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8일 목요일

그대 아직도 부자를 꿈꾸는가



이 책은 2011년 고양시에 있는 마을학교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들 중 일부를 모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번달 독서모임 주제는 ‘가치관’으로 메인책으로 선정되었고, 강사와 주제들은 아래와 같다.
박경철 : 이마트 피자를 거부해야 모두가 산다 -독식하는 거대 공룡과 맞서 싸우는 방법
정태인 : 그대 아직도 부자를 꿈꾸는가 -이기적인 경제학자의 이타적인 경제 이야기
이범 : 아이들에게 공부의 즐거움을 허하라 -망가진 교육 체계에서 익사하지 않기
나임윤경 : 사교육과 외도, 그 오묘한 관계 -‘교육’만 있고 ‘애정’은 없는 가정에서 사랑 만들기
윤구병 : 아이를 살리는 교육, 반란이 답이다 -행복해지기 위해 던져야 하는 질문
신영복 : 공부란 무엇인가?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 만나는 방법
조국 :‘부정의’의 시대, ‘정의’를 꿈꾸자 -법의 치욕에 대한 법학자의 일갈
심상정 : 정치를 버리면 세상은 바뀌지 않아요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꿈이 되는 세상을 만들자
이이화 : 국사 실력이 밥 먹여 준다 -눈먼 시대에 천대받는 한국사 구하기
유명인들도 많고, 언론에서 그들의 생각을 많이 접하기도 했고, 제목만 봐도 어떤 내용일지가 짐작이 된다. 이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나임윤경님의 강연인데 프로젝트 가족라는 개념이 나에겐 다소 충격적이었다. 한국의 가족이 더이상 애정 공동체가 아니라 프로젝트 공동체라는 것이다. 가족의 모든 삶이 자녀의 입시를 목적으로 돌아간다. 엄마는 아이를 좋은 학교를 보내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아이의 스케쥴을 관리하고, 아빠는 돈을 벌어올 뿐이고, 그러다보니 오랜 기간 기러기 가족으로 지내는 것이나 시험기간에 아빠는 친척집에서 지내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아이는 이러한 삶이 싫지만 그래도 엄마가 시키는대로 하면 대학은 갈 수 있다는 사실은 안다. 그래서 일단 엄마가 시키는대로 한다. 아빠는 가족 구성원에게서 뒷전이고 사랑을 받을 수 없으니 외도를 한다. 사랑 또는 성욕은 외부에서 해결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사랑 없는 가족이 유지될 수 있다. 그것이 프로젝트 가족.
어쩌다가 대한민국이 이지경까지 된건지, 소설이 아니라 실제 학생들과 상담을 하고, 외도를 하는 사람과 인터뷰를 하고, 수많은 연구를 해서 내린 결론이란 것이 슬프다. 그렇게 사는 것이 진정 행복한건지 안타깝다.

2013년 2월 27일 수요일

소유냐 삶이냐



이 책을 받은건 10년이 넘었다. 연애하던 시절 신랑이 사준 책으로 본인이 추구하는 삶과 가치관을 공유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연애할 때 이런 책을 선물받고 싶은 사람이 어디있겠나. 심지어 글씨도 작고 편집도 딱 읽기 싫게 생겼다! 신랑은 내가 그 책을 읽은 줄 알고 있다가 몇 년 전엔가 읽지 않았다는 사실을 듣고는 실망을 금치 못했다. 이번 독서모임 주제가 가치관인지라 오래된 이 책을 꺼내보았다.

다른 번역서들의 제목은 ‘소유냐 존재냐’인데 이 책은 그냥 존재론적 삶이 삶이라고 생각하고 ‘소유냐 삶이냐'로 지어진 것인가보다. 본문에서는 소유양식, 존재양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인간은 어찌되었던 소유하려는 경향과 존재하려는 경향을 모두 갖게 되는데 소유양식을 감소시키는 정도만큼 존재양식이 나타나기 때문에 어떤 양식을 선택할지는 본인이 선택해야 하고, 에리히 프롬은 왜 존재양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지를 이야기한다.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능동적, 소외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존재양식에서 존재는 긍정적인 능력을 능동적으로 발휘하는 상태로 최고의 능동적인 삶을 구현하는 것인데 현대적 의미의 능동은 능동과 단순한 분주함을 구별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현대인들의 분주함은 극히 수동적인 것으로 인간의 노예상태가 강화된다. 소유양식은 능동적이지 않고 수동적으로 충족될 수 있는 욕망이 만족될 때의 쾌감을 추구하는데 이는 내가 소유하는 것의 양과 질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힘을 추구하게 된다.
소외는 시장적 성격으로도 표현될 수 있는데 이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병적인 성격을 의미한다. 소유양식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은 모두에게서 소외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생소한 관계에 있으면서 이기적 이익과 서로를 필요로 하는 필요 때문에 얽혀 있다 뿐이지 진정한 관계가 아니다. 이러한 것은 자기 자신에게서도 나타나는데 경제, 결혼시장 등 모든 시장에서 자기 자신을 성공적으로 팔리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게서도 소외된다.

책을 읽으며 인상적인 부분이 있는데 일상생활에서의 소유양식과 존재양식을 비교 설명하는 부분에서 독서, 학습, 지식에 관한 부분이다. 그간 나의 책 읽는 방법, 지식을 얻는 방법이 정확히 소유양식이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철학책이나 역사책을 읽을 때 주요 사상을 외움으로서 철학자들을 알 수는 있다. 그러나 단순한 정보획득의 차원을 넘을 수가 없으므로 철학자에게 질문하고 그들과 말하는 법은 배우지 못한다. 지혜가 담겨있는 지식으로 승화하지 못하는 것이다. 최근 이콘드라는 책을 읽으며 답답함을 많이 느꼈는데 나의 학습하는,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의 큰 문제점을 알게 되었다. 소유냐 삶이냐를 읽을 때에도 한 챕터 내내 잘 안읽히는데 관심있는 분야에서는 또 잘 읽히는 것을 보면 지식이 부족한데 지혜를 끌어내려는게 무모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중에 하나는 아래와 같다. 본문을 그대로 옮겨두겠다.

시장적 성격구조를 가진 사람은 단지 최대의 능률을 가지고 사물을 움직이고 일하는 외에는 아무런 목적도 없다. 왜 그렇게 바삐 움직여야 하는가, 또는 왜 최대의 능률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아무도 그럴싸한 대답을 못한다. 그들은 인간은 왜 사는가, 인간은 왜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고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하는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질문에 대해서 거의 관심이 없다.
...
오늘날 사람들이 물건을 사거나 소비하기를 좋아하나 산 물건에 대해 깊은 애착이 없는가 하는 난문에 대해서는 시장적 성격이 갖는 현상에서 가장 의미 깊은 대답을 찾을 수 있다. 시장적 성격은 애착심을 결여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인간으로 하여금 사물에 대해 무관심하게 만들었다. 물건이란 오로지 소비의 대상일 뿐이다. 친구나 애인도 마찬가지이다. 그들 사이에는 아무런 깊은 연대감이 없기 때문에 그들 역시 소비의 대상인 것이다.
...
두뇌에 의한 조작적 사고의 지상권은 정서생활의 위축을 초래한다. 정서생활은 촉진되지도 않았고 필요치도 않거니와 오히려 출세하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에 어린이의 수준 이상으로 성숙하지 못했다. 그 결과, 시장적 성격의 소유자는 감정적 문제가 관련되는 한에서는 기묘하게 단순하다. 그 단순함으로 인해 그들이 성실한 사람인지 협잡꾼인지를 판단할 수가 없다. 이 사실은 어째서 그렇게 많은 협잡꾼들이 정신적 종교적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가, 강한 감정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정치인들이 어떻게 해서 시장적 성격 소유자에게 강하게 호소하는가를 설명해준다.
순수한 종교적 인물과 강한 종교적 감정으로 위장한 선전원을 구별할 수 없다.

2013년 2월 26일 화요일

FYI, 2013년 교향악 축제


마음에 드는 협연자가 많다.
우리 시대에 음악계를 이끌어나갈 젊은 음악가들.
몇 개나 가볼 수 있을런지. ㅜㅜ

[ 일정 ]

4.1  울산시립교향악단 (지휘 김홍재, 첼로 다니엘 리)4.2  국립국악관현악단 (지휘 원일, 해금 꽃별 외)
4.3  서울시립교향악단 (지휘 성시연, 바이올린 신지아)
4.4  청주시립교향악단 (지휘 유광, 바이올린 권혁주)
4.6  원주시립교향악단 (지휘 박영민, 바이올린 김수연)
4.7  창원시립교향악단 (지휘 정치용, 클라리넷 김한)
4.8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 서현석, 플루트 최나경)
4.9  부천시립교향악단 (지휘 에밀 타바코프, 피아노 김규연)
4.10 인천시립교향악단 (지휘 금난새, 피아노 이진상)
4.11 대전시립교향악단 (지휘 금노상, 피아노 김태형)
4.12 부산시립교향악단 (지휘 리 신차오, 피아노 김다솔)
4.13 KBS교향악단      (지휘 박은성, 바이올린 이지혜)
4.14 전주시립교향악단 (지휘 강석희, 첼로 이상은)
4.15 제주시립교향악단 (지휘 이동호, 바이올린 김윤희, 그란데 오페라 합창단)
4.16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 최희준, 피아노 임효선)
4.17 수원시립교향악단 (지휘 김대진, 바이올린 클라라 주미 강)
 


  
[ 상세 ]

4.1  울산시립교향악단 (지휘 김홍재, 첼로 다니엘 리) 
 
[프로그램]
 
베르디 _ 운명의 힘 서곡 
G. Verdi _ Overture to "La forza del destino"
드보르작 _ 첼로 협주곡 b단조 Op.104
A. Dvorak _ Concerto for Cello in b minor, Op.104
프로코피예프 _ 로미오와 줄리엣 Op.64 (하이라이트)
S. Prokofiev _ Romeo and Juliet, Op.64 (Highlights) (Excerpts from Suite Nos. 1 and 2)
 
[출연자]
 
울산시립교향악단
지휘 _ 김홍재
협연 _ 첼로 다니엘 리  



4.2  국립국악관현악단 (지휘 원일, 해금 꽃별 외)

[프로그램]
 
원일 _ 대취타 易
강준일 _ 소리그림자 No.2
김성국 _ 공무도하가
최성환 _ 아리랑 환상곡
 
[출연자]
 
국립국악관현악단
지휘 _ 원일
협연 _ 해금 꽃별 外



4.3  서울시립교향악단 (지휘 성시연, 바이올린 신지아)

[프로그램]
 
브람스 _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77
J. Brahms _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77
브람스 _ 교향곡 제2번 D장조 Op.73
J. Brahms _ Symphony No.2 in D Major, Op.73
 
[출연자]
 
서울시립교향악단
지휘 _ 성시연
협연 _ 바이올린 신지아 
 


4.4  청주시립교향악단 (지휘 유광, 바이올린 권혁주)

[프로그램]
 
로시니 _ 도둑까치 서곡 
G. Rossini _ Overture to "La gazza ladra"
파가니니 _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D장조 Op.6, MS.21
N. Paganini _ Violin Concerto No.1 in D Major, Op.6, MS.21
라흐마니노프 _ 교향곡 제2번 e단조 Op.27
S. Rachmaninov _ Symphony No.2 in e minor, Op.27
 
[출연자]
 
청주시립교향악단
지휘 _ 유광
협연 _ 바이올린 권혁주 
 


4.6  원주시립교향악단 (지휘 박영민, 바이올린 김수연)

[프로그램]
 
김규동 _ 관현악을 위한 '무채색 원형'
베토벤 _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61
L. v. Beethoven _ Violin Concerto D Major, OP. 61
베를리오즈 _ 환상교향곡 C장조 Op.14 '어느 예술가의 생애 이야기'
H. Berlioz _ Symphonie Fantastique in C Major, Op.14
 
[출연자]
 
원주시립교향악단
지휘 _ 박영민
협연 _ 바이올린 김수연 
 


4.7  창원시립교향악단 (지휘 정치용, 클라리넷 김한)

[프로그램]
 
닐센 _ 클라리넷 협주곡 Op.57
C. Nielsen _ Clarinet Concerto Op.57
브루크너 _ 교향곡 제6번 A장조
A. Bruckner _ Symphony No.6 in A Major
 
[출연자]
 
창원시립교향악단
지휘 _ 정치용
협연 _ 클라리넷 김한 
 


4.8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 서현석, 플루트 최나경)

[프로그램]
 
베를리오즈 _ 로마의 카니발
H. Berlioz _ Overture from "Le Carnival Romain" 

김성기 _ 아리랑
Kim, Sungki _ Arirang 

라벨 _ 볼레로
M. Ravel _ Bolero

김솔봉 _ Sacred meadow Flute and String Orchstra(2005)

생상 _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C.Saint-Saens _ Introduction of Rondo Capriccioso

스트라빈스키 _ "불새" 모음곡 (1919)
I. Stravinsky _ "The Firebird" Suite (1919)

 
[출연자]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 _ 서현석
협연 _ 플루트 최나경



4.9  부천시립교향악단 (지휘 에밀 타바코프, 피아노 김규연)

[프로그램]
 
림스키 코르사코프 _ 스페인 기상곡 Op.34
Rimsky-korsakov _ Capriccio Espagnol Op.34 
프로코피예프 _ 피아노 협주곡 제3번 C장조 Op.26
S. Prokofiev _ Piano Concerto No.3 in C Major, Op.26
차이콥스키 _ "백조의 호수" 모음곡 Op.20a 
P. I. Tchaikovsky _ "The Swan Lake" Suite, Op.20a
 
[출연자]
 
부천시립교향악단
지휘 _ 에밀 타바코프
협연 _ 피아노 김규연
 


4.10 인천시립교향악단 (지휘 금난새, 피아노 이진상)

[프로그램]
 
브람스 _ 피아노 협주곡 제2번 B♭장조 Op.83
J. Brahms _ Piano Concerto in B♭ Major, Op.83
무소르그스키 _ 전람회의 그림
M. Musorgskii _ Pictures at an Exhibition
 
[출연자]
 
인천시립교향악단
지휘 _ 금난새
협연 _ 피아노 이진상
 


4.11 대전시립교향악단 (지휘 금노상, 피아노 김태형)

[프로그램]
 
글린카 _ 오페라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 
M. Glinka _ Overture of Opera "Ruslan and Lyudmila"
라흐마니노프 _ 피아노 협주곡 제3번 d단조 Op.30
S. Rachmaninov _ Piano Concerto No.3 in d minor, Op.30
차이콥스키 _ 교향곡 제5번 e단조 Op.64
P. I. Tchaikovsky _ Symphony No.5 in e minor, Op.64
 
[출연자]
 
대전시립교향악단
지휘 _ 금노상
협연 _ 피아노 김태형



4.12 부산시립교향악단 (지휘 리 신차오, 피아노 김다솔)

[프로그램]
 
차이콥스키 _ 피아노 협주곡 제1번 b♭단조 Op.23 
P. I. Tchaikovsky _ Piano Concerto No.1 in b♭ minor, Op.23
브루크너 _ 교향곡 제9번 d단조 
A. Bruckner _ Symphony No.9 in d minor
 
[출연자]
 
부산시립교향악단
지휘 _ 리 신차오
협연 _ 피아노 김다솔
 


4.13 KBS교향악단      (지휘 박은성, 바이올린 이지혜)

[프로그램]
 
권지원 _ Entropy (초연)
Kwon, Jiwon _ Entropy (Korea Premiere)
프로코피예프 _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D장조 Op.19
S. Prokofiev _ Violin Concerto No.1 in D Major, Op.19
 
[출연자]
 
KBS교향악단
지휘 _ 박은성
협연 _ 바이올린 이지혜
 


4.14 전주시립교향악단 (지휘 강석희, 첼로 이상은)

[프로그램]
 
라흐마니노프 _ 교향곡 제2번 Op.27  外
S. Rachmaninov _ Symphony No.2 in e minor, Op.27
 
[출연자]
 
전주시립교향악단
지휘 _ 강석희
협연 _ 첼로 이상은
 


4.15 제주시립교향악단 (지휘 이동호, 바이올린 김윤희, 그란데 오페라 합창단)

[프로그램]
 
김정길 _ 연작교향기 <백록담> 중 제3편 "한라산 비경"(2008)

차이콥스키 _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35
P. I. Tchaikovsky _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35

이영조 _ 섬집아기 환상곡 (2007)

안익태 _ 한국 환상곡(합창) - 25분
Ahn, Eak Tai _ Symphonic Fantasia KOREA

 
[출연자]
 
제주시립교향악단
지휘 _ 이동호
협연 _ 바이올린 김윤희
합창 _ 그란데 오페라 합창단
 


4.16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 최희준, 피아노 임효선)

[프로그램]
 
스메타나 _ '팔려간 신부' 서곡
B. Smetana _ 'Bartered Bride' Overture
라흐마니노프 _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Op.43
S. Rachmaninov _ Rhapsody on a Theme by Paganini, Op.43
드보르작 _ 교향곡 제8번 G장조 Op.88
A. Dvorak _ Symphony No.8 in G Major, Op.88
 
[출연자]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 _ 최희준
협연 _ 피아노 임효선
 


4.17 수원시립교향악단 (지휘 김대진, 바이올린 클라라 주미 강)

[프로그램]
 
시벨리우스 _ 핀란디아 서곡 Op.26
J. Sibelius _ Finlandia, Op.26
시벨리우스 _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 Op.47
J. Sibelius _ Violin Concerto in d minor, Op.47
생상 _ 교향곡 제3번 Op.78 "오르간"
C. Saint-Saens _ Symphony No.3 in c minor, Op.78 "Organ"
 
[출연자]
 
수원시립교향악단
지휘 _ 김대진
협연 _ 바이올린 클라라 주미 강

북촌 기행



회사에서 마련해준 인문기행 두번째 시리즈 북촌 기행.
주말에 회사에서 기획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소중한 나의 시간을 빼앗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하나인데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은 북촌 기행 후 이어지는 고상지의 반도네온 공연이 보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저조한 참여율로 이한철의 어쿠스틱 공연으로 변경되었고 안타까움을 안고 큰 기대없이 참석하였다.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유익한 프로그램들로 재미있었고 배운것도 많은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공방체험 : 나무를 다루는 일은 대목장과 소목장으로 나뉜다고 한다. 대목장은 숭례문 보수하는 것과 같이 큰 틀을 잡고 서까래, 기둥 등을 작업하는 일이고 소목장은 문, 창, 가구 등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고 디자인까지 감안해야 하는 일이라고 한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소목장 무형문화재 심용식님이 현재 살고계신 한옥, 청원산방이었다. 큰 틀은 그대로 두고 살기 편하게 현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하였는데 곳곳에 감탄을 자아내는 요소가 많이 숨어있다. 매주 금요일은 예약자에 한해 개방한다고 하니 한옥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방문해볼만 하다. 옆집 공방에선 여러 사연을 갖고 있는 한옥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1년 과정으로 교육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문화유산은 아교 등의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디자인을 하고 틀을 만들어 하나하나 끼워서 큰 모양을 만드는데, 나무가 기온에 따라 수축/팽창할 수 있기 때문에 휘는 것을 방지하고, 부분적으로 훼손되었을 때 전체를 보수할 필요 없이 훼손된 부분을 떼어내서 다시 만들고 조립하면 되기 때문에 유지보수도 쉬워진다고 한다. 틀 끼우는 것을 체험해보고 기념품 하나.


북촌산책 : 통의동, 가회동, 삼청동, 계동 등 경복궁을 둘러싸고 있는 곳들 느낌이 참 좋다. 예전에도 몇번씩 둘러본 곳이지만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걷다보니 모르고 지나쳤던 것도 많고 재미있었다.
서울시가 임대해준다는 게스트하우스, 인촌 김성수 선생의 고택, 중앙고등학교, 우리나라 최초의 치과, 맹사성 집터, 가회동 31번지까지.
예전에 중앙고등학교의 닫힌 교문 앞에 몰려있는 일본인 관광객과 학교 앞 문방구에 늘어진 연예인 사진들을 보며 저건 뭔가 했었는데 겨울연가에 배용준이 다니던 학교 촬영지였다고.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중앙고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곳이다. 10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진 명문고로서 고려대 본관과 비슷한 느낌이 나는 본관은 사적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 곳에서 3.1운동의 싹이 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본관의 오른쪽 편에 살짝 보이는 숙직실에서 중앙고 출신의 엘리트들과 선생님, 학생이 모여 논의를 했었다고 하는데 이곳이 일본 관광객이 찾는 장소라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가회동 31번지는 골목 양쪽으로 한옥이 늘어서 있는, 북촌 8경중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장소이다. 가장 높은 위치에서 시내를 내려다보았을 때 오른쪽 첫번째 집이 개인의 취향에 나왔던 상고재, 실제 이름은 여랑재이다. 그 옆에 있는 집은 MB가 후보자시절 세들어 살던 가회동 자택인데, 기독교인이라면서 풍수까지 따지는구나. 어쨌거나 대통령이 되었으니 행운의 프리미엄이 어마어마한 집이다. 집주인이 팔려고 내놓았다가 팔리지 않아서 지금은 게스트하우스로 운영 중인데 1박에 150만원이라고.


희망가게 : 희망가게는 아름다운 가게와 아모레퍼시픽의 후원으로 저소득 한부모 여성을 위한 창업자금 대출을 지원받아 만들어진 식당이다. 금리 1%의 좋은 조건으로 한부모 여성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인데 안국역 근처에 1호점 정든찌개가 있다. 이 곳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국내산 재료를 사용하는 착한가게이기도 하다. 이런 활동이 있는지 몰랐는데 벌써 50호까지 생겼다고 하니 조금은 먹먹해진다.

이한철 : 마지막으로 이한철 공연. 얼마 전 건축학개론 출판행사때 가보았던 해빛이라는 문화공간에서 진행되었다. 단촐한 인원에, 슬리퍼 신고 하는 공연이라니 서로 얼마나 민망할지 걱정이었는데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라이브 공연을 많이 하던 분이라 그런지 위트있는 멘트도 많이 하고 리액션도 많이 이끌어내주었다.
미발표 곡을 포함하여 아프리카와 관련된 노래들을 불러주었는데, 우리의 북촌기행을 진행해준 트래블러스맵을 통해 아프리카 여행을 두 번 다녀왔다고 한다. 그 때의 이야기들을 몇 가지 해주었는데, 차를 타고 초원을 달리고 있는데 하늘이, 한국에서 보던 하늘은 내 머리 위에 있는 것이었는데, 아프리카에선 하늘이 내 어깨 옆에도 있더라, 그렇게 나를 감싸고 있더라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사람이 적다고 소홀히 하지 않고 시작 전 꼼꼼한 리허설로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함께 한 동료 연주자도 다양한 퍼커션과 소품들을 준비하여 진심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역시 프로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뜻밖의 좋은 공연에 감사.


공정여행 : 이 날의 여행은 트래블러스맵을 통해 진행되었다. 트래블러스맵은 공정여행을 실천하는 여행사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패키지 여행을 가면 맛없는 교민 식당, 바가지 쇼핑 등 커미션이 존재하는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것들을 지양하고 현지가이드에게는 정당한 임금을, 내가 소비하는 것은 그 지역의 경제를 선순환시킬 수 있게, 지역민과 어울리며 현지의 문화를 느낄 수 있게, 환경을 우선 생각하며 여행하는 곳이 트래블러스맵이다.
기업문화도 당연히 독특하겠지만 창업자의 이력 또한 특이하다. 원래는 대안학교 선생님이었다고 한다. 대안학교의 아이들이 여행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고, 성장하는 것을 보며 올바른 여행이 아이들을 성장케 한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 트래블러스맵을 창업했다. 그리고 여행대안학교를 설립하였다.
이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세상을 바꾸는게 마냥 어렵지만은 않은거구나. 방향만 잘 잡으면 내가 하고 있던 일에서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나가는데 기여할 수 있는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일상과 다르지 않은 나들이일거라 생각했는데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낀 하루였다. 많은 사람들이 공정여행을 통해 행복한 경험을 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http://www.travelersmap.co.kr

2013년 2월 25일 월요일

마술피리



문화사 세번째 날은 모짜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과 마술피리를 보았다. 모짜르트에 더 익숙해서일까 앞서 베르디보다 듣기 편한 느낌이다. 마술피리는 모짜르트가 사망하던 해에 완성한 마지막 오페라 작품이다. 그 때 모짜르트의 나이는 지금의 내 나이인데 짧은 생애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지만 그의 천재성과 불멸의 작품들을 보면 부러움 뿐이다. 보통의 오페라가 이탈리아어로 진행되는데 반해 마술피리는 독일어로 진행된다. 그래서 조금 투박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어차피 못 알아들으니 감상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마침 마포아트센터에서 마술피리 공연이 있길래 급히 예약했다. R석이 15,000원밖에 하지 않고, 포스터가 다소 유아스럽고, 동네 아트센터에서 하는 공연이란 점에서 아이들이 많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프로 오페라단의 공연이니 어느 정도 격식은 갖추었겠지, 아동용은 아니겠지, 하면 별 기대없이 갔다. 예상대로 아이들이 넘쳐났고 공연 시작전에는 시장이 따로 없을 정도로 산만했다. 공연 중에도 산만한 분위기일까봐 걱정되었고, 인터미션 후에는 아이들이 동행한 집은 자리를 비우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 예상은 빗나갔다. 마술피리에 동화적인 요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재미있기도 하겠지만 2시간이 넘는 긴 시간동안 아이들은 집중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보였다. 수준높은 마포구의 아이들!
가서 보니 최근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인기리에 공연했던 것을 초대한 모양이다. 외국에서 공연된 장면을 보면 무대장치에 많은 신경을 쓴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공연에서는 영상장치로 대신했다. 큰 뱀과 싸우는 첫 장면에서는 다소 뜨악했는데 나머지 부분들은 잘 준비되었던 것 같고 성악가들 역량도 꽤 훌륭했다.
모든 대사를 노래로 하는 베르디 오페라와 달리 대사를 말하듯이 노래하는 형식을 ‘레치타티보’라고 한다고 하는데 검색해보니 레치타티보 종류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해지고, 이탈리아어가 아닌 오페라에서 사용된다고 하는데 베르디 오페라에도 있는 형식인가보다. 이번 공연에선 대사처리를 한국어로 해서 조금 어색했지만 독일어로 했어도 어색하긴 마찬가지였을듯.
기회가 된다면 무대장치까지 제대로 갖춘 마술피리를 봐야겠다.

2013년 2월 24일 일요일

불타는 금요일과 토요일


금요일. 공연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늦은 시간이라 많이 막히지는 않을 것 같아 버스를 타고 이동.
학교 다니던 시절은 항상 지하철로만 이동했던터라 가끔 버스를 탈 때 볼 수 있는 서울의 야경이 그렇게 좋을수가 없었다.
지금은 밤에 돌아다니는 것이 일상이 되었지만 오랜만에 버스에서 보는 서울의 밤거리.
용산 부근을 지날 때는 높은 건물이 없어서 꽤나 오랫동안 남산타워를 볼 수 있었다.


토요일. 12시간 동안의 동선.
오전에는 본부 봉사활동하러 대방동에 모였다가 사당동 경로당에서 청소봉사.
오후에는 회사 인문기행 행사로 북촌마을 탐방과 공연.

재밌는 경험이 많아 정리하고 싶은데 불타는 금요일과 토요일을 보냈더니 여력이 없다.
이번이야 회사 행사였지만 늘상 저렇게 보내는 나의 주말. 이제는 좀 쉬어줘야겠다.

2013년 2월 21일 목요일

예술의 전당 토요콘서트



교향악축제, 11시 콘서트, 위대한 작곡가 시리즈 등 예술의 전당에서 기획하는 여러가지 공연 중 토요일 오전에 하는 공연이 아마 작년부터 시작한 것 같다. 신세계 후원으로 공연 시작 전 스타벅스 커피도 나눠주고 지휘자인 김대진교수가 곡에 대한 해설도 덧붙여준다.
이번에는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과 교향곡 5번. 바이올린 협주곡은 차이코프스키가 당시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에게 헌정한 곡이었는데 그가 이런 곡은 연주할 수 있는 곡이 아니라고 해서 상처입은 차이코프스키가 3년이나 지난 후에야 세상에 내놓았다고 한다. 그만큼 기교가 필요한 어려운 곡인데 박지윤이라는 협연자는 도입에서부터 참 잘한다는 느낌이 들었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몰입이 잘 안됐다. 몰입이 안된게 그녀의 탓은 아닐테지만.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은 주제가 되는 음악이 매악장마다 변주가 되어 연주된다. 연주를 시작하기에 앞서 각 악장별로 몇마디씩 연주해 주었는데 곡에 익숙해지기에도 좋고, 악기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도 인지할 수 있어서 좋고, 악장별로 달라지는 느낌까지도 좋다. 송영훈의 11시 콘서트도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아직까지는 이런 해설이 있는 공연이 좋다. 아톡님 정도의 경지에 이르면 누가 해설해주는 것이 싫어진다고~
4월에 김정원의 협연이 있는데 김대진과 김정원의 조합은 처음이라 기대된다.

오늘 기사는 아닌데 마침 오늘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김대진 교수 인터뷰 기사가 눈에 띄어 링크 첨부.
길러내는 후학들 면면이 훌륭하기 그지 없어서 대단한 실력자일거라고 생각은 했었는데 이 정도로 좋은 집안의 수퍼엘리트일줄은 몰랐다.

2013년 2월 19일 화요일

브레겐츠 페스티벌 아이다



오스트리아, 인구 3만의 작은 마을 브레겐츠에서 1945년부터 시작된 호수를 무대로 펼쳐지는 오페라 페스티벌. 유럽에 가면 다른 볼거리가 천지이니, 오스트리아만 하더라도 빈, 짤츠부르크, 할슈타트 등 가보고 싶은 곳이 가득하니, 저런 작은 마을에서 하는 공연을 일부러 보러 가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런 아쉬움을 달랠 수 있게 메가박스에서 브레겐츠 페스티벌 공연 실황을 상영중이다. 메가박스에서 유럽의 음악회, 오페라, 뮤지컬 등을 상영하는 것은 오래된 일인가본데 이번에 처음 알게되었다. 1월 1일엔 빈필하모닉 신년음악회를 생중계하기도 했고 3월엔 메트 오페라를 올린다고 한다.
브레겐츠 페스티벌 아이다는 12월에 개봉했는데 지금도 드문드문 상영중이고 3일 전쯤 예매했을 때는 한 커플 좌석만 비어 있었는데 생각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무대 연출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갔는데 화면으로 잡아내는 데에는 한계가 느껴졌다. 좀 더 멀리서 전체를 잡아주었으면 했는데 그랬다면 배우들의 표정을 안 잡아준다고 불만이 생길수도 있었겠지. 이집트가 배경인 아이다의 무대에 왜 자유의 여신상을 컨셉으로 했을까 궁금했는데 2009년 페스티벌 당시 전쟁을 하고 있던 미국에 대한 비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개선행진곡이나 중간중간 무용 부분은 이집트 느낌이 안나서 조금 아쉽기도 했다. 라 트라비아타도, 아이다도 현대적으로 연출된 무대를 보다보니 고전적인 무대 연출을 보고싶은 마음이 생긴다.

링크는 실제로 브레겐츠 페스티벌에서 아이다를 감상하고 온 기자의 후기.
http://ticket.yes24.com/Home/Magazine/InterviewRead.aspx?bid=7024&page=14&Code=3

2013년 2월 18일 월요일

주세페 베르디



이번 문화사 수업의 주제는 오페라
. 5주간 진행되는 수업에서 1,2주를 베르디의 오페라에 할애할 정도로
오페라에서 베르디를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19세기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이다. 25세의 나이에 첫 오페라 오베르토를 시작으로 80세에 만든 팔스타프에 이르기까지 반세기 이상을 오페라 작곡가로 살며 명성을 떨쳤다. 2013년은 베르디 탄생 200주년으로 올 해 세계 어느 곳을 여행하더라도 베르디의 오페라가 공연되고 있을거라고 하니 이탈리아에서 베르디의 오페라를 감상하는 꿈을 꿔본다.
베르디의 3대 오페라는 라 트라비아타, 아이다, 리골레토인데 주입식 교육의 결과물로 제목만 들어봤지, 그저 사랑 이야기겠거니 하는거지 사실 어떤 내용인지도 잘 모른다. 오페라라고 하니 얼마나 어렵고 지겨울까 지레 겁먹을 수 있는데 라 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 아이다의 개선행진곡’, 리골레토의 여자의 마음은 오페라를 모르는 사람도, 베르디를 모르는 사람도 익숙한 곡들이다.
성악가의 역량이 돋보이는 독창도 좋지만 소프라노, 테너, 바리톤이 어우러지는 곡들은 또다른 멋이 있다. 이런 곡에서 베르디같은 작곡자의 역량이 드러나는 것일테지. 베르디의 3대 오페라 모두 비극으로 끝나지만 음악만은 참으로 아름답다. 역시 천재

2013년 2월 13일 수요일

스와로브스키 전시회




평소에도 악세서리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스와로브스키 전시회라고 특별히 가고싶은건 아니었지만 티켓이 생긴 덕에 평일 휴가를 알차게 즐기러 대림미술관으로 고고.
지름이 27cm라는 다이아몬드 컷팅의 크리스탈도, 유명인들이 걸친 장신구도, 착용해보라고 내 놓은 의상/구두/악세서리도 크게 관심을 끌진 못했다.
딱 하나 마음에 든 건 4층에 전시된 드레스들. 이쁘구나~ 꺄흥


대림미술관 ~ 2013. 3. 17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2월 12일 가회동 서미갤러리 자리에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가 개관했다. 현대카드가 무언가를 하면 궁금하긴 하다. 정태영사장 트윗을 통해 도서관 내외부 사진들을 보았는데 실제로 가서 보니 역시나 하는 감탄사가 나온다. 현대카드 회원들만 입장 가능하게 하는 특별한 정책부터 도서관의 한옥 이미지를 잘 살려낸 북마크의 디테일까지. 1층은 카페와 미니 갤러리, 2층은 도서관, 3층 다락방은 미니 도서관 컨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옥 중정의 장점을 잘 살려 공간이 서로 마주보고 통하게끔, 집 안에 또 다른 집을 구현하여 쉴 수 있게 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1층에서는 4월 14일까지 Visionaire라는 잡지 전시를 하는데 현대카드가 새로이 선보이는 장소에서의 첫번째 전시이니 얼마나 고심했겠는가, 이 잡지 또한 정말 특이하다. 흔히 생각하는 2차원의 종이잡지가 아니라, 어떻게 표현해야 적절할까. 맛을 보고 향을 맡고 음악을 듣는 잡지도 있고, 야생화가 피는 잡지도 있고, 이 잡지에 참여한 사진 작가들도 칼 라커펠트, 데이비드 라샤펠 등 사진에 문외한인 나조차도 들어본 적 있는 사 람들이다.

가장 감동적인 것은 서적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선정한 만여권의 책들이 소장되어 있는데 대부분 이번에 새로 구입한 것이고 희귀본들도 많다고 한다. 일반인인 내가 보기에도 대단하다 싶은 책들이 많은데 고가의 책들이기도 하겠지만 귀한 책들도 많아 전공자들, 관심있는 사람들에겐 정말 큰 도움이 될듯하다. 심지어 사진촬영까지 가능하니 얼마나 대승적인 시도인지. 라이프, 도무스라는 잡지 전권을 소장하고 있는 것이 자랑인가본데 그 잡지들을 나는 모르지만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또한 대단한 일일 것임이 분명하고 아무튼 현대카드 대단하단 말밖엔.

사람들 북적대기 전에 경험해보려고 개관일에 다녀왔는데 하루종일, 그리고 자주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버렸다.

아니쉬 카푸어전



왠지 리움은 가고싶은 생각이 안들어 갈까 말까 망설이다, 몇 번의 자극으로 가야겠다 마음먹고도 시간이 안되서 결국 못가나보다 했는데 전시 마지막 날 극적으로 방문.
아니쉬 카푸어란 사람을 모르던 시절에 보았을 때도 이건 뭐지? 하며 한 번 더 돌아보게 했던 Void 시리즈는 역시나 오묘했다. 그저 원색의 작품일 뿐이라 생각했는데 그 원색과 공간의 조화가 심연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다른 블로그에서 리뷰를 몇 번 봤기 때문에 실제 눈으로 봤을 때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나의 몸 너의 몸'이다. 규모로 압도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작품보다 특별한 안료를 쓴 것도 아니고, 이 작품의 무엇이 그리 특별히 다가온건진 모르겠지만 한참을 머물러있게 했다. 리움 소장이라고 하니 언젠가 또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도.

설치 미술의 경우 작가가 작업한 작품을 이동해 가져오는 것도 있지만 상당수는 작가의 레시피가 있고, 전시하는 현지에서 레시피에 따라 설치한다고 들은 적이 있다. 이번 아니쉬 카푸어전의 작품도 그의 공방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들이 작업을 하고 아니쉬 카푸어가 검수를 했다고 들었다. 작품을 보는 중간중간 물어보니 ‘Yellow’라는 작품은 로열 아카데미에 전시했던 작품을 그대로 갖고 온 것이라고 하고, ‘무제’라는 작품은 세 개의 똑같은 텅빈 반구가 3면의 벽에 붙어 있는데 이 중 하나는 프라다 컬렉션에서 가져온 것이고 둘은 리움 전시를 위해 제작했다고 한다. 원래 하나만 있을 때는 비움으로부터의 채움? 뭐 이런 비슷한 이름의 작품이었다고 하는데 작품 앞에 서면 텅 비어 있음에도 꽉 차 있는 느낌,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 ‘무제'는 같은 작품이 세 개가 있는터라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똑같은걸 두 번 더 보면서 무얼 더 느끼길 원한건지 대략 난감하고 표정관리가 안되더라.

‘나의 붉은 모국’과 ‘스택'은 음과 양, 여성과 남성을 뜻하는 창조와 생성의 공간, 블랙박스를 의미한다고 한다. ‘나의 붉은 모국’은 커다란 해머가 시계바늘처럼 한시간에 한바퀴씩 회전하면서 붉은 왁스를 긁고 지나가면 그 궤적을 따라 작품이 자가 생성되도록 구성된 것인데 이야말로 설치 미술의 정석이 아닌가 싶다. 문득 그럼 이 작품은 세계 어디에서 전시되어도 이 레시피대로 만들어지는 것이냐 물었더니 그건 아니라고, 컨셉에 따라 ‘스택’이 아래위로 움직이며 자가 생성될 수도 있다고 한다.

야외의 작품들도 멋지다. 사진으로 보면서 음? 이건 시카고 밀레니엄 광장에 있는 그 작품과 비슷한데? 싶었는데 그 작품도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 맞았는지. 결과적으로는 가길 잘했다 싶다. 8천원으로 이런 작품들을 볼 수 있다니,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 열리는 대규모 개인 전시회라고 하는데 이런 전시를 기획한 리움 참 대단하다싶다.

2013년 2월 6일 수요일

슈퍼괴짜경제학


전편 괴짜경제학에 이어 슈퍼괴짜경제학이라는 슈퍼 후속작을 내놓은 스티븐 레빗과 스티븐 더브너. 전편보다 좀 더 무겁고 심각한 주제이지만 좀 더 재미있게 읽었다.
너무나 다양한 이야기들이 섞여 있어서 이게 무슨 관련이 있어서 쓴 건가, 이게 무슨 경제학책인가 하는 생각이 들때쯤이면  인간을 행동하게 하는 인센티브에 대한 이야기, 의도하지 않은 결과, 외부효과에 대한 이야기들을 적절히 끌어낸다.
아래 리스트는 책의 주요 소주제이다.
1장 _ 길거리 매춘부와 백화점 산타클로스가 노리는 것 : 비용과 가격에 관한 진실들
2장 _ 자살 폭탄 테러범들이 생명보험에 들어야 하는 이유 : 행운과 패턴의 위력
3장 _ 38명의 살인 방관자 : 냉담함과 이타주의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
4장 _ 죽음을 낳는 병원의 미스터리 : 모든 일에는 값싸고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5장 _ 앨 고어와 피나투보 화산의 공통점은? : 지구를 구하는 외부효과의 마술
3장, 이웃이 살해당하는데 구경만 한 38명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까지도 많이 인용되는 이야기인데, 이것이 두 세 명의 개인이 인센티브에 반응한 결과로 사실과는 다르다는 아주 놀라운 이야기와 실험실에서 행해지는 행동경제학에 살짝 설계를 달리하여 한 방 먹이는 부분은 재미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5장의 기후변화에 관한 이야기로,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아니란 것은 알고 있었으나 그 외에도 알고 있던 사실과 다른 것들이 너무 많아 놀라웠다. 철썩같이 믿고 있는 기후모델과 그에 따른 결과가 사실은 인센티브에 반응한 결과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면, 여론조사, 설문조사, 상당 수의 실험결과가 스폰서가 의도한 결과를 끌어내기 위함인 것을 이미 알고 있는데 공공을 위한 기후변화에 관한 연구는 그렇지 않을 거라 믿었던 선입견을 깰 수 있었다고나 할까.
어렸을 때 귀동냥으로 들었던 경제학원론은 참 재미없었는데 인간과 엮이니까 오묘하고도 재미있네.

2013년 2월 5일 화요일

원더보이



김연수의 소설. 소설은 처음이다.
우스꽝스러운 제목이라니,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싶었는데 80년대, 바로 그 시대에 부모님을 잃고 원더보이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어린 아이가 성장을 해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읽는 동안 몰입이 잘 안됐다. 분명히 과거에 대한 이야기인데 과거가 아니라 현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떠올라 불편하기도 하고, 주변인들의 그 시절 이야기가 괜스레 슬프기도 하고. 음? 그럼 몰입한건가?
분명 아 이 문장,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들이 있었음에도 특별히 기록해두지도 않았다. 다른 소설책들도 한두권 더 읽어보고 계속 읽을지 말지 결정해야겠다. 잔뜩 기대했는데 이런 나의 선입견이 오히려 작품에 대한 감상을 방해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