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데르는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라는 뜻이라고 한다. 국립발레단에서 18년만에 올리는 대작이라고 하길래 이번에 못 보면 꽤나 오랫동안 못볼 수도 있는 공연이겠구나 싶어 사전 지식도 없이 예매했다.
예술의 전당 월간지에 마침 우리가 예매한 날의 캐스팅인 김기완, 이은원 커플의 인터뷰가 실려 한층 기대가 더해졌고, 먼저 다녀오신 아톡님의 포스팅에 또 기대가 더해졌는데 정말 재미있게 봤다. 줄거리라고 해봐야 1막 당 한두줄이면 충분할 뻔한 스토리이고 사후의 환상 장면 등은 틀에 박힌 연출인 것 같긴 한데 정말 재미있었다. 새로 구입한 쌍안경 덕분에 무용수들의 표정을 제대로 살필 수 있었던 것도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주연들의 독무가 이어지는 동안 한 켠 물러서 있는 발레리나들에게는 그간 아무런 관심도 없었는데 이번에 보니 그녀들도 매순간 최선을 다해 연기를 하고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어쩜 다들 그리도 이쁘고 우아한지.
3막에서의 군무 또한 멋졌다. 몽환적인 조명과 함께 잘 정돈된 군무. 몇 명이 비틀거려 넘어지나 싶어 놀라긴 했지만 얼마나 힘든 무대일지를 생각하면 그 정도 실수야 뭐. 주연급이야 당연히 잘하는 사람들일테고 확실히 유니버셜 발레단보다는 국립발레단이 잘하는거 같다는 발레 초보의 생각. 발레의 많은 동작들도 알고 보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발레 음악에는 하프 연주가 많이 들어가서 듣기가 좋은데 이번 연주엔 하프 소리가 좀 별로였고 플룻 소리도 좀 거슬려 아쉽단 생각.
참, 김기완은 마린스키 발레단 김기민의 형이라고. 김기민은 남자의 발레가 저렇게 멋지구나라는 것을 알게 해준 사람이라 살짝 애정이 있는데 김기민도 지금 러시아에서 라 바야데르의 솔로르 역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 흐뭇한 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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