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6일 토요일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

이 책은 SNS에서 누군가가 소개해준 것 같다. 저자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저 빅데이터 관련 책인가보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저자가 다음소프트 부사장이다. 본인이 실제로 SNS 분석 업무를 진행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쓰여 있어서 쉽게 읽히고 재미있다. 예전에 모 홈쇼핑 모바일 담당 임원이 SNS 분석툴은 다음소프트가 제일 괜찮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 곳의 이야기들이다. 이론으로 떠들어대는 빅데이터에 대한 이야기들이 지겨울 즈음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요즘 데이터 과학자가 이슈인데, 얼마전 참석한 빅데이터 세미나에서도 데이터 과학자들의 집단은 수학,물리,전산,통계 전공자 뿐만 아니라 인문학,심리학 전공자들도 많다는 정도의 설명만 있었다. 이 책에서는 데이터 과학자의 역량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제시해준다.
페이스북에서 데이터 분석으로 유명한 제프 해머베커의 말을 인용하면,
데이터 과학자가 되려면 파이선을 배워야 하는데, 이건 프로그래밍 언어라서 배우기 쉽다. 그다음에는 가설을 세우고, 이것을  R 이라는 통계 패키지로 분석할 수 있어야 하고, 이 알고리즘을 대용량 처리장치인 하둡으로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과 평이한 언어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데이터 과학자의 역할이라고 하는데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물리학자 정도라고 한다. 빅뱅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는 다루는 문제가 매우 광대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툴을 이용할 수 없어서 스스로 연구해서 툴을 직접 만든다는데 그런 훈련이 돼 있어야 비로소 빅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다고. 이 중에서 한 두개만 할 줄 알면 안되는건가요 ㅜㅜ

인상적인 부분 몇 개를 소개한다.
소비 양극화란 비싼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와 저렴한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따로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한 명의 소비자가 경우에 따라 비싼 물건을 소비하기도 하고, 지독히 저렴한 물건을 구입하기도 한다는 뜻이다. 절대적인 가격이 아니라 자신이 매긴 가치에 따라 소비한다는 의미에서 ‘가치 소비’라고 불리는 현상을 말한다고 한다. 한 주부는 여자이기도, 아내이기도, 엄마이기도, 며느리이기도 하듯이 우리 안에는 여러 개의 자아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별, 성별, 연령별, 소득별로 분류해 분석하는 기존 CRM에 ‘CRM무용론’이라는 불명예를 안겨준 요인이기도 하다고. 한 사람이 다중자아를 갖고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업무를 할 때는 세그멘테이션부터 먼저 생각하는 내 입장에선 한 대 맞은 것 같은 기분이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마케팅 고단수의 사례로 페브리즈가 나왔는데 인상적이다. 페브리즈는 국내 시장점유율이 90%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매년 20%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광고를 떠올려보면 처음에는 집에 뿌리고, 다음에는 신발에, 다음에는 차에, 다음에는 사무실에 뿌렸다. 점심에 청국장 먹고 난감해하던 여성이 페브리즈 뿌리고 프리젠테이션하던 최근 광고는 다들 기억날 것이다. 우리 사무실에도 페브리즈가 있다. 이처럼 페브리즈는 뿌리는 장소가 늘어날 때마다 시장이 큰다. 제품을 팔지 않고 시장을 키우는 것이다. 크게 공감된다. 우리회사는 소비자에게 펀드파는 회사로 인지되지만 당연히 주식도 할 수 있는 것인데. 주구장창 주장하던 바이다. 자산관리를 한정짓지 말고 고객 수를 더 늘려야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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