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는 생후 4주까지의 아기를 말한다고 한다. 영우는 이제 신생아 딱지를 갓 떼낸 아기가 되었다.
4.5kg의 영우. 평균 몸무게나 월령별 정리된 분유량을 보면 120ml를 먹어야 되는데 그에 못 미치게 먹으니 그것도 걱정이다가 오늘 처음 120ml를 먹었다. 한편으론 좋은데 한편으론 젖량이 부족하지 않을까싶다. 그래서 나는 이제부터 하루 네 끼를 먹을 예정이다. 이렇게 챙겨먹는 것도 엄마 계실 때 잠깐일테지.
생후 4주가 지난 아기는 슬슬 움직이는 물체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 전까지는 가끔 느꼈는데 오늘 보니 영우도 동체에 시선이 따라간다.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가며 움직여봐도 시선이 따라오고 모빌도 더 잘 쳐다본다. 잘 크고 있구나, 우리 영우.
조리원 퇴실 후 가장 큰 이슈는 속싸개를 언제 풀러주냐는 것. 이것도 사람들마다 이야기가 달라서 조리원 나가자마자 풀러줬다는 사람, 100일까지는 해줘야 한다는 사람, 정답이 없다. 영우도 너무 답답해하고 많이 울어서 조리원 퇴실 후 3일쯤 후에 풀러줬는데 덕분에 엄청 버둥거린다. 팔은 만세 자세를 취하는데 뱃속에 있을때 초음파해보면 항상 팔이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잘 안보인다고 했는데 만세 자세를 예나 지금이나 사랑하고 있다. 다리도 꽤나 버둥거려서 이제 제법 힘이 생겼다.
갑자기 쑥 커버린 것 같은 우리 영우. 어서 크자!
2014년 3월 28일 금요일
2014년 3월 26일 수요일
29일차 긍정이
B형 간염 예방접종.
조리원에서 병원 갈 때는 이것저것 다 챙겨줘서 가방만 덜렁 들고 가면 됐는데 집에서 가려니 초긴장. 미리 분유 먹이고 준비해서 출발. 소아과가 산부인과에 속해 있는터라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되서 좋다.
BCG보다는 아플거라고 해서 많이 울까 걱정했는데 바늘 들어가는 순간 딱 3초 에엥하고 끝.
잘했다고 기특하다고 칭찬해주고 뿌듯했는데 신랑도 회사 사람들한테 자랑한 모양이다. 반응은 아직 뭘 몰라 그렇다고. 분위기 파악하게 되면 병원 입구에서부터 자지러질거라고.
아, 원래 그런거구나. 이렇게 팔불출 부모가 되어가나보다.
조리원에서 병원 갈 때는 이것저것 다 챙겨줘서 가방만 덜렁 들고 가면 됐는데 집에서 가려니 초긴장. 미리 분유 먹이고 준비해서 출발. 소아과가 산부인과에 속해 있는터라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되서 좋다.
BCG보다는 아플거라고 해서 많이 울까 걱정했는데 바늘 들어가는 순간 딱 3초 에엥하고 끝.
잘했다고 기특하다고 칭찬해주고 뿌듯했는데 신랑도 회사 사람들한테 자랑한 모양이다. 반응은 아직 뭘 몰라 그렇다고. 분위기 파악하게 되면 병원 입구에서부터 자지러질거라고.
아, 원래 그런거구나. 이렇게 팔불출 부모가 되어가나보다.
죄책감
조리원 나온 이후 엄마가 조리를 해주고 계신다. 밤중 수유를 어떻게 할까 하다가 퇴실 전날 혼합하라는 얘기를 듣고는 밤에는 조리원에서처럼 분유 먹이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엄마도 그러기를 권하신다. 나는 아직 몸이 정상이 아니니 밤에는 엄마가 데리고 자면서 분유 먹이겠다고 하신다. 나는 그러자 했고, 그렇게 불효를 하고 있다.
조리원을 나온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엄마는 거의 매일 밤을 새고 계신다. 아이가 어떻게 자는지 살피려고, 속싸개를 풀러주면 어떻게 몸을 움직이는지 관찰하려고, 변비로 고생하는 아이 살피려고, 자다가 놀래서 깨면 칭얼댐이 잦은 아이 안아주려고, 토하지나 않으려나 지켜보고 계신다. 아이가 울면 나도 자다 깨서 나가보게 되고 새벽녘에 일어나면 엄마와 함께 아이를 보는데, 이렇게 편히 아이 보는 나도 일주일 지나니 피곤한데 엄마는 어떻게 버티고 계시는지. 게다가 내 밥도 챙겨주시고, 낮에도 보채는 아이 재우는건 거의 엄마가 도맡아 하신다.
엄마 무릎도 성치 않은데 내가 아이를 안아 달래고 있으면 곧바로 받아가시며 내 몸 걱정, 딸 사랑 손주 사랑에 짠하고 죄책감도 많이 느껴진다. 나는 그 사랑을 제대로 보답할 수 있을까, 내리사랑할 수 있을까 많이 생각하지만 여전히 툭툭 쓸데없는 말과 잔소리를 내던진다. 엄마 미안하고 고마워요.
조리원 퇴소 전날, 원장님이 들어와서는 분유는 사 두었냐고. 병원에서 받은 매일 명작 한 통 있어서 먹일거라고 했더니 매일은 다 같다며 20ml에 한 스푼 타서 먹이라고 한다. 난 정말 조금의 의심도 하지 않았고 20ml에 한 스푼씩 타서 한 통을 다 먹였다. 새 분유를 주문하려는데 맙소사, 명작은 40ml에 한 스푼이 정량이고 그간 두 배 진한 우유를 먹여온 것이다. 이 무지하고 부주의한 엄마를 어찌해.
월요일 아침 이 사실을 깨닫고 아이에게 얼마나 미안하던지. 어쩐지 찡찡대기도 많이 하고, 변도 잘 못 보고, 소화도 잘 못 시키고 하던 것이 다 분유 때문이었나보다. 말도 못하는 갓난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죄책감이 밀려들면서 아득해졌다. 나는 이런 큰 실수를 저지르면서 엄마에게는 한 스푼 깎아서 넣어야지 왜 눈대중으로 하냐며 잔소리를.
때마침 잠에서 깨어 젖먹으려는 아이를 안아드니 얼마나 미안한지. 아침부터 눈물바람.
미안해 영우야. 힘들었을텐데 잘 견뎌줘서 고마워.
사족. 조리원에서 먹는 매일 앱솔루트 센서티브는 명작보다 두 배 정도 비싸다. 분유를 바꾸면 아이가 배앓이를 한다는 둥 근거없는 이야기들로 조리원에서 먹던 분유를 그대로 먹이는 엄마들이 많다. 그런데 명작은 40ml에 한 스푼, 센서티브는 20ml에 한 스푼이다. 실제로는 네 배 비싼 것이다. 이 사실을 다들 알고 있으려나. 병원과 조리원에 타겟마케팅도 적절하고 가격 민감도도 교묘하게 낮춰버린 마케팅팀을 칭찬해야 하나?
조리원을 나온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엄마는 거의 매일 밤을 새고 계신다. 아이가 어떻게 자는지 살피려고, 속싸개를 풀러주면 어떻게 몸을 움직이는지 관찰하려고, 변비로 고생하는 아이 살피려고, 자다가 놀래서 깨면 칭얼댐이 잦은 아이 안아주려고, 토하지나 않으려나 지켜보고 계신다. 아이가 울면 나도 자다 깨서 나가보게 되고 새벽녘에 일어나면 엄마와 함께 아이를 보는데, 이렇게 편히 아이 보는 나도 일주일 지나니 피곤한데 엄마는 어떻게 버티고 계시는지. 게다가 내 밥도 챙겨주시고, 낮에도 보채는 아이 재우는건 거의 엄마가 도맡아 하신다.
엄마 무릎도 성치 않은데 내가 아이를 안아 달래고 있으면 곧바로 받아가시며 내 몸 걱정, 딸 사랑 손주 사랑에 짠하고 죄책감도 많이 느껴진다. 나는 그 사랑을 제대로 보답할 수 있을까, 내리사랑할 수 있을까 많이 생각하지만 여전히 툭툭 쓸데없는 말과 잔소리를 내던진다. 엄마 미안하고 고마워요.
조리원 퇴소 전날, 원장님이 들어와서는 분유는 사 두었냐고. 병원에서 받은 매일 명작 한 통 있어서 먹일거라고 했더니 매일은 다 같다며 20ml에 한 스푼 타서 먹이라고 한다. 난 정말 조금의 의심도 하지 않았고 20ml에 한 스푼씩 타서 한 통을 다 먹였다. 새 분유를 주문하려는데 맙소사, 명작은 40ml에 한 스푼이 정량이고 그간 두 배 진한 우유를 먹여온 것이다. 이 무지하고 부주의한 엄마를 어찌해.
월요일 아침 이 사실을 깨닫고 아이에게 얼마나 미안하던지. 어쩐지 찡찡대기도 많이 하고, 변도 잘 못 보고, 소화도 잘 못 시키고 하던 것이 다 분유 때문이었나보다. 말도 못하는 갓난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죄책감이 밀려들면서 아득해졌다. 나는 이런 큰 실수를 저지르면서 엄마에게는 한 스푼 깎아서 넣어야지 왜 눈대중으로 하냐며 잔소리를.
때마침 잠에서 깨어 젖먹으려는 아이를 안아드니 얼마나 미안한지. 아침부터 눈물바람.
미안해 영우야. 힘들었을텐데 잘 견뎌줘서 고마워.
사족. 조리원에서 먹는 매일 앱솔루트 센서티브는 명작보다 두 배 정도 비싸다. 분유를 바꾸면 아이가 배앓이를 한다는 둥 근거없는 이야기들로 조리원에서 먹던 분유를 그대로 먹이는 엄마들이 많다. 그런데 명작은 40ml에 한 스푼, 센서티브는 20ml에 한 스푼이다. 실제로는 네 배 비싼 것이다. 이 사실을 다들 알고 있으려나. 병원과 조리원에 타겟마케팅도 적절하고 가격 민감도도 교묘하게 낮춰버린 마케팅팀을 칭찬해야 하나?
2014년 3월 23일 일요일
24일차 긍정이
첫 목욕.
조리원 퇴소 전날 목욕 교육이 있었는데, 맨 몸은 처음 만져보는거라 얼마나 조심스럽던지. 간지럽히지 말고 씻기라고 혼났다. >.< 그랬던 터라 집에서 목욕을 시키려니 긴장되던지. 엄마까지 셋이서 역할을 분담하였는데 역시 세 아이를 키웠던 엄마는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들은 금세 능숙히 해내신다.
조리원에서는 하루 한 번 목욕을 시키는데 목욕 타임이 되면 모든 아이들이 울어댄다. 아무래도 짧은 시간 내에 빠르게 씻겨야 하다보니 아이들이 물에 적응할 새도 없이 목욕이 끝난다. 집에서는 다리 하나씩, 그 다음 엉덩이, 가슴 순으로 물에 넣으면서 적응을 시키니 처음엔 무서워하다가 물에 몸이 담기고 나면 그 시간을 좋아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목욕을 싫어하지 않아서 무사히 첫 목욕 완료!
아기 욕조는 유로스타 욕조를 쓴다. 신생아때는 그냥 대야 받아서 써도 된다고들 하는데, 유로스타 욕조는 신생아때 눕혀서 씻길 수 있고 좀 더 크면 앉혀서 쓸 수 있게 디자인되어 있다.(디자인은 외국의 유로배스를 카피한 것 같기도 하지만.) 아이를 잡고 씻기다 놓칠 위험이 덜할 것 같아서 샀는데 사이즈가 커서 물을 많이 쓰게 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나쁘진 않은듯.
조리원 퇴소 전날 목욕 교육이 있었는데, 맨 몸은 처음 만져보는거라 얼마나 조심스럽던지. 간지럽히지 말고 씻기라고 혼났다. >.< 그랬던 터라 집에서 목욕을 시키려니 긴장되던지. 엄마까지 셋이서 역할을 분담하였는데 역시 세 아이를 키웠던 엄마는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들은 금세 능숙히 해내신다.
조리원에서는 하루 한 번 목욕을 시키는데 목욕 타임이 되면 모든 아이들이 울어댄다. 아무래도 짧은 시간 내에 빠르게 씻겨야 하다보니 아이들이 물에 적응할 새도 없이 목욕이 끝난다. 집에서는 다리 하나씩, 그 다음 엉덩이, 가슴 순으로 물에 넣으면서 적응을 시키니 처음엔 무서워하다가 물에 몸이 담기고 나면 그 시간을 좋아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목욕을 싫어하지 않아서 무사히 첫 목욕 완료!
아기 욕조는 유로스타 욕조를 쓴다. 신생아때는 그냥 대야 받아서 써도 된다고들 하는데, 유로스타 욕조는 신생아때 눕혀서 씻길 수 있고 좀 더 크면 앉혀서 쓸 수 있게 디자인되어 있다.(디자인은 외국의 유로배스를 카피한 것 같기도 하지만.) 아이를 잡고 씻기다 놓칠 위험이 덜할 것 같아서 샀는데 사이즈가 커서 물을 많이 쓰게 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나쁘진 않은듯.
2014년 3월 20일 목요일
23일차 긍정이
조리원 퇴실.
드디어 3주가 지나고 조리원 퇴실.
집으로 오니 정신 없음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역시 조리원에서 신생아실 선생님들이 해주는 일은 매우 많았던 것이다. 그나마 엄마가 와계셔서 다행이지, 혼자서는 정말 무리인듯하다.
퇴실하기 전날이 되니 신생아실 실장님이 젖량 모자라니 혼합수유하는게 좋겠다고 솔직히 말씀해주셨다. 당분간은 혼합수유하면서 잘 먹고 회복해서 젖량을 늘려봐야지.
BCG 접종.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병원에 들러 BCG 접종. 다음 주에도, 그 다음 주에도 줄줄이 예방접종 일정이 잡혀있다. 다행히 별로 많이 울지 않아서 고맙던지.
BCG는 보건소에서는 무료로 접종해주고 병원에서는 7만원이다. 보건소에서는 우리가 어린 시절 불주사라고 불렀던 흉터 생기는 주사를 접종하고, 병원에서는 도장 찍는 것처럼 간단하고 흉터도 생기지 않는 주사를 접종한다. 나중에 어린이집 가면 애들이 먼저 알아보고 보건소에서 맞았느니, 병원에서 맞았느니 한다는데 참 별로다. 애들이 하는 이야기는 다 엄마들이 하는 이야기일테니.
출생신고.
신랑이 출생신고를 하고 기념으로 주민등록등본을 받아왔다. [축 출생신고기념]이라는 도장이 찍혀 있었다. 항상 둘만 있던 주민등록등본에 세 사람 이름이 써있으니 기분이 묘하다. 세 식구. 행복하게 살아보자.
드디어 3주가 지나고 조리원 퇴실.
집으로 오니 정신 없음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역시 조리원에서 신생아실 선생님들이 해주는 일은 매우 많았던 것이다. 그나마 엄마가 와계셔서 다행이지, 혼자서는 정말 무리인듯하다.
퇴실하기 전날이 되니 신생아실 실장님이 젖량 모자라니 혼합수유하는게 좋겠다고 솔직히 말씀해주셨다. 당분간은 혼합수유하면서 잘 먹고 회복해서 젖량을 늘려봐야지.
BCG 접종.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병원에 들러 BCG 접종. 다음 주에도, 그 다음 주에도 줄줄이 예방접종 일정이 잡혀있다. 다행히 별로 많이 울지 않아서 고맙던지.
BCG는 보건소에서는 무료로 접종해주고 병원에서는 7만원이다. 보건소에서는 우리가 어린 시절 불주사라고 불렀던 흉터 생기는 주사를 접종하고, 병원에서는 도장 찍는 것처럼 간단하고 흉터도 생기지 않는 주사를 접종한다. 나중에 어린이집 가면 애들이 먼저 알아보고 보건소에서 맞았느니, 병원에서 맞았느니 한다는데 참 별로다. 애들이 하는 이야기는 다 엄마들이 하는 이야기일테니.
출생신고.
신랑이 출생신고를 하고 기념으로 주민등록등본을 받아왔다. [축 출생신고기념]이라는 도장이 찍혀 있었다. 항상 둘만 있던 주민등록등본에 세 사람 이름이 써있으니 기분이 묘하다. 세 식구. 행복하게 살아보자.
2014년 3월 17일 월요일
21일차 긍정이
삼칠일이 지났다. 4주차 접어든 아기.
이제 제법 커져서 먹는 양이 늘어, 젖량이 달린다. 먹는만큼 늘어난다고 하지만 약간 당혹스럽다.
집에 가면 베이비 위스퍼 골드에서 추천하는 EASY에 맞춰보려고 수유시간 텀과 양을 가늠중이다.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밤중 수유는 여전히 고민된다.
영우야. 조리원 나가면 잘 먹고, 잘 놀고, 잘 싸고, 잘 자야된다!
이제 제법 커져서 먹는 양이 늘어, 젖량이 달린다. 먹는만큼 늘어난다고 하지만 약간 당혹스럽다.
집에 가면 베이비 위스퍼 골드에서 추천하는 EASY에 맞춰보려고 수유시간 텀과 양을 가늠중이다.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밤중 수유는 여전히 고민된다.
영우야. 조리원 나가면 잘 먹고, 잘 놀고, 잘 싸고, 잘 자야된다!
2014년 3월 16일 일요일
체형교정
조리원 프로그램으로 체형교정이 있다.
현재 나는
1. 왼쪽 발바닥이 높아 왼쪽 무릎 아래 뼈가 튀어나와있다. -> 나중에 병원 가 볼 것
2. 늑골이 들린 상태로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 엎드려 있을 것
3. 골반이 많이 뒤틀리진 않았지만 앉아서 장시간 수유하면 좋지 않다. -> 누워서 수유하기 배울 것
그리고 복식호흡을 잘 해주란다.
시간 내서 엎드려 있고 복식호흡하기 참 힘들다.
현재 나는
1. 왼쪽 발바닥이 높아 왼쪽 무릎 아래 뼈가 튀어나와있다. -> 나중에 병원 가 볼 것
2. 늑골이 들린 상태로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 엎드려 있을 것
3. 골반이 많이 뒤틀리진 않았지만 앉아서 장시간 수유하면 좋지 않다. -> 누워서 수유하기 배울 것
그리고 복식호흡을 잘 해주란다.
시간 내서 엎드려 있고 복식호흡하기 참 힘들다.
2014년 3월 15일 토요일
깜짝 선물
신랑의 깜짝 선물.
이런거 받아본 적이 참 오랜만이라, 그리고 호르몬의 과잉이라 폭풍감동받았다.
아직은 왕초보 엄마라 걱정도 많고, 힘들면 우울하고, 잘할 수 있을까 싶지만..가족이 셋이 됐다는 사실이 어색하지만..
바라보고 있으면 내 자식이라 그런지 귀엽고 이쁘긴 하다. 잘 키워봐야지.
세 식구 지금보다 더더더 행복할 수 있기를.
이런거 받아본 적이 참 오랜만이라, 그리고 호르몬의 과잉이라 폭풍감동받았다.
아직은 왕초보 엄마라 걱정도 많고, 힘들면 우울하고, 잘할 수 있을까 싶지만..가족이 셋이 됐다는 사실이 어색하지만..
바라보고 있으면 내 자식이라 그런지 귀엽고 이쁘긴 하다. 잘 키워봐야지.
세 식구 지금보다 더더더 행복할 수 있기를.
2014년 3월 12일 수요일
16일차 긍정이
조리원 1주일 연장 안됐으면 퇴소하는 날. 정말 어쩔뻔했나 싶다. 회복이 더디다 생각했지만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그래도 회복되고 있는 중이긴 하다싶다.
처음 똥기저귀를 갈아보았다. 뒷처리는 물티슈로 닦아내서 할만했는데 세면대에서 씻기는 방법을 배워가야하는데 말이지. 아직 너무 작아서 어떻게 잡아야 할지를 모르겠다.
전날부터 좀 많이 먹는다 싶었는데 3.64kg으로 태어났을때보다 400g, 조리원 들어왔을 때보다 460g이 늘었다. 그래도 쑥쑥 크고 있구나, 우리 긍정이.
처음 똥기저귀를 갈아보았다. 뒷처리는 물티슈로 닦아내서 할만했는데 세면대에서 씻기는 방법을 배워가야하는데 말이지. 아직 너무 작아서 어떻게 잡아야 할지를 모르겠다.
전날부터 좀 많이 먹는다 싶었는데 3.64kg으로 태어났을때보다 400g, 조리원 들어왔을 때보다 460g이 늘었다. 그래도 쑥쑥 크고 있구나, 우리 긍정이.
2014년 3월 11일 화요일
이름 짓기
아직 이름도 없고 출생신고도 못했다.
조리원 들어오면서부터 신랑이 이름을 고민했는데, 작명책을 들여다보는게 아니라 요러고 있다.
이름 조합을 프로그램 돌려서 만들어내겠다며. >.<
그러나 너무 많은 조합들이 나오고 이름으로 적합하지 않은 단어를 추려내는 로직 구현에 실패하여 결국은 철학관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그리하여 긍정이 이름은 나영우.영우야. 잘 해보자~
2014년 3월 10일 월요일
14일차 긍정이
아침 먹기 전 뿌듯하게 수유를 하고 오늘은 뭔가 잘 풀릴 것 같다 생각했는데 점심 먹기 전까지 네 번을 불려갔다. 먹는 양이 좀 늘어난 것 같은데 먹다 계속 잠드니 일어날 때까지 수유실에서 앉아있기는 너무 힘들고 큰일이다. 집에서는 쉬는 공간과 수유 공간이 일치할테니 좀 괜찮으려나.
소독 시간에 방에 데려왔는데 쉬 쌌길래 기저귀를 갈아주려했다. 기저귀를 벗기고 보니 똥도 쌌네! 똥의 양으로 보아 아직 싸고 있는 중인것 같아 새 기저귀를 깔았더니 거기다 똥을 싸기 시작. 똥기저귀는 한 번도 안갈아봐서 뒷처리를 해볼까 헬프를 칠까 고민하던 중에 또 오줌을 쌌다. 속싸개와 옷까지 다 버리고, 하나 남은 새 기저귀에도 똥이 묻어서 멘붕. 결국 도움 요청. 아, 집에 가서는 잘 할 수 있으려나.
밤 10시 마지막 수유를 한 후, 유축하는 동안 신랑에게 긍정이랑 놀고 있으라고 했는데 돌아와보니 글쎄 기저귀를 갈아주고 있는 것이다. 중수까지는 금방 도달하는 신랑. 이제 육아에 도움이 되는 레벨로 급상승하였다. :)
2014년 3월 9일 일요일
조리원 일상
조리원은 천국이라더니..뭐 이리 바쁘고 쉴 틈이 없는지 모르겠다.
집으로 돌아가면 조리원이 천국이었구나 싶을 정도로 힘들다는 의미일뿐인건가, 우리 조리원이 힘든건가.
조리원에서는 아침 8:30, 점심 12:30, 저녁 17:30에 밥을 먹는다. 긍정이가 언제 일어나는지에 따라 아침 먹기 전에 한 두번, 점심 먹기 전에 한 두번 수유하러 간다. 긍정이 컨디션이 좋지 않을때에는 오전에만 4번 수유하러 가기도 하는데, 먹기만 하면 잠드는 아이를 얼르고 달래며 젖먹이는데 한시간씩 걸리기 때문에(실제 먹는 시간은 15분만 되도 감사할 지경) 진이 다 빠진다. 조리원에 있는 동안이 아니면 관리할 시간이 없어서 마사지를 받고 있는데, 이 시간만큼은 그냥 나를 위해 쓴다. 근육이 거의 없다시피한 상태에서 출산을 했더니 마사지 해주는 아가씨가 조금만 건드려도 아프다. 빨리 회복되면 좋겠다. ㅜㅜ
오후 2시부터 3시 반까지는 신생아실 소독시간이라 긍정이를 방에서 보살피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밥 먹은 직후부터 수유하라는 콜이 걸려오기 시작하기 때문에 두세시간씩은 씨름을 한다. 집에 가면 하루 24시간을 이렇게 보내야하겠지. 처음에는 단둘이 있는 것이 무서워서 재우려고 애썼는데 그렇게 되면 이후에 수유하러 불려다니는게 힘들어진다. 아무튼 아이를 혼자서 본다는 건 정말 힘들다. 물 한 잔 마시러 나가기도, 화장실에 가기도 어려우니..긍정이가 오면 엄청 긴장되는지 왜그리 화장실에 가고 싶은지..
저녁 식사 후에도 두 세번 더 수유하고 나면 10시가 넘어가는데 그럼 그냥 분유 보충해 달라고 하고 나는 밤중 수유는 하지 않는다. 산모들 중에는 100% 모유수유하느라 밤새 수유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항상 피곤에 절어있다. 아침 6시에 콜 받고 나가면 다들 혼이 나간 상태로 수유하는데 참 대단하다싶다. 지금 이 마음과 사랑으로 아이를 키워야할텐데..신생아때는 내 몸 축나는 것도 아깝지 않은데 왜 아이들이 자라면 그 마음이 변하는걸까..
일정이 이렇다보니 너무 바빠 쉴 틈이 없고, 가장 큰 문제는 언제 콜이 올지 모르니 항상 대기상태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긍정이가 먹고 깨는 시간이 패턴이 생기면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다른 일을 할 수 있고 스트레스도 덜 받을텐데. 온종일 한 번 눕지도 못하는 날이 있는가하면, 중간중간 나오는 간식을 제 시간에 먹기도 힘들다. 요가니 뭐니 조리원 프로그램들이 있는데 한번도 참석해본 적도 없다. 그렇지만 집에 가면 더 힘들겠지.
와중에 사람들과도 잘 지내야 하는 미션이 있다. 딱히 조리원동기라는 이름으로 만남을 지속하고 싶지는 않지만 있는 동안은 유별나지 않게 보내야하니까. 이렇게 쉴 틈이 없는데 사람들은 수유실에서 수다떨고 노는게 좋은가보다. 오늘 저녁엔 햄버거를 시켜먹기로 했다.
최근에 생활고로 인한 자살이 줄을 이었는데 본인이 중산층 정도라고 생각하는 30대 여성들은 이 안타까운 사회현상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라 그렇다고.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해, 상대적인 박탈감에 죽는거라고. 우리 아이가 앞으로 살아가야할 이 사회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것까진 아니더라도 이런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건 이제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이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시각일 것이라 생각하니 참 안타깝다.
조리원에서 애 보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나라 걱정까지!
집으로 돌아가면 조리원이 천국이었구나 싶을 정도로 힘들다는 의미일뿐인건가, 우리 조리원이 힘든건가.
조리원에서는 아침 8:30, 점심 12:30, 저녁 17:30에 밥을 먹는다. 긍정이가 언제 일어나는지에 따라 아침 먹기 전에 한 두번, 점심 먹기 전에 한 두번 수유하러 간다. 긍정이 컨디션이 좋지 않을때에는 오전에만 4번 수유하러 가기도 하는데, 먹기만 하면 잠드는 아이를 얼르고 달래며 젖먹이는데 한시간씩 걸리기 때문에(실제 먹는 시간은 15분만 되도 감사할 지경) 진이 다 빠진다. 조리원에 있는 동안이 아니면 관리할 시간이 없어서 마사지를 받고 있는데, 이 시간만큼은 그냥 나를 위해 쓴다. 근육이 거의 없다시피한 상태에서 출산을 했더니 마사지 해주는 아가씨가 조금만 건드려도 아프다. 빨리 회복되면 좋겠다. ㅜㅜ
오후 2시부터 3시 반까지는 신생아실 소독시간이라 긍정이를 방에서 보살피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밥 먹은 직후부터 수유하라는 콜이 걸려오기 시작하기 때문에 두세시간씩은 씨름을 한다. 집에 가면 하루 24시간을 이렇게 보내야하겠지. 처음에는 단둘이 있는 것이 무서워서 재우려고 애썼는데 그렇게 되면 이후에 수유하러 불려다니는게 힘들어진다. 아무튼 아이를 혼자서 본다는 건 정말 힘들다. 물 한 잔 마시러 나가기도, 화장실에 가기도 어려우니..긍정이가 오면 엄청 긴장되는지 왜그리 화장실에 가고 싶은지..
저녁 식사 후에도 두 세번 더 수유하고 나면 10시가 넘어가는데 그럼 그냥 분유 보충해 달라고 하고 나는 밤중 수유는 하지 않는다. 산모들 중에는 100% 모유수유하느라 밤새 수유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항상 피곤에 절어있다. 아침 6시에 콜 받고 나가면 다들 혼이 나간 상태로 수유하는데 참 대단하다싶다. 지금 이 마음과 사랑으로 아이를 키워야할텐데..신생아때는 내 몸 축나는 것도 아깝지 않은데 왜 아이들이 자라면 그 마음이 변하는걸까..
일정이 이렇다보니 너무 바빠 쉴 틈이 없고, 가장 큰 문제는 언제 콜이 올지 모르니 항상 대기상태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긍정이가 먹고 깨는 시간이 패턴이 생기면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다른 일을 할 수 있고 스트레스도 덜 받을텐데. 온종일 한 번 눕지도 못하는 날이 있는가하면, 중간중간 나오는 간식을 제 시간에 먹기도 힘들다. 요가니 뭐니 조리원 프로그램들이 있는데 한번도 참석해본 적도 없다. 그렇지만 집에 가면 더 힘들겠지.
와중에 사람들과도 잘 지내야 하는 미션이 있다. 딱히 조리원동기라는 이름으로 만남을 지속하고 싶지는 않지만 있는 동안은 유별나지 않게 보내야하니까. 이렇게 쉴 틈이 없는데 사람들은 수유실에서 수다떨고 노는게 좋은가보다. 오늘 저녁엔 햄버거를 시켜먹기로 했다.
최근에 생활고로 인한 자살이 줄을 이었는데 본인이 중산층 정도라고 생각하는 30대 여성들은 이 안타까운 사회현상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라 그렇다고.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해, 상대적인 박탈감에 죽는거라고. 우리 아이가 앞으로 살아가야할 이 사회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것까진 아니더라도 이런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건 이제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이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시각일 것이라 생각하니 참 안타깝다.
조리원에서 애 보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나라 걱정까지!
2014년 3월 8일 토요일
12일차 긍정이와의 일상들
2/25 오후 처음으로 젖을 물려보다. 젖이 나오진 않았겠지만.
2/26 오전 11시 긍정이가 젖을 빨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다.
2/27 조리원 입소
2/28 양쪽 십분씩 먹고 세시간을 내리 자는데 어찌나 좋던지. 처음 기저귀를 갈아보다. 그러나 토하기도.
3/1 오전에 양쪽 눈을 다 뜨고 또릿또릿 주변을 살피는 모습에 우리 긍정이 똑똑한가? 요런 생각이 들어 잠깐 헛웃음이 났던 5일차 베이비의 엄마.
3/3 처음으로 혼자 긍정이를 본 날. 퇴근한 신랑 보고 눈물 바람.
3/6 정기검진 : 3.5kg 배꼽 떨어지다.
3/7 입 안에 곰팡이가 피었다. 일찍 못알아봐서 미안해 ㅜㅜ
3/8 신랑이 긍정이랑 보내는 시간에 자신감이 붙었다.
2/26 오전 11시 긍정이가 젖을 빨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다.
2/27 조리원 입소
2/28 양쪽 십분씩 먹고 세시간을 내리 자는데 어찌나 좋던지. 처음 기저귀를 갈아보다. 그러나 토하기도.
3/1 오전에 양쪽 눈을 다 뜨고 또릿또릿 주변을 살피는 모습에 우리 긍정이 똑똑한가? 요런 생각이 들어 잠깐 헛웃음이 났던 5일차 베이비의 엄마.
3/3 처음으로 혼자 긍정이를 본 날. 퇴근한 신랑 보고 눈물 바람.
3/6 정기검진 : 3.5kg 배꼽 떨어지다.
3/7 입 안에 곰팡이가 피었다. 일찍 못알아봐서 미안해 ㅜㅜ
3/8 신랑이 긍정이랑 보내는 시간에 자신감이 붙었다.
2014년 3월 5일 수요일
육아 블로그
이 블로그는 이제 육아 블로그가 될 성 싶다. 뭐 이전에도 잡다한 신변잡기와 일상들을 기록해 놓는 블로그였으니, 이제 그 일상의 대부분이 육아에 투입될테니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다. 긍정이가 태어나면 어떻게 일상을 기록해줄까, 아무래도 짬이 안날테니 메모로그 남기기 괜찮은 툴은 없을까, 사진은 어떻게 올리지, 생각만 많다가 이 블로그에 사진 없이 기록만 남기기로 한다.
독서 모임에서 신년 계획을 공유하기로 했으나 입원과 출산으로(앞으로는 육아로) 참석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생각해 볼 틈도 없었더랬다. 꽃피는 3월에 나혼자 신년 계획을 이야기하니 좀 우습기도 하고, 계획이라는게 가능한 영역이 아닌 것 같아서 멘탈만 추스려본다. 앞으로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많이 일어날텐데 스트레스 좀 덜 받을 수 있도록 더더욱 수양하고, 괜찮은 부모가 될 수 있도록 긍정이의 피드백을 잘 살피고, 신랑과도 지금처럼 지낼 수 있도록 잘 조율해 나가도록 해야겠다.
덧. 37주 전에 태어나면 36주 6일생이라 하더라도 미숙아라는 의료 기록이 남아 병원 갈때마다 언제 태어났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들은 신랑이 그럼 긍정이는 22일에 태어나면 좋겠다~ 했었고, 그럼 주말이라 담당 원장님이 없을거라 했더니 24일에 태어나면 되겠네 했었는데 25일에 태어났다. 새벽이라 결국 담당 원장님이 해결해주진 못했지만 많이 신경써주셨지.
또 덧. 신랑은 정말 긍정이가 빨리 태어나길 바랬는지 별그대가 먼저 끝날까, 긍정이가 먼저 태어날까 이야기하곤 했는데 긍정이가 이겼다. 농담인줄 알았는데 말이 씨가 되어버렸네.
독서 모임에서 신년 계획을 공유하기로 했으나 입원과 출산으로(앞으로는 육아로) 참석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생각해 볼 틈도 없었더랬다. 꽃피는 3월에 나혼자 신년 계획을 이야기하니 좀 우습기도 하고, 계획이라는게 가능한 영역이 아닌 것 같아서 멘탈만 추스려본다. 앞으로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많이 일어날텐데 스트레스 좀 덜 받을 수 있도록 더더욱 수양하고, 괜찮은 부모가 될 수 있도록 긍정이의 피드백을 잘 살피고, 신랑과도 지금처럼 지낼 수 있도록 잘 조율해 나가도록 해야겠다.
덧. 37주 전에 태어나면 36주 6일생이라 하더라도 미숙아라는 의료 기록이 남아 병원 갈때마다 언제 태어났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들은 신랑이 그럼 긍정이는 22일에 태어나면 좋겠다~ 했었고, 그럼 주말이라 담당 원장님이 없을거라 했더니 24일에 태어나면 되겠네 했었는데 25일에 태어났다. 새벽이라 결국 담당 원장님이 해결해주진 못했지만 많이 신경써주셨지.
또 덧. 신랑은 정말 긍정이가 빨리 태어나길 바랬는지 별그대가 먼저 끝날까, 긍정이가 먼저 태어날까 이야기하곤 했는데 긍정이가 이겼다. 농담인줄 알았는데 말이 씨가 되어버렸네.
2014년 3월 1일 토요일
질풍노도 출산기
오늘 베이비센터 앱에서 임신 38주를 알리는 메세지가 왔다.
휴. 이렇게 3월을 맞이하게 되다니.
지난 2월 25일 긍정이가 세상으로 나왔다.
출산이라는 것이 어찌나 개인차가 큰지 겪어보기 전에는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기 어렵다. 원래 우리보다 예정일이 일주일 빨랐던 신랑 친구네 커플은 7시부터 유도 시작해서 그 날 오후 2시에 낳았다고 하니 어쩐지 억울하기까지 하다. 나의 힘들었던 24일과 25일의 과정을 남겨본다.
24일 새벽 두시쯤 잠이 깬 후 계속 잠 못 이루고 있던 중이었다. 세시쯤 됐으려나. 분비물이 좀 많이 나오는 것 같아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그러려니 했는데 양이 점점 많아져서 혹시 양수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 그러나 남들이 얘기하던 락스냄새가 나지 않아서 아닌가보다하고 다시 누웠다. 계속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신랑을 깨우고 병원에 전화해본 것이 5시. 한시간동안 더 관찰해보기로 하고 6시에 다시 통화 후 병원으로 가기로 했다. 한 번 예상치 못한 입원의 경험이 있었던 터라 샤워하고 출산가방 점검하고 아침먹고 9시에 병원으로.
확인 결과 양수가 새는 것이 맞았고, 자궁은 1cm만 열려 있는 상태라 내일까지 지켜보자고 했다. 사람에 따라 양수 파열 후 바로 진통 걸리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으니 25일 오전까지 진통이 없으면 유도하기로 했는데 입원해서 10시부터 바로 촉진제를 맞게 되었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는데. 11시가 넘으면서부터는 진통이 슬슬 시작되었다.
약기운이 잘 받는 것인지 오후 들어서는 진통이 꽤나 심해졌는데 자궁이 안 열려서 할 수 있는게 없다. 최소한 4~5cm는 열려야 무통주사를 맞을 수 있다고 하는데 진행이 너무 느리다. 촉진제를 끊어보아도 진통은 이미 걸린 상태라 고통은 계속된다. 난 진통의 강도가 자궁 열리는 것과 비례하는건줄 알았는데 자궁이 안열려도 진통은 심하더라. 양수가 먼저 터지는 바람에 모든 것이 언밸런스하게 진행중인 것인지 뭔지 잘 모르겠다.
이 와중에 임신 기간 내내 문제 없었던 혈압이 갑자기 170까지 높아지고 단백뇨까지 검출되어 임신중독증이 우려된다고 한다. 혈압이 높으면 자연분만시 임산부와 아이가 위험할 수 있으니 여유를 갖고 천천히 진행해보자고 하신다. 그러던 중 5시에 겨우겨우 자궁이 3cm 열려서 드디어 무통주사를 맞게된다. 원래는 맞으면 안되지만 혈압도 높고, 천천히 진행시킬거니 진통이라도 줄여보자며 맞은건데 다행히 혈압도 함께 내려갔다. 무통주사는 2시간 정도 효과가 있는데 보통은 한 번만 맞으니 4~5cm 열렸을 때 맞으면 두 세시간동안 자궁이 거의 다 열리는 정도의 속도로 진행되는거 아닐까싶다.
무통을 맞는 순간, 수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던 무통천국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의학의 발달에 감사함을 느꼈다. 그러나 약효가 떨어지는 시점의 진통을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났고 원장님께 물었더니 혈압 때문에 진행상태 봐서 또 주사를 맞을수도 있다고 해서 어느정도는 안심이 되었다.
진행이 안될까봐 걱정하였는데 두번째 주사를 맞던 오후 8시에는 5~6cm, 11시에는 8cm정도 진행되어 다행이다, 곧 끝나겠구나 하고 있었다. 그런데 새벽 1시 확인결과 여전히 8cm. 그때부터 멘붕이 시작되었나보다. 혈압도 다시 높아져 원장님은 수술도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고 하시고, 그런데 자궁근종 때문에 출혈이 많아질 수 있어 수술도 안전하지는 않다고 하셨다. 2시쯤 네번째 무통주사를 맞았으나 이때부터의 진통은 이전과 다른 양상을 띄어서 천국의 효과는 없었다. 나는 24시간을 거의 깨어 있었던 상태라 비몽사몽이었고, 폭풍이 휘몰아치는 내진과 스트라이핑을 거쳐 5시가 되었다.
힘든 중에도 긍정이가 잘 견뎌주어 아래쪽으로 많이 내려온 상태였고, 덕분에 힘주기? 밀어내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시작할 때에는 힘을 어떻게 줘야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다고 간호사가 칭찬해서 그렇게 힘든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지 몰랐다. 진통과는 비교할 수 없는 힘주기의 고통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부분도 개인차가 클 것이다. 두 번 힘주고 낳았다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것을 보면. ㅜㅜ
한시간동안 엄청 용을 썼나보다. 온 몸의 실핏줄들이 다 터지고, 허벅지 뒷쪽엔 멍이 들고, 팔은 아직까지도 아프고, 근육들은 다 풀렸다. 신랑도 뒤에서 받쳐주느라 엄청 고생하고. 간호사는 애기 위험해진다고 계속 겁주고. 하늘이 노래져야된다는데 두 번쯤 올려다본 분만실 천장은 여전히 제 색깔을 띄고 있고. 완전 망연자실해있는데 간호사의 한숨. 그리고 신랑의 "이제 됐나봐" 하는 목소리. 원장님이 들어오고 두 번 정도 힘을 더 준 후, 긍정이가 나왔다. 이후의 과정들은 후기에서 본 것처럼 생 살을 절개하고 꿰매는데도 아픈 줄도 모를만큼 앞의 고통이 컸다. 지금 생각해도 몸서리쳐지는데 어떻게 다들 그걸 잊고 또 하는건지.
그렇게 만난 긍정이. 37주 3일만에, 겨우 정상분만으로 태어났는데 3.24kg으로 잘 커주어 고맙고. 양수가 먼저 터진 좋지 않은 상황, 진통이 길어 힘든 상황이었는데도 잘 견뎌주어 고맙고.
2014년 2월 25일 오전 6시 41분. 그렇게 우린 동지가 되었고, 긍정이의 엄마 아빠가 되었다.
휴. 이렇게 3월을 맞이하게 되다니.
지난 2월 25일 긍정이가 세상으로 나왔다.
출산이라는 것이 어찌나 개인차가 큰지 겪어보기 전에는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기 어렵다. 원래 우리보다 예정일이 일주일 빨랐던 신랑 친구네 커플은 7시부터 유도 시작해서 그 날 오후 2시에 낳았다고 하니 어쩐지 억울하기까지 하다. 나의 힘들었던 24일과 25일의 과정을 남겨본다.
24일 새벽 두시쯤 잠이 깬 후 계속 잠 못 이루고 있던 중이었다. 세시쯤 됐으려나. 분비물이 좀 많이 나오는 것 같아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그러려니 했는데 양이 점점 많아져서 혹시 양수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 그러나 남들이 얘기하던 락스냄새가 나지 않아서 아닌가보다하고 다시 누웠다. 계속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신랑을 깨우고 병원에 전화해본 것이 5시. 한시간동안 더 관찰해보기로 하고 6시에 다시 통화 후 병원으로 가기로 했다. 한 번 예상치 못한 입원의 경험이 있었던 터라 샤워하고 출산가방 점검하고 아침먹고 9시에 병원으로.
확인 결과 양수가 새는 것이 맞았고, 자궁은 1cm만 열려 있는 상태라 내일까지 지켜보자고 했다. 사람에 따라 양수 파열 후 바로 진통 걸리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으니 25일 오전까지 진통이 없으면 유도하기로 했는데 입원해서 10시부터 바로 촉진제를 맞게 되었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는데. 11시가 넘으면서부터는 진통이 슬슬 시작되었다.
약기운이 잘 받는 것인지 오후 들어서는 진통이 꽤나 심해졌는데 자궁이 안 열려서 할 수 있는게 없다. 최소한 4~5cm는 열려야 무통주사를 맞을 수 있다고 하는데 진행이 너무 느리다. 촉진제를 끊어보아도 진통은 이미 걸린 상태라 고통은 계속된다. 난 진통의 강도가 자궁 열리는 것과 비례하는건줄 알았는데 자궁이 안열려도 진통은 심하더라. 양수가 먼저 터지는 바람에 모든 것이 언밸런스하게 진행중인 것인지 뭔지 잘 모르겠다.
이 와중에 임신 기간 내내 문제 없었던 혈압이 갑자기 170까지 높아지고 단백뇨까지 검출되어 임신중독증이 우려된다고 한다. 혈압이 높으면 자연분만시 임산부와 아이가 위험할 수 있으니 여유를 갖고 천천히 진행해보자고 하신다. 그러던 중 5시에 겨우겨우 자궁이 3cm 열려서 드디어 무통주사를 맞게된다. 원래는 맞으면 안되지만 혈압도 높고, 천천히 진행시킬거니 진통이라도 줄여보자며 맞은건데 다행히 혈압도 함께 내려갔다. 무통주사는 2시간 정도 효과가 있는데 보통은 한 번만 맞으니 4~5cm 열렸을 때 맞으면 두 세시간동안 자궁이 거의 다 열리는 정도의 속도로 진행되는거 아닐까싶다.
무통을 맞는 순간, 수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던 무통천국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의학의 발달에 감사함을 느꼈다. 그러나 약효가 떨어지는 시점의 진통을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났고 원장님께 물었더니 혈압 때문에 진행상태 봐서 또 주사를 맞을수도 있다고 해서 어느정도는 안심이 되었다.
진행이 안될까봐 걱정하였는데 두번째 주사를 맞던 오후 8시에는 5~6cm, 11시에는 8cm정도 진행되어 다행이다, 곧 끝나겠구나 하고 있었다. 그런데 새벽 1시 확인결과 여전히 8cm. 그때부터 멘붕이 시작되었나보다. 혈압도 다시 높아져 원장님은 수술도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고 하시고, 그런데 자궁근종 때문에 출혈이 많아질 수 있어 수술도 안전하지는 않다고 하셨다. 2시쯤 네번째 무통주사를 맞았으나 이때부터의 진통은 이전과 다른 양상을 띄어서 천국의 효과는 없었다. 나는 24시간을 거의 깨어 있었던 상태라 비몽사몽이었고, 폭풍이 휘몰아치는 내진과 스트라이핑을 거쳐 5시가 되었다.
힘든 중에도 긍정이가 잘 견뎌주어 아래쪽으로 많이 내려온 상태였고, 덕분에 힘주기? 밀어내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시작할 때에는 힘을 어떻게 줘야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다고 간호사가 칭찬해서 그렇게 힘든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지 몰랐다. 진통과는 비교할 수 없는 힘주기의 고통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부분도 개인차가 클 것이다. 두 번 힘주고 낳았다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것을 보면. ㅜㅜ
한시간동안 엄청 용을 썼나보다. 온 몸의 실핏줄들이 다 터지고, 허벅지 뒷쪽엔 멍이 들고, 팔은 아직까지도 아프고, 근육들은 다 풀렸다. 신랑도 뒤에서 받쳐주느라 엄청 고생하고. 간호사는 애기 위험해진다고 계속 겁주고. 하늘이 노래져야된다는데 두 번쯤 올려다본 분만실 천장은 여전히 제 색깔을 띄고 있고. 완전 망연자실해있는데 간호사의 한숨. 그리고 신랑의 "이제 됐나봐" 하는 목소리. 원장님이 들어오고 두 번 정도 힘을 더 준 후, 긍정이가 나왔다. 이후의 과정들은 후기에서 본 것처럼 생 살을 절개하고 꿰매는데도 아픈 줄도 모를만큼 앞의 고통이 컸다. 지금 생각해도 몸서리쳐지는데 어떻게 다들 그걸 잊고 또 하는건지.
그렇게 만난 긍정이. 37주 3일만에, 겨우 정상분만으로 태어났는데 3.24kg으로 잘 커주어 고맙고. 양수가 먼저 터진 좋지 않은 상황, 진통이 길어 힘든 상황이었는데도 잘 견뎌주어 고맙고.
2014년 2월 25일 오전 6시 41분. 그렇게 우린 동지가 되었고, 긍정이의 엄마 아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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