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3일 목요일

결혼 9주년 부산여행

병원에 있을 때 1인실에서 다인실로 옮기면서 차액으로 호텔팩하자고 했더랬다. 아무렴, 그게 훨씬 낫지! 내 마음을 안 것인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33주년 이벤트를 한다. 조식, 디저트, 해피아워에 온천, 사우나까지 가능한 패키지가 30만원 초반이다. 마침 결혼기념일도 있고 해서 예약~ 오션뷰, 오션테라스뷰가 있길래 크기 차이인줄 알고 오션뷰로 예약했더니 반쪽만 보인다. 그래도 이 정도면 만족~

서울에서 부산은 너무나 멀다. 도착하자마자 달달구리 디저트 잔뜩 쌓아두고 따뜻한 차 한 잔과 해운대 산책. 날씨도 좋고 노을지는 해변가도 좋고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도 좋다. 산책 후에 또 해피아워, 디저트에 비해 메뉴가 꽤 알차다. 와인과 맥주가 무제한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금주의 시간이 길어서인지 조금만 마셔도 취한다. 살짝 배를 채우고 저녁을 먹기 위해 달맞이길로 간다. 그래도 결혼기념일인데 맛집 검색이라도 할 걸 그랬다. 달맞이길 정상(?)의 레스토랑에서 먹었는데 낮이었더라면 뷰가 훌륭했을 것 같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음식도 짜서 많이 남겼다. 
다음 날 라운지에서 조식을 먹는데, 별 것 아닌것 같지만 해운대를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나게 기분전환된다. 게다가 파라다이스의 노천온천인 씨메르는 정말 최고. 날씨도 적당히 선선해서 노천욕하기 딱 좋았던 것 같다. 수술한 지 얼마 안되서 나는 제대로 즐기지 못해 좀 아쉬웠지만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시간이었다. 사우나도 해운대를 보며 탕을 즐길 수 있는데 시설은 그냥 그런듯. 해운대 근처에 있는 호텔이 다 뷰가 좋긴 하겠지만 기대보다 훨씬훨씬 좋았던 파라다이스호텔이었다. 
체크아웃하고 점심은 고옥이라는 나고야식 장어덮밥을 한다는 집에서 먹었다. 나고야식이라길래, 예전에 도쿄에서 먹은 장어덮밥보다 나고야에서 먹은 장어덮밥이 맛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선정한 메뉴였는데 나고야식은 먹는 방법이 특이하다. 장어덮밥이 나오면 4등분을 하여 한 번은 그냥 덮밥으로, 한 번은 와사비, 파, 김 등을 넣고 비빔밥으로, 한 번은 비빔밥에 찻물을 말아서, 그리고 마지막은 세 가지 중 가장 맛있었던 방법으로 먹으면 된다. 나는 원래 고기가 물에 담기는 것을 싫어하는데 의외로 찻물에 말아 먹는 것이 가장 맛있었다.
이렇게 부산에 머문 시간은 24시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겁게, 조금은 아쉽게, 다음을 기약하며 결혼기념 여행을 마무리했다. 다음에 영우랑 같이 올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한가득. 10주년에는 영우랑 어디를 가볼까 하는 생각 한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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