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31일 일요일

휴식 : 행복의 중심


당연히 예상할 수 있듯이 현대는 너무 빠르게 바쁘게 돌아가고 있으니 휴식을 취하라는 책이다. 독서 모임을 하면서 버리고 싶은 습관을 이야기하라고 하는데 나는 너무 과도한 스케쥴을 잡는 습관을 버리고 싶다고 했다. 신랑 말을 빌면 주말에 하루 세 개씩은 기본으로 스케쥴을 잡는다고 한다. 내가 생각해도 간 김에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싶고, 머릿 속으로 끊임없이 경로 최적화를 시킨다. 이제 나도 이런거 그만하고 쉬고 싶어 택한 책이다.

가장 와닿은 것은 다음과 같은 표현이다.
갈수록 시간이 점점 더 부족하다는 사람들의 불평은 부분적으로 볼 때 쓸 수 있는 시간에 비해 너무 많은 돈을 가졌기 때문에 비롯되는 현상이다. 수입의 증가와 더불어 갖고 싶은 것, 누리고 싶은 것도 늘어나는데 이 모든 것을 충족시킬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사람들은 시간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이다.
언젠가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고 있기에 죽기 전에 될 수 있는 한 많이, 그것도 무한히 많이 채워 넣으려 시도하는 것이다.
딱 지금 내가 그렇지 않나 싶다. 예전에 비해 돈은 많지만 이것 저것 경험해보고 싶은 것은 많지만 시간이 없어서 못할 때면 받는 스트레스.

휴식은 자신이 시간의 주인이 되는 느김을 가져야 한다. 늘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더 나은 대안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을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런 현명한 포기야말로 바로 지금이라는 유일한 순간에 온전히 주의를 모으고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습관의 힘

 
이번 달 독서모임 주제는 습관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란 것은, 습관이란 건 그냥 무의식중에 행해지는 습관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신호-반복행동-보상의 매카니즘으로 이루어지는 뇌의 시스템적인 작용이라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내 습관을 안다고 뭔가 바뀔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어떤 습관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순간부터 그 습관을 변화시킬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 몫이라고 하는데 엄청 부담스러운 말이 아닐 수 없다.
 
습관이 형성되는 이유는 우리 뇌가 활동을 절약할 방법을 끊임없이 찾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떤 자극도 주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두면 뇌는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거의 모든 일을 무차별적으로 습관으로 전환시키려고 하는데 습관이 되면 뇌에게 휴식할 시간을 주기 때문이다.
습관은 강력하고 신경학적으로 열망을 조장한다. 이런 열망은 아주 점진적으로 자리 잡기 때문에 대부분은 그런 열망이 존재하는지 의식하지 못한다. 따라서 습관의 영향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열망은 습관을 만드는 원동력이기 때문에 열망을 자극하는 방법을 알아내면 새로운 습관을 더 쉽게 형성할 수 있다고 한다.

알코아의 최고경영자였던 폴 오닐의 사례는 매우 흥미롭다. 핵심 습관이 바뀌면 다른 습관들도 함게 바뀌고 개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많은 회사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핵심 습관을 찾아내는 것이다.

강릉 여행


지난 주 결혼식 참석차 강릉에 갈 일이 있어 1박을 하고 돌아왔다.
경포대, 오죽헌으로 대표되던 강릉은 테라로사, 보헤미안, 안목해변의 커피거리가 명물로 자리 잡은 커피 도시가 되어 있었다.


테라로사는 워낙에 유명한 곳이라 꼭 가봐야지 싶었는데 등산복 입은 관광객들이 가득가득해서 실망스러웠다. 한적한 강원도 산골에서 맛보는 맛있는 커피를 기대했는데 한적하지도 않고, 특별히 맛있는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우리는 30분을 기다린 후 온실에 갖다 놓은 테이블에서 마셨다. 여기저기 테이블을 막 갖다 놓은 터라 회전은 빠른 것 같았고 직원들은 손님 자리 안내하러 올 때 재빨리 부르지 않으면 만나기도 힘들었다. 분위기 완전 꽝, 다시 갈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테라로사 찾아갈 때 저 멀리 보이던 눈덮인 태백산맥이 훨씬 더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다. 그 멋진 모습을 남겨보고 싶어 파노라마 사진도 찍어보았으나 역시 눈에 담은 것과 같은 풍광은 아니다.

이어서 이동한 하슬라 아트월드. 하슬라는 고구려 시대에 불리우던 강릉의 옛 이름이라고 한다. 레스토랑, 호텔, 미술관 등이 있고 꽤 넓은 부지의 야외 공원이 있다. 야외 공원으로 가는 길에 가장 먼저 만나는 조각이 뵐렌도르프의 비너스를 모티브로 한 것 같은 조각인데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혹시 고구려 시대와 뵐렌도르프의 비너스 제작 시기가 비슷하던가 싶어 찾아봤는데 그것도 아니고.

미술관에서는 최병민님의 조각전이 열리고 있었다. 골격과 근육을 묘사한 것이 내 취향엔 맞지 않았는데  ‘응시’라는 작품 중 하나가 신랑 마음에 들어 큐레이터한테 물어보는 경험까지 하고 왔다.
하슬라 아트월드는 풍경, 미술전, 야외공원, 부분적으로 볼 때는 괜찮은데 전체적으로 보면 뭔가 조화롭지 않은 느낌이었다. 내 아내의 모든 것 촬영지라고 곳곳에 빨간 원피스의 임수정이 붙어 있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살짝 별로였다.

강릉에 마땅히 묵을 숙소가 없다고 들었는데 새로 생긴 라카이 리조트는 카키색 페인트가 칠해진 외관이 깜짝 놀랄만하지만 내부는 여느 호텔처럼 깔끔하다.

오죽헌이나 선교장 등의 옛 자취는 느껴보지 못한 대신 강릉의 신흥 명소들을 둘러보고 회와 커피와 교동짬뽕과 함께 한 짧은 강릉여행.

2013년 3월 30일 토요일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딴지일보의 파토님이 낸 책이다. 예전에 외계문명 관련된 글을 매우 인상적으로 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엔 세계사라니 그 해박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유럽편이고 아시아와 아메리카편도 준비하고 있는 중인가보다.

고딩 시절 세계사를 소홀히 배웠던터라 미술사를 배우면서 서양의 역사에 대해 새록새록 알게 된 것이 많았다. 그 찬란했던 문화 예술에 대해 감탄하고 언젠가 가보고 싶은 곳으로 동경만 했지, 선진국, 정확히는 백인사회의 그늘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유럽에 부랑자나 노숙자가 많다고 하는데 이것이 선진 복지문화의 폐해인줄로만 알았으나 개인주의의 또 다른 속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의 개인주의는 ‘남이 무슨 일을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는 의미와 동시에 ‘나의 삶에 불편과 방해를 주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백인 사회에서는 기본적으로 성인이 되면 부모를 떠나 독립하는 것이 당연한데다가 문제가 있는 사람을 가족이 잘 보듬어주지도 않는다. 지나가는 장애인은 감싸주어도 집안의 술주정뱅이는 감싸주지 않는 것이 백인 사회다. 가족 간에도 차갑고 때로는 무자비하다. 그래서 가족에게 기대느니 길 위의 삶을 택한다고 한다. 20대 후반, 30대가 되어도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고 자립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상황과 비교해볼만하다.

EU라는 것에 대해 화폐통합 정도로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유럽인들의 근간에 깔려 있는 로마제국에 대한 동경과 유럽 통합에 대한 열망이 합쳐져 1970년대부터 서서히 통합의 길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정치적 통합까지 달성해가고 있다. 근대와 현대를 창출해낸 유럽 문명이 이제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로 엮이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리더로서의 역할을 했던 과거 영광을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철학과 힘 아래서 되찾겠다는 의미로 파토는 해석하고 있다. 지금의 금융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게 될지 지켜볼만 하겠다. 허나 르네상스가 태동했던 시기에도 마녀사냥이 자행됐던 일이나 수십 개의 왕조가 끝없이 싸워온 것, 식민지 시대 원주민들을 잔인하게 살육했던 일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2013년 3월 19일 화요일

블로그 단상



어느날부턴가 페이스북에 공연보러 왔다고, 영화보러 왔다고, 놀러왔다고 올리기 부담스러워졌다. 예전 싸이월드도 마찬가지고 페이스북도 나 이렇게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라고 자랑질하는거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무엇을 보고 읽고 듣고 느꼈는지는 기록해두고 싶고, 나중에라도 찾아보며 그때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은데 어떻게 기록해 둘까 하다 블로그를 시작했다. 9개월차에 접어 들었는데, 어느샌가 100개도 넘는 글을 썼는데, 잘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블로그에 올리기에 급급해서 책을 막 읽고 있는건 아닌지, 영양가도 없는 컨텐츠를 생산해내고 있는건 아닌지, 그저 일기일 뿐인데 이걸 계속해야 하는건지. 누군가는 블로그의 글들을 모아 책도 내는데 애초에 그런걸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너무 중2병 걸린 감상문들만 올리고 있는거 아닌가 싶어 마음에 걸린다.

2013년 3월 17일 일요일

잘 있었니, 사진아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읽는 책이 아니라 보는 책이다.
저자의 가족들이 모여 옛날 가족사진을 보는 자리에서 동생이 찍혀있는 그 사진이 지금 그들이 앉아있는 식탁이라는 것을 깨닫고 같은 위치에 오래된 사진을 두고 찍어 공유한 것이 시발점이다.
지금도 www.dearphotograph.com 라는 사이트에는 과거를 추억하는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추억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많은 생각이 드는 것을 보니 나이가 들긴 들었나 보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은 세상에 안계신 부모님, 조부모님과 함께한 사진으로 추억을 되새김질하고 있었고, 부모님 세대들은 자식들의 갓난쟁이 시절 사진을 보며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고 있었다. 행복했던 과거가 있었기에 오늘 조금 아쉽더라도, 후회되더라도, 추억으로 견뎌낼 수 있나보다.

이러한 프로젝트가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할까 싶다. 외국, 특히 미국은 어린 시절 살던 집에서 아직도 부모님이 살고 있는 경우가 많고, 단독주택 문화이다보니 마당에서, 계단에서, 현관에서, 집과 함께한 추억도 많은 것 같은데 우리 나라는 글쎄.. 30년 전에는 상황이 좀 다르긴 하겠지만 아파트에서 살았더라면 똑같이 생긴 집이란 장소에 대한 추억이 있을는지 모르겠고, 단독주택이었던 내가 살던 집만 하더라도 지금은 원룸촌이 들어서서 추억거리가 없어져버렸다. 다녔던 초등학교, 고등학교에 가본 적이 있었는데 학교마저도 다 증축되서 내가 다녔던 학교같은 느낌이 없다. 재개발에 난개발에 논밭도 아파트가 되어가고 있는 마당이고 시골집을 가도 주변은 꽤나 많이 바뀌어 있다. 그래서 크게 특별하지 않더라도 이 책의 사진들이 참 신기했다. 어쩜 몇십년이 지나도 유지되는 장소가 있을 수 있는건지. 추억할 수 있는 장소가 있을 수 있는건지.

2013년 3월 16일 토요일

서울시향 특별음악회 - 베토벤



정말 특별음악회이다. 일종의 리허설일까?
본 공연은 금요일인데 지난 번 마스터피스 시리즈에 이어 이번 심포니 시리즈도 한참 전에 매진되는 바람에 전 날 특별음악회가 오픈되었다. 표를 못 구한 입장에선 매우 감사한 일이다.
레퍼토리는  삼중 협주곡과 심포니 7번.
삼중 협주곡은 바이올린 스베틀린 루세브, 첼로 송영훈, 피아노 정명훈이었는데 피아노 삼중주인줄 알고 갔다가 삼중 협주곡이어서 더 좋았다. 스베틀린 루세브는 현재 서울시향 악장인데 작년 교향악 축제에서 솔리스트로 연주하는걸 보고 감동받은 적이 있었고, 송영훈은 여전히 호기심 많은 똘망똘망 학생같은 태도로 정명훈의 지휘와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온 몸으로 느끼며 함께하는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었다.
2악장 앞부분에서 정명훈의 페달 밟는 방법이 개인적으로는 별로였다. 이건 뭐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세 악기가 어우러져야 하는데 피아노 소리가 너무 울려서 다른 악기들 소리가 묻힌 것 같았다. 이런 느낌도 잠깐일 뿐, 후반부로 가면서는 얼마나 좋던지. 앵콜곡이었던 피아노 삼중주까지 멋지고 또 멋졌다.
심포니 7번은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곡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아 정말 정마에가 서울시향에 계속 있어 주어서, 이런 수준의 서울시향을 만들어 주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플룻과 오보에의 선율이 정말 아름다웠고 조금의 거슬림도 없었다. 이전에는 별 관심도 없었던, 삑사리가 날 때나 왜저러나 싶었던 트럼펫의 호흡을 보며 감탄했고, 팀파니도 얼마나 훌륭한지. 악기 하나하나의 소리를 들으며 심포니 7번을 완전하게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감동적인 시간이었다.
감동이 가시지 않아 금요일에는 흥분 상태였는데 지금 회사에서는 공유할 사람이 없어서 조금 아쉽다. 남은 휴일은 베토벤과 함께해야지.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

이 책은 SNS에서 누군가가 소개해준 것 같다. 저자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저 빅데이터 관련 책인가보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저자가 다음소프트 부사장이다. 본인이 실제로 SNS 분석 업무를 진행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쓰여 있어서 쉽게 읽히고 재미있다. 예전에 모 홈쇼핑 모바일 담당 임원이 SNS 분석툴은 다음소프트가 제일 괜찮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 곳의 이야기들이다. 이론으로 떠들어대는 빅데이터에 대한 이야기들이 지겨울 즈음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요즘 데이터 과학자가 이슈인데, 얼마전 참석한 빅데이터 세미나에서도 데이터 과학자들의 집단은 수학,물리,전산,통계 전공자 뿐만 아니라 인문학,심리학 전공자들도 많다는 정도의 설명만 있었다. 이 책에서는 데이터 과학자의 역량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제시해준다.
페이스북에서 데이터 분석으로 유명한 제프 해머베커의 말을 인용하면,
데이터 과학자가 되려면 파이선을 배워야 하는데, 이건 프로그래밍 언어라서 배우기 쉽다. 그다음에는 가설을 세우고, 이것을  R 이라는 통계 패키지로 분석할 수 있어야 하고, 이 알고리즘을 대용량 처리장치인 하둡으로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과 평이한 언어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데이터 과학자의 역할이라고 하는데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물리학자 정도라고 한다. 빅뱅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는 다루는 문제가 매우 광대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툴을 이용할 수 없어서 스스로 연구해서 툴을 직접 만든다는데 그런 훈련이 돼 있어야 비로소 빅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다고. 이 중에서 한 두개만 할 줄 알면 안되는건가요 ㅜㅜ

인상적인 부분 몇 개를 소개한다.
소비 양극화란 비싼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와 저렴한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따로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한 명의 소비자가 경우에 따라 비싼 물건을 소비하기도 하고, 지독히 저렴한 물건을 구입하기도 한다는 뜻이다. 절대적인 가격이 아니라 자신이 매긴 가치에 따라 소비한다는 의미에서 ‘가치 소비’라고 불리는 현상을 말한다고 한다. 한 주부는 여자이기도, 아내이기도, 엄마이기도, 며느리이기도 하듯이 우리 안에는 여러 개의 자아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별, 성별, 연령별, 소득별로 분류해 분석하는 기존 CRM에 ‘CRM무용론’이라는 불명예를 안겨준 요인이기도 하다고. 한 사람이 다중자아를 갖고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업무를 할 때는 세그멘테이션부터 먼저 생각하는 내 입장에선 한 대 맞은 것 같은 기분이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마케팅 고단수의 사례로 페브리즈가 나왔는데 인상적이다. 페브리즈는 국내 시장점유율이 90%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매년 20%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광고를 떠올려보면 처음에는 집에 뿌리고, 다음에는 신발에, 다음에는 차에, 다음에는 사무실에 뿌렸다. 점심에 청국장 먹고 난감해하던 여성이 페브리즈 뿌리고 프리젠테이션하던 최근 광고는 다들 기억날 것이다. 우리 사무실에도 페브리즈가 있다. 이처럼 페브리즈는 뿌리는 장소가 늘어날 때마다 시장이 큰다. 제품을 팔지 않고 시장을 키우는 것이다. 크게 공감된다. 우리회사는 소비자에게 펀드파는 회사로 인지되지만 당연히 주식도 할 수 있는 것인데. 주구장창 주장하던 바이다. 자산관리를 한정짓지 말고 고객 수를 더 늘려야 된다고.

2013년 3월 13일 수요일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


2010년 이후 빅데이터가 크게 화두가 되었다. 빅데이터에 대해 누군가는 과거의 CRM처럼 장비업체들의 배만 불릴 것이라는 혹평을 하기도 한다. SNS와 맞물려 컨퍼런스도 많이 열렸었고 사람들의 관심도 많이 쏠렸으나 국내에서는 이렇다할만한 사례가 없는 탓에 관심이 한 풀 꺾여있는 상태이다. 많은 비용을 들여 장비를 구축한다고 하더라도 ROI 측정 및 마케팅 효과를 측정하기 힘들어 다들 국내의 좋은 사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 현대카드에서 내놓은 어플리케이션인 마이메뉴나 빅데이터 리포트 (http://finance.hyundaicardcapital.com/m/post/view/id/268)가 있긴 하지만 사실 이 정도 수준이 빅데이터 사례는 아니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도 빅데이터에 대한 여러가지 개념과 사례들을 정리해놓았지만 온전히 빅데이터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빅데이터가 도대체 무엇인지, 데이터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놓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입문용으로 읽어볼만 하다. 옛날 사례들도 많고 빅데이터가 언급될 때 가장 흔하게 나오는 사례들이 많아 교과서처럼 정리해둔 정도로 받아들이면 괜찮을 것 같다. 앞으로 빅데이터가 얼마나 어떻게 더 확장되고 발전할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가장 중요한 것은 빅데이터를 다루고 인사이트를 찾아낼 수 있는 사람, 요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고 불리우는 바로 그 사람이 가장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

영화 몰아보기



한 때는 매월 영화 두세개씩 보러다니곤 했었는데 이제 보고싶은 영화 놓치지 않기도 힘들다. 천이백만이 봤다는 7번방의 선물도 아직 못봤으니. 지난달 설 연휴부터 틈 날 때마다 본 영화들 한 줄 리뷰.
나는 살인범이다 : 적당한 오락영화. 그나저나 아, 박시후.
용의자 X : 류승범의 재발견. 특유의 껄렁한 스타일의 뻔한 연기만 잘하는줄 알았는데 답답해 죽는줄 알았네.
베를린 : 류승범의 재발견. 용의자X의 그 답답한 수학자가 동일인이라니.
마진콜 : 평이 좋아 기대하고 봤는데 별 감흥이 없다. 금융권에서 너무 오래 일했나?
스토커 : 역시 박찬욱이 감독이구나, 사람들이 감상평에서 허세를 부릴만한 요소는 매우 많다.
신세계 : 잔인하지만 재미있게 봤다. 이정재 아직 살아있네.
아르고 : 헐리우드가 좋아할 만한 영화. 볼만은 하지만 너무 과거 일이라 그런지 특별히 더 감동적이진 않았다.
반창꼬 : 고수를 갖고 저렇게밖에 못만들다니, 그러나 한효주는 참 귀엽다.
황해 : 영화 참 끈적끈적하고 쌔쓰깨같다.
원데이 : 가끔 스쳐지나가는 영국의 일상을 보는 것도 좋고 배우들도 멋진 감성돋는 영화.
테이큰2 : 원데이에 이어 이스탄불 감상. 그렇지만 매우 식상하다.
쓰고 보니 한국 영화는 순 배우들 평이구만.

2013년 3월 11일 월요일

귀족의 은밀한 사생활


아톡님이 소개해 주신 책. 사실 제목만 듣고는 귀족들의 야사인가? 했었다. 그런데 웬걸! 이런 보석같은 책이 있다니!
저자는 오브제 아트 감정사 학위가 있고 프랑스에서 18세기 미술사를 공부했다. 부르봉 왕조의 역사와 그 시대의 문화, 그 시대의 오브제와 엮어나가는 이야기들이 꽤나 재미있다. 시작할 때 그림을 하나 소개하고, 그림 속에 숨어있는 여러가지 오브제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가고, 관련있는 오브제들에 대해 저자가 조사하고 수집한 이미지들을 소개한다.
그 시절 프랑스 사람들이 어떻게 씻고 치장하며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 어떤 식기와 가구를 쓰며 어떤 유행을 좇았는지, 잘 몰랐던 귀족과 궁정의 일상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인데 기대 이상으로 내용이 좋고 이미지들도 훌륭해서 소장할 예정이다.

카르멘



요즘 혼자서도 잘 놀아요를 착실히 실천중이라 불타는 금요일 매우 충동적으로 구매한 오페라 카르멘.
익숙한 곡들이 많아서 보는 내내 재미있었고 무대가 몇 번 바뀐데다 화려한 의상과 멋진 춤 덕분에 전체적으로는 지루하지 않았다. 초반에 오케스트라의 관악기 삑사리 때문에 불안했는데 본격적인 공연에 들어서는 노랫 소리에 묻혀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카르멘 역의 메조 소프라노. 노래를 못하는 건 아니었는데 목소리가 내 마음에 안들었는데 워낙 카르멘 분량이 많다보니 괴로웠다. 돈 호세 목소리 좋았던걸로 위안.
카르멘은 왕이나 귀족이 아니라 일상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의 틀을 깨는 시도를 한 오페라라고 하는데 이러한 장르를 베리스모 오페라라 한다고. 위키백과를 찾아보면 낭만주의의 역사적인 주제나 신화적인 주제를 거부하고 사실주의를 지향한 이탈리아 문학운동이라고 나온다.
아톡님이 오페라의 매력에 대해 오케스트라와 성악가의 하모니, 무대의 멋진 구성과 의상, 사랑 이야기가 주가 되긴 하지만 재미있는 스토리와 성악가들의 연기를 꼽았는데, 이는 음악, 미술, 문학, 연극의 주요 요소들로 종합 예술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요소에서 다 만족할 순 없었지만 종합 예술을 제대로 느껴본 공연이었다. 오페라. 예상 외로 재미있다.

세종문화회관. 2013.3.8.

2013년 3월 6일 수요일

Candy crush saga




지난 연휴 내내 출근한 신랑이 나 심심할까봐 권해준 게임.
은근한 재미와 중독성이 있어서 5일째 쉼없이 하고 있는 중이다.
애니팡류의 퍼즐게임이고 하트가 생기는 시간은 30분 가까이 걸리는 것 같다. 페이스북과 연동되어 내 친구들에게 하트를 요청할 수 있고, 레벨업하려면 친구들에게 도움을 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아이폰, 아이패드, 페이스북 웹에서 할 수 있는데 한쪽 앱에서 하트를 다 소진해도 다른 쪽 앱에선 빵빵하게 차 있다는 것. 나도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번갈아가며 하고 있다. 폐인 인증인가 >.<
그래도 예전에 지뢰찾기 할 때는 신랑이 매우 창피해 했는데 이제는 나란히 누워서 하트도 서로 보내주며 캔디 부수는 중. 아이패드로 할 때 캔디의 색감이 너무 이뻐서 달달한게 막 땡긴다. 퇴근 이후 아무것도 안하고 게임만 하고 있는게 마음에 좀 걸리지만 아직 일주일도 안했으니 당분간은 달려야지.

2013년 3월 4일 월요일

이콘드



다 읽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90% 이상 읽었으므로 리뷰는 쓰기로 한다.
아직까지 정통 경제는 어렵다. 최근에 행동경제학, 사회경제학 책들은 좀 읽어봤지만 아담스미스를 필두로 하는 정통 경제학자들의 이름이 나오고 신고전주의, 케인즈 등등이 나오면 정신을 못차리겠다. 개론을 들은적이 없어서일 것이다.
이 책은 거의 모든 경제학의 역사인 것 같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받아들이고 있고, 정책에 반영되고 있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부터 경제학자들의 돈놀음에 놀아난 지난 경제 위기의 과정, 신자유주의에 이르기까지 경제학과 그 이론에 관한 거의 모든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거의 모든 IT의 역사를 재미있게 읽었듯이 경제학 전공자들이나 관심있는 사람들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소유냐 삶이냐를 읽으면서 가장 반성이 되었던 것이 독서에 관한 것인데 이 책을 읽으며 느끼는 바가 많았다. 경제학에 대한 지식이 얕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없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책을 읽는 목적을 알 수가 없었다. 업종이 업종이니만큼 대략의 흐름은 알고 있으니 새로운 지식의 습득도 아니고, 과거를 더 깊이 이해함으로써 앞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포지션을 잡는 것도 아니고, 아니다 싶으면 포기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한 챕터가 남을때까지 그냥 꾸역꾸역 읽어나갔다. 엄청 두꺼운 책을 읽었으나 결과적으로 남는 것은 별로 없다는 안타까운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