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8일 화요일

Grab, Greenlight, and Gatsby


최근에 가장 이슈가 된 영어 단어를 꼽으라면 바로 Grab이 아닐까 싶다. 우스개 소리로 윤창중의 영어교실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이고 신문에 기사화되기도 했다고 한다.

움켜쥔다는 의미의 단어로 세 가지를 쓴다고 하는데 grasp, grip, grab이다. 잠깐 윤선생 영어교실을 인용해보면(http://news.donga.com/3/all/20130516/55184590/1)
1. grasp: 사물이나 기회 등을 간절히(eagerly) 붙잡다. 또는 움켜잡기.
2. grip: 주로 손잡이가 있는 부분을 견고하게(tightly) 붙잡다. 또는 쥐는 방식.
3. grab: 손잡이가 있거나 혹은 손잡이가 없는 부분을 서둘러(hastily) 붙잡거나 잡아채다.
신랑과 이 이야기를 하면서 깔깔댔는데 위대한 개츠비를 보다보니 마지막에 grasp란 단어를 쓴 표현이 나온다.
“grasp the green light”
그린라이트는 데이지의 집 앞 선착장에 밤새 반짝이는 불빛을 의미하지만, 데이지를 사랑하는 개츠비에게는 그 빛이 곧 사랑하는 데이지이자 함께할 수 있다는 희망이다. 그 희망을 간절히 움켜잡는거지. grasp. 이 단어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그린라이트.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희망을 의미하는 단어로 쓰인다. 그런데 ‘스팀'이란 게임 사이트에서 도입한 퍼블리싱 시스템의 이름 또한 그린라이트이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내가 파악하기로는, 작은 개발업체들은 퍼블리싱 업체를 만나기조차 힘든 경우가 많고 그러다보니 힘들여 만든 게임이 사장되는 일도 허다하다. 이러한 부분의 해소를 위해 그린라이트에 게임을 올리고 유저들이 게임을 해본 후 투표를 하여 일정 표 이상을 획득하게 되면 스팀에서 퍼블리시를 해주는 착한(?) 시스템이다. 개발업체 입장에서는 대박의 꿈을 꿔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니 개츠비의 그린라이트가 희망을 의미하는 단어가 맞나보다.

위대한 개츠비는 (읽어본 적은 없지만)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다. 미드나잇 인 파리에 스캇 피츠제럴드와 그의 아내 젤다가 나오는데 그 역시 프랑스의 황금시대를 동경했는지 뉴욕의 1920년대를 보며 위대한 개츠비를 집필한 후 파리로 떠난 것이었나 보다.
이 위대한 소설은 바즈 루어만에 의해 영화로 재탄생한다. 화려한 영상미도 좋고, 중간중간 흘러나오는 랩소디 인 블루도 좋고, 탄탄한 스토리를 받쳐주는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랩소디 인 블루의 하이라이트 소절에 맞추어 터지는 불꽃꽈 폭죽, 그리고 개츠비의 첫 등장은 매우 인상적이다.
사실 전날 이동진 기자의 별점이 두 개 반이라, 심지어 지루하다는 평을 하는 바람에 살짝 걱정도 있었지만  지루할 틈 없이 매우 재밌게 보았다. 이동진 기자는 바즈 루어만이 피츠제럴드이든 셰익스피어든 자기만의 스타일로, 원작에 충실하지 못하고 그저 화려하게 만든다는 요지의 평을 했는데 일견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지만 감독 또한 예술가인데 자기만의 해석이 들어가고 자기만의 스타일이 담기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영화의 개봉과 함께 많은 번역책들이 추가로 쏟아져나오고 논란도 일고 있는데 다음 달에는 The great Gatsby를 읽어보아야겠다. 고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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