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1일 수요일

지금 마흔이라면 군주론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도 나의 읽고 싶은 고전 목록에 있는 책이다. 그러나 원전을 읽어보면 베버나 마르크스때 처럼 다시 좌절하겠지. 질낮은 번역때문인지 시대에 맞지않는 문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몇번의 비슷한 경험을 한 후에는 차라리 해설서를 읽는게 맘 편하다.

 마르크스가 말년에 '나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다'라고 했듯이, 마키아벨리라는 인물은 오늘날 통용되는 의미의 마키아벨리스트가 아니다. 르네상스가 신에게서 인간을 분리해낸과정이듯이, 마키아벨리는 윤리에서 정치를 독립시켰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대의 대변자였다.
 군주는 여러가지 좋은 기질을 모두 갖출 필요는 없다하더라도, 갖추고 있는 것처럼 보일 필요는 있다. 아니 더 대담하게 말한다면, 그런 훌륭한 기질을 갖추고 항상 존중하는 것은 오히려 해로우며, 갖추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바로 그것이 더 유익하다. <군주론> 18장
 마키아벨리는 군주라면 선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분명히 전제한다. 단 군주가 선함을 유지하려면 악함을 이해하고 때로는 이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보통의 선악 개념을 초월해야 한다고 통찰한다. 선과 악이 세상의 두가지 측면이라고 할때 선만으로 상대를 대결하는 것은 무기의 절반만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인간이 어떻게 사는가'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는 다르다.
'희망적인 미래'는 '냉혹한 현실'의 기반위에서 만들어가는 것이다. 지금도 냉혹한 현실을 무시하고 희망적인 미래만을 공상하며 그래서 쇠퇴하는 개인과 조직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리더는 '사자의 용맹'과 '여우의 지략'을 겸비해야만 양면적 존재인 인간이 모인 조직을 이끌 수 있다.
그는 '정치를 가능성의 기술'이라고 생각했다. 국가의 역량과 주변 환경을 고려해 공동체가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경로를 끊임없이 찾아내고 나아가는 과정을 정치로 이해했다.
 마찬가지로 '경영도 가능성의 기술'이다. 나아가 개인의 삶도 '가능성의 기술'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여건과 재능을 감안해 생존과 발전의 가능성을 부단히 찾아가는 과정이 개인적 삶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생존에 필요한 핵심 영역을 타인에게 의존해서는 존중받지도 못하고 독립성을 유지할 수도 없다. 결국 종속되거나 결별하게 마련이다. 타인에 의존하는 삶은 결국 비참한 결과로 끝나게 마련이다.
- 용병이 당연하던 시대에 시민군 체제인 로마가 제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
- 고종의 외세에 의지했던 정치의 좋지않은 결말
- 핵심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에 의존한 IBM
- 기업의 핵심은 수익력이다. 기업에 돈이 돌면 온갖 사람들이 몰려들어 투자와 예금을 권유하고, 사업을 같이하기를 원한다. 반대로 유동성의 위기에 빠지면 호황 때 몰려든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 영세 중립국 스위스의 평화는 입이 아니라 주먹으로 획득하고 유지하고 있다.
- 아리스토텔레스는 대중을 설득할 수 있는 세가지 요소로 에토스,파토스,로고스를 들었는데 에토스는 연사의 인격과 매력, 청중에 대한 영향력으로 설득 과정의 60%를 차지한다. 파토스는 청중의 심리상태로 설득에 미치는 영향은 30%수준이다. 주장에 대한 논리적인 근거인 로고스는 10%이다.
- 마키아벨리는 매스미디어의 개념도 없던 500년 전에 브랜드와 이미지의 본질을 통찰한 셈이다.
- 회사마다 다양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지만 결국은 '고객 만족과 종업원을 행복하게 하여 공동체를 발전시키는 것'으로 귀결된다.
- 숭고한 목적과 효과적 수단의 결합은 국가는 물론 개인과 조직이 항상 추구해야 하는 실질적 방향성이다.

- 영국 정부가 죄수 호송중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춘 묘안은 인센티브 개편이었다. '죄수 1인당 지급'하던 호송비를 '살아서 도착한 죄수1인당 지급'으로 바꾼것이다.
- 종교도 이익집단이다
- 사람들은 각자 나름대로 정연한 논리를 세워서 정당성을 역설하지만, 결국 핵심은 이해관계에 있다. 따라서 협상을 잘 이끌려면 논리가 아니라 입장을 파악해야 한다. 논리는 입장에 따라 만들어진다. 상대방의 요구에 얽매이지 말고 욕구를 찾아라.
- 썩은 사과 하나가 조직 전체를 오염시킨다. 리더는 조직을 유지하고 이끌어가는 사람이지, 인간성을 개조하는 사람이 아니다. 조직을 이끌기 위해 인간에 대한 통찰은 필요하지만, 인간 자체를 개선하는 것은 다른 영역이다. 기업 경영자의 임무도 가치를 창출하고 돈을 버는 사람이며, 이를 위해 필요하면 썩은 사과를 제거해 조직 전체를 보호하는 사람이다. 물론 썩은 사과를 계도하는 사람이 아니다.
- 어머니의 사랑과 아버지의 엄격함은 조직 운영의 두 축이다. 두려움과 인센티브는 사람을 움직이는 핵심 동인이다.
- 부하의 이익과 리더의 이익을 일치하게 만드는 것이 경영의 핵심.
- 사람이 적극적이 되려면 조직의 가치관과 물질적 보상이 둘다 필요하다.
- 원칙이 없는 선행은 결국 모두를 불만에 가득 차게 한다.
- 끝날때 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확실한 승리를 추구하라.
- 새로운 은혜를 베품으로써 과거의 원한을 잊도록 만들수는 없다.

- 현명한 리더는 진지한 잔소리꾼을 곁에 둔다.


- 군주는 절대적 위기에 처했을때 절대적 권력을 휘두를 여유가 없다. 고난에 처했을 때 군주가 신뢰할 수 있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군주론> 9장

- 외공과 내공을 함께 갖추어야 확장이 가능하다. 내공이 없는 창업자 2세, 3세들은 자산과 설비를 물려받았지만, 진로, 삼미등 무너진 사례가 많다. 반대로 사업이 성장하고 일정단계에 이르면 창업자는 1인기업 체제를 벗어나 유능한 참모진을 구성해야 한다. 뉴코아, 한보는 그러지 못해 당대에 망했다.

- 사람들이 모여 집단을 이루고 조직간에 제휴하는 이유는 상호 이익 구조를 만들어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익을 보고 다른 쪽은 손해만 보는 구조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없다. 로마가 세계의 패권과 함께 장기간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피지배 민족들과 상호 이익을 바탕으로 공존하는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 상생의 안목은 헬로키티가 세계적인 캐릭터로 자리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 타인을 강하게 한 자는 자멸을 자초할 뿐이다. 미쓰비시 현대 사례.

- 군주는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다른 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자신보다 강한 나라와 손잡는 일은 피해야 한다. 그것은 승리를 거두어도 그 자의 포로가 되기 때문이다. 군주는 될 수 있는 한 남의 뜻대로 되는 일은 피해야 한다. <군주론>21장

- 기득권 포기를 요구하는 변화를 감성적 애원과 논리적 설득으로 받아들이게 할 수는 없는 법이다. 개혁은 힘이 뒷받침 되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 시민의 천성이 변덕스럽기 때문에, 이들에게 어떤 일을 설득하기는 쉬우나 설득된 상태를 유지하기란 어렵다. 그러므로 말로 되지 않으면 힘으로 믿게 하는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군주론> 6장

- 한 나라를 차지할 경우 정복자는 필요한 강경 조치를 한번에 강력하게 실행하되 매일같이 반복해서는 안 된다. 모든 가혹행위는 한번에 끝내야 한다. 그래야만 덜 고통스럽고 반감을 일으키지 않는다. 반대로 은혜는 대중이 오랫동안 음미하도록 조금씩 베풀어야 한다. <군주론> 8장

- 자기 운명은 자기가 지배하지 않으면 남이 지배한다. 하늘이 내리는 운을 믿으면서 땅위에서 노력하는것, 즉 운명을 받아들이지만 또한 노력을 통하여 운명이 부여한 가능성을 실현하겠다는 태도가 마키아벨리가 강조하는 현실적 태도다.

- 파버카스텔의 철학은 단순하지만 생명력은 길다

- 로마인들은 화근을 미리 예건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항상 대책을 강구할 수 있었다. 또 전쟁을 피하기 위해 재난을 묵과하는 일은 절대로 없었다. 왜냐하면 전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이며 망설이다 보면 적을 이롭게 할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프레타망제( Pret A Manger ) 나 인앤아웃 버거는 샌드위치 업체로 모두 최근 급부상하는 기업들이다. 영국기업인 프레타망제는 패스트부드가 몸에 해롭다는 인식을 뒤집어 성공했다. 유기농 야채와 색소가 첨가되지 않은 햄, 자연상태에서 사육된 닭고기를 쓴다. 그런데도 저렴하고 가축 사육농가들과 직거래하고, 10년이상 거래한 납품업자들에게 공급받는다.
- 100년 미만을 사는 인간의 체험은 한계가 있다. 역사를 통해 수천년을 관통하는 세상살이의 본질적 측면, 시공간을 초월하는 조직의 모습, 사소한 것과 본질적인것을 구분하는 통찰력을 키울 수 있다.

 최근들어 본 책중에 가장 메모가 많았다. 공감가는 부분도, 재미있었던 부분도 많았었기 때문인데 뒤로 갈수록 점점 흥미진진해져서 도대체 김경준이 뭐하는 사람인가 싶어서 찾아봤더니 딜로이트 컨설팅 대표였다.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여러 역사속 인물들과 수많은 기업의 실제 이야기가 나오는 방대함은 참 대단하다. 단순히 해설서라기 보다는 군주론을 소재로한 김경준 경영론이라고 보는게 맞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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