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2일 일요일

고갱전


오랜만에 미술관 나들이.
오래전에 소셜커머스에서 할인된 티켓 사두고도 시간내기가 어려워 겨우겨우 추석 연휴에 다녀올 수 있었다. 아마 고갱의 3대 작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크게 홍보가 된 것 같은데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작품 외의 두 작품은 잘 알지도 못하고, 봐도 무슨 의미인지, 왜 유명한지 잘 모르겠더라.

예전에 인상주의를 이야기하면서 피사로를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피사로는 인상주의를 보다 확장하고 더 많은 인물들을 키우려고 하였다. 그로 인해 내부에서는 너무나 다른 화풍의 화가들로 갈등이 있기도 했는데, 고갱도 피사로의 제자였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 전시관에는 고갱이 피사로와 함께 하던 시절의 그림들이 있었는데 역시 인상주의 그림이 가장 편하고 보기 좋다. 그렇게 화풍이 바뀔 수 있다니,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어낼 수 있다니, 역시 위대한 화가라는 감탄을 하게 된다.

타히티, 낙원을 그린 화가로 유명한 고갱이지만 나는 그 시절의 그림은 좋아하지 않는다. 색감이나 윤곽선 등이 인상주의를 좋아하는 사람이 좋다고 느끼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고갱이 없었다면 마티스나 피카소같은 화가가 탄생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20세기의 새로운 길을 열어준 고갱, 꽤나 많은 작품들이 와 있어 볼만하다. 아쉬운 점은 고갱의 흔적을 좇을 수 있도록 전시관의 순서를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과, 군데군데 억지로 의미를 부여해 끼워넣은 현대작가들의 작품들을 좀 다르게 전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9.29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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