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도 많고 야근도 잦고 일정도 많다보니 블로그에 글을 쓸 여유가 없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달리 뭔가 퀄리티 있는 내용을 공을 들여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어서 쉽게, 짧게 일상을 기록하는 일이 없는듯하다. 살짝 여유가 생긴 점심 시간에 어제의 소소한 즐거움을 기록해본다.
어제는 여의도에서 을지로로 이동하면서 버스를 탔다. 살짝 여름이 느껴지는 날씨에 차창 밖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안나 네트렙코의 아리아를 들으면서 원효대로를 건너니 기분이 좋던지.
두시간여의 빡빡한 회의를 끝내고 오랜만에 보는 동료들과 커피 한 잔을 하고 나니 기분이 좋던지.
어제부터 다시 시작한 문화사 수업을 들으면서, 아직도 무궁무진하게 배울 내용이 많고, 봐야할 그림이 많고, 들어야할 음악이 많은 것을 느끼며 기분이 좋던지.
그리고 집에서 신랑과 나눈 많은 이야기들. 신랑이 보내준 카라얀과 안네 소피 무터의 연주 영상 이야기. 서울시향 팀파니 수석이었던 아드리앙 페뤼숑에 대한 이야기. 로린 마젤의 필하모니아와 뮌헨필 내한 시 훌륭했던 연주 이야기. 김정원을 처음 만났을 때의 이야기. 김대진 교수와 김선욱에 대한 이야기.
이런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어서 얼마나 좋던지.
어제 잠깐 들었던 행복에 관한 이야기. 행복은 Intensity와 Frequency 모두 중요한데, 한국 사람들은 Frequency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이야기. 같이 얘기를 나누었던 수지횽은 잦은 빈도로 행복을 느끼는 긍정적인, 그리고 강한 멘탈의 소유자.
그에는 못미치지만 나도 어제와 같은 일상에서 행복을 느낀다. 다행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