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30일 수요일

막 엄마가 되려는 당신에게


작가가 글 쓰고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 그녀의 일상이 크게 와닿거나 한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몇 가지 느낀 바는, 나도 노산이란 말을 하지 말아야겠단 것. 
아이를 낳으면 당분간 공연장도, 전시장도 찾을 수 없을 것 같아 우울했는데 전시회는 갓난 아이와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2013년 10월 28일 월요일

피카소전

왜 제목이 고향으로부터의 방문인가 했더니 피카소가 태어난 말라가에 있는 피카소 재단에서 큐레이션 한 전시였다. 그래서인지 전시 구성도 짜임새 있고 작품도 매우 많다.
피카소가 워낙에 오래 살아서 시대별로 그의 작품 스타일의 변화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이 아저씨 너무 일찍부터 입체파 화풍이 굳어져버렸다. 주로 스케치, 판화 등이 많은데 입체파의 스케치와 판화라니 썩 재미있지는 않지만 그의 다양한 활동들을 함께 볼 수 있다. 일찍이 인기 화가가 되어 대중의 사랑을 받고 부를 축적한데다 오래 살기까지 했으니 해보고 싶은 것은 다 해볼 수 있었을테지. 그림 뿐만 아니라 도자기도 만들고, 책의 삽화, 본인이 직접 글을 쓰기까지 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세잔을 좋아해서 세잔이 살았던 지역의 산과 성을 사버리고 노후를 보냈다니 돈이 있고 볼 일이다. 그리고 평화의 상징 비둘기가 피카소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울긋불긋한 예당을 기대했지만 올해는 단풍이 늦은 듯. 다음번 예술의 전당을 찾을 때는 겨울이겠구나.
~11.24 예술의 전당.

마더쇼크


EBS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엮은 책. EBS가 좋은 컨텐츠를 참 많이 제공해주는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의 시작은 모든 엄마들은 모성을 갖고 있는가? 라는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누구나 갖고 있는 로망이자 두려움, 좋은 엄마. 나도 내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어려서부터 편애가 심하고 좋은 사람만 좋고, 싫은 사람은 한없이 싫은데 내 아이가 하는 짓이 싫으면 어떡하나, 애가 멍청하다면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나, 남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내 아이에게는 다르다는 것이 내게도 적용될 것인가 하는 걱정이 있다. 내가 아이가 맘에 안들면 냉정하게 대할까봐 두려움이 있다. 그런 두려움을 모두가 갖고 있었나보다. 이 책을 통해 위안삼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
우리 몸의 신비는 어디까지인지, 아이를 가지면 아이를 잘 돌볼 수 있는 신경들이 발달할 수 있도록 뇌가 작동한다고 한다. 뇌를 촬영해보면 임신 6개월부터 출산 후 6개월까지 뇌의 특정 부분이 커지는데, 복잡성, 유연성과 관련된 영역이 커지고 사고, 판단, 인지와 관계된 영역이 작아진다고 한다. 복잡성과 유연성에 관련된 영역이 커진다는 것은 신생아를 돌보는 능력이 더 잘 발휘되도록 뇌가 일시적으로 변하는 것이라는데, 그렇다면 모성도 뇌의 작동으로 자연스레 생기는 것인가? 
그런데 그 모성이라는 것이, 한국 엄마들의 모성이라는 것이 다소 왜곡되어 있다. 한국 엄마들은 건강하고 바른 아이로 잘 키우는 것 뿐만 아니라 아이의 성공까지 엄마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로 인해 아이에게 참견하고, 간섭하고, 내가 원하는대로 되지 않으며 다그치고. 그것이 모성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실험을 통해보면 외국의 엄마들은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반면, 한국의 엄마들은 반칙을 써서라도 정답을 맞출 수 있도록 도와준다. 외국의 엄마들은 타인과의 비교보다는 절대적인 성공에 반응하지만 한국의 엄마들은 남과 비교해서 어느 정도 더 성공했는지에 반응한다. 모성이라는 것도 사회적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겠지만 엄마가 모든 것을 다 해내길 바라는 한국 사회에서 형성된 모성이라는 것, 좀 무섭기까지하다.
모성이란 이름으로 엄마에게 너무나 많은 짐이 지워지고 있는 것 같다. 엄마이기 이전에 한 인격체로서 존중받아야 하는데, 아이에게 모든 것이 집중되다보니 자존감도 낮아지고 엄마가 행복하지 않으니 아이에게도 그 감정이 전달될테지. 많은 엄마들이 어릴 적 엄마에게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해 상처를 받았고, 아이에게 잘못할때마다 엄마가 나에게 잘못된 모성을 유전시켜 그런 것이 아닌지 자책하고 괴로워하고 있었다. 새삼 엄마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2013년 10월 24일 목요일

사소하지만 감격스러운.


다음주 테스트로 인해 이번 주말 이틀 다 출근해야 할 것 같아 우울했다. 쌀쌀해진 날씨에 늦기 전에 서울의 가을을 즐기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지나는 말로 신랑에게 툭 던진 한마디, 나 단풍놀이 가고싶어. 근데 주말에 출근해야해.
다음날 아침에 일정 체크하다보니 신랑이 주말에 단풍놀이 일정을 등록해놓았다. 그것도 오전 8시에. 나의 말을 다 들어주려고 노력하는 신랑의 마음씀에 감격했고, 요즘 아침마다 나 회사 데려다준다고 피곤할텐데 주말임에도 8시에 일정을 잡다니, 출근하더라도 단풍놀이는 같이 가준다는 것이니 그 또한 감격스러운 일이다. 
주위에 온통 감기 바이러스 투성이라 사무실에 앉아있으면 눈두덩이에 열이 오르고 코가 찡찡하다. 어제 감기 걸릴 것 같다고 투정을 부렸더니 밤새 뒤척이는 내 이마를 계속 체크해준다. 
항상 고맙지만 요즘은 그 마음씀이 더 고마운 우리 신랑.

2013년 10월 22일 화요일

지젤


국립극장에서 국립무용단의 춤,춘향과 국립발레단의 지젤을 교차상영하고 있다. 참고로 지젤은 오늘이 마지막 공연. 오늘 남자캐스팅의 부상으로 김기완이 올라가는데 또 보고싶기는 하지만 참아야지. ㅜㅜ
내가 사랑하는 커플 이은원, 김기완은 지난 금요일 공연이어서 평일이지만 무리해서 출동.

아 정말 얼마나 감동적인지.
김기완의 점프는 볼 때마다 감동이다. 점프할 때 높이 자체도 우월한 것 같은데 키가 크고 비율이 좋아서인지 무대를 압도한다. 회전할 때 땀방울이 흩날리는데 우와, 어찌나 멋지던지 깜짝 놀랐다. 점프 동작 후 윌리들 사이에 쓰러져서 거칠게 숨을 내몰아쉴때는 또 어찌나 안쓰러운지 완전 몰입해서 보았다.
아름다운 이은원은 수줍고 사랑스러운 지젤 역할엔 정말 딱이다. 그녀 자체가 그냥 지젤인 것 같다. 그런데 미친 지젤은 박슬기가 좀 더 인상적이었던듯 해서 이은원이 연기하는데 박슬기가 계속 떠오르긴 했지만 나폴나폴 춤추며 보는 이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데는 이은원이 최고.
마지막 장면에선 눈물이 날뻔했다. 헤어지는 장면이 얼마나 절절한지, 마지막 알브레히트의 표정은 또 얼마나 슬픈지. 춤도, 연기도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는 두 사람. 정말 좋다.

이번 공연은 국립극장 남산 이전 40년 기념 공연이었는데 예전에 뮤지컬 한 번 보고 오랜만에 왔더니 참으로 별로였다. 우선 식당이 최악. 평소에 손님이 많지 않아 주방에서 공연이 있는 날 손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편의점에서 파는 2천원짜리 수준의 샌드위치를 5천원에 팔지를 않나. 서버는 최악의 표정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공연장도 경사가 거의 없어서 앞사람 머리가 매우 거슬렸다. 쌍안경으로 보다보면 바로 앞의 머리 때문에 시커멓고 커다란 것이 계속 휙휙 지나가니 어찌나 불편하던지. 
식당에 자리가 없어서 최태지단장 옆자리에 앉아서 먹었는데 지난 주 롤랑프티 공연 무대가 참 멋졌다고 말해주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 공연보고 나오는데도 마주쳤는데 인사할뻔. 

리골레토


올해는 베르디 탄생 200주년 기념으로 오페라 공연이 많다.
아주버님이 좋은 자리 구해주셔서 다녀왔는데 너무 자버리는 바람에 봤다고 해야할지, 못봤다고 해야할지..ㅜㅜ
그래도 긍정이가 잘 들었겠지~위안 삼으며 기록만 남긴다.
2013.10.15. 예술의 전당

2013년 10월 17일 목요일

추억팔이


싸이월드가 추억팔이에 나섰다. 예전에 싸이질 열심히 했던 사람들은 그 사진과 추억이 아까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나도 그 중에 하나라 블로그를 시작하며 엄청 고민했었지.

싸이월드는 내가 과거 오늘 날짜에 등록한 사진이며 게시물들을 보여주는데 그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늘은 3년 전 예술의 전당에서 찍은 사진 4장이 올라왔는데, 감나무가 주렁주렁, 단풍이 들기 시작한 파란 가을날, 김정원의 공연과 사라문의 전시. 아, 그때 그랬었지.

사진을 보니 폴라티를 입고 있는 것이, 3년 전 이맘때도 날씨가 쌀쌀한 편이었나보다. 그리고 사진이 축소된 사이즈라 그런지 나 왤케 풋풋해보이는지 원. 오늘이 지나면 어제의 나는 또 그만큼 풋풋하게 느껴질테지. 힘들다고 기운빠져 있지 말고 오늘은 남아있는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니 마음만이라도 즐겁게 가져보자는 영혼 없는 다짐.

2013년 10월 16일 수요일

반얀트리 선데이 브런치


10월 초에 휴일이 두번이나 있어서 페이스북 타임라인엔 연차내고 여행 떠난 사람들의 사진으로 도배도배. 그러나 연차는 언감생심, 몇 주째 주 6일 근무 중인 터라, 앞으로도 한두달은 주 6일 인생인 터라, 쉬는 일요일 나에게 주는 보상으로 반얀트리에 브런치 먹으러 다녀왔다.
먹을거에 큰 욕심 없는 나로서는 특별히 엄청 맛있다는 생각은 안 들었지만 날씨 좋은 가을날, 좋은 뷰를 바라보며 기분 전환하기는 괜찮았다.
예전 호주 여행 다녀와서 너무나 좋았던 그때를 떠올리며 한 달에 한번쯤은 여행 온 기분내며 맛있는거 먹어보자고 했었는데 딱 한 번 비손에 가서 분위기 내고 끝. 생각해보면 특별한 곳에 가서 분위기 낼 필요 없이 밥 먹으면서 와인 한 잔, 맥주 한 잔만 마셔도(특히 낮에) 좋은데 뭐 힘들다고 그걸 못하다니. 여행 다녀온 직후에나 생각나서 할까 평소엔 참 일상에 찌들어있다 싶다.
감히 먹어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비싼 가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밥 한끼 가격으로 보면 절대 만만한 가격이 아닌데 우울한 와이프 기분 전환을 위해, 내가 하고 싶은건 언제나 흔쾌히 오케이 해주는 신랑한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2013년 10월 14일 월요일

롤랑 프티의 밤


20세기의 유명한 발레 안무가라는 롤랑 프티의 작품 중 '아를의 여인', '젊은이와 죽음', '카르멘', 세 작품을 엮어 공연하였다. 현대 발레이다보니 이제 겨우 익숙해진 발레 형식들은 하나도 나오지 않아 조금 서운하긴 했지만 현대 발레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내가 좋아라하는 이은원은 여전히 나풀나풀 이뻤고~ 좀 더 이쁜 의상에 우아한 동작들을 많이 볼 수 있었음 좋았겠지만 아쉬움은 지젤을 통해 달래겠소! 그리고 김용걸의 무대는 정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라 바야데르때는 눈여겨 보지 않았는데 역시나 내공이 남다른 듯. 이 와중에 나는 또 다른 캐스팅이었던 김기완이 김용걸을 보면서 얼마나 많이 배웠을까 생각하며 흐뭇해하고 있었으니 이 팬심을 어찌할꼬. 
공연이 전반적으로 뮤지컬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짧은 공연 시간에도 불구하고 화려하고 공들여 꾸며진 무대장치, 역동적인 움직임이 경쾌하게 느껴지는 공연이었다. 
참, 엄청난 사족이지만 롤랑 프티의 어머니는 플랫슈즈로 유명한 repetto의 창업자 Repetto라고. 발레와 매우 인연이 깊은 집안~

2013년 10월 12일 토요일

똑똑한 여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일 잘하는 여자가 무능한 남자들에게 번번이 밀려나는 이유란 제목부터 부제까지 꽤나 자극적인, 스스로를 알파맨이라 칭하는 남자가 쓴 책으로, 남자들이 직장에서 여자들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쓴 것이다. 주변에 알파맨으로 느껴지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지은이가 여자들을 대하는 태도, 무너뜨리기 위해 하는 행동들에 대해서는 크게 와닿지가 않았다. 그러나 내가 해당되지 않는다고 그의 이야기들에 발끈할 수 없는 것은 책에서 사례로 드는 건들을 충분히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유리 천장을 만든 것은 남자들이지만 그것을 방치해온 것은 여자들이란 말은 참 할 말 없게 만든다.
이 책은 직장 처세에 대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와 같은 느낌의 책이라고 마케팅되고 있어, 회사에서 정말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남자들의 행동과 속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으려나 기대했는데 특별히 그렇지도 않다. 다만 여자는 과정지향적이고 남자는 결과지향적이어서 여자들이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남자들은 변명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회의에 늦은 상황에 대해서 여자들은 ‘설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여 구구절절, 조목조목 얘기하는데 이럴때 남자들이 듣고 싶은 것은 늦은 이유가 아니라, 다음에는 이러한 일이 없겠다는 차선책 제시, 그리고 무슨 일이 있을 경우 어떻게 하겠다는 다짐같은 말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나도 불필요한 말들을 길게 하는 경향이 있는데 주의를 해야겠다.
누군가의 리뷰에서 여자들도 읽어볼만하지만 자기가 알파맨인줄 착각하는 못난이 남자들도 읽어봐야 한다고 하던데 어느 정도 동감.

2013년 10월 11일 금요일

SBS 스페셜 산후조리 100일의 기적


매일 야근에 제대로 쉬지도 못해 책 읽으며 태교나 할까 싶어 책을 몇 권 빌렸는데 뇌태교동화라는 책은 도저히 읽을 수가 없어서 덮어버렸다. 미안해 긍정아.
이 책은 산후조리라는 것이 정말 필요한지, 산후통이라는 것이 정말 존재하는지에 대해 방송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산후통이려니, 어차피 고칠 수 없는 병이려니 하고 평생 고통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이를 낳고난 후에는 아이를 돌보느라 자신의 몸에 대해서는 제대로 살피지 못해 제때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산후통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모아 정밀검사를 해보니, 갑상선 이상이나 교감신경 이상 등 치료나 수술을 통해 나을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인간의 몸은 3개월이 지나면 정상으로 회복하기 때문에 이후에도 관절이 쑤시고, 피곤하고, 회복이 안된다면 꼭 병원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은 남편도 산후우울증을 앓는다는 것. 생각해보면 그럴것도 같은데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다. 아이를 맞이하는 것은 엄마만의 일이 아니니 당연히 아빠도 힘들고, 부담되기도 하고, 피곤할텐데 엄마만 안쓰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남편은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아이에게만 쏟아지는 아내의 관심, 그리고 아내의 산후우울증 때문에 산후우울증을 앓게 될 수 있다고 한다. 이건 꼭 유념해두고 대화를 통해 잘 풀어나가야지 싶다.
서양의 산모들은 출산 후 바로 샤워하고 걸어나간다며 한국의 산모들이 마치 유난을 떠는듯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재미있는 것은 북미와 유럽지역을 제외하고는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 등지의 산모들 역시 우리와 비슷하게 산후조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 40일에서 100일 정도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되도록이면 외출을 자제하며 조리하는 것이 참으로 비슷하다. 서양인과 동양인의 골반의 형태가 완전히 다르게 생기긴 했더라. 
아무것도 모른채 막연히 불안해하고 걱정하고 무서워하는 것 보다는 얕은 지식이라도 알게 되는게 생기니까 좀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내 몸은 내가 잘 챙겨야지.

2013년 10월 9일 수요일

Blue Elisha

작년 기록을 보면 센터원에서 하는 전시회도 틈틈이 가고,
회사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전시와 공연들에서 작은 즐거움을 느끼고,
다 가까운 곳이긴 하지만 제주, 부산, 마카오, 홍콩, 대만, 상해, 여행도 많이 갔고,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접하기도 했다.

올해는 여의도 개발실에 틀어박힌지 벌써 9개월째, 기약이 없다.
회사 주변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보고 싶지만 쉽지 않다. 
11월로 예정된 오픈 시점은 다시 연기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올해 나의 여행은 휴가도 못쓰고 끝나는건가. 급 우울해지기 시작.

매일 야근하고 휴일에 나와본들 
내가 더 많이, 내가 더 열심히 한다고 해서 프로젝트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니 
흥도 안나고 더 진빠진다. 
그래도 이번 주와 다음주에 걸친 발레 공연 볼 생각하며 기운내야지.

2013년 10월 7일 월요일

노을공원 캠핑장

신랑 친구들과 처음 가본 노을공원 캠핑장.여기 꽤나 괜찮은 곳이다.
다른 캠핑장에 가 본 적이 있는 건 아니지만, 여기저기 영상에서는 텐트가 빡빡하게 쳐져있는 모습을 많이 보았는데 이 곳은 밀도가 매우 낮다. 예약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 일단 신청이 되면 텐트 칠 공간, 거기에 더하여 돗자리를 펼쳐놓을 공간, 식사할 공간, 바베큐할 공간, 그리고도 약간의 공간이 남는다.
나는 출근을 한 터라 이미 어둑해진 뒤에 도착해서 노을 지는 모습이나 노을공원의 환경을 다 만끽하지는 못했지만 날씨 좋은 날, 해가 긴 날 오면 참 좋을듯.
노을공원 캠핑장이 있는 까페에서는 한강 전망이 눈에 들어온다. 돌아오는 길에 한강 야경을 바라보며 한참 서있었는데, 이 좋은 조건을 가지고, 큰 강이 도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이 훌륭한 조건을 가지고 이토록 보잘것 없는 스카이라인과 야경이라니 참 아쉽다.
잠깐 찾아보니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이 몇 개 더 있나보다. 난지캠핑장은 들어봤는데 다른 곳들도 쬐끔 궁금하기도 하고~ 

2013년 10월 2일 수요일

벌써 10월

2013년이 3개월 남았다.
오늘 날씨도 좋고, 휴일에 출근하다보니 한적한 여의도길이 참 좋다.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은행냄새, 슬슬 물들어가기 시작하는 은행잎.
먹고 싶은 건 없는데 가고싶은덴 많다.
당장 가고 싶은 곳은 학교, 서울숲, 가로수길.
프로젝트 끝나고 가고 싶은 곳은 방콕, 홍콩, 제주.
올 가을 프로젝트에 저당잡혀 야근에, 주말/휴일 근무에, 어디 가 볼 여유나 있으려나 모르겠다. 이렇게 나의 36살 가을이 저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