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3일 목요일

모든 것의 가격



이제 이런 책은 그만 읽어야겠다. 행동경제학에 대한 책을 많이 읽어서 새로울 것도 없고, 재미있을 것도 없다. 예전이었다면 이런 시각도 있을 수 있나 싶었을 여성의 가격이란 부분도 일정 부분은 식상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행동경제학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자면, 1980년대에 나타난 프로스펙트 이론에서는 심리학 도구들을 이용해 인간의 경제적 행동을 분석했다. 이 이론은 심리학자임에도 불구하고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을 통해 대중에게 보다 널리 알려진 것 같다. 행동 경제학자들은 인간을 행동하게 만들어 주는 요인과 관련된, 경제학의 표준적인 관점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다양한 종류의 특이한 행동들을 밝혀냈다. 기존의 경제학은 인간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다라는 가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현실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행태는 그렇지 않다. 행동경제학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손실 회피 경향인데, 무언가를 얻음으로써 증가하는 행복감의 양보다 무언가를 잃음으로써 줄어드는 행복감의 양이 더 크다는, 다시 말해 인간은 이득보다 손실에 더욱 민감하다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책은 사물, 생명, 행복, 여성, 노동, 공짜, 문화, 신앙, 미래의 가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나의 주된 관심사가 행복인 것인지, 행복의 가격에 대한 부분에서 와 닿는 것이 있다. 돈은 추상적인 형태의 행복이라고 한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인간은 돈을 모으는 데에만 전념한다고 한다. 이 문장에서 바로 떠오르는 주변 몇몇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 허나,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바라보면 그것이 개인만의 문제로 치부할 것도 아니다. 책에서 소개한대로 GNP만 하더라도 아이들의 건강, 교육의 질, 그들이 느끼는 즐거움은 측정하지 않는다. 또 문학의 아름다움, 결혼 생활의 안정성, 공공 담론의 적절성, 정부 관리들의 성실성은 반영하지 못한다. 담배 한 값 판매한 것,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은 측정하면서도 정작 인간의 행복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다.
흔히 부자가 되면 행복해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물질적 부와 마음의 행복은 크게 관련이 없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그러나 정비례하지 않는다뿐이지 물질적 부가 기본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마음의 행복을 얻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행복을 대하는 나의 자세는 어떠한가. 나의 행복의 가격은 얼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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