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27일 목요일
인상파의 고향, 노르망디
전시회 제목을 띄엄띄엄 보고는 인상파 전시회인줄 알았다. 나같은 착각을 하는 사람 또 없으려나? 주제는 노르망디이다. 우리는 뭐 노르망디 하면 노르망디 상륙작전밖에 모르지. 지도로 보니 노르망디 지역의 센 강을 따라 르아브르(모네가 태어난 곳인줄 알았는데, 그래서 내 포스팅 어딘가에 그렇게 적어놨었는데 모네는 파리에서 태어나 5살에 이주했다고 한다.), 트루빌, 루앙 등의 익숙한 이름이 보인다. 인상파 화가들이 그렸던 장소들이 바로 여기로구나, 그래서 인상파의 고향인거구나, 그간 글로만 배웠던 터라 위치조차 모르고 있었구나 싶다.
앙드레 말로 미술관 관장이 기획하고 30여 개의 미술관이 협력하여 준비된 전시회라고 하는데 노르망디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과 건축물을 볼 수 있다. 노르망디가 영국과 가까운 지역이라 프랑스 화가뿐만 아니라 영국 화가인 터너의 작품도 볼 수 있고, 인상주의 시대뿐만 아니라 낭만주의, 사실주의, 야수파 화가들의 작품까지 볼 수 있으니 꽤나 재미있다. 나는 이후에 앵그르에서 칸딘스키까지 전시도 함께 봐서 두 전시에 동시 등장하는 작가도 발견하는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문화사 함께 들었던 줄라이님을 만나는 우연까지!
이 전시에는 부댕의 작품이 많다. 부댕이 모네의 스승이었다는 단편적인 지식만 갖고 있었는데 19세기에 부댕은 꽤나 유명한 사람이었나보다. 라울 뒤피를 소개하면서 19세기를 대표하는 화가가 부댕이라면 20세기는 라울 뒤피가 대표한다나.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 미술사에는 몇 자에 그치다니 트렌드를 잘 따라서 살아생전 명성을 떨치는 것이 좋은 것인지, 변화를 꾀하여서 역사에 길이 남는 것이 좋은 것인지? 어쨌거나 부댕 미술관에서 온 작품들도 많고 하늘을 표현하는데 탁월했다고 하는 부댕 작품도 많이 보고 새로운 발견이었다.
로베르 팽숑과 라울 뒤피는 이번에 처음 알게된 화가들이다. 로베트 팽숑의 작품은 아주 인상깊게 보았는데 돌아서고 나니 그림만 머릿속에 맴돌고 화가가 기억 안나서 검색하는데 아주 애먹었다. 모네는 제자를 두지 않았다고 알려졌는데 로베르 팽숑에 대해서는 아주 극찬했다고 한다. 야수파의 영향도 받아 색감이 다양한데, 이 그림을 가까이에서 볼 때와 멀리서 볼 때의 느낌이 아주 다르다. 그러게, 큰 그림은 대각선 길이의 몇 배 뒤에서 봐야 제대로 감상하는거라고 하던데 그렇게 감상해야 했던 그림. 라울 뒤피는 색과 선이 개성이 넘친다. 다른 작품을 봐도 확실히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지금까지 못본걸까.
또하나 알게 된 것은 픽처레스크. 18세기 유행했던 그랑투어 덕분에 여행지의 풍경을 담은 픽처레스크화가 대중화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문화사에서 배운 것들과 새로운 지식이 일부 연결되니 좋긴 한데 아직 한참 멀었다. 예전에 듣고 배운 것들이 이제 거의 기억이 안나서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보는 풍경화들로 기분 전환이 되었다. 앵그르에서 칸딘스키까지보다 내 취향에는 더 맞는 전시였음~
예술의 전당. 2014.11.22~2015.2.15
문화가 있는 날 - 예술의 전당 아티스트 라운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예술의 전당에서는 오전 11시 IBM 챔버홀에서 열리는 아티스트 라운지 공연을 전석 만원에 판매한다. 쉬는 날 누릴 수 있는 호사는 뭐니뭐니해도 평일 낮 공연 관람. 한 때는 오케스트라가 있는 공연만 좋아했었는데 이제 실내악도 어느 정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아티스트 라운지 공연의 가장 좋은 점은 젊은 아티스트들의 연주를 부담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간혹 포착되는 그들간의 눈빛 교환이나 미소를 보면 이 연주를 준비하면서 그들끼리 얼마나 즐겁게 유쾌한 시간들을 보냈을까 싶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이 날은 이미연, 이정란, 이한나, 권혁주의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특이하게 트럼펫 협주곡도 들을 수 있었는데 첫 곡은 솔로, 두번째 곡은 듀엣이었다(듀엣은 부부가 함께 연주를~). 트럼펫이란 악기를 단독으로 연주하는 것을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텐데 연주자 입장에서도 그러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트럼펫의 역사와 소리나는 원리에 대한 설명도 해주고 첫 연주는 코넷이라는 솔로를 돋보이게 하는 악기로, 두번째 연주는 보통의 트럼펫과 피콜로 트럼펫으로 연주하였다. 아마 트럼펫 연주자 중 탑클래스일텐데 솔로를 할 때 기교가 넘쳐나는 스피디한 부분에서 실수가 있는듯했고, 트럼펫이 두 개가 되니 그 소리가 조화롭게 들리지가 않았다. 역시 금관악기는 힘든가보다 싶다가도 예전에 베를린필 브라스밴드를 생각해보면 그냥 클래스가 다른건가 싶기도 하고 뭔가 어려운 악기다.
후반에는 신수정 교수와 이미연 피아니스트의 네 개의 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가 있었는데 아주 즐거운 연주였다. 신수정 교수는 칠십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스위스 전통의상같은 드레스를 아주 깜찍하게 소화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다. 그간 봐오면서도 나이가 그렇게 많으신지 몰랐는데 여전히 연주활동을 활발히 하고 후학 양성에 힘쓰는 모습이 멋져보인다. 함께 연주한 이미연 피아니스트가 열살 때 신수정 교수 앞에서 처음 연주를 하면서 언젠가 함께 연주할 날이 올까 했었는데 바로 이 날 꿈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멋지다!
마지막으로 젊은 연주자들의 연주를 듣고 앵콜은 캐롤송으로 마무리했는데 그러고 보니 크리스마스가 이제 한달 남짓이다. 다음 달 아티스트 라운지는 마지막 주 수요일이 아니라 한 주 앞당겨서 12월 24일에 한다고 한다. 그 날 오후에 방사성 옥소 치료가 있는 날이라 어차피 연차를 낼 예정이었기에 덜컥 예매를 해버렸다. 누가, 무슨 연주를 하는지도 모르고. 어쩌면 조금 우울할지도 모르는 나의 크리스마스를 젊은 아티스트들이 위로해줄 수 있기를.
아티스트 라운지 공연의 가장 좋은 점은 젊은 아티스트들의 연주를 부담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간혹 포착되는 그들간의 눈빛 교환이나 미소를 보면 이 연주를 준비하면서 그들끼리 얼마나 즐겁게 유쾌한 시간들을 보냈을까 싶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이 날은 이미연, 이정란, 이한나, 권혁주의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특이하게 트럼펫 협주곡도 들을 수 있었는데 첫 곡은 솔로, 두번째 곡은 듀엣이었다(듀엣은 부부가 함께 연주를~). 트럼펫이란 악기를 단독으로 연주하는 것을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텐데 연주자 입장에서도 그러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트럼펫의 역사와 소리나는 원리에 대한 설명도 해주고 첫 연주는 코넷이라는 솔로를 돋보이게 하는 악기로, 두번째 연주는 보통의 트럼펫과 피콜로 트럼펫으로 연주하였다. 아마 트럼펫 연주자 중 탑클래스일텐데 솔로를 할 때 기교가 넘쳐나는 스피디한 부분에서 실수가 있는듯했고, 트럼펫이 두 개가 되니 그 소리가 조화롭게 들리지가 않았다. 역시 금관악기는 힘든가보다 싶다가도 예전에 베를린필 브라스밴드를 생각해보면 그냥 클래스가 다른건가 싶기도 하고 뭔가 어려운 악기다.
후반에는 신수정 교수와 이미연 피아니스트의 네 개의 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가 있었는데 아주 즐거운 연주였다. 신수정 교수는 칠십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스위스 전통의상같은 드레스를 아주 깜찍하게 소화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다. 그간 봐오면서도 나이가 그렇게 많으신지 몰랐는데 여전히 연주활동을 활발히 하고 후학 양성에 힘쓰는 모습이 멋져보인다. 함께 연주한 이미연 피아니스트가 열살 때 신수정 교수 앞에서 처음 연주를 하면서 언젠가 함께 연주할 날이 올까 했었는데 바로 이 날 꿈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멋지다!
마지막으로 젊은 연주자들의 연주를 듣고 앵콜은 캐롤송으로 마무리했는데 그러고 보니 크리스마스가 이제 한달 남짓이다. 다음 달 아티스트 라운지는 마지막 주 수요일이 아니라 한 주 앞당겨서 12월 24일에 한다고 한다. 그 날 오후에 방사성 옥소 치료가 있는 날이라 어차피 연차를 낼 예정이었기에 덜컥 예매를 해버렸다. 누가, 무슨 연주를 하는지도 모르고. 어쩌면 조금 우울할지도 모르는 나의 크리스마스를 젊은 아티스트들이 위로해줄 수 있기를.
2014년 11월 23일 일요일
입주 청소
화분도 미리 옮겨 놓을 겸, 바닥 공사 잘 되어 있는지 확인할 겸 토요일에 이사갈 집에 들렀다. 세상에, 집이 더러워도 너무 더러운 것이다. 왜 미리 입주 청소 생각을 못한 것일까. 하필이면 주말이라 홈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없어서 일요일 아침부터 청소하러 출동. 20년 된 집에도 살아봤으나 40년 된 집은 묵은때가 차원이 다르다. 주방 싱크대와 베란다는 한 번도 청소를 안 한 것일까, 오후에 방문한 주인아주머니도 집이 더러워서 할 말이 없으시단다.
11시 반부터 4시 반까지 쓸고 닦고, 선반마다 쌓인 먼지 닦아내고, 지저분한 벽지에 시트지도 붙이고 하다 보니 너무 힘들어 화장실은 손도 못댔다. 그래도 걸레를 몇 개씩이나 버려가며 여기저기 닦았더니 좀 깨끗해지긴 했다. 살면서 더 치우기로 하고 마무리하는데 다리가 후들후들 어질어질. 이사는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다.
그나저나 이열로 이중주차된 차들을 보니 살짝 심란하다. 복도식 아파트는 처음이라 여의도 칼바람을 잘 견딜 수 있을지도 살짝 걱정된다. 그나마 바닥 온돌공사를 해주어서 다행. 다음주부터 여의도 라이프가 어떻게 펼쳐지려나.
11시 반부터 4시 반까지 쓸고 닦고, 선반마다 쌓인 먼지 닦아내고, 지저분한 벽지에 시트지도 붙이고 하다 보니 너무 힘들어 화장실은 손도 못댔다. 그래도 걸레를 몇 개씩이나 버려가며 여기저기 닦았더니 좀 깨끗해지긴 했다. 살면서 더 치우기로 하고 마무리하는데 다리가 후들후들 어질어질. 이사는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다.
그나저나 이열로 이중주차된 차들을 보니 살짝 심란하다. 복도식 아파트는 처음이라 여의도 칼바람을 잘 견딜 수 있을지도 살짝 걱정된다. 그나마 바닥 온돌공사를 해주어서 다행. 다음주부터 여의도 라이프가 어떻게 펼쳐지려나.
행주산성 나들이
지난 주말 행주산성 나들이.
매표소가 오픈하는 9시에 모인 상하이 멤버들. 이번에도 어김없이 수지형의 가이드로 길을 나선다. 대첩문에서 쉼터까지 올라간 후 흙길을 따라 정상까지, 정상에서 행주산성 둘레길을 따라 내려오는 코스이다. 쉬엄쉬엄 사진도 찍어가며, 정상에선 투호던지기도 하면서 걷다보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났다. 난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좀 힘들었으나 정상적인 체력이라면 한시간여만에 쉽게 다녀올 수 있는 코스라고 한다.
행주산성 둘레길은 원래 군에서 관리하는 출입금지 구역이었으나 작년에 일반인에게도 개방되었다. 한강을 바라보며 숲길을 걷는 코스는 수지형이 자그마치 두 번이나 답사하고 개발한 코스인데 아래의 사진처럼 늦가을의 서울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가이드를 열심히 따라가고 있는 멤버들 뒷모습)
행주산성을 내려온 후 다시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짧은 메타세콰이어길이 나오는데 이 길도 아주 멋지다. 마지막 코스는 등산의 백미, 맛집탐방! 근처에 있는 향주라는 음식점에서 백숙과 장어구이를 먹고 후식으로 커피와 풍년제과 초코파이까지~ 등산부터 맛집까지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즐거웠던 시간.
그나저나 상하이 다녀온지 벌써 2년이라니, 다함께 또 여행가고싶다!
2014년 11월 20일 목요일
요녀석 보통이 아닐 것 같다
손자바보 엄마의 요녀석 보통이 아닐 것 같다는 증언들.
-소파 위에서 놀면서 머리를 등받이에 쿵쿵 들이받곤 하는데 소파는 폭신하니까 아픈줄 모르다가 화장실 문에 소파에서처럼 머리를 쿵 박았다고 한다. 당연히 아팠을테니 엥 울더니 그 이후로는 소파 외의 장소에서는 머리를 들이받지 않는다고 한다.
-안방에 책장이 있다. 기어다닐 때에는 가장 아랫단만 막아두면 되서 쿠션과 베개로 막아두었는데 잡고 일어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제어가 잘 안되었나보다. 그냥 잡고 일어서게 두었더니 책을 빼내려다 균형을 잃고 넘어졌나보다. 그 이후로는 책장 옆으로 가지 않는다고 한다.
-이제는 손 사용이 좀 능숙해져서 서랍도 열 수 있다고 한다. 책상 서랍을 열었다가 다시 닫으면서 손이 살짝 끼었나보다. 그 이후로는 서랍을 열지 않는다고 한다.
-거실 나무탁자에 부딪힐까봐 러닝홈으로 가드를 만들었는데 러닝홈 문을 열고 좁은 틈으로 탁자에 기어오른다. 나오려고 뒷걸음질을 치다가 머리를 쿵 부딪히더니 다음부터는 엉덩이부터 먼저 살포시 내려놓는다.
-요즘 식탐 폭발이라 엄마가 간식 갖고 오시면 집어 먹고 싶어서 난리라고 한다. 고구마를 삶아왔는데 역시나 손을 댔나보다. 살짝 뜨거웠는지 이후로는 고구마에 덤벼들지 않아서 엄마아빠의 편안한 간식타임이 이어졌다고.
들을 때에는 재미있었는데 쓰고 보니 별로네. 한 번 놀래면 다시 안하는걸 보니 영우는 조심성이 있으려나보다.
-소파 위에서 놀면서 머리를 등받이에 쿵쿵 들이받곤 하는데 소파는 폭신하니까 아픈줄 모르다가 화장실 문에 소파에서처럼 머리를 쿵 박았다고 한다. 당연히 아팠을테니 엥 울더니 그 이후로는 소파 외의 장소에서는 머리를 들이받지 않는다고 한다.
-안방에 책장이 있다. 기어다닐 때에는 가장 아랫단만 막아두면 되서 쿠션과 베개로 막아두었는데 잡고 일어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제어가 잘 안되었나보다. 그냥 잡고 일어서게 두었더니 책을 빼내려다 균형을 잃고 넘어졌나보다. 그 이후로는 책장 옆으로 가지 않는다고 한다.
-이제는 손 사용이 좀 능숙해져서 서랍도 열 수 있다고 한다. 책상 서랍을 열었다가 다시 닫으면서 손이 살짝 끼었나보다. 그 이후로는 서랍을 열지 않는다고 한다.
-거실 나무탁자에 부딪힐까봐 러닝홈으로 가드를 만들었는데 러닝홈 문을 열고 좁은 틈으로 탁자에 기어오른다. 나오려고 뒷걸음질을 치다가 머리를 쿵 부딪히더니 다음부터는 엉덩이부터 먼저 살포시 내려놓는다.
-요즘 식탐 폭발이라 엄마가 간식 갖고 오시면 집어 먹고 싶어서 난리라고 한다. 고구마를 삶아왔는데 역시나 손을 댔나보다. 살짝 뜨거웠는지 이후로는 고구마에 덤벼들지 않아서 엄마아빠의 편안한 간식타임이 이어졌다고.
들을 때에는 재미있었는데 쓰고 보니 별로네. 한 번 놀래면 다시 안하는걸 보니 영우는 조심성이 있으려나보다.
정리
어느덧 이사가 코앞이다. 짐을 많이 줄여야해서 많이 버려야 하는데 정리하기가 힘들다.
우선 한동안 입지 않은 옷들은 버리기로, 전공책을 드디어 버리기로, 아쉽지만 스노우보드도 버리기로. 이래저래 버릴 것들을 모아놓으니 한가득이다. 다행히 네이버 다사요 카페에서 수거해 주기로 했다. 지난 번 이사올때도 한 번 이용했었는데 버리러 가는 수고를 덜어주고 무게 달아서 약간의 현금도 주니 일석이조!
책상도 하나는 버릴거라 서랍을 정리하다보니 십년도 넘은 다이어리와 수첩, 편지들이 남아있다. 손때가 묻은 이런 품목은 정말 버리기가 힘들다. 그렇지만 과감히 다 버리기로 하고 들춰보니 한 때 대유행이었던 스티커사진이 다이어리에 가득 붙어있다. 그 당시에는 스티커사진 교환하는게 유행이었던터라 내 스티커사진 뿐만 아니라 친구의 친구들 사진도 많다. 색이 덜 바랜 몇 장은 찍어서 친구들에게 보내주었더니 다들 꺄아악~ 그때가 언제냐~
그때는 또 다이어리에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이나 엽서 등을 끼워두는게 유행이었나보다. 오랜만에 보는 김광석 사진, 지금의 나보다 훨씬 어린 시절의 김광석 사진이구나. 아련하다. 이렇게 오랜만에 추억팔이, 다 버리려니 좀 아쉽다.
우선 한동안 입지 않은 옷들은 버리기로, 전공책을 드디어 버리기로, 아쉽지만 스노우보드도 버리기로. 이래저래 버릴 것들을 모아놓으니 한가득이다. 다행히 네이버 다사요 카페에서 수거해 주기로 했다. 지난 번 이사올때도 한 번 이용했었는데 버리러 가는 수고를 덜어주고 무게 달아서 약간의 현금도 주니 일석이조!
책상도 하나는 버릴거라 서랍을 정리하다보니 십년도 넘은 다이어리와 수첩, 편지들이 남아있다. 손때가 묻은 이런 품목은 정말 버리기가 힘들다. 그렇지만 과감히 다 버리기로 하고 들춰보니 한 때 대유행이었던 스티커사진이 다이어리에 가득 붙어있다. 그 당시에는 스티커사진 교환하는게 유행이었던터라 내 스티커사진 뿐만 아니라 친구의 친구들 사진도 많다. 색이 덜 바랜 몇 장은 찍어서 친구들에게 보내주었더니 다들 꺄아악~ 그때가 언제냐~
그때는 또 다이어리에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이나 엽서 등을 끼워두는게 유행이었나보다. 오랜만에 보는 김광석 사진, 지금의 나보다 훨씬 어린 시절의 김광석 사진이구나. 아련하다. 이렇게 오랜만에 추억팔이, 다 버리려니 좀 아쉽다.
2014년 11월 19일 수요일
265일 카시트 앞보기
어린 아이들은 안전 때문에 카시트는 뒤보기로 해야한다. 아이들이 뒤집기를 한 이후로는 누워있는 것을 싫어해서 카시트에 누워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다 뒤를 보면서 가면 보이는 것도 별로 없으니 짜증도 많이 낸다. 한동안 카시트에 눕는것을 너무 싫어해서 카시트 눕히는게 큰 일이었는데 드디어 앞보기 가능한 카시트를 장착했다. 신랑 친구 아들도 카시트 눕기 너무 싫어하다가 앞보기 해주고 나니 차타는 것을 좋아했다고 하는데 영우도 이십여분 이동하는 동안 바깥 구경하느라 찍소리도 안하고 얌전하다.
카시트 잘 타고 있으니 어찌나 맘이 편한지 이렇게 태우고 다닐 생각에 신났는데 하필이면 바로 그 다음 날 카시트 안전에 대한 글을 읽었다. 미국에선 두 돌까지 유럽에선 네 돌까지 뒤보기를 한다고 한다. 뒤보기가 앞보기보다 충격이 1/3밖에 안된다고, 확실히 안전하다고 한다. 으으음, 어쩐다.
2014년 11월 13일 목요일
결혼 9주년 부산여행
병원에 있을 때 1인실에서 다인실로 옮기면서 차액으로 호텔팩하자고 했더랬다. 아무렴, 그게 훨씬 낫지! 내 마음을 안 것인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33주년 이벤트를 한다. 조식, 디저트, 해피아워에 온천, 사우나까지 가능한 패키지가 30만원 초반이다. 마침 결혼기념일도 있고 해서 예약~ 오션뷰, 오션테라스뷰가 있길래 크기 차이인줄 알고 오션뷰로 예약했더니 반쪽만 보인다. 그래도 이 정도면 만족~
서울에서 부산은 너무나 멀다. 도착하자마자 달달구리 디저트 잔뜩 쌓아두고 따뜻한 차 한 잔과 해운대 산책. 날씨도 좋고 노을지는 해변가도 좋고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도 좋다. 산책 후에 또 해피아워, 디저트에 비해 메뉴가 꽤 알차다. 와인과 맥주가 무제한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금주의 시간이 길어서인지 조금만 마셔도 취한다. 살짝 배를 채우고 저녁을 먹기 위해 달맞이길로 간다. 그래도 결혼기념일인데 맛집 검색이라도 할 걸 그랬다. 달맞이길 정상(?)의 레스토랑에서 먹었는데 낮이었더라면 뷰가 훌륭했을 것 같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음식도 짜서 많이 남겼다.
다음 날 라운지에서 조식을 먹는데, 별 것 아닌것 같지만 해운대를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나게 기분전환된다. 게다가 파라다이스의 노천온천인 씨메르는 정말 최고. 날씨도 적당히 선선해서 노천욕하기 딱 좋았던 것 같다. 수술한 지 얼마 안되서 나는 제대로 즐기지 못해 좀 아쉬웠지만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시간이었다. 사우나도 해운대를 보며 탕을 즐길 수 있는데 시설은 그냥 그런듯. 해운대 근처에 있는 호텔이 다 뷰가 좋긴 하겠지만 기대보다 훨씬훨씬 좋았던 파라다이스호텔이었다.
체크아웃하고 점심은 고옥이라는 나고야식 장어덮밥을 한다는 집에서 먹었다. 나고야식이라길래, 예전에 도쿄에서 먹은 장어덮밥보다 나고야에서 먹은 장어덮밥이 맛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선정한 메뉴였는데 나고야식은 먹는 방법이 특이하다. 장어덮밥이 나오면 4등분을 하여 한 번은 그냥 덮밥으로, 한 번은 와사비, 파, 김 등을 넣고 비빔밥으로, 한 번은 비빔밥에 찻물을 말아서, 그리고 마지막은 세 가지 중 가장 맛있었던 방법으로 먹으면 된다. 나는 원래 고기가 물에 담기는 것을 싫어하는데 의외로 찻물에 말아 먹는 것이 가장 맛있었다.
이렇게 부산에 머문 시간은 24시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겁게, 조금은 아쉽게, 다음을 기약하며 결혼기념 여행을 마무리했다. 다음에 영우랑 같이 올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한가득. 10주년에는 영우랑 어디를 가볼까 하는 생각 한가득.
261일 만세만세
부스터에 앉아서 튀밥을 먹다가 갑자기 팔을 번쩍 든다. 양쪽 팔을 번쩍, 만세하듯이 들어올린다. 다음 날 이유식 먹을 때에도 한쪽 팔을 번쩍 들고 흔들흔들 하더니 이어서 양쪽 팔을 들고 흔든다. 팔을 들 때 무심한듯 멍한 표정이 웃겨서 만세하는 모습이 더 재미있다. 무얼 하고 있는걸까? 이것도 발달 과정 중에 하나인건가? 동생들도 하루하루 하는 짓이 달라진다며 귀여워 죽는다. 하루이틀 하다가 없어지는 동작들도 있는데 만세는 얼마나 가려나, 다음엔 또 어떤 동작을 해서 즐겁게 해주려나~
260일 윗니도 났어요
주말에 아랫니 올라온걸 눈으로 확인하니 신기하던지, 혹시 윗니는 안났는지 유심히 살펴봤었는데 윗니는 아직 없었더랬다. 며칠 사이에 윗니가 나오기 시작했다. 영우 입 안을 들여다보는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동영상에 윗니가 살짝 포착되었다. 요즘 식탐 폭발 중인데 이가 나면 더 열심히 먹으려나~ 사과 갉아먹는 모습을 상상하니 귀엽군~ 이렇게 아들바보가 되는건가.
2014년 11월 12일 수요일
256일 3주만의 만남
수술하느라, 그리고 2주간은 몸조심하느라 대구에 못 갔다. 3주만에 만난 영우는 엄마를 알아보는건지 아닌건지?
동영상으로 매일 보긴 했지만 영우는 많이 컸다. 가장 눈에 띄는건 머리카락 길이, 이제 제법 길어져서 거뭇거뭇하다. 키가 실제로도 좀 커져서 점퍼루 높이를 높였다. 이제 기다가 앉았다가 다시 기는 동작 전환이 아주 자연스럽다. 잡고 일어선 후에 다시 바닥으로 내려오고 싶을 때에는 뒤를 돌아보는데, 받아줄 사람이 있으면 휙 쓰러지고 받아줄 사람이 없으면 지가 엉덩방아 찧으면서 앉는다. 이제 기는 속도가 엄청 빨라졌다. 식탁이나 의자, 쏘서나 점퍼루 아래로 기어들어가기도 하고 여기저기 쿵쿵 들이받고 다닌다.
영우가 쑥쑥 크고 있는터라 아직 안아주기가 부담스러워서 엄마구실을 제대로 못해주고 왔다. 빨리 회복해서 많이 안아줘야지.
2014년 11월 3일 월요일
갑상선암 투병(?)기
9월 23일 건강검진을 했다. 갑상선 초음파를 하던 중 작년보다 갯수가 하나 더 늘었고 크기도 커졌으니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작년에도 결절이 두 개 보이는데 크기가 작으니 지켜보자고 했었던 터였다. 조직검사를 할 때까지도 별로 걱정하지는 않았다. 갑상선 결절이야 워낙에 흔하고 대부분은 양성이니까. 그런데 이게 웬일, 악성이라는게 아닌가. 사실 악성이라는 전화를 받고도 그다지 실감나지 않았고 불안하지도 않았는데 막상 검진센터에서 조직검사 슬라이드와 진료의뢰서를 받으니 좀 심란해지기는 했다. 큰 병원 가서 조직검사를 한 번 더 해보고 확진하는줄 알았더니 진료의뢰서에 확정적으로 수술이 필요하다고 되어 있어서 심란해지기 시작한 것 같다.
동아리 선배의 도움을 받아서 10월 7일 세브란스 정웅윤 교수님께 진료를 보았고, 간단히 진료만 보는건줄 알았더니 수술에 필요한 여러가지 검사들을 다 받게 되었다. 이런 표현은 좀 그렇지만, 번호표를 뽑아서 착착 진행되는 것이 공장의 공정같았다. 이 날 수술날짜까지 잡게 되었고 로봇시술을 하기로 했다. 로봇시술을 선택하는 순간 700만원의 비용이 더 들어간다. 그렇지만 내 피부가 약한 켈로이드이기도 해서 흉터가 걱정되기도 하고, 눈에 보이는 곳에 상처가 있으면 수술 후에도 계속 스트레스 받을 것 같기도 하고, 정웅윤 교수님이 우리나라 갑상선암 로봇수술 창시자라고 하는데 어쩐지 더 안전할 것 같기도 해서 깊이 고민하지 않고 결정해버렸다.
10월 14일 다시 외래 방문을 해서 조직검사 판독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임파선에 전이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과 전절제를 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 예상했던 거지만 의사가 너무 무덤덤하게 이야기를 하면 어쩐지 더 걱정된다. 2개월 진단서를 끊어주어서 회사는 6주 병가를 내기로 했다. 복직하고 바로 일어난 일이라 크게 진행하던 일도 없었지만 병원을 다녀온 이후로는 아무것도 아닌 일도 손에 안잡혀서 차주부터 쉬기로 했다. 수술이 잘 되고 빨리 회복되어서 꿀같은 병가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철없는 생각도 드는걸 보니 한편으론 갑상선암이니 별 거 아니란 생각을 하고 있기도 했나보다.
10월 23일 수술하는 날이다. 당일 입원을 하고 두번째 순서를 기다렸다. 예정된 시간에 맞춰 수술실에서 데리러 왔다. 2시간밖에 안되는 간단한 수술이라지만 막상 수술실로 들어가니 기분이 이상하다. 지금은 생각이 안나는데 천장에 두려워말라 어쩌고 하는 성경구절이 써있고 마취 전에 기도를 해줘서 기분이 더 별로다. 수술은 제 시간에 잘 끝났고 회복실에서도 30분만에 나왔다. 매 과정마다 보호자에게 문자를 보내주는데 다 제 시간에 끝나는걸 보고 신랑도 수술 잘 됐구나 싶어 걱정이 덜 된 모양이다.
첫 날은 1인실에서 보냈다. 다인실이 부족해서 하루이틀 정도는 1인실에서 보낼 수 있으니 양해해달라고 했는데 1인실이 편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하룻밤에 45만원이라니 너무하다. 둘째날부터는 5인실에 있었는데 개인냉장고와 개인수납장도 충분히 있고 보호자 침대도 다른 병원보다는 편한것 같다. TV는 휴게실에서 볼 수 있게 해 놓은 것과 하늘정원, 각종 편의시설등은 매우 잘 되어 있었다. 요즘 병원들 다 그렇겠지만.
10월 26일 퇴원하고 10월 31일 외래 방문했다. 임파선에 아주 작은 암세포 두 개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필요하나 저용량으로 진행하면 될 것 같다고 한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도 예상은 했었고 고용량이었으면 더 힘들었을텐데 그래도 저용량이라니 다행이다. 요오드 치료시 씬지로이드를 끊는 것이 힘들다고 하는데 저용량인 경우는 타이로젠 주사를 맞으면 씬지로이드를 끊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전이가 많이 된게 아니라 비용도 크게 차이나지 않아서 그냥 덜 힘든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다.
12월 10일부터 저요오드 식이요법을 시작하고 12월 22일, 23일에 타이로젠 주사, 24일에 요오드 치료를 한다. 26일에 최종 검사를 하고 나면 끝.
지금까지 살면서 병원 다녀본 일이 거의 없었는데 올 해는 시작과 끝을 병원과 함께한다. 그래도 누구 말마따나 아플거면 마흔 전에 아프라고, 그나마 아직 젊어 회복도 빠른거 아니었나싶다. 그간 너무 건강에 무심했으니 좀 더 몸을 생각하라는 경고로 생각해야지. 여성들이 아이도 완벽하게 키워내고 일을 열심히 해서 사회적으로도 성공하면 기다리고 있는게 암이라는데, 나는 아직 아이도 한참 더 키워야하고 일도 더 해야하는데 너무 스트레스 받으며 살았나보다. 도나 닦으면서 쉬엄쉬엄 맘 편하게 살아야지.
동아리 선배의 도움을 받아서 10월 7일 세브란스 정웅윤 교수님께 진료를 보았고, 간단히 진료만 보는건줄 알았더니 수술에 필요한 여러가지 검사들을 다 받게 되었다. 이런 표현은 좀 그렇지만, 번호표를 뽑아서 착착 진행되는 것이 공장의 공정같았다. 이 날 수술날짜까지 잡게 되었고 로봇시술을 하기로 했다. 로봇시술을 선택하는 순간 700만원의 비용이 더 들어간다. 그렇지만 내 피부가 약한 켈로이드이기도 해서 흉터가 걱정되기도 하고, 눈에 보이는 곳에 상처가 있으면 수술 후에도 계속 스트레스 받을 것 같기도 하고, 정웅윤 교수님이 우리나라 갑상선암 로봇수술 창시자라고 하는데 어쩐지 더 안전할 것 같기도 해서 깊이 고민하지 않고 결정해버렸다.
10월 14일 다시 외래 방문을 해서 조직검사 판독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임파선에 전이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과 전절제를 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 예상했던 거지만 의사가 너무 무덤덤하게 이야기를 하면 어쩐지 더 걱정된다. 2개월 진단서를 끊어주어서 회사는 6주 병가를 내기로 했다. 복직하고 바로 일어난 일이라 크게 진행하던 일도 없었지만 병원을 다녀온 이후로는 아무것도 아닌 일도 손에 안잡혀서 차주부터 쉬기로 했다. 수술이 잘 되고 빨리 회복되어서 꿀같은 병가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철없는 생각도 드는걸 보니 한편으론 갑상선암이니 별 거 아니란 생각을 하고 있기도 했나보다.
10월 23일 수술하는 날이다. 당일 입원을 하고 두번째 순서를 기다렸다. 예정된 시간에 맞춰 수술실에서 데리러 왔다. 2시간밖에 안되는 간단한 수술이라지만 막상 수술실로 들어가니 기분이 이상하다. 지금은 생각이 안나는데 천장에 두려워말라 어쩌고 하는 성경구절이 써있고 마취 전에 기도를 해줘서 기분이 더 별로다. 수술은 제 시간에 잘 끝났고 회복실에서도 30분만에 나왔다. 매 과정마다 보호자에게 문자를 보내주는데 다 제 시간에 끝나는걸 보고 신랑도 수술 잘 됐구나 싶어 걱정이 덜 된 모양이다.
첫 날은 1인실에서 보냈다. 다인실이 부족해서 하루이틀 정도는 1인실에서 보낼 수 있으니 양해해달라고 했는데 1인실이 편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하룻밤에 45만원이라니 너무하다. 둘째날부터는 5인실에 있었는데 개인냉장고와 개인수납장도 충분히 있고 보호자 침대도 다른 병원보다는 편한것 같다. TV는 휴게실에서 볼 수 있게 해 놓은 것과 하늘정원, 각종 편의시설등은 매우 잘 되어 있었다. 요즘 병원들 다 그렇겠지만.
10월 26일 퇴원하고 10월 31일 외래 방문했다. 임파선에 아주 작은 암세포 두 개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필요하나 저용량으로 진행하면 될 것 같다고 한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도 예상은 했었고 고용량이었으면 더 힘들었을텐데 그래도 저용량이라니 다행이다. 요오드 치료시 씬지로이드를 끊는 것이 힘들다고 하는데 저용량인 경우는 타이로젠 주사를 맞으면 씬지로이드를 끊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전이가 많이 된게 아니라 비용도 크게 차이나지 않아서 그냥 덜 힘든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다.
12월 10일부터 저요오드 식이요법을 시작하고 12월 22일, 23일에 타이로젠 주사, 24일에 요오드 치료를 한다. 26일에 최종 검사를 하고 나면 끝.
지금까지 살면서 병원 다녀본 일이 거의 없었는데 올 해는 시작과 끝을 병원과 함께한다. 그래도 누구 말마따나 아플거면 마흔 전에 아프라고, 그나마 아직 젊어 회복도 빠른거 아니었나싶다. 그간 너무 건강에 무심했으니 좀 더 몸을 생각하라는 경고로 생각해야지. 여성들이 아이도 완벽하게 키워내고 일을 열심히 해서 사회적으로도 성공하면 기다리고 있는게 암이라는데, 나는 아직 아이도 한참 더 키워야하고 일도 더 해야하는데 너무 스트레스 받으며 살았나보다. 도나 닦으면서 쉬엄쉬엄 맘 편하게 살아야지.
2014년 11월 1일 토요일
북한산 둘레길 솔샘길
예전에 회사 산행에서 나에게 낙오의 충격을 안겨주었던 북한산. 이제 등산은 꿈도 꾸지 않고 둘레길 산책이나 하려고 살펴보았더니 둘레길이 21개나 된다. 그 중에서 집에서 가는 버스가 있고 난이도 하, 소요시간 1시간이 예상되는 솔샘길을 걸어보기로 한다.
110B를 타고 정릉대우아파트에서 하차했으나 어디로 가야 솔샘길이 나오는건지 모르겠다. 몇 번을 오르락 내리락하다가 결국 부동산 아저씨한테 물어보고 솔샘길로 들어가는 입구를 알아냈다. 가면서 다시 살펴보니 표지판과 둘레길 안내표식이 있기는 하던데, 북한산 둘레길은 주택이나 아파트 사이사이에 입구가 있어서 안내가 눈에 잘 띄지 않는 편이다. 솔샘길 입구에 들어서야 지역 인근과 솔샘길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지도가 나오는데 이 지도를 좀 더 눈에 잘 띄는데 붙여두었으면 좋았을텐데 싶다.
둘레길에 난이도 '하'이니 동네 산책길 같을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약 300m 가량은 경사가 있는 숲길이었다. 난이도 하도 소화 못하는 저질 체력이라니. 그렇지만 300m 이후부터 생태숲까지는 매우 수월한 길이었다. 오랜만에 숲길을 걸으니 초반에 좀 힘들었던 것도 용인될만큼 기분이 상콤하다. 홈페이지에 기재된 1시간은 다른 둘레길 코스와 연결하려면 시작점이 정릉주차장이 되는데 거기서부터 걸을 때의 기준이고,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따지면 왕복해야 1시간쯤 되는 것 같다. 쉬는 동안 또 와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110B를 타고 정릉대우아파트에서 하차했으나 어디로 가야 솔샘길이 나오는건지 모르겠다. 몇 번을 오르락 내리락하다가 결국 부동산 아저씨한테 물어보고 솔샘길로 들어가는 입구를 알아냈다. 가면서 다시 살펴보니 표지판과 둘레길 안내표식이 있기는 하던데, 북한산 둘레길은 주택이나 아파트 사이사이에 입구가 있어서 안내가 눈에 잘 띄지 않는 편이다. 솔샘길 입구에 들어서야 지역 인근과 솔샘길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지도가 나오는데 이 지도를 좀 더 눈에 잘 띄는데 붙여두었으면 좋았을텐데 싶다.
둘레길에 난이도 '하'이니 동네 산책길 같을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약 300m 가량은 경사가 있는 숲길이었다. 난이도 하도 소화 못하는 저질 체력이라니. 그렇지만 300m 이후부터 생태숲까지는 매우 수월한 길이었다. 오랜만에 숲길을 걸으니 초반에 좀 힘들었던 것도 용인될만큼 기분이 상콤하다. 홈페이지에 기재된 1시간은 다른 둘레길 코스와 연결하려면 시작점이 정릉주차장이 되는데 거기서부터 걸을 때의 기준이고,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따지면 왕복해야 1시간쯤 되는 것 같다. 쉬는 동안 또 와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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