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수원시향의 공연을 마지막으로 2013년 교향악 축제가 막을 내렸다.
다른 공연들은 Arte TV에서 실황 방송을 해주길래 클라라 주미 강과 수원시향의 공연 기대하고 있었는데 안해주더라. 그래서 이번엔 세 번의 공연 관람으로 마무리.
4/3 서울시향
늘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 있던 2바이올린 효경 여신이 안보이길래 음? 했는데 악장도 스베틀린 루세브가 아니라 웨인 린이 들어왔다. 지휘도 정명훈이 아니고 수석들도 많이 빠져서 클래식 애호가들은 2군들의 행사라며 폄하하는 분위기도 있는 모양이었다.
그렇지만 역시 서울시향엔 아무나 들어가는게 아니다. 지휘자 성시연의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와 일사분란한 연주, 개인적으론 아주 좋았다.
협연은 신지아(신현수)였는데 기량은 내가 어찌 감히 평가할 수 있겠는가, 당연히 뛰어나겠으나 역시 바이올린은 웬만큼 잘하지 않고서는 아직 좋다고 느껴지지가 않는다. 앵콜은 좋았던 것 같은데, 아직 어리니까 좀 더 편히 연주해주면 더 많은 사랑을 받지 않을까 싶다.
4/11 대전시향
김태형의 라흐마니노프 3번 협연. 꺄. 예술의 전당 월간지에 태형이가 보내온 글, 라흐마니노프에 대한 애정이 담긴 글을 보고 정말 보고 싶었는데 신랑 일정상 못 보겠거니 하고 있다가 볼 수 있게 되어서 더욱 신났던 공연.
연습 많이 못했다고 엄살을 부렸으나 그렇게 어려운 곡을 훌륭히 연주해 내면서 어떻게 연습을 못할 수 있겠는가. 뭐 흠잡을 데가 없다. 사실 국내 연주자들 중에 라흐마니노프 연주하는 사람은 손꼽을 정도이다보니 대부분 외국 연주자들의 레코딩 앨범을 듣게 된다. 아르헤리치의 연주를 듣다가 꼬꼬마의 연주를 들으면 당연히 미흡한 부분이 많을테지만 앞날이 창창한 김태형군. 그렇게 잘 성장해주어 고맙다. 예전에 국민대 교수의 라흐마니노프 2번 듣고 기절하는줄 알았다. 저렇게 치면서도 무대에 오를 결정을 내릴 수 있다니, 박수를 받으러 나올 수 있다니.
대전시향의 앵콜곡은 발레곡인거 같았는데(아님 말고 ^^;) 탬버린 연주에 완전 놀람. 절대적인 수준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처음 오케스트라의 트라이앵글 연주를 들었을 때만큼 충격이었다. 아, 탬버린 소리가 저렇다니. 이번에 라 바야데르 때 탬버린 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었는데 역시 아는만큼 들리나보다.
4/12 부산시향
팀원들과 문화 회식으로 함께 한 부산시향 공연. 개인적인 바람은 전날 대전시향을 함께 하고 싶었으나 팀원들 대부분이 교향악 연주는 처음 접하는거라 추억 하나 함께 공유하는 선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목관악기는 정말 망했다. 예습을 정말 열심히 한 클래식 초초보 이과장님은 삑사리 나는걸 알아챌 지경이었다. 아까 삑사리 나지 않았어요? 저사람들은 프로 아니예요? 원래 그런거예요? 하는데 내가 다 민망할 지경이고, 아 정말 오보에의 찌글찌글대는 소리는 참을 수가 없었다.
협연자인 김다솔은 그저 강강강강. 나는 패셔니스타 피아니스트요라고 온 몸으로 이야기하는 가슴 푹 파인 이상한 옷을 입고 와서는 강강강강. 팀원들도 잘 친다는 얘기는 없고, 앵콜 두 번이나 할 정도는 아닌거 같던데?라는 반응과 그런 옷은 어디서 사느냐는 반응 뿐이라 또 살짝 민망.
앞으로는 검증된 오케스트라, 좋아하는 협연자 아니면 가지 말아야겠다. 이번 교향악축제는 좀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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