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일 일요일

돈키호테

세르반테스의 원작을 읽은 적이 없어, 언젠가 TV에서 본 만화영화의 기억만 어렴풋이 남아있는 돈키호테. 발레는 더욱 생소했는데 알고 보니 몇 안되는 희극발레라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각국마다 나름의 버전으로 무대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 작품은 돈키호테 2권 중의 일부 장면이고 그나마도 원작을 충실히 따르는건 아니다.
크게 기대하고 예매한 건 아니었고, 요즘 피곤에 찌든 상태라 졸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1막이 끝나고는 바로 우왕~ 정말 재밌고, 무용의 난이도도 꽤나 높은 것 같은데 이은원과 김기완이 너무나 훌륭히 잘 해내어 감동이었다. 다음날 공연도 예매해두어 또 한 번 볼 수 있다는 것이 어찌나 기대되던지.
금요일 저녁의 주연은 이은원과 김기완. 내가 사랑하는 커플.
나의 첫 지젤이었던 이은원과 남자발레가 멋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김기민의 형 김기완. 그동안은 김기민의 형 김기완이었는데 이날로 김기완의 팬이 되어버릴 것 같다. 3막의 그랑 파드되에서 멋진 점프와 회전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아니, 이은원의 32회전, 공중회전 리프트 등등 인상적인 장면이 너무 많아 꼽을 수가 없을 정도이다. 깜짝깜짝 놀란 것이 몇 번인지~   
4월의 라 바야데르, 보지는 못했지만 5월의 지젤, 이번 돈키호테까지 김기완과 이은원이 이제 짝꿍이 될건가보다. 너무나 이쁘고 멋진 커플!!
토요일 저녁의 주연은 김지영과 이동훈.
김지영이 국립발레단의 얼굴이나 다름없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잔뜩 기대. 나랑 나이도 같아서 이제 은퇴가 머지 않았을텐데, 그래서 더 늦기전에 봐야지 싶기도 했고. 워낙에 원숙미, 노련미, 대한민국 최고의 테크닉 이런 수식어가 많이 붙기도 해서 궁금하기도 했고.
결론만 얘기하자면 이은원과 김기완 커플이 훨씬 좋았다. 김지영은 무엇 때문에 원숙미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인데 이 때문에 깜짝 발랄한 키트리에는 어울리지 않았고, 이동훈은 김기완보다 역동적이고 힘은 좋은데 이 날 공연은 내내 뭔가 불안불안했다. 
그렇지만 이 공연을 또 본 것이 후회되지 않는 것은! 로비에서 어슬렁거리는 김기완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은 것!! 완전 계탔다. +_+
그리고 또 봐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재미있는 공연이었다. 서로 다른 캐스팅을 보니 느낌이 새롭고 소소한 부분 다른 연출도 있어서 발견하는 재미도 있었다.

어쨌든 앞으로 태교는 이은원과 김기완이다! (별로 잘 나온 사진은 아니지만) 완소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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