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27일 목요일

인상파의 고향, 노르망디


전시회 제목을 띄엄띄엄 보고는 인상파 전시회인줄 알았다. 나같은 착각을 하는 사람 또 없으려나? 주제는 노르망디이다. 우리는 뭐 노르망디 하면 노르망디 상륙작전밖에 모르지. 지도로 보니 노르망디 지역의 센 강을 따라 르아브르(모네가 태어난 곳인줄 알았는데, 그래서 내 포스팅 어딘가에 그렇게 적어놨었는데 모네는 파리에서 태어나 5살에 이주했다고 한다.), 트루빌, 루앙 등의 익숙한 이름이 보인다. 인상파 화가들이 그렸던 장소들이 바로 여기로구나, 그래서 인상파의 고향인거구나, 그간 글로만 배웠던 터라 위치조차 모르고 있었구나 싶다.
앙드레 말로 미술관 관장이 기획하고 30여 개의 미술관이 협력하여 준비된 전시회라고 하는데 노르망디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과 건축물을 볼 수 있다. 노르망디가 영국과 가까운 지역이라 프랑스 화가뿐만 아니라 영국 화가인 터너의 작품도 볼 수 있고, 인상주의 시대뿐만 아니라 낭만주의, 사실주의, 야수파 화가들의 작품까지 볼 수 있으니 꽤나 재미있다. 나는 이후에 앵그르에서 칸딘스키까지 전시도 함께 봐서 두 전시에 동시 등장하는 작가도 발견하는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문화사 함께 들었던 줄라이님을 만나는 우연까지!
이 전시에는 부댕의 작품이 많다. 부댕이 모네의 스승이었다는 단편적인 지식만 갖고 있었는데 19세기에 부댕은 꽤나 유명한 사람이었나보다. 라울 뒤피를 소개하면서 19세기를 대표하는 화가가 부댕이라면 20세기는 라울 뒤피가 대표한다나.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 미술사에는 몇 자에 그치다니 트렌드를 잘 따라서 살아생전 명성을 떨치는 것이 좋은 것인지, 변화를 꾀하여서 역사에 길이 남는 것이 좋은 것인지? 어쨌거나 부댕 미술관에서 온 작품들도 많고 하늘을 표현하는데 탁월했다고 하는 부댕 작품도 많이 보고 새로운 발견이었다.
로베르 팽숑과 라울 뒤피는 이번에 처음 알게된 화가들이다. 로베트 팽숑의 작품은 아주 인상깊게 보았는데 돌아서고 나니 그림만 머릿속에 맴돌고 화가가 기억 안나서 검색하는데 아주 애먹었다. 모네는 제자를 두지 않았다고 알려졌는데 로베르 팽숑에 대해서는 아주 극찬했다고 한다. 야수파의 영향도 받아 색감이 다양한데, 이 그림을 가까이에서 볼 때와 멀리서 볼 때의 느낌이 아주 다르다. 그러게, 큰 그림은 대각선 길이의 몇 배 뒤에서 봐야 제대로 감상하는거라고 하던데 그렇게 감상해야 했던 그림. 라울 뒤피는 색과 선이 개성이 넘친다. 다른 작품을 봐도 확실히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지금까지 못본걸까.
또하나 알게 된 것은 픽처레스크. 18세기 유행했던 그랑투어 덕분에 여행지의 풍경을 담은 픽처레스크화가 대중화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문화사에서 배운 것들과 새로운 지식이 일부 연결되니 좋긴 한데 아직 한참 멀었다. 예전에 듣고 배운 것들이 이제 거의 기억이 안나서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보는 풍경화들로 기분 전환이 되었다. 앵그르에서 칸딘스키까지보다 내 취향에는 더 맞는 전시였음~

예술의 전당. 2014.11.22~201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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