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정리를 하다가 발견한 나의 20대의 흔적들.
평상시엔 수업 시간표에 맞춘 계획표를. 시험때엔 하루를 삼등분한 계획표를.
대학원 가서도 계획 세워가며 살았던 흔적을 보니 참 빡빡하게 살았다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오랫동안, 열심히 살지 않은 나를 자책했었다. 스스로 만든 컴플렉스인걸 알지만 극복하지 못한 채 남 탓을 하고, 그들과 나는 다르지 않다고 애써 자위하고, 그들의 현재를 깎아내리기도 했었다. 나의 이런 못났던 모습을 인지하고 인정하게 된 것도 아주 최근의 일이다.
어느 날 갑자기 극복된 것은 아닐테지만 지금은 상당부분 극복한 것 같다. 내 자신에게 좀 더 관대해지면서부터, 나를 좀 더 아끼기 시작하면서부터 나아지기 시작한 것 같다. 스스로를 기특해 하기도 하고 감탄해주기도 하면서 자심감을 찾게 된 것 같다.
지금의 나는 20대의 나와 많이 다르지만 20대의 내가 살아온 흔적 덕분에 지금의 나가 되었다.
20대의 청춘이 가끔 생각나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다. 그 시절, 열심히 살았고 충분히 치열했다.
이제 현재를 즐길만한 충분한 자격이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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