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9일 월요일

빅 스몰 : 인터넷과 공유경제가 만들어낸 백만 개의 작은 성공



동아일보 김상훈기자의 책으로 요즘 이슈가 되는 공유경제, 소규모 창업, 인터넷으로 가능한 사업들에 대해 정리가 되어 있다. 그야말로 빅 스몰.
공유경제라는 개념은 하버드대 법대의 로렌스 레식 교수가 만든 것으로 세상의 수많은 재화가 더 많은 사람과 나눌수록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무형재산인 저작물이 바로 그 예로 레식 교수가 공유경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설명했던 ‘나눌수록 늘어나는 공유의 가치’란 복사하고 공유하고 다시 오려 붙여도 품질이 나빠지지 않는 디지털 콘텐츠에 국한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공유경제의 전도사들은 과거와 비슷한 수준의 풍요를 환경에 훨씬 덜 부담을 주는 방식으로 누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그게 더 많은 소유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니라 더 쉽게 정해진 자원을 공유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부의 재분배라는 두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공유경제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비앤비히어로와 코자자는 에어비앤비를 벤치마크하였다. 서가를 나누자는 의미의 국민도서관은 아마존의 가변식 서가를 차용한다. 비키는 비디오+위키를 의미하는 것으로 위키처럼 비디오의 자막을 함께 만드는 개념이다. 
오데스크는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 처리하는 국경없는 일자리를 제공한다. 보통의 기업에서는 전문가라서 승진했더니 전문적인 일에서는 점점 더 멀어지고 해보지 않은 일을 끊임없이 떠안기게 되는데 이런 식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전문가로서 일할 수 있는 플랫폼이 오데스크이다.
아이디어는 있는데 장비가 없어 실현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테크숍, 아이디어를 주면 직접 제품을 만들어 팔아주는 쿼키, 아이디어를 후원하는 사람들에게 모금을 받을 수 있는 킥스타터, 이제 돈이 없어서, 기계가 없어서, 장소가 없어서 아이디어를 실현하지 못한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최근 박원순 시장이 서울을 공유도시로 만들겠다는 개념을 내놓았는데, 쓰이지 않고 쉬고 있는 모든 것이 이 새로운 구조의 핵심 자원이 된다. 책에서도 소개된 집밥, 키플, 마이리얼트립과 같은 기업이 선정되었다.
 https://www.facebook.com/wonsoonpark/posts/10201142324019690
브레인워시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작동하는 세탁기를 나누자는 생각에서, 릴레이라이즈나 집카도 평일엔 주차장에 들어가 있는 차를 나누자는 생각에서, 모푸즈나 셰어키친도 음식과 식당을 나누자는 생각에서 출발하였다.

기술을 통해 나눔이 가능해지고 있으나 실제로 기술의 발전은 부의 집중을 가지고 온다. 기술은 우리에게 번영을 가져다줄 수는 있지만 이런 경제는 직업은 주지 못한다. 책에서는 아이튠즈의 예를 들고 있는데, 음원 하나하나를 살 수 있는 선택권 덕분에 다양한 장르의 음원 시장에 번영을 가져다 주었고 덕분에 인디밴드 등이 활로를 찾기는 했지만, 기존의 레코드샵들은 문을 닫게되고 직업도 창출되지 않았다. 이처럼 어떻게 부를 만들어내느냐보다 어떻게 번영을 나눌 것인가가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직접적인 결과로 보면 그렇게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파급되는 것들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구글 덕분에 직간접적으로 누리게 된 수많은 것들이 있는데, 구글 때문에 다른 광고 시장이 위축된다고 해서, 또는 구글이 채용을 늘리지 않았다고 해서, 구글 직원들에게만 부가 집중되고 직업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오히려 파생된 엄청난 스몰 기업들이 존재하게 되었는데 말이다.
어쨌든 쉽게,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아쉬운 점은, 창조는 모방의 어머니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사례 대부분은 비키 정도를 제외하고는 외국의 성공사례를 그대로 따른 것이라는것. 대기업이 독식하는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인터넷의 발달로 외국사례 빨리 접하고 빨리 실행에 옮기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라고 위안삼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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