드르를 메인으로 하여 루벤스 뿐 아니라 방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브뢰겔 가문의 대를 이은 작품들과 풍경화, 정물화 등이 볼만하다.
문화사 수업에서 들은 이야기를 풀어놓자면, 르네상스가 지속되는 300년간 역사화, 초상화가 중심이다가 풍경화, 풍속화, 정물화가 탄생한 것이 17세기 네덜란드라고 한다. 처음 알게 된 것은 정물화에도 종류가 있는데 가장 많이 알려진 바니타스, 프롱켄(은제 식기, 조개 껌데기 등 과시용 정물), 꽃 정물화가 있다고 한다. 굳이 처음 알았다고 쓴 것은 꽃 정물화가 이 시기에 처음으로 등장하였고, 당시 꽃은 엄청난 사치품이었기에 역시 과시용이었다고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브뢰겔의 아들인 얀 브뢰겔이 꽃 정물화의 대가였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하나 풍경화 역시 미술사상 최초로 하늘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림에 담은 사람들이 네덜란드 화가라고 한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전시회의 작품들이 담고 있는 하늘은 우울한 색감으로 그리 아름답지는 않은 편이지만 이런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 색감마저도 다르게 보인다. 미술사에 네덜란드가 등장할 때는 딱 17세기 뿐인데, 당시의 풍경화가 200년이나 지난 후에 컨스터블이다 바르비종파 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덕분에 19세기 프랑스의 인상파도 존재하게 되었으니 다시 한 번 감사하다.
어느 방엔가, 긴 스토리가 담겨있을 것 같은 작품이 하나 눈에 띄었는데 검색해보니 루크레치아의 죽음을 그린 작품이었다. 그림을 첨부하려고 했는데 이번에 온 작품은 눈에 띄지 않았지만 칼을 들고 자살하려는 여인의 그림을 본다면 루크레치아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또 문화사에서 들은 얘기로는 미술사에서 가장 유명한 세 명의 여인이 클레오파트라, 유디트, 루크레치아이고 어마어마하게 많은 작품들이 그려졌다고 한다. 루크레치아의 죽음으로 인해 로마가 공화정을 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번에 처음 알았는지.
이 외에도 가구나 그릇 등 소소한 볼거리가 있는데 아름다운 그릇은 나폴레옹의 누이가 쓰던 그릇이라고 한다. 중앙박물관에 환기가 잘 안되는 것 같은 냄새가 나서 오래 있기가 힘들었는데 리뷰 쓰다보니 다시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 그리고 근처에 르번미라는 베트남 음식점이 있는데 특색있고 맛있었다. 여기도 다시 가보고 싶네 그려.

국립중앙박물관, ~2016.04.10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