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에 오래 있다보니 많이 들어봤던 건데 안읽어도 내용을 알듯한 책이어서 여태 안읽고 버티고 있다가 선배 사무실에 들렀다가 빌려온김에 봤다.
예상한대로 새로 알게된 내용은 별로 없었고, 한줄 요약 가능하겠다.
창의적인 일인 '개발'은 생산과는 다르기 때문에 사람을 관리해야 한다.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얘기. 어찌보면 건축이나 인테리어 책이라고 할만큼 환경에 큰 비중을 할애했다.
알았다. 동감이다.
2015년 3월 30일 월요일
이야기의 힘
EBS 다큐프라임의 내용이 이 책으로 정리되어 출판되었다.
헐리웃의 유명한 시나리오 전문가 로버트 맥기는 이야기를 이렇게 정의했다.
"이야기는 욕망이 주도한다. 즉, 한 인물이 자신의 삶에 균형을 찾기 위해 무엇을 필요로 하고 갈망하는지가 이야기를 풀어낸다. 간단히 말하면 인생의 균형이 깨지면 인간은 균형을 되찾기 위해서 인생의 온갖 세력과 고군분투한다. 인류가 이야기를 통해 수천 년간 설명하고 납득시켜온 것이 그것이다.
인간이 균형을 잃었을 때 어떻게 그것을 되돌리고자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이야기가 무엇인지 명쾌하게 정의내린 다음 "재미있는" 이야기의 구조에 대한 디테일이 시작된다.
- 재미있는 이야기의 원동력은 반대 세력의 힘에서 나온다. 주인공이 성취하고자 하는것을 막는 힘. 바로 그것이다.
- 관객을 붙잡아두기 위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는 감정에 호소한다. 호기심만 자극하면 '미스테리'라 부르고, 감정에 호소하면서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면 '서스펜스'라고 부른다. 감정적으로만 붙든다면 우리는 그것을 '극적 아이러니'라고 부르고, 이때 관객은 이야기 전개보다는 등장인물이 자신의 뻔한 운명을 따라 가는것에 엄청나게 감정적으로 몰입합니다. 어떤 끔찍한 일이 벌어질지 뻔히 알면서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기에 느끼는 걱정과 공포, 그것이 사람들을 사로잡는겁니다.
- 결말은 반드시 필연적이어야 하며, 예상밖이어야 한다
- 관객은 알고 주인공은 모르는 아이러니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실제 시나리오를 예를 들어주며 친절하게 내용을 설명해준다.
작가는 스토리를 이렇게 구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었구나 !
2015년 3월 25일 수요일
ZERO TO ONE
얼마전 방한으로 화제가 된 피터틸의 책이다.
세상의 위대한 기업은 다 독점기업이라며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는 얘기가 주제.
확실히 시장경제의 원리대로 경쟁하면 모두의 이윤이 0 으로 수렴하는것은 맞는듯하고 음식점 차리지 말라는 그의 말은 일리가 있다.
정부는 법으로 독점을 금지하면서도 반대로 왜 특허라는 제도로 독점을 장려하는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 강조하는것이 있다면 계획( design ) 이 중요하다는것, 환경도 운도 중요하지만 의지를 가지고 장기간에 걸쳐 실행하는것이 너무 과소평가 되고 있다는것이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10000시간의 법칙을 얘기하여 환경을 강조한 말콤글래드웰을 까는 부분은 재미있었지만, paypal 을 만들어서 성공한 사람정도 되니까 할 수 있는 얘기 아닌가 싶어 씁슬하기도 하다.
2015년 3월 20일 금요일
뉴욕 일상
뉴요커들의 일상을 열흘간 지켜보면서 특이했던 점은 사람들이 도대체 우산을 안 쓴다는 점. 런던처럼 비가 조금씩 자주 내리는 것이 아니라 비가 주룩주룩, 눈보라가 휘몰아치는데도 우산을 안 쓴다. 그리고 모자를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날씨가 춥기도 하지만 여기저기 공사하는 곳이 많아 구조물에서 자꾸 고여있는 물들이 떨어진다. 모자 쓰니까 우산을 안 쓰는걸까?
이번에 친구 덕분에 현지인들이 다니는 펍과 재즈바에 가보았다. 펍은 들어가는 순간부터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시끄럽고 다들 서서 떠드느라 혼잡하기 이루 말할수가 없다. 자리가 없어 보여서 돌아가려다 안쪽을 들여다보니 자리가 엄청 많다. 아니, 이 사람들 자리가 있어도 그냥 서서 모르는 사람들과 떠들며 맥주 마시는거였구나. 체력도 좋다. 재즈는 좋아하지 않지만 재즈바 경험은 좋았다. 77세의 흑인 할아버지가 입장하면서부터 홀의 손님들이랑 한사람 한사람 눈맞추며 인사를 하고 무대에서는 입담을 자랑하는데 사람들이 빵빵 터진다. 그 분은 드러머였는데 77세의 나이에 현역으로 이곳 저곳 다니면서 연주를 한다니 정말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빼놓을 수 없는 지하철. 이번에도 어김없이 발견한 커다란 쥐님, 아 쓰는데 소름돋았다. 어떻게 방치해야 지하철에서 그런 냄새가 나는지 모르겠다. 지난 번 여행때는 버스를 더 많이 타서 몰랐는데 뉴욕 지하철 중에 일부 역은 반대방향으로 가려면 출구를 빠져나가서 다른 입구로 들어가야 하므로 입구에서부터 방향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메트로카드는 보증금 1달러가 있는데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뉴욕 지하철 역의 작은 공연들! 연주를 하기도 노래를 하기도 하는데 아주 수준급이다. 역시 예술가로 살아가는 것은 힘든 일.
타임스퀘어에 나간 날, 코스튬을 갖춘 사람들에게 평소엔 관심이 없다만 왜인지 울라프와는 사진을 찍고 싶어서 찍으려고 하는 순간 달려든 다른 캐릭터들. 사진 찍어준 애가 나눠갖겠다며 20달러 달라고 하길래 돈 없다고 5달러만 줬더니 그 돈을 들고 튀어버렸다. 그 바람에 남아있는 애들이 아우성을 쳐서 결국 총 25달러 뜯김. 알면서도 당할수밖에 없는 이 신세. ㅜㅜ
아, 그리고 소매치기를 당했다. 여행 가서 무언가를 분실한건 처음이었는데 가방을 열고 파우치를 꺼내가버렸다. 현금이 있기를 기대했을텐데, 애석하게도 여성용품만 담겨있었다. 잃어버려도 지장은 없을 물건이긴 했지만 이렇게 소매치기를 당해보네.
친구가 소개해준 핫한 곳이 있는데 ace 호텔에 위치한 Stumptown coffee이다. 정작 커피집은 자리가 협소하여 커피를 사서 호텔 로비에서 마시는데 이 호텔 로비가 완전 힙한 곳이라고 한다. 소파와 테이블 배치가 로비 중앙은 거실 같기도 하고 가장자리는 도서관 같기도 한 분위기인데 천장이 높고 조명도 특이하다. 사람들이 커피 한 잔 사서는 호텔 로비에서 노트북으로 작업하면서 종일 머문다고 하는데 호텔에서 허용하는 것이 특이하다 싶다. 덕분에 힙한 명소가 되었으니 이득이려나.
이번에 친구 덕분에 현지인들이 다니는 펍과 재즈바에 가보았다. 펍은 들어가는 순간부터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시끄럽고 다들 서서 떠드느라 혼잡하기 이루 말할수가 없다. 자리가 없어 보여서 돌아가려다 안쪽을 들여다보니 자리가 엄청 많다. 아니, 이 사람들 자리가 있어도 그냥 서서 모르는 사람들과 떠들며 맥주 마시는거였구나. 체력도 좋다. 재즈는 좋아하지 않지만 재즈바 경험은 좋았다. 77세의 흑인 할아버지가 입장하면서부터 홀의 손님들이랑 한사람 한사람 눈맞추며 인사를 하고 무대에서는 입담을 자랑하는데 사람들이 빵빵 터진다. 그 분은 드러머였는데 77세의 나이에 현역으로 이곳 저곳 다니면서 연주를 한다니 정말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빼놓을 수 없는 지하철. 이번에도 어김없이 발견한 커다란 쥐님, 아 쓰는데 소름돋았다. 어떻게 방치해야 지하철에서 그런 냄새가 나는지 모르겠다. 지난 번 여행때는 버스를 더 많이 타서 몰랐는데 뉴욕 지하철 중에 일부 역은 반대방향으로 가려면 출구를 빠져나가서 다른 입구로 들어가야 하므로 입구에서부터 방향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메트로카드는 보증금 1달러가 있는데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뉴욕 지하철 역의 작은 공연들! 연주를 하기도 노래를 하기도 하는데 아주 수준급이다. 역시 예술가로 살아가는 것은 힘든 일.
타임스퀘어에 나간 날, 코스튬을 갖춘 사람들에게 평소엔 관심이 없다만 왜인지 울라프와는 사진을 찍고 싶어서 찍으려고 하는 순간 달려든 다른 캐릭터들. 사진 찍어준 애가 나눠갖겠다며 20달러 달라고 하길래 돈 없다고 5달러만 줬더니 그 돈을 들고 튀어버렸다. 그 바람에 남아있는 애들이 아우성을 쳐서 결국 총 25달러 뜯김. 알면서도 당할수밖에 없는 이 신세. ㅜㅜ
아, 그리고 소매치기를 당했다. 여행 가서 무언가를 분실한건 처음이었는데 가방을 열고 파우치를 꺼내가버렸다. 현금이 있기를 기대했을텐데, 애석하게도 여성용품만 담겨있었다. 잃어버려도 지장은 없을 물건이긴 했지만 이렇게 소매치기를 당해보네.
친구가 소개해준 핫한 곳이 있는데 ace 호텔에 위치한 Stumptown coffee이다. 정작 커피집은 자리가 협소하여 커피를 사서 호텔 로비에서 마시는데 이 호텔 로비가 완전 힙한 곳이라고 한다. 소파와 테이블 배치가 로비 중앙은 거실 같기도 하고 가장자리는 도서관 같기도 한 분위기인데 천장이 높고 조명도 특이하다. 사람들이 커피 한 잔 사서는 호텔 로비에서 노트북으로 작업하면서 종일 머문다고 하는데 호텔에서 허용하는 것이 특이하다 싶다. 덕분에 힙한 명소가 되었으니 이득이려나.
이번 여행을 하면서는 어찌나 아기들이 많이 보이는지, 뉴욕에 그렇게 유모차가 많이 돌아다녔던가. 날씨가 추우니 침낭같은 것에 아기들을 넣어 다니는데 정말 작아보이는 아기들도 잘 데리고 다닌다. 사이즈만 작아보이지 월령은 높은 것일까, 아기들이 목도 잘 가눈다. 우리가 너무 조심조심 키우는 것인지, 아기들 다루는거 보고 깜짝 놀랄 때가 많았는데 최고는 자는 아기를 유모차에 그냥 둔 채로 화장실에 가는 엄마. 아무튼 여행하는 내내 아기들을 볼 때마다 영우가 눈에 밟혀서 혼났다. 언제쯤 함께 여행할 수 있을까 꿈만 꿔본다.
이렇게 대충 마무리하는 뉴욕 여행기. 나이 먹으니 장거리에 13시간 시차는 정말 힘들다. 심지어 있는 기간동안 데이 라잇 세이빙이 시작되어 더 피곤했다. 예전에는 8시 전에 숙소를 나와서 밤 11시에 들어가곤 했었는데 이번엔 청소하러 온 메이드를 두 번이나 만났다. 체력이 안되니 여기저기 구경하기도 힘들고 서글프다. 역시 여행은 젊을 때 해야한다는걸 절감한 뉴욕 방문.
이렇게 대충 마무리하는 뉴욕 여행기. 나이 먹으니 장거리에 13시간 시차는 정말 힘들다. 심지어 있는 기간동안 데이 라잇 세이빙이 시작되어 더 피곤했다. 예전에는 8시 전에 숙소를 나와서 밤 11시에 들어가곤 했었는데 이번엔 청소하러 온 메이드를 두 번이나 만났다. 체력이 안되니 여기저기 구경하기도 힘들고 서글프다. 역시 여행은 젊을 때 해야한다는걸 절감한 뉴욕 방문.
뉴욕 맛집들
맛집을 따로 찾아다닌건 아니고 그때 그때 yelp에 의존해 간 곳이 많지만 정리해본다.
Sarabeth's, 호텔 근처에 있어서 첫 조식으로 드디어 에그 베네딕트를 먹어봤다. 섹스 앤 더 시티로 유명세를 타서 관광객이 많이 찾을 줄 알았는데 비즈니스 조찬도 많이 이루어지는듯했다. 대표 메뉴인 에그 베네딕트를 포함하여 오믈렛, 팬케잌 등의 아메리칸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곳.
brasserie 8 1/2, 호텔 근처이기도 해서 친구 추천으로 레스토랑 위크 런치로 갔던 곳. 맛은 괜찮았지만 전반적으로 짠 편이었다. 디저트는 과장 조금만 보태면 머리가 아플 정도로 달았다.
Jean-Georges, 콜롬버스 서클 인근으로 레스토랑 위크 런치로 가려고 했는데 점심엔 예약이 꽉 차서 10시에 예약해서 갔다. 사실 난 점심이 아니라서 오픈하지 않았을거라 생각했으나 그냥 아침을 먹으면 되는 것이었던 것. 원래는 스테이크 등을 파는 고급 음식점이라 인기가 아주 많다고 하고 이 날은 아침이라 오믈렛 등의 브런치 메뉴를 먹었다. 이 날 눈이 많이 와서 눈 내리는 센트럴 파크를 보며 식사하니 기분이 꽤 괜찮았다.
Bengal Tiger, 여기도 yelp 보고 찾아간 호텔 근처의 인도 음식점. 세트메뉴로 먹고 난을 추가했더니 배가 터질 지경. 난이 한국에서 먹던 난과 달리 빵같은 느낌이라 더 배가 불렀나보다. 음식은 맛있었으나 디저트는 입맛에 안맞았다. 그냥 라씨나 시킬걸.
Bengal Tiger, 여기도 yelp 보고 찾아간 호텔 근처의 인도 음식점. 세트메뉴로 먹고 난을 추가했더니 배가 터질 지경. 난이 한국에서 먹던 난과 달리 빵같은 느낌이라 더 배가 불렀나보다. 음식은 맛있었으나 디저트는 입맛에 안맞았다. 그냥 라씨나 시킬걸.
Il Mulino, 레스토랑 위크 런치로 yelp 평점 찾아봐 가며 찾은 워싱턴스퀘어 근처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서빙부터 시작해서 아주 격식 있는 곳이었고 메뉴도 제대로였다. 와인도 마시고 차도 마시고 했더니 백달러가 훌쩍 넘었지만 제대로 대접받은 기분. 예약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워싱턴스퀘어 공원 산책을 했는데 전날 온 눈 덕분에 눈부신 뉴욕의 겨울공원을 경험하여 더 좋은 기분이었을지도.
Cookshop, 첼시 지역의 핫한 브런치 가게. 친구랑 간 덕분에 힘들이지 않고 추천메뉴를 먹을 수 있었다. 좋은 재료에 영세한 농장민들의 작물을 이용한다고 해서 인기가 더 많은 모양이다. 건강해지는 것 같은 맛있는 음식들.
B.Cafe 어퍼 이스트 지역의 벨기에 음식점. 친구가 홍합을 맛보여 주겠다며 데려간 곳인데 아쉽게도 솔드 아웃. 벨기에 사람들이 하는 음식점으로 다양한 벨기에 맥주를 맛볼 수 있었다. 특이한 것은 감자튀김을 마요네즈에 찍어먹는데 맛있더라는 것. 마요네즈가 한국보다 덜 짜고 덜 기름지긴했다.
Dos Toros,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되었다는 멕시칸 음식점. 미술관 갔다가 어퍼이스트 지점에서 먹었는데 멕시칸 요리를 좋아하는 신랑의 말로는 아주 맛있다고, 가로수길에 들이고 싶다고 한다. 일요일 오후였지만 포장해가는 사람들이 많은 지역 맛집.
Flex Mussels, 전 날 못 먹은 홍합탕이 못내 아쉬워 웨스트 빌리지 지역에서 찾은 홍합집. 싱싱한 생굴도 맛있었고 다양한 재료로 준비된 홍합탕도 맛있었다. 태국식이던가는 매콤해서 한식이 그리운 친구는 국물에 밥비벼 먹고 싶다고 울부짖을 정도로 입맛에 잘 맞았다. 화이트 와인과 아주 잘 어울렸던 해산물들. 웨스트 빌리지 지역에 해산물 가게가 좀 더 있었는데 해피아워에 따라 주류가 싼 곳, 생굴이 싼 곳, 다양하니 취향에 따라 맞춰가면 될 듯.
Shake shak, 예전엔 어딘가 한군데에만 지점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여기저기 많고 사람도 많다. 우리는 어퍼이스트 쪽에 갔는데 사람도 별로 없고 야외 자리도 마련되어 있어 자리는 많았다. 서부에 in-n-out이 있다면 동부에는 Shake shak이 있다는 말처럼 맛있다. 처음 쉐이크와 햄버거를 먹어봤는데 의외로 조합이 괜찮다. 고작 햄버거지만 맛있다.
Bond45, 뮤지컬이 예약되어 있는데 예약을 안했더니 극장 근처에는 먹을 수 있는 곳이 없어서 yelp를 보고 찾아간 곳이다. 검색 기준은 가격이 비싼 곳. 시간이 없어서 라자냐, 샐러드를 시켜서 나누어 먹었는데 센스있는 웨이터는 각자의 접시에 나누어 갖고왔다. 절반인데도 양이 얼마나 많은지 주문이 잘못되어서 두 개씩 나온줄 알았다. 다 못 먹고 포장해서 들고 나왔으나 극장에 들고 들어갈 수가 없어서 극장 선반에 두었는데 그 음식들은 노숙자들에게 나눠준다고. 뜻하지 않게 음식 기부.
Pret a Manger, 사실 여기저기 많이 보이는 패스트푸드점일 뿐이지만 건강식같은 느낌이다. 샌드위치, 샐러드, 요거트 등 가볍게 먹기 좋다.
Lena latin grill, 주문 방식이 특이했던 곳. 접시에다 먹을지, 샐러드로 먹을지, 랩으로 먹을지 정하고 재료들을 골라 먹는다. 나는 샐러드로 먹었는데 처음으로 짜지 않은 샐러드를 먹었다. 깔끔하고 가볍게 먹기 좋은 식당.
Lena latin grill, 주문 방식이 특이했던 곳. 접시에다 먹을지, 샐러드로 먹을지, 랩으로 먹을지 정하고 재료들을 골라 먹는다. 나는 샐러드로 먹었는데 처음으로 짜지 않은 샐러드를 먹었다. 깔끔하고 가볍게 먹기 좋은 식당.
이 외에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 호텔 옆의 일본라멘 식당에 갔다. zagat survey가 붙어 있길래 들어갔는데 일본라멘은 일본에서 먹자싶다. 나는 덮밥류 먹었는데 밥 양만 엄청스리 많고 별로였다. 일식당 갈때마다 젓가락질하는 서양인을 보면 신기하다. Shoreham 호텔 1층 식당에서도 식사를 하고 룸서비스도 했었는데 파스타도, 샌드위치류도 맛이 좋았다. 주력은 Bar인듯, 저녁이 되면 현지인인듯 보이는 사람들이 항상 많았다.
당신이 경제학자라면
팀 하포드는 경제학 콘서트, Adapt 등 을 썼던 작가다. 이번 책에서는 독자가 경제를 운용하는 주체가 되게 하여 어떻게 하면 불황을 타개해 나아 갈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해준다.
결과는 비슷한 불황이라도 대공황과 70년대의 오일쇼크는 서로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대공황 - 수요의 부족 - 케인즈학파
오일쇼크 - 공급의 부족 - 고전학파
로 정리되며 각각 다른 처방이 필요하단다.
또 GDP 가 아닌 행복을 수치화하는 사례들을 보여주는데, '행복'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얼마나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 알려준다. 언어는 얼마나 불완전한 소통 도구인가?
끝부분에는 거시경제학은 어렵다는 이야기와 행동경제학과 complexity theory 를 언급하며 마무리한다.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역시 농담 하나.
수학자, 통계학자, 경제학자가 같은 직장에 지원했다.
면접관이 수학자에게 질문했다. "2 더하기 2는 뭐죠?" 수학자는 "4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통계학자는 "평균적으로 4이며, 오차 범위는 +-10퍼센트입니다."
마지막으로 경제학자에게 물었더니 경제학자는 문을 걸어 잠근 뒤 면접관에게 가까이 다가가
몸을 숙이고는 속삭였다.
"어떤 답을 원하시죠?"
죽기 전에 논어를 읽으며 장자를 꿈꾸고 맹자를 배워라
마지막에 논어 책을 읽은김에 동양철학의 주간으로 설정하고 이 책을 선정했다가 한달내내 읽지 못하고 집어든 책을 놓지 못하는 성격적 결함때문에 패닉에 빠졌다.
핑계를 대자면 그 사이이에 영우의 돌 이벤트와 여행도 있었지만, 핑계일뿐, 그냥 책이 재미없는거였지.
무려 열번에 가까운 재대출및 연장으로 ( 인터넷 도서관이라 대출기간이 3일밖에 안된다 ) 간신히 다 읽었지만, 그게 다 남는게 없는 책.
그래도 기억에 남았던 내용 몇개를 적어두지만, 읽을만 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갈고리를 훔친 자는 처형을 당하고 나라를 훔친 자는 제후가 되다. - 형을 죽이고 나라를 훔친 이야기,
도강언이라는 대규모 수리 시설을 만들어서 2천년동안 강의 범람을 막고 풍요로운 땅을 만들었다는 기록.
장자와 혜시의 말장난 - 둘이 호수 다리 위를 걷고 있었다. 혜시가 묻길 "그대는 물고기가 아닌데 어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안다 하는가?" 하였고, 이에 장자는 "그대는 내가 아닌데 어찌 내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모른다는것을 아는가" 라고 했다.
초나라 회견에 참석했던 노나라 공공은 늦게 나타난데다 선물이라고 가져온 술은 맛이 싱겁기 그지없었다. 초 선왕은 화가나서 모욕을 주었으나 노 공공은 지지않고 화를 내고 돌아갔다. 이에 모욕감을 느낀 초 선왕은 제나라와 함께 군사를 출동시켜 노나라를 쳤다. 이 소식을 들은 위나라는 줄곧 조나라를 치고 싶었으나 초나라가 조나라를 도와줄까 걱정하여 결정을 못내리고 있었는데 이때다 싶어 조나라를 공격하여 점령한다. 결국 노나라 술이 싱거워 조나라는 망했다.
생각 나는 일화 없나 ? 나비효과
공자 일행이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곤경에 빠졌을 때 공자는 이레 동안 밥을 해먹지 않고 멀건 야채국만 먹고 지냈다. 초췌한 모습에도 공자는 거문고를 차며 노래를 불렀고, 제자는 이에 대해 왈가왈부 했다. 공자는 제자를 훈계하고 다시 거문고를 연주하고 노래를 불렀으며 자로는 위풍당당하게 방패를 들고 춤을 추기 시작하였다. 자공이 말하길 "저는 하늘 높은 줄도 땅이 두터운지도 몰랐습니다."라고 하였다.
옛날 깨달음을 얻은 자들은 즐거움의 원천을, 뜻을 이루고 못 이루고의 여부에 두지 않았으니 뜻을 이루지 못했을 때에도 뜻을 이루었을 때에도 모두 즐거워하였다. 이 이치를 깨닫게 되면 일이 순조롭거나 순조롭지 못함은 춥고 더운 것과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 된다.
핑계를 대자면 그 사이이에 영우의 돌 이벤트와 여행도 있었지만, 핑계일뿐, 그냥 책이 재미없는거였지.
무려 열번에 가까운 재대출및 연장으로 ( 인터넷 도서관이라 대출기간이 3일밖에 안된다 ) 간신히 다 읽었지만, 그게 다 남는게 없는 책.
그래도 기억에 남았던 내용 몇개를 적어두지만, 읽을만 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갈고리를 훔친 자는 처형을 당하고 나라를 훔친 자는 제후가 되다. - 형을 죽이고 나라를 훔친 이야기,
도강언이라는 대규모 수리 시설을 만들어서 2천년동안 강의 범람을 막고 풍요로운 땅을 만들었다는 기록.
장자와 혜시의 말장난 - 둘이 호수 다리 위를 걷고 있었다. 혜시가 묻길 "그대는 물고기가 아닌데 어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안다 하는가?" 하였고, 이에 장자는 "그대는 내가 아닌데 어찌 내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모른다는것을 아는가" 라고 했다.
초나라 회견에 참석했던 노나라 공공은 늦게 나타난데다 선물이라고 가져온 술은 맛이 싱겁기 그지없었다. 초 선왕은 화가나서 모욕을 주었으나 노 공공은 지지않고 화를 내고 돌아갔다. 이에 모욕감을 느낀 초 선왕은 제나라와 함께 군사를 출동시켜 노나라를 쳤다. 이 소식을 들은 위나라는 줄곧 조나라를 치고 싶었으나 초나라가 조나라를 도와줄까 걱정하여 결정을 못내리고 있었는데 이때다 싶어 조나라를 공격하여 점령한다. 결국 노나라 술이 싱거워 조나라는 망했다.
생각 나는 일화 없나 ? 나비효과
공자 일행이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곤경에 빠졌을 때 공자는 이레 동안 밥을 해먹지 않고 멀건 야채국만 먹고 지냈다. 초췌한 모습에도 공자는 거문고를 차며 노래를 불렀고, 제자는 이에 대해 왈가왈부 했다. 공자는 제자를 훈계하고 다시 거문고를 연주하고 노래를 불렀으며 자로는 위풍당당하게 방패를 들고 춤을 추기 시작하였다. 자공이 말하길 "저는 하늘 높은 줄도 땅이 두터운지도 몰랐습니다."라고 하였다.
옛날 깨달음을 얻은 자들은 즐거움의 원천을, 뜻을 이루고 못 이루고의 여부에 두지 않았으니 뜻을 이루지 못했을 때에도 뜻을 이루었을 때에도 모두 즐거워하였다. 이 이치를 깨닫게 되면 일이 순조롭거나 순조롭지 못함은 춥고 더운 것과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 된다.
2015년 3월 12일 목요일
뉴욕 뮤지엄
공식적인 첫 일정은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휴관일이 없고 도네이션 입장이 가능하다. 메트 당일 입장권으로 클로이스터 뮤지엄도 입장할 수 있다. 2007년에 왔을때는 클로이스터도 가고 메트도 전관 돌아봤었다. 그런데 딱 하나, 인상파 작품관이 전체 대여였던가 해서 아쉽게도 볼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인상파 작품만 들러보았다. 19세기와 20세기 초반까지의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작가들의 작품이 있다. 모네의 정물화도 두 작품 있었는데 정물화는 처음 본 것 같다. 이 작품들을 이런 밀도로, 게다가 사진도 찍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작품이 많아 두 시간 걸려 봤더니 힘들다. 미술관 투어도 체력이 필요한 일. 한 번 더 방믄하고 싶었는데 못 가서 너무 아싑다.
MoMA가 호텔과 매우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현대카드 소지자는 무료 입장 가능하고 금요일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6층에는 주로 특별전이 열리고 4층과 5층에 우리가 아는 작가가 많다. 실제작품을 보는 것이 이런 느낌이구나 하는 것을 알려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은 여전히 5층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작품이다. 잭슨 폴록과 로스코가 서른살 즈음이었을 때 그린 작품들이 있었는데 그들의 스타일이 갖추어지기 전의 작품들을 보는 것도 꽤 흥미롭다. 방 한 칸을 차지한 모네의 수련도 언제나 감동적이다. 이번에는 후반기 작품 몇 개를 보면서 어쩐지 짠한 느낌이 들었다. 무료 입장 시간대여서인지 메트보다 모마에 사람이 많았다. 주말에 친구랑 한 번 더 가보려고 했는데 완전 지쳐서 못갔다는 슬픈 사실.
Frick Collection은 프릭이란 사람의 대저택 1층에 그의 수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도네이션 입장이 가능하다. 이 사람은 정말 엄청난 재력가였나보다. 그림 뿐만 아니라 장식품도 정말 화려하고 작은 조각들도 엄청 많아, 조각에 대해서도 좀 알았으면 훨씬 재미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이미 그림만도 감동이다. 취향이 분명한 사람이었는지 돈키호테 관련된 그림, 태피스트리, 삽화 등을 방 두 개에 가득 채워놓았고, 모네나 르느와르보다는 터너 작품이 많았고, 베르메르의 작품이 세 개 정도 있었는데 베르메르 작품 자체가 몇 십점 밖에 안되는데 이 곳에 세 개나 있는것도 놀랍고, 가장 놀랐던 건 방 하나를 가득 채운 프라고나르의 대형 작품들. 사랑의 과정이라고 하는 연작이 방의 세 면을 꽉 채우고 있는데 정말 아름답다. 그리고 부셰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작품들도 너무 예뻐서 모조 페인팅까지 샀다. 이 곳은 중앙에 작은 분수가 있는데 유난히 그림 그리는 사람이 많았다.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곳이다.
노이에 갤러리. 미국 사람들은 오스트리아 갤러리라 생각하는 곳으로 클림트, 에곤 쉴레, 코코슈카 작품이 대부분이다. 금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원래 이 시간에 맞추어 방문했었는데 줄이 백미터 가까이 늘어서 있어서 추운 날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몰라서 포기하고 다시 방문했다. 이 곳이 유명한 이유는 클림트의 바우어 여사의 초상화 때문인데 에스티 로더의 아들이 매우 비싼 가격에 이 작품을 사들였다. 친구가 여긴 작품도 많지 않고 비싸다고 만류했으나 지금 아니면 언제 또 보겠나 싶어 이 작품을 보려고 간 것인데 처음 봤을 땐 실망스러웠다. 워낙 금빛 화려한 작품인데 유리액자를 한데다 조명을 비추니 작품이 죽어보이는 것이다. 한참 뒤에 물러서서 보니 그래도 좀 나았지만 과한 작품 관리가 오히려 작품의 감동을 반감시킨 것 같다.
구겐하임 미술관. 토요일 오후 5시 45분부터 7시 45분까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구겐하임에는 칸딘스키 작품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마지막 미술관 방문이라 얼마나 많은 작품이 보일까 기대하며 방문하였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On Kawara 특별전으로 인해 작품들이 다 치워져 있었다. 오 맙소사, 그렇다면 On Kawara라는 사람의 작품은 볼만한가? 이 사람은 나 아직 살아 있다고 매일매일을 기록한 사람이다. 대표적 작품이 친구나 가족에게 오늘 일어난 시간을 스탬프로 찍어 엽서를 보내고, 전보를 치고, 캔버스에 오늘 날짜를 기록하여 오늘자 신문과 함께 박스에 넣어둔 것들이다. 아 정말 현대미술이란 이토록 사람을 짜증나게 할 수 있는 것인가! 돈 많은 백수가 뉴욕에서 50년간 살면서 한량짓 한 것을 거금들여 봐주다니 혈압이 오른다. 그런 나를 위로해주려는지 2층과 3층 별관(?) 같은 곳에 몇 개 작품들이 있긴하다. 칸딘스키가 추상을 시작하기 전 작품들도 있고 19세기 작품들도 있었지만 실망스러움은 어쩔 수 없다.
결과적으로는 제 돈 내고 들어간 곳들이 더 실망스러웠다. 반대로 말하면 이렇게 훌륭한 작품들을 무료로 또는 도네이션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해 주는 뉴욕 미술관들이 정말 감사한거지. 메트, 모마는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여유가 된다면 프릭콜렉션에도. 구겐하임은 현재 전시를 잘 보고 방문할 것!
뉴욕 뮤지컬
2007년에 뮤지컬 많이 보겠다고 브로드웨이에 숙소를 잡았으나 작가 파업으로 단 하나도 보지 못하고 이번엔 준비를 단단히! 이젠 TKTS에서 반값 표 기다릴 체력도 안되고 해서 미리 예약까지 해 두었다.
위키드. 한국에서 이미 두 번이나 보았지만 역시 재밌다. 무대 장치, 의상, 넘버, 뭐 하나 흠 잡을 것이 없다. 에메랄드 시티 장면은 언제 봐도 멋지고 신난다. 내용을 앎에도 영어가 안 들려서 소소한 재미들을 놓친 것이 아쉽다. 시간이 흘러가는게 너무 아쉬운 위키드.
맘마미아. 내용이 쉬울 것 같아서 선택했지 큰 기대는 없었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오케스트라 반주가 아니라서 좀 아쉽기는 했지만,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얼마나 훌륭했는가 싶은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고 신나는 무대였다. 아바를 추억하는 사람들에겐 더욱 더 특별한 공연일 것이다.
시카고. 오케스트라가 무대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특이한데다 가끔 지휘자가 참여도 한다. 화려한 춤들이 참 멋진데 특히 벨마의 몸놀림은 참 대단하다. 록시도 팔다리 길쭉하고 춤 추는게 이쁘지만 벨마와 록시 둘만 춤추는 장면에서는 어찌나 비교가 되는지 한국 공연에서는 어떻게 소화해낼까싶다.
뉴욕에서는 커튼 콜 때에도 아무도 사진을 안 찍어서 참 아쉬웠다. 이 감동들을 사진 없이 오래 간직할 수 있어야할텐데. 이런 공연을 보면 항상 열심히 하는 조연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들 덕분에 좋은 추억을 한가득 담아간다. 뉴욕에서 뮤지컬을 봐야 하는데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두 말할 것도 없이 위키드!
363일 서울로
영우랑 열흘을 같이 보냈더니 영우 없는 서울이 너무 현실감 없다. 서울에 있는 동안 냉장고 자석을 잘 가지고 놀아서 냉장고 문 아랫쪽에 자석들을 붙여 놓았었다. 그렇게 붙어 있는 자석들을 보니 왜그리 쓸쓸한지. 매트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장난감 몇 개를 보니 왜그리 쓸쓸한지. 영우 동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
361일 대구로
다시 짐을 바리바리 싸서 다시 대구로 간다. 휴게소에서 밥 잘 챙겨 먹고 날씨도 좋아서 올라올 때보다 더 수월하게 내려갔다. 대구 집에 도착해서 할아버지를 나흘만에 보니 엄청 반가웠나보다. 할아버지가 짐 가져다 놓으신다고 영우랑 잠깐만 눈을 맞추고 나가 버리시니 울기 시작한다. 그것도 서럽게 운다. 할아버지가 돌아오셔서 안아주니 그제서야 잘 놀기 시작하는데 이러니 이뻐하지 않을 수가 있겠나. 모르긴 몰라도 우리 아빠 엄청 흐뭇하셨을듯~
360일 설날
처음 맞이하는 영우의 설날 아침. 한복을 차려 입고 삼촌댁으로 갔다. 꽤나 먼 거리임에도 주변 구경하면서 칭얼대는거 없이 잘 이동했다. 성동구청 옆을 지나가니 영우 어린 시절이 생각나서 어쩐지 짠했다.
삼촌댁에서도 대체로 잘 논 편이다. 그런데 자꾸 다른 애들을 때려서 걱정이다. 좋다고 하는 표현이긴 하겠지만 세게 때리니 다른 애들 옆에 두기가 영 불안하다. 동서 말로는 동서 아이들도 다 그랬다고 좀 더 커도 주위 아이들 때릴 거라고 한다. 잘 감시해야겠구만.
영우 낮잠 시간에 맞춰서 다시 집으로 갔다가 저녁에는 어머님 댁으로 갔다. 형님, 아주버님들이 다 오신 자리에서 영우는 개인기를 모두 선보였다. 비트박스도 하고, 장난감 뽕 소리내기도 하고, 안녕하세요 인사도 했다. 모두 얼마나 이뻐하시는지, 영우도 많이 웃고 이쁜 짓 많이 하고 돌아왔다. 내년 설에는 제대로 세배할 수 있겠지?
여행 준비
엄마가 이 때 아니면 언제 또 쉬겠냐며, 돈 있고 젊을 때 많이 다니라며, 여행 다녀오라고 하신다. 엄마에 대한 미안함이 커서였을까 그다지 흥이 나지 않았지만 엄마 말씀대로 지금 아니면 장거리 여행은 어려울거 같아 여행을 가기로 했다. 유럽을 갈까 했으나 너무나 내키지 않아 뉴욕으로 결정, 비행기 티켓을 사고 호텔 예약을 했지만 출발 전날까지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다. 이렇게 준비 없이 여행가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그래도 지금 돌아보니 그럭저럭 잘 보내고 왔다.
비행기 티켓은 인터파크에서 67만 얼마에 샀다. 지금이 비수기여서인가, 이렇게 놀라운 가격이! 델타항공으로 디트로이트 경유 라과디아 인아웃인데 대기 시간이 두시간 이내여서 직항과 큰 차이가 없다. 전에 피츠버그 갈때에도 디트로이트에서 경유했었는데 공항은 크지만 입국 심사하고 짐을 빼고 다시 부치고 하는데 한시간 정도면 충분한 것 같다. JFK 공항보다 맨하탄과 가까워서 택시비가 싸고 한산한 편이라 수속 등의 시간도 덜 걸린다. 이번에 esta 비자 있는 사람들은 단말기로 셀프 입국하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이렇게 기계가 사람을 대체해 가는구나. 참, 델타 항공은 스타벅스 커피를 서빙해준다(마시지도 않으면서 스벅이라고 좋아하기는;;). 델타항공의 개인모니터도 꽤 괜찮다.
숙박은 프라이스 라인에서 익스프레스 딜을 이용하였다. 비딩을 하기에는 사전 조사할 시간이 없기도 했거니와 블라인드된 호텔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기 때문이다. 리스트에 나와 있는 호텔 어매니티를 보고 대략 어느 호텔이겠거니 짐작해볼 수 있는데 우리가 생각했던 호텔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좀 실망했지만 막상 와 보니 꽤 괜찮다. 2007년 가을엔 좁고 좁은 베스트 웨스턴 호텔을 300불 넘게 주고 겨우 구했는데 이번엔 세전으로 125불이었는데 룸 컨디션도 꽤 만족스럽다. 비수기라 그런것인지, 브로드웨이 지역이 원래 그렇게나 비싼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번 호텔도 위치는 나쁘지 않았다. 만족!
3월 6일까지 뉴욕 레스토랑 위크였다. 우리나라도 현대카드에서 고메위크를 몇년째 하고 있는데 허수 예약이 많아 예약 자체도 쉽지 않고 점점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들었다. 뉴욕 레스토랑은 꼭 레스토랑 위크가 아니더라도 예약 사이트에서 쉽게 예약할 수 있다. 출벌 전 날 저녁에서야 Yelp 리뷰를 봐가며 프렌치, 이탈리안, 아메리칸 레스토랑을 예약하였다. 저녁은 시간 맞추기 힘들 것 같아 점심으로 예약했는데 애피타이저, 메인, 디저트가 25달러이다. 저녁은 아마 35달러인 듯 한데 메인 하나 가격으로 정찬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미국 음식은 전반적으로 짜다. 양이 너무 많다. 디저트는 너무 달다. 그렇지만 또 먹으라면 먹어야지. 냠냠.
뮤지컬은 세 개를 미리 예매하였다. Ohshow.net이란 곳인데 시간이 없어서 대충 블로그에서 보고 예매했다만 이 사이트 뭔가 이상하다. 일단 가입 확인 메일을 보내면서 비밀번호를 고스란히 노출시켜서 보낸다. 뭐 이런데가 있나 싶어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 만든 곳이다. 그래도 사이트를 둘러보면 영어서비스가 잘 되어 있는 편인데 한국어 지원도 된다. 문제는 영어 페이지에서 예매할 때랑 한국어 페이지에서 예매할 때랑 보여지는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는것. 제한된 날짜에 여러개를 보려다보니 날짜 맞추기도 힘든데 가격도 제대로 안보여지고 크롬에서 결제도 제대로 안되서 애먹었다. 이메일을 잘못 써서 문의메일 보내고 마지막까지 고생했는데 기계가 자동으로 골라준다는 좋은 좌석 예매 시스템도 뭐 그냥 그랬다. 참고만 하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다른 곳을 이용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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