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5일 수요일
Wicked
내 인생 최고의 뮤지컬.
보려고 마음 먹은 건 2007년이었다. 하필이면 그 주간에 작가 파업이 시작되어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에서 단 한편의 뮤지컬도 보지 못한 채 눈물을 머금고 돌아왔다. 2009년에는 다른 일정에 밀려서 로터리 당첨되면 보고 아니면 말자는 의사결정을 내렸더랬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 한듯, 영어도 안되는데 봤으면 감동이 반감될 듯)
그리고 2012년 호주 공연팀이 한국에 왔다.
6월 초에 후배랑 보고 너무 좋아서 신랑이랑 한 번 더 관람.
내용은 오즈의 마법사 외전이랄까. 모두가 아는 고전을 바탕으로 어쩜 이런 소재를 끌어냈는지 오즈의 마법사와의 연결고리도 전혀 억지스럽지 않다. 기발하고 훌륭하고 재미있다.
넘버는 내가 요즘 사랑하는 드라마 GLEE에도 소개됐던 Defying Gravity와 For Good이 가장 멋지긴 한데 이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이고 Popular, Wonderful 등 주옥같은 곡들이 많다. 익숙한 넘버가 없더라도 즐길 수 있다. (넘버 : 뮤지컬에서 삽입되는 곡들을 의미하는데 이 곡들은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라 극의 흐름을 이어가는 스토리이기 때문에 가사가 바뀌는 경우도 많고 제목도 많이 바뀌는 탓에 그냥 번호로 부르다보니 넘버라 불리우게 된듯하다.)
좌석은 첫번째 공연은 2층 7열에서. 무대가 50번 이상 바뀐다던가? 매우 화려하기 때문에 전체 무대와 흐름을 감상하기에 좋다. 1부 마지막 장면에서 엘파바가 날아오를 때 눈높이가 맞춰지고 매우 멋지다 생각했는데 1층에서 볼 때는 그 압도감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두번째 공연은 1층 3열에서. 아무래도 자막을 보기 불편하고 전체 무대를 한 눈에 볼 수 없긴 하다. 하지만 또 봐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 자체가 배우들의 표정연기가 너무나 궁금했었기 때문에 대만족. 평소에 외국인들 연기는 잘하는건지 못하는건지 잘 와닿지 않는다 생각했는데 표정을 보니 그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주연배우들은 정말 최고.
공연장은 최근에 생긴 블루스퀘어인데 전반적으로 열악하다. 뮤지컬의 감동을 공연장이 까먹는 부분이 있다. 감안하고 보시길.
함께 즐겨준 신랑에게 다시 한 번 무한감사.
아직 안보신 분들에겐 초초초강추!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2012.05.29 ~ 201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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