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가이기도 하지만 성인군자에 가깝게 생각해왔던 공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공자의 일생과 행적에 대해 작가의 해석을 담아 현대적으로 재탄생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지러웠던 당시의 시절이나 지금이나 시공간의 차이만 있을 뿐 인간사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이나, 스승으로서 존경받고 학문에 열의를 다하며 지내면 될 것을 스스로 정치에 뛰어들고 여러 나라를 주유하며 어려운 생활을 자초하는 것은 우리 나라의 정치적인 상황과도 오버랩된다.
안영에게 무시를 당했던 것이나, 노자에게 교만하고 잘난체한다는 노골적인 비난을 받으면서도 그들을 존경하고 따르려 했던 모습,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 거짓말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현실주의적 모습을 보였던 공자에게서 사상가의 모습을 넘어 인간적인 모습이 느껴진다.
공자는 15세에 배움에 뜻을 두었고, 30세에는 자립하였으며, 40세에는 미혹하지 않게 되었고, 50세에는 천명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어째서 하늘의 뜻을 깨달았던 51세에 높지도 낮지도 않은 중간벼슬에 뛰어들었던가. 대사상가이자 성인이었던 공자가 제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그토록 현실정치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인가. 공자는 예수나 부처와 같은 성인, 노자와 같은 사상가와는 달리 하늘나라가 아닌 지상의 나라에서, 피안이 아닌 차안에서, 우주가 아닌 바로 전국시대의 난세에서 인간으로서 올바르게 살아가야한다고 외쳤다. 기본적으로 인의 실천, 백성을 사랑하는 것을 자기의 임무로 생각했기 때문에 현실 앞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만 매달려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실정치의 벽은 그 꿈을 실현하기엔 너무나 두터웠고, 많은 좌절과 오해를 받기도 하였다.
우리는 정치인들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기도 하고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기도 한다. 기대한만큼 실망하고 기대하지 않은만큼 무심하다. 최고의 선각자로 분류될수 있는 공자에게도 쉽지 않은 정치였다. 책을 읽으며 내내 우리의 현실정치와 많이 비교해보게 되었다. 정치인들도 스스로 일어서고, 미혹하지 않고, 천명해야 하겠으나 국민들도 기다릴줄 아는 지혜와 오해하지 않는 냉철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